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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왕
프라이를 중심으로 약 470만의 데미지에 폭발이 일어나자 강신은 바로 데빌 킬러 스킬을 온 상태로 하곤 마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폭발을 막았다.
이 상태로 그냥 두었다간 대런, 멀릿, 베라가 폭발에 휩쓸리기 때문에 무조건 막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 강신의 마기 컨트롤론 프라이가 일으킨 폭발을 막을 수가 없었다.
마기를 전부 사용할 수 있는 마계였다면 막을 수 있었겠지만 현재 마기를 10분에 1밖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폭발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데빌 킬러 스킬을 온 상태로 한 덕분에 폭발에 휩쓸려도 자신은 죽지 않지만 폭발을 그냥 두었다간 동료들이 죽기 때문에 강신은 어떻게든 폭발을 막으려 했는데 강신의 마기는 점점 밀려날 뿐이었다.
그때 디아볼루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든가? 깨달음 없이 속성으로 강해졌으니 이정도 폭발은 막기 힘들겠지. 나라면 쉽게 막을 수 있는데. 어때? 또 계약 해 볼래?
디아볼루스의 말에 강신은 속으로 답했다.
‘그래. 하자. 조건은?’
-폭발을 내가 막아주는 대신 내가 원할 때 한 시간 만 네 몸을 빌려줘.
‘한 시간은 너무 길어.’
-그럼 이대로 저들을 다 죽일 샘이야?
‘30분으로 하자. 네 능력이라면 뭐든 30분이면 충분하잖아.’
-음. 그럼 어쩔 수 없지. 30분으로 하지.
그렇게 둘이 계약을 하면서 강신의 몸을 디아볼루스가 차지하게 됐다.
강신의 몸을 차지한 디아볼루스는 강신이 폭발을 막던 마기의 양에 딱 반만 사용해 프라이가 일으킨 폭발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라이의 폭발이 뻗어나가지 못하고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끝내 지름 3cm정도 크기에 구슬로 줄어들었고 디아볼루스는 그 구슬을 공간 확장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펜리르 간식으로 줘라. 아주 좋아라 할 거다. 그럼 계약 완료.”
디아볼루스의 그 말과 함께 몸을 되찾은 강신은 한쪽 무릎을 꿇고 헉헉 거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 프라이에게 말했다.
“방금 그 공격은 좀 너무 했다고 생각 안 해요?”
강신의 물음에 프라이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흥분해서 그랬다는 거 아니까 더 이상은 말하지 않을게요. 그럼 이만 가볼 테니 나중에 놀러 와요.”
강신은 그렇게 말하곤 일행을 데리고 펜리르일행이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흑운. 저 정도면 샤인을 쓰러뜨릴 수 있겠지?”
“지지는 않겠지만 이기지도 못할 겁니다.”
“역시 빛의 신의 갑옷 때문이겠지?”
“네. 현재 대륙 전체 인구 중 50%이상이 빛의 신을 믿고 있는 상태라서 강신의 전력을 다한 공격도 데미지 1밖에 줄 수 없습니다.”
“빌어먹을 라이트. 그 자식은 아직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냐?”
“네. 그냥 샤인의 상황을 지켜보고만 계십니다.”
“그 답답한 놈. 나중에 이 일만 끝나면 한 방 갈겨버려야지.”
“내기 때문에 참고 계신 겁니까?”
“어? 어.”
“저 그런데 디아볼루스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보니까 강신이 마력의 원천을 만들면 바로 몸을 차지하려는 생각 같은데?”
“알아. 마족의 생각이야 뻔하니까. 처음 강신과 몸을 바꿨을 때부터 계속 수작을 부리더군. 하지만 빛의 신의 갑옷이 각성에 가까워진 이상 디아볼루스가 내 아바타가 되는 것도 별로 나쁘진 않아. 만약 빛의 신의 갑옷이 각성하기 전에 디아볼루스가 강신의 몸을 완전히 차지한다면 이 내기는 내 승리가 될 테니까.”
“내기에서 승리하신 후엔 가즈 워리어를 보내실 생각이시군요.”
“응. 그러려고 만든 것들이니까. 그건 그렇고 다른 신들은 좀 어때? 신도들이 확 줄어서 힘이 많이 약해졌을 텐데?”
“다들 이종족들로 겨우 버티고 계십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이종족들까지 사라진다면 중간계에 큰 혼란이 올 것입니다.”
“그렇겠지. 우리 10신의 힘은 신성력을 사용할 때만 사용되는 게 아니니까.”
