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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신-82화 (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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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정령

강신은 강화의 신의 안내에 따라 용암지대에 와 있었다.

“이번엔 설마 저 용암 속에 들어가야 하는 거예요?”

-네. 어차피 죽지도 않잖아요.

강화의 신의 말에 강신은 신발을 벗고 발끝을 용암 속에 넣어 보았다.

“음. 역시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이 부글부글 끓는 느낌은 꼭 냄비 속 족발이 된 것 같단 말이야.”

-일단은 용암의 진행방향을 바다 쪽으로 돌려야 해요. 지금 용암이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거든요.

“진행방향이라. 텐트 주위에 수로 파는 것처럼 하면 되려나? 그건 그렇고 물의 신도 사라졌을 텐데 물 날리는 안 났어요?”

-여기저기 난리인데 일단 불부터 정리 하는 게 피해가 더 적을 것 같아서요.

“그럼 일단 용암의 진행방향부터 바꿔 볼게요.”

강신은 용암의 진행방향으로 가 다크드래곤 로드의 마음의 특수능력인 다크드래곤 브레스를 사용해 커다란 수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바다까지 가면서 브레스를 뱉어내자 쉽게 거대 수로가 만들어졌고 얼마 후 용암이 수로에 도착하자 수로를 타고 바다로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네이도가 그랬듯 용암도 강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이 않았다.

수로를 타고 잘 가던 용암이 수로를 범람하더니 또 사람들이 사는 곳을 향해 흐르기 시작했다.

“이건 워낙 흐르는 범위가 넓어서 몸으로 막을 수도 없고. 어쩌죠?”

-용암에도 녹지 않는 벽을 만들어 막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 벽이 있다면야 어낼러시스 크리에이터 스킬로 그 벽을 분석한 후 창조하면 되지만 그런 벽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 벽이 있는 곳이 한 곳 있어요.

“그곳이 어딘데요?”

-용암지대에서 사는 드워프족. 그들은 용암에도 녹지 않는 벽을 만들어 용암을 막고 용암지대 중앙에 작업장도 만들었다고 해요.

“그거 신도들 생각 읽은 거죠?”

-네. 하지만 이건 상상이 아니라 신도들 중 하나가 직접 보고 온 거니까 믿어도 되요.

“그럼 그리로 안내해 주세요.”

강신은 서둘러 강화의 신이 안내해 주는 드워프 마을로 갔다.

그런데 그 마을도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이 드워프 마을은 용암지대와 가까운 곳에 터전을 잡고 용암 앞에다 용암을 막아주는 벽을 설치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갑자기 용암 분출 양이 많아지면서 용암이 벽을 넘기기 직전이었다.

“이거 너무 늦게 왔나 본데요? 저 벽의 분석이 끝나기도 전에 용암이 넘치겠어요.”

-바람의 정령을 불러 바람으로 용암을 막아달라고 하세요. 그럼 분석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예요.

“정령사도 아는데 그게 가능해요?”

-당신은 정령사는 아니지만 정령의 몸을 만들어준 사람이죠. 정령과의 친화력은 당신이 생각하는 정령사보다 당신이 훨씬 뛰어나요.

“음. 그럼 실피드.”

강신의 부름에 꼭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실피드가 바로 나타났다.

“어? 벌써 왔네?”

-네. 아버지.

실피드의 말에 강신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 아버지? 아직 숫총각인 나한테 아버지라니?”

-왜요? 아버지. 그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만들어주신 분을 아버지나, 어머니로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아버지가 싫으시면 어머니로 부를까요?

“에휴~. 됐다. 그냥 아버지라고 불러. 그건 그렇고 저 용암이 저 벽을 넘지 못하도록 바람으로 막아줄래?”

-네. 아버지.

실피드가 대답을 하자마자 갑자기 엄청난 쌔기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벽을 넘으려던 용암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바람으로 용암의 열기가 식으면서 벽에 있던 용암이 조금씩 굳어갔다.

그 사이 강신은 분석을 계속 했다.

그렇게 분석을 시작한지 55분 정도 흘렀을 때 갑자기 강신의 머리 위로 용암이 한 방울 떨어졌다.

머리에 용암이 떨어진 강신은 뭔가 하고 위를 쳐다봤는데 그 순간 용암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실피드가 바람으로 계속 막자 용암의 분출양이 점점 많아지더니 이젠 바람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양이 된 것이다.

‘윽. 5분 남았는데.’

