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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화 (3/517)

— 1권 8화

8 화

이후로도 서준은 달리고, 익힌 무공을 단련하며 고된 수련을 했다.

덕분에 3일이란 시간은 순식간에 홀러갔다.

드디어 시험이 있는 대망의 7월 1 일.

9시까지 협회 내 시험장에 입실 해야 하는 만큼 서준은 준비, 이동 시간과 혹시 모를 상황을 고려하여 2시간 전인 7시에 기상을 하여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제야 눈을 비비며 일어나서 아 침밥을 먹거나, 한창 출근 준비를 하며 분주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집 안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다들 엄청 고생하고 있네……

한석훈과 양정화 그리고 한서연 까지, 가족들 모두 훨씬 더 이른 새벽인 6시면 집 밖을 나서며 출근 을 했다.

어쩔 수 없었다.

집안 상황이 좋지 않아서 본업만 으로는 생활 유지하기가 힘들어 여 러 가지 부업을 하다 보니 남들보

다 항시 더 일찍 출근을 하고, 늦 게 퇴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쁘게 움직여야겠네.”

한시라도 빨리 가족들이 걱정 없 이 살 수 있는, 이런 가혹한 노동 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기반을 만들 생각이었다.

각오를 다지며 주방으로 가니 싱 크대 위에 스마트폰 하나와 쪽지가 놓여 있었다.

[휴대폰이 없어서 연락을 하는 게 힘들어서 하나 개통해 왔어, 원 래 오빠 깨워서 주려고 했는데 너

무 푹 자고 있어서 그냥 쪽지 남겨 놓을게, 요금 한도가 여유롭지는 않으니까 아껴 써야 해!]

어째서 이런 쪽지를 남겨 뒀는지 이해가 갔다.

훈련만큼이나 휴식도 중요했기에서준은 매일 저녁 10시쯤에는 쓰러 지듯이 잠들었다.

서연은 저녁 아르바이트가 있는 날에는 저녁 12시, 자정이나 되어 귀가를 했다.

그리고 어제는 서연의 저녁 아르 바이트가 있는 날이었으니 마주칠

일이 없어 이렇게 쪽지로 남겨 놓 은 것이었다.

배려와 온정이 느껴지는 서연의 쪽지를 보고 있자니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 마음에 보답을 해야지.”

서준은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 다.

게이트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 그 안의 몬스터들을 사냥하여 마정석을 채취해 오는 각성자.

그 각성자들의 세계에서 보란 듯 이 인정받으며 데뷔하기 위해서라 도 오늘 있는 시험에서 아주 화려

하게 합격을 따낼 것이었다.

한국 각성자 협회에 도착했다.

각성자들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 할 수 있는 유일한 정부 기관인 만 큼 이른 아침부터 인파가 제법 몰 려 있었다.

그러나 시험 장소인 2층으로 들 어서자 인적이 매우 드물어졌다.

‘당연한 건가.’

작금 지구와 연결된 게이트가 꽤 나 많다고 들었다.

이 중에는 지구와 우호적인 이들 도 있지만, 적대적인 이들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이런 게이트들이 하루가 멀다 하 고 또 생성되고, 각성자들에 의하여 사라지곤 한다.

적은 인원수에 비해서 이계종과 몬스터들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역으로 게이트로 넘어가 자원을 채취하는 등의 중대하면서 도 위험한 일을 맡고 있었다.

맡은 일의 중책도에 비해서 전 세계적으로 각성자의 인구 비율은 약 0.01% 정도밖에 되지 않아 매 우 희귀한 직업이었다.

괜히 각성자가 상당한 대우를 받 는 게 아니었다.

쉬잉-

자동문 너머의 시험장이 있는 곳 으로 향하고 있던 서준이 협회 직 원의 제지를 받았다.

“응시중을 보여 주시겠습니까?”

서준이 주머니 속에서 응시증을 꺼내 보여 주었다.

응시증 속의 사진과 서준의 얼굴 을 번갈아 바라보며 대조하던 협회 직원이 옹시중을 돌려주며 길을 터 주었다.

“실례했습니다, 복도 끝의 시험 장으로 가서 대기하시면 됩니다.”

“수고하세요.”

서준은 협회 직원에게 가볍게 목 례를 한 후 다시 걸음을 옮기었다.

긴 복도를 지나자 거대한 원형의 시험장과 그를 에워싸고 있는 관중 석, 의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흡사, TV에서나 보았던 UFC 무 대의 확장판을 보는 것 같았다.

중앙의 무대를 시작으로 시험장 내부를 훑어보던 서준의 눈이 동그 래졌다.