“샤인도 그걸 아는지 이종족은 건들지 않고 있습니다.”
“영악한 자식. 우리들의 게임으로 세상을 이 정도까지 바꾼 녀석은 그 녀석이 처음이지?”
“네. 샤인보다 강한 자들은 자주 나왔지만 신들의 힘에 이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 자는 처음입니다.”
“음. 그건 그렇고 마계의 문은 어떻게 되고 있지?”
“거의 열릴 뻔 했는데 그레이트 미노타우르스 로드가 죽는 바람에 좀 더 걸릴 예정입니다.”
강신일행은 현재 허름한 여관에서 지내는 중이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예요?”
대런의 물음에 강신이 증폭서를 만들면서 말했다.
“뭐 할 일이라도 있냐?”
“그런 건 없지만 지금이 이러고 있을 상황은 아니잖아요.”
“그럼 어떻게 할 상황인데?”
“신전연합을 도와서 빛의 신전과 싸워야지요.”
신전연합에서 나올 때 대런은 기절해 있는 상태라 이제야 이러는 것이었다.
“지금 상태로 우리가 신전연합을 도와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그저 한꺼번에 쓸려버리기 좋게 모여 있는 것밖에 안 돼.”
“그럼 어쩌려고요? 이대로 있다가 빛의 신전에게 세상을 넘겨줄 생각입니까?”
“그것도 좋겠네. 샤인 자식이 최 정점에 올라섰을 때 추락시켜버리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
“그렇다면 전 신전연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느니 발악이라도 할 거예요.”
“빛의 신전에 원수라도 졌냐? 아님, 신전연합에 갚아야 할 거라도 있어? 왜 그렇게 조급해 하는데?”
“빛의 신전의 실체를 아니까요. 빛의 신전이 세상을 삼키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까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네가 가서 신전연합을 도와주면 얼마나 도움이 될 거라 생각 하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빛의 신전을 방해 할 수만 있다면요.”
“그런 마음가짐만 가지고 무작정 달려드는 넌 빛의 신전을 방해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는 거야.”
“그게 무슨 말도 안 돼는 소립니까?”
“빛의 신을 믿는 사람은 아주 많아. 덕분에 똑똑한 사람도 아주 많지. 그 똑똑한 사람이 빛의 신을 위해 뭔가를 하려 할 때 가장 이용하기 좋은 먹이 감이 뭔지 알아? 바로 너처럼 무작정 달려드는 멍청이야. 그런 놈들은 이용하기도 쉽고 잘만 이용하면 월척을 잡을 수도 있으니까.”
“바보도 아니고 그런 시답지 않은 수작에 내가 걸릴 것 같습니까?”
“사기 당하기 쉬운 부류 중 하나가 자신은 사기에 당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똑똑한 사람들이지.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 안에서만 행동한다면 절대 사기에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맞기는 해. 완벽한 기준 안에서 행동 한다면 절대 사기에 당할 일이 없어.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지 않아. 때문에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새운 기준이라도 그 기준엔 틈이 있지. 사기꾼들은 그 틈을 노려. 틈을 노리는 건 기준을 새운 사람보다 똑똑하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거든. 기준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그 기준에서 틈을 찾는 건 너무나도 쉬워. 때문에 나라가 사기를 당 하는 경우도 있지. 옛날 어느 나라에 임금님이 있었어. 그 임금님은 패션에 일가견이 있었지.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도 있었고 실제로 그런 뛰어난 감각도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패션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이 왕을 찾아왔지. 패션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지만 말발 하나는 끝내준 덕분에 금세 자신들을 외국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로 포장하고 왕을 만날 수 있었지. 왕을 만난 둘은 왕에게 외국의 패션문화를 거창하게 설명했어. 외국에 나가본 적도 없는 둘이었지만 말발이 모든 걸 커버해준 덕분에 그 나라에서 최고의 패션 감각을 가진 왕을 자신들에게 빠져들게 만들었지. 그렇게 그 둘에게 빠진 왕은 둘에게 지금까지 말한 외국의 옷을 만들어달라고 했어. 거짓이 탈로 날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둘은 흔쾌히 승낙했지. 