강신은 용암 속에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벽에 다가가 분석을 계속 했다.

일단 벽만 창조할 수 있으면 시간은 얼마든지 벌 수 있기 때문에 용암에 잠긴 상황에서도 분석을 계속 하는 것이었다.

용암이 넘쳐흐르면서 강신이 잠기는 것을 본 실피드는 강신 주위에 토네이도를 만들어 용암을 걷어 내려고했다.

하지만 토네이도는 바람을 타고 올라온 용암이 굳어지면서 사라졌고 방금 불었던 토네이도의 바람 덕분에 강신이 있던 부분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감히 불 주제에 아버지를!

그렇게 말한 실피드는 직접 거대한 토네이도로 변해 강신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였는데 토네이도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토네이도에 닿자마자 굳어있던 용암이 너무나도 쉽게 부서져 나갔다.

그렇게 토네이도가 강신이 있는 곳에 도착하기 직전 갑자기 검은색 검이 하늘로 치솟더니 동그란 원을 그리곤 사라졌다.

그러더니 바로 강신이 굳어있던 용암을 뚫고 나왔다.

“후~. 겨우 분석이 끝났네. 실피드 수고했어. 지금 대륙에도 이렇게 용암이 흐르는 지역이 있을 거야. 그곳으로 가서 내가 올 때까지 바람으로 용암 좀 막고 있어줘.”

-네. 아버지.

실피드의 대답과 함께 거대 토네이도가 사라지자 강신은 창조를 하기 시작했다.

창조를 사용해 그곳에다 원래 있던 벽에 10배나 높은 벽을 만든 강신은 바로 아까 용암을 막지 못한 곳으로 갔다.

그곳에선 실피드가 열심히 바람으로 용암을 막고 있었는데 워낙 막무가내로 밀려오는 용암 때문에 실피드는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만약 실피드도 모든 걸 포기하고 정령이 되기 전의 거대 토네이도들로 돌아간다면 절대 밀리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강신이 시킨 일도 있고 자기 자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강신은 그런 실피드의 모습을 보면서 용암의 경계선에다 벽을 쌓기 시작했다.

창조로 바로바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성되는 속도는 극히 짧았지만 용암이 흘러내려오는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전부 막으려면 시간이 꽤 걸렸다.

벽이 쌓일수록 용암이 밀려오는 범위가 줄어드는 대신 밀려오는 양이 많아지면서 실피드는 막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실피드가 힘들어 하는 모습에 강신은 작업을 서둘렀지만 끝내 용암이 실피드의 바람의 벽을 뚫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실피드가 바람으로 계속 막고는 있지만 한번 바람을 뚫은 용암은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무언가가 바람을 뚫고 이동한은 용암을 들더니 용암의 안쪽으로 던져버렸다.

강신이 마기로 용암을 들어 버린 것이다.

진작이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마력의 원천을 가지고 있다 해도 사용할 수 있는 마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용암의 일부면 몰라도 용암 전체를 던지는 건 무리였다.

삐져나온 용암을 던져버린 강신은 바로 벽을 만들어 용암을 막았고 아직 벽으로 막지 못한 부분의 용암이 또 실피드의 바람을 뚫고 나오면 마기로 던져 버리곤 벽으로 막아갔다.

얼마 후 바닷가까지 벽을 쌓은 강신은 잠시 숨을 몰아쉬곤 홀딱 벗고 시뻘건 용암 속으로 들어갔다.

바람을 느꼈을 때처럼 용암도 몸으로 직접 느끼려는 것으로 그 상태로 분석도 같이 진행했다.

강신은 바람을 느껴봤으니 불을 느끼는 건 쉬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완전 오산이었다.

바람과 불은 전혀 다른 원소라서 그런지 바람을 느꼈던 것처럼 불을 느끼려 해도 불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강신은 모든 생각을 버리고 바람을 처음 느낄 때처럼 그냥 불을 느끼려고만 했다.

그렇게 10시간 정도 지나자 뭔가 감이 잡히기 시작했는데 그때 갑자기 용암이 강신을 잡고 용암 속에서 건져 올렸다.

“갑자기 이건 뭐야?”

강신의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강신의 몸을 잡고 있는 용암이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용암 위로 올라왔다.

“라바 골렘? 이런 곳에 갑자기 왜 이런 몬스터가?”

강신의 물음에 강화의 신이 대답해 주었다.

