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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신 천운
석판 쇼로 사람들이 자신을 믿기 시작하자 강신은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된 것처럼 강화의 신을 칭송하는 말을 이것저것 지어내기 시작했다.
한 번 믿기 시작한 사람들은 정말 믿기 힘든 이야기도 무작정 믿어 주었다.
심지어 몇 백 년 전 빛의 신전 출신 용사를 실명까지 거론하며 사실은 강화의 신의 용사라고 했는데 분위기 덕분에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믿어 주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듣기 좋게 옛날이야기 식으로 한참 강화교의 역사를 설명하던 강신은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기 위해 아까부터 준비하고 있던 성녀를 소개했다.
“아마도 지금 이 중에는 제 이야기를 믿지 않는 어리석은 양이 있을 줄로 압니다. 강화의 신께선 그런 믿음이 없는 자들까지 사랑하셔서 그들을 믿게 만들기 위해 이 땅에 성녀를 내려주셨습니다. 성녀의 기적을 보고도 믿지 못하는 자들은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강화의 신께선 믿지 못하는 자들까지 어리석은 길로 가지 않길 바라시겠지만 제 능력이 미천하니 더 이상 그들의 일까지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강화교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그럼 소개하겠습니다. 강화의 신의 성녀. 케일라.”
강신이 무슨 가요프로그램에서 가수를 소개하듯 그렇게 성녀의 이름을 부르자 준비하고 있던 케일라가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다.
강신이 현대의 가요를 가사만 바꿔서 강화교의 성가로 만든 노래였다.
“사랑 합니다~. 사랑 합니다~. 강화의 신께선~. 당신을 사랑 합니다~아아~. 죄지은 자도~. 내게 무릎 꿇으면 모두 없던 일이 될 수 있다고 하 십니다~. 미칠 듯 사랑하는~...”
케일라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에 맞춰 강신이 만들어준 가사로 노래를 부르면서 웨더 컨트롤(날씨 조종)마법으로 날씨를 계속 바꿔주었는데 덕분에 사람들의 믿음은 한층 더 높아졌다.
“... 죽을 만큼 사랑~. 합니다. 아아아~.”
강신이 알려준 기교까지 섞어가며 노래를 마친 케일라는 마무리로 하늘에 운석을 소환했다.
갑자기 하늘에서 거대한 운석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놀라며 광장에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그때 강신이 소리쳤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강화의 신께선 당신들이 죽도록 내버려 두시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만 빼고 대부분 강신의 말을 믿지 않고 도망치기 바빴다.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오늘 이 자리에 남아 있는 분들에겐 강화의 신께서 놀라운 능력과 권능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강신이 그렇게 외쳤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들만 남아있고 다른 사람들은 계속 도망쳤다.
그런데 그때 검은 번개와 이상한 덩어리가 운석을 때리더니 운석이 파괴되었다.
운석이 파괴되면서 파편들이 계속 떨어졌지만 검은 번개와 이상한 덩어리가 계속 날아가 떨어지는 파편들을 전부 처리했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펜리르가 검은 번개와 멸살의 기운으로 전부 없애버린 것이다.
커다란 폭발음을 듣고 운석이 어떻게 됐는지 전부 지켜본 사람들은 다시 광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다시 몰려오자 강신은 끝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
“끝까지 남아 있던 그대들은 이제 신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나오시지요.”
강신의 말에 끝까지 남아있던 100여명의 사람들이 앞으로 나왔고 강신은 그들에게 대런에게 줬던 것과 비슷한 장갑을 주면서 말했다.
“보시다시피 어디서나 살 수 있는 평범한 장갑이지만 강화의 신의 사도가 된 당신들이 사용하면 놀라운 힘이 나타날 것입니다. 다들 장갑을 낀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강화 힐링이라고 말해보세요.”
강신의 말에 장갑을 낀 사람들이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강화 힐링이라고 말하자 자신들의 몸에 빛이 반짝이더니 상쾌한 기분이 들면서 몸이 회복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강화의 신께서 당신들에게 내려주신 능력입니다. 믿슙니까!”