‘10명쯤 되나?’

각성자의 인구 비율이 0.01%의 비율밖에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대한민국, 오천만 인구 중, 오천 이 안 되어야 할 텐데 지금 이 시 험장에 모여 있는 각성자만 자그마 치 10여 명에 달했다.

예상했던 것 이상인 응시자의 수 에 머릿속에 물음표가 피어났지만, 서준의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 제발 이번에는 시험에 붙었 으면 좋겠다.”

“네가 이번이 3번째 도전인가?”

“4번째야.”

“……홀로그램이란 걸 알아도 몬 스터 앞에만 서면 몸이 생각한 대 로 안 움직이긴 하더라.”

이전부터 떨어져 온 낙제생이 있 는 것이었다.

많은 시험을 치러 온 이들인 만 큼 혹시나 쓸 만한 정보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서준은 기감을 열고,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 봤다.

“그래도 노량진의 전설이라 불리 는 석원호가 흐름상 이번 시험은 쉬울 거라고 했잖아.”

“쉬운 김에 아예 그냥 기왕이면 최고의 물 시험으로 소문난 김석현 이 감독관으로 와 줬으면 정말 좋 을 것 같은데.”

“그러게, 김석현이면……

이후로도, 둘은 실력이 아닌 요 행에 기대려는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서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괜히 시간 낭비만 했네.’

두 사람에게서 관심을 덜어 내 며, 감각을 차단하려던 순간이었다.

땡-! 땡-!

정시를 알리는 알람 소리와 함께, 귓전을 강타하는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응시생 12명 모두 모였 군!”

단순히 우렁차기만 한 것이 아니 었다.

목소리에서 기백과 패기가 전해 져 오고 있었다.

서준의 눈동자에 흥미가 서렸다.

‘외공을 엄청 단련했나 보네.’

기를 담지 않아도 넘쳐 나오는 기백과 패기, 이것은 외공을 극한 으로 단련해 낸 이들의 특징이었다.

서준이 흥미와 호기심을 반반씩 품은 채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야에 보이는 남자의 외형에서준의 얼굴에 당혹이 서렸다.

남자는 생각하고 있던 거구의 남 자가 아닌 130cm가량밖에 되지 않 을 것 같은 작은 키에, 앙상한 체 구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감탄이 흘러나올 정

도였다.

‘저 체구에 그런 기백이 나왔다 니.’

서준의 감탄과 당황은 체구와 목 소리에서 끝나지 않았다.

시선이 닿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특이하기 그지없었다.

머리카락을 대신한 화려한 금빛 갈기털과 꼬리뼈를 뚫고 나온 기다 란 꼬리까지.

영상 매체로 몇 번 보았던 만큼, 서준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이 수인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

랐네.’

타 차원의 이계종들과 교류를 하 고 있다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의 노출을 꺼려 했다.

그래서 대부분 공식 석상을 제외 하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이계종, 수인족이 수십여 명의 인간들 사이를 위풍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만나서 반갑다, 지구의 용맹한 전사들이여. 이 몸은 차원 아니마 에서 지구로 파견된, 이번 시험의 감독 총괄 겸 채점을 담당한 레잉

가라고 한다.”

발걸음을 옮기던 레잉가는 어느 덧 시험장의 중심에 놓인 링 위에서서 자기소개를 건네 왔다.

어리숙하고 귀여워 보이는 모습 과 확연하게 대조되는 힘찬 목소리.

흡사, 어른 흉내를 내려는 귀여 운 아이를 보는 것 같아서 피식-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제법 귀엽네.’

미소를 짓고 있는 서준과 달리 응시생들의 얼굴은 너무나도 싸늘 하게 변해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까 전, 한창 대화

를 주고받던 두 사람의 얼굴은 완 전히 사색이 되어 있었다.

“제길......

“하필 레잉가라니.”

방금 전 두 사람이 내뱉은 말을 들었는지, 레잉가는 한탄을 내뱉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본 감독의 시험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다른 이들의 시험이 너무나 쉬운 것이다.”

레잉가는 양팔을 활짝 펼치더니, 큰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전사들이여! 그대들이 이후 겪 게 될 숱한 전투를 얕보지 마라!

상상 그 이상의 무엇이 상시 일어 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전장! 본 감 독은 그대들이 그런 상황에서도 여 유롭게 살아남을 수 있을 힘과 지 혜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절 한 시험 과제를 내는 것뿐이다.”

서준의 고개가 주억여졌다.

‘좋은 스승이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실전으로 들어가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라이선스 취득에 다소 시간이 오 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시험을 치르고 합격해 낸다면 그만큼 생존

율이 올라갈 것이었다.