그 둘이 원하던 게 바로 그거였으니까. 그 둘은 다음날부터 왕의 옷을 만든다는 핑계로 왕궁의 돈은 엄청나게 끌어가기 시작했지. 물론 옷은 전혀 만들지 않은 채로 말이야. 가끔 왕이 둘을 불러서 어느 정도 완성됐는지 보고 싶어 했지만 둘은 외국에선 옷이 완성되기 전에는 디자이너 말고는 아무도 볼 수 없다는 핑계로 계속 보여주지 않았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약속한 날이 되자 둘은 왕에게 자신들이 만든 옷을 가져갔지. 아니, 옷걸이만 가져갔어. 옷이 없는 옷걸이만 본 왕이 왜 옷이 없냐고 묻자 그 둘은 이렇게 말했어. ‘이 옷은 진실한 자에게만 보이는 옷입니다.’라고. 그 말에 왕은 말도 안 된다는 듯 옆에 있는 신하에게 저 옷이 보이냐고 물었지. 그런데 그 신하는 옷이 보인다고 답했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자신이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니까. 그에 왕은 다른 신하들에게도 물었지만 신하들은 전부 옷이 보인다고 했지. 다들 보인다고 하니 왕은 자신이 진실하지 못해서 옷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고 어쩔 수 없이 거짓으로 자신도 보인다고 말하면서 옷을 만든 둘에게 대단하다며 칭찬까지 해주었지. 사실 이건 그동안 왕이 둘을 너무 신임한 탓이었지. 왕의 신임을 받는 둘이 만든 옷을 안 보인다고 했다간 왕에게 거짓말쟁이로 찍힌다고 생각 한 거야. 왕의 반응을 본 둘은 왕에게 행차 때 입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고 왕은 흔쾌히 승낙했어. 그렇게 며칠 후 왕은 행차 때 있지도 않은 옷을 입고 나갔고 둘은 벌거벗은 왕 옆에서 너무 멋지다고 계속 아부를 했지. 이미 왕국엔 이 옷에 대한 소문이 퍼진 상태라 사람들은 다들 벌거벗은 왕을 칭송했는데 그때 한 어린아이가 왕이 벌거벗었다는 말을 했지.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아이가 거짓말을 할리 없다는 생각에 하나둘 웃기 시작했어. 왕이 벌거벗었다는 것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속았다는 생각에 웃음이 터진 것이었지만 그때 왕 옆에 있던 두 디자이너가 방금 그 아이와 웃는 자들을 거짓말쟁이 악마로 몰았지. 국민들의 웃음소리에 잠시 창피해하던 왕은 방금 그 웃음소리가 자신을 비웃은 것이라는 생각에 둘의 말대로 그들을 전부 악마로 몰아 처형했고 그 일이 있은 후 왕이 벌거벗고 다닌다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 그뿐만 아니라 귀족들 중에는 큰돈을 내고 둘의 옷을 사는 자들도 생겼어. 귀족들에게까지 대량의 옷을 팔아 왕국의 재산을 반 이상 챙긴 둘은 타국에도 패션문화를 알린다는 핑계로 왕국을 떠났고 그렇게 몇 년 후 그 왕궁에선 큰 파티가 열렸지. 외국 사신들을 초청한 파티로 왕과 귀족들은 자신들의 패션이 외국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둘에게 산 옷을 입고 파티에 참석했어. 그런데 정작 파티에 참석한 외국의 사신들은 옷을 입고 있었지. 뿐만 아니라 외국 사신들은 왜 다들 속옷만 입고 있냐고 물어왔고 왕과 귀족들은 그제 서야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없는 옷을 판 둘을 찾았지만 둘은 이미 머나먼 곳으로 떠난 후였지.”
“그래서 그 둘은 어떻게 됐나?”
옆에서 듣고 있던 멀릿의 물음에 강신은 결론을 지어내며 말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에요. 굳이 뒷이야기를 만들자면 둘은 왕궁에서 번 돈을 흥청망청 쓰다가 돈이 떨어지자 또 다른 왕국에 가서 사기를 치고 그런 생활을 계속 하다가 예쁜 꽃뱀에게 당해 옷까지 발가벗겨져 사막에서 말라 죽는 것으로 끝나겠죠.”
강신의 말에 대런이 물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왜 한 거예요?”
“한 분야에 능통한자도 그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에게 당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네가 똑똑하다고 너무 자부하진 마. 그러다 진짜 크게 당한다.”
강신이 해준 옛날이야기를 듣는 동안 살짝 마음이 안정 된 대런이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죠? 뭔가 생각하는 게 있으니까 신전연합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지 않습니까?”
“이제 좀 안정이 됐나보구나. 그럼 내 계획을 말해주지. 그런데 솔직히 계획이라고 할 것도 없어. 난 그저 새로운 종교를 만들 생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