강신이 갑자기 사이비 종교 교주 톤으로 믿느냐고 묻자 장갑을 낀 사람들이 일제히 믿는다고 답했다.
“그럼 이번엔 권능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스피어, 파이어 볼, 아이스 에로우...”
강신은 장갑에 넣은 공격 마법의 발동어를 전부 말해주었고 장갑을 낀 사람들은 강신이 말한 발동어를 하나하나 말해 보면서 자신의 장갑에 맞는 발동어를 찾았다.
그렇게 평범하던 자신이 회복과 공격 마법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강화의 신을 찬양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아까 케일라가 불렀던 노래의 한 소절인 사랑 합니다를 계속 해서 불렀다.
강신은 장갑은 나눠준 100여명의 사람들에게 이제 강화교의 사제가 됐으니 세상으로가 사람들을 도와주고 강화의 신을 알리라고 했다.
물론 여행 자금으로 약간에 돈을 주면서 말이다.
그렇게 강화교가 정식으로 세상에 알려졌는데 그 날에 일어난 일들이 대륙의 끝에 다다랐을 땐 엄청나게 변질 되어있었다.
강화교 교주가 신이라는 둥, 성녀가 노래를 하면 하늘에서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둥, 강화의 신을 진심으로 믿으면 능력이 생긴다는 둥으로 말이다.
강화교를 정식으로 알린 강신은 쓸 만한 자들을 골라 그동안 만든 회복 장갑을 주면서 사제의 수를 불렸다.
사제의 수는 신도수를 늘리는 속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무작정 늘리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동안 사람들을 치료하러 다니던 대런, 헬레네, 펜리르는 다른 일을 맡게 됐다.
대런은 신전연합에서 하던 대로 또 상단을 운영하게 됐는데 헬레네와 펜리르가 따라다니면서 도와주는 덕분에 한 달도 안 돼 신전연합에서 운영하던 상단보다 3배는 큰 상단이 됐다.
그런데도 강신은 상단이 크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대런을 꾸짖었고 그에 대런은 아무 말도 못했다.
사실 대런이 독하게 마음먹었다면 3배가 아니라 10배는 크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양심 때문에 헬레네의 능력을 마음껏 사용하지 않았고 그렇다보니 강신에게 꾸중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솔직히 다른 신전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상황에서 공작급 서큐버스가 도와준다면 아무리 멍청한 자라도 대런보단 빨리 키울 수 있다.
그런데도 강신이 대런에게 상단을 맡긴 이유는 키우는 거야 멍청해도 상관없지만 운영은 다르기 때문이었다.
상단이 크기만 크고 운영이 제대로 안 되면 크기만 크고 속이 텅 빈 공갈빵과 다를 게 없기 때문에 운영은 정말 믿을만하고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다.
양심 때문에 주춤하는 대런과 달리 강신에게 선택된 강화교의 사제들은 거침없이 전도를 하고 다녔다.
다른 신전과 달리 공짜로 다치거나 굶주린 자를 도와주고 몬스터로 피해를 받고 있는 마을이 있으면 단체로 가서 몬스터들을 처리해 주는 등에 일을 하고 다니니 사람들의 마음은 금세 강화교로 몰려들었고 덕분에 강화교의 신도 수는 한 달 만에 1억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신도 수가 1억에 가까워지자 강신에게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덕분에 제 존재가 실제로 만들어 졌어요.
“어? 디아볼루스. 지금 그 목소리 네가 말한 거냐?”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럼 뭐지? 진짜 네가 장난친 거 아니야?”
-지금 마왕인 날 뭐로 보는 거냐? 요즘 좀 심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에게 장난을 걸 정도로
강신은 디아볼루스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그냥 좀 전처럼 조용히 있어.”
-이익.
그렇게 디아볼루스가 조용해지자 또 목소리가 들렸다.
-난 당신이 만든 강화의 신이예요.
“디아볼루스. 목소리 바꾼다고 모를 것 같아? 거기다 마왕씩이나 되면서 이런 유치한 장난이라니.”