-불이 바람처럼 자유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몬스터를 만들어 당신을 방해하는 거예요.

“불이 날 방해 한다고요?”

-바람의 정령의 영혼이 바람 그 자체라고 했던 거 기억하죠?

“그러니까 지금 불의 영혼이 날 방해한다는 거잖아요.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건 좀 그렇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죽는 걸 그냥 두고 볼 순 없으니.”

-뿐만 아니라 제어가 풀린 원소들을 이대로 그냥 두었다간 조만간 이 세상이 붕괴될 거예요.

“그럼 일단 날 방해하는 저 몬스터들부터 처리해야겠네요? 마기검.”

용암 위로 올라오는 라바 골렘들을 보면서 그렇게 말한 강신은 마기검으로 검의 길이를 늘려 라바 골렘들을 일격에 전부 베어버렸다.

하지만 용암 위의 라바 골렘은 무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금세 원상태로 돌아왔다.

“용암 위에서 싸우는 이상 죽일 수 없다는 건데. 그럼 죽이는 건 포기하지 뭐.”

그렇게 말한 강신은 쉐도우 로드의 가죽 옵션 중 하나인 쉐도우 솔져를 사용해 자신의 그림자를 실체화 시켜 라바 골렘들을 상대하게 한 후 자신은 용암 속으로 들어가 불을 계속 느꼈다.

그렇게 얼마 후 쉐도우 솔져로 만들어진 강신의 분신과 싸우던 라바 골렘들이 움직임을 멈추더니 용암으로 돌아갔고 지금껏 대륙을 횡단하던 많은 양의 용암이 한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강신이 불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강신은 그 깨달음을 이용해 용암을 모아 주먹만 한 크기에 구슬을 만들었다.

그리곤 실피드를 만들 때처럼 불의 정령을 만들었다.

“네 이름은 이제부터 이프리트야. 너도 실피드처럼 불을 제어할 수 있는 정령들을 만들어서...”

강신의 명령을 받은 이프리트는 확 타오르면서 사라졌다.

-이번엔 바다로 가야겠어요.

“물로 인해 피해가 큰가보죠?”

-그렇긴 한데 이번에 정령으로 만들어야 할 원소는 물이 아니라 땅이에요.

“땅인데 왜 바다로 가요?”

-쓰나미라고 알죠?

“해저 지진으로 인해 일어난다는 초거대 해일이요?”

-네. 현재 땅이 연속적으로 쓰나미를 일으키려 하고 있어요. 그러니 빨리 가서 막아 주세요.

“쓰나미라. 막긴 막아야 하는데 어떻게 막죠?”

-그건 가면서 생각해요.

강신은 강화의 신의 안내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바다로 향했다.

샤인은 현재 빛의 신의 갑옷을 빼곤 모든 것을 잃은 상태였다.

원래 직업인 라이트 룰러와 다른 선택받은 자들을 죽이고 얻은 직업들 전부 신의 힘을 빌려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들이 사라지자 힘도 사라진 것이었다.

“이 상태로는 신은커녕 강신 녀석도 어쩌지 못해. 아무리 이 갑옷이 있다 해도 나 자신이 약한 이상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으니. 하지만 지금으로선 강해질 방법이 없어. 더 이상 몸도 게임 캐릭터가 아니고 이 갑옷을 뺀 모든 빛의 신의 보구도 힘을 잃었으니 말이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런데 그때 샤인의 머릿속으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조주의 탑으로 오거라. 그럼 편안하게 해 주겠다.

“누구냐!”

-그 갑옷의 주인이자 그 갑옷을 유일하게 완벽히 다룰 수 있는 자다.

“이 갑옷은 내꺼야. 절대 넘겨줄 수 없어!”

-그 캄캄한 동굴 속에 숨어 죽어갈 생각인가? 겁쟁이 손에 내 갑옷이 넘어갔을 줄이야.

“지금 누구보고 겁쟁이라는 거냐!”

-동굴 속에 숨어서 덜덜 떨고 있는 게 겁쟁이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

“이건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 창조주의 탑에서 그 기회를 기다려라. 내가 겁나지 않다면 말이다.

“그래. 원하는 대로 가 주지. 네가 누군지는 몰라도 날 불러들인 걸 후회하게 해 주마.”

샤인은 바로 동굴에서 빠져나와 갑옷을 타이탄으로 변형한 후 어디론가 날아갔다.

머릿속에 떠오른 창조주의 탑으로.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깜빡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4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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