정말로 레잉가는 응시생을 걱정 하는 마음에서 어려운 시험을 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오늘의 시험 몬스터는 바로 펜릴이 다.”

펜릴.

크기는 서지 않은 키가 성인 남 성 가슴팍에 다다를 정도로 위압감 을 풍기기에 충분했고, 살갗을 종 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날카로운 이 빨과 손톱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튼튼한 가죽으로

질긴 내구성과, 우람한 근육을 가 진 두 쌍의 다리로, 사족 보행을 하며 날랜 몸놀림을 보이는 몬스터 로서 현역 각성자들도 상대하기 꺼 려 하는 몬스터였다.

높은 난도에 응시생들의 눈이 일 순간 보름달처럼 동그래졌다.

“ 맙소사.”

“펜릴이면 E등급 몬스터 중에서 도 중상위권 개체잖아.”

아까 전 재수생들이 괜히 특정 시험관을 찾은 게 아니었다.

각성자 라이선스 시험은 무대, 시험장 위에 올라가 가상의 몬스터

와 1:1 전투를 치르고 그에 따른 점수를 매기고 합격과 불합격을 나 누기 때문이었다.

당연하지만 강한 몬스터일수록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고, 합격 점을 따내기가 어려웠다.

응시생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말 을 내뱉으며 웅성거림이 생겨났다.

“합격자가 거의 안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었네.”

“와,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는 있 었지만 진짜 너무하네.”

쏟아지는 응시생들의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레잉가의 말이 계

속해서 이어졌다.

“본 감독도 여기 이 펜릴은 전사 들이 상대하기에는 강인한 몬스터 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펜 릴을 쓰러뜨리는 것을 합격점으로 삼지 않고 전투 방식, 상황별 대처 로 점수를 매길 것이다.”

합격을 위한 방법들을 제시했지 만 이미 희망을 잃은 응시생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어두운 그늘이 져 있었다.

“혹시 시험에 관한 질문이 있는 학생이 있나?”

E급 몬스터, 펜릴이라는 이름과 등급이 내뿜어 내는 중압감에 의하여 희망조차 보지 못하고 있는 응 시생들의 반웅은 너무나 싸늘했다.

응시생들이 의지를 잃고 절망할 수록, 서준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 가 피어났다.

‘아주 좋아.’

이렇게 시험이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활약이 눈에 띌 것이었다.

본래 생각했던 대로 세상을 뒤집 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질문이 없다는 것으로 알고 시 험을 시작하겠다! 먼저 1번, 강호연

응시생부터 링 위로 올라오도록!”

레잉가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지구에서 E급의 몬스터라고 규정 한 펜릴.

응시생들이 지레 겁먹고 희망을 잃었지만 수인족들이 살아가고 있 는 차원, 아니마에서는 19살, 한 명

의 평범한 성인이 되기 위해 거쳐 가는 과제에 불과했다.

용맹한 전사가 아닌, 20살이 넘 는 성년의 수인족이라면 누구라도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라는 말이었다.

[6번 웅시생, 김호중 리타이어.]

그런데 전사를 희망한다는 지구 의 응시생들은 고작, 펜릴을 상대 로 5분을 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나가고 있었다.

“하아......

레잉가의 입에서 걱정 섞인 한숨 이 새어 나왔다.

‘꼴을 보아하니 이전에 맡았던 기수와 비슷하겠군.’

한 명도 정식으로 합격시켜 주기 힘들 것이었다.

그러나 저번처럼 합격자를 아무 도 배출해 내지 않는다면 시험 난 도의 불공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었다.

이는 곧, 아니마의 위대한 존재 인 왕에게 공문이 들어가며 ‘교류 자’라는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질책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나마 잘한 애들 선발해서 억

지로 1〜2명 정도 합격시켜 줘야겠 군.’

마음을 정리한 레잉가가 다음 응 시자를 호출하기 위해서 서류를 넘 기자 [7번 응시생, 한서준]이라고 적힌 서류가 보였다.

레잉가의 눈빛이 번쩍였다.

한서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백은 지 구인 중 보기 드문 완연한 전사의 자질이 느껴지던 이였다.

처음 시험 과제의 난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일하게 불만 없이 고개를 주억이고 있기까지 했다.

기백만 훌륭한 것이 아닌 그를 뒷받침할 지혜와 현명함까지 가지 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의 모습을 떠올리자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정식 합격자가 나올 수 있겠군.”

레잉가가 홍미가 돋은 눈빛으로 시험장 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한서준이 자리에 섰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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