-자꾸 뭐라는 거야?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리고 내가 목소리를 왜 바꿔?
“심심해서 장난치려고.”
-인간 따위와 장난 안친다니까.
-난 마왕이 장난치는 게 아니에요.
그때 두 목소리가 동시에 들렸고 그에 강신은 디아볼루스가 장난친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마 진짜 강화의 신?”
-네. 전 강화의 신이예요. 1억 명이 넘는 인간들이 절 믿어준 덕분에 진짜로 존재하게 됐어요.
“헐. 신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 지는 건가요?”
-절대 쉬운 게 아니에요. 1억 명이 넘는 인간이 진심으로 제 존재를 믿었기 때문에 이렇게 존재할 수 있게 된 거죠. 당신도 알 거예요. 인간이 진심으로 믿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렇긴 한데 정말이에요?”
-네. 하지만 당신이 내 이름을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난 아직 이름이 없어요.
“그래서 이름을 만들어 달라고요?”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그래야 그게 제 이름이 되는 거니까요.
“이름이라. 갑자기 지어달라고 하니까 생각이 나질 않네요. 음~. 아! 천운 어때요?”
-좋아요.
“뭔지도 모르고 그냥 좋아요?”
-난 10신과 달리 당신이 만든 허상을 사람들이 믿어서 만들어진 존재에요. 그러니 그저 이름이 불릴 수만 있다면 어떤 이름이라도 상관없어요.
“참나. 그래도 당신 이름으로 쓸 거니까 알려 줄게요. 내가 말하는 강화가 사실 이곳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강화가 아니라 증폭과 비슷한 계념이에요.”
-알아요. 당신이 다른 차원에서 왔고 강화가 그곳에서 하던 게임의 콘텐츠 중 하나라는 것도요.
“맞아요. 그 강화라는 것을 할 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바로 운인데 이 운 중에서 최고가 하늘의 운. 그러니까 천운이죠.”
-그것도 알아요.
“마지막으로 내 본명도 천운이에요. 나도 신으로 불려보고 싶거든요. 강화의 신같은 별명이 아닌 진짜 신으로요.”
-난 당신에게서 만들어 진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그것도 알고 있어요.
“그럼 안다고 하지 왜 상관없다고 했어요? 괜히 설명만 했잖아요.”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어떤 이름이라도 상관없어서였으니까요.
“무슨 말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알았어요. 당신의 이름은 퍼트려 줄 테니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내 신으로서의 힘을 원하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난 10신과 달리 믿음으로 만들어진 데미 갓(절반의 신)이기 때문에 아직 아무런 능력도 없어요. 이름이 생긴다면 신으로서의 힘을 약간 발휘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거예요.
“에휴~. 좋다 말았네. 알았으니 이만 가 봐요.”
-지금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요. 난 지금 당신의 목걸이를 매개체 존재하고 있거든요.
“예? 누구 마음대로 내 목걸이를 사용해요. 이게 얼마나 중요한 목걸인데?”
-데미 갓이라 어쩔 수 없어요. 거기다 강화의 신의 성물이라고 할 만한 물건이 그 목걸이 밖에 없어서 다른 물건을 매개체로 할 수도 없고요.
강화의 신의 말에 강신이 디아볼루스가 봉인 되어있는 검을 잡으며 말했다.
“이 검은 어때요? 신이 만든 거고 마왕을 봉인 할 수 있을 정도인데.”
-강화의 신과 관련 된 물건만 매개체로 할 수 있어요. 강화가 게임에 관련된 것이라 이 세상엔 그 목걸이 말고는 매개체로 할 만한 물건이 하나도 없죠.
“윽. 설마 당신이 잘못 되면 이 목걸이에도 피해가 가는 건 아니죠?”
-그렇진 않으니 걱정 말아요.
“후~. 이거 왠지 일을 잘못 벌인 느낌이 드는데.”
강신은 성녀 케일라에게 시켜 강화교의 큰 집회를 열어 강화의 신의 이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