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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마계에서 사라진 강신일행은 중간계로 이동되었다.
중간계로 이동된 강신은 한 쪽 무릎을 꿇고 있는 검은 로브를 입은 자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이동시키는 인원이 많아지면 무리가 가나보군. 예전에 날 따라다니던 네크로맨서가 당신이지?”
강신의 말에 네크로맨서는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신의 동료가 죽을지도 모르니 빨리 가보시오.”
“당신이 직접 도와주지 않고 아직 마계에 간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나를 부른 걸 보니 당신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의 녀석들인가 보군요. 그럼 가기 전에 당신이 누군지 부터 확인하고.”
강신은 마기를 이용해 꽤 강력한 바람을 일으켜 네크로맨서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로브를 뒤로 걷었다.
“역시 당신이었군. 셋은 여기서 이 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잘 지키고 있어. 텔레포트를 할 수도 있으니까 마기나 마나가 좀 크게 일렁이면 흐트러트리고.”
강신은 그렇게 말하곤 바로 네크로맨서가 가리킨 방향으로 사라졌다.
“사지가 전부 잘리고도 버티다니. 참을성 하나는 인정해주지.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혹시 신전연합에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
빛의 신전의 크루세이더의 물음에 사지가 잘려 고통스러운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대런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흐흐흐흐흐. 이번엔 어딜 자를 건지는 몰라도 아무리 잘라봤자 너희가 원하는 답은 들을 수 없을 거다. 왜냐하면 난 신전연합과 아무 상관없으니까.”
대런의 말에 크루세이더는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 그럼 이번엔 눈을 한 번 뽑아봐야겠군.”
이제 대런과 신전연합의 관계는 상관없이 그냥 고문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크루세이더의 손이 대런의 눈으로 파고들려는 순간 크루세이더의 손가락이 잘려 나갔다.
“윽. 누구냐!”
손가락이 잘린 크루세이더는 그렇게 외치며 뒤로 빠졌고 크루세이더가 뒤로 빠지는 순간 대런의 옆에 강신이 나타나 대런을 보며 말했다.
“꼴이 왜 그러냐? 무슨 사체라도 쓴 거야?”
하지만 대런은 강신의 말에 대꾸할 수가 없었다.
강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안심하면서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대런이 기절하자 강신은 주위에 있는 대런의 사지를 잘려진 부분에 대더니 희생의 망치를 꺼내 대런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잘려나간 대런의 팔다리가 붙었고 죽을 것 같던 대런도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잘려나간 팔다리를 붙이다니. 역시 게임 옵션은 사기라니까. 이 녀석은 이제 됐고 이제 이 녀석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들어볼까?”
강신이 자신들을 보며 그렇게 묻자 손가락이 잘려진 부위를 신성마법으로 치료하던 크루세이더가 말했다.
“그는 우리 빛의 신전의 적이요. 그래서 공격한 것뿐이고.”
자신의 손가락을 너무 쉽게 자른 것으로 자신이 상대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눈치 채고 그저 자신들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듯 말한 것이었다.
“적이라. 혹시 샤인이라고 알아?”
강신의 물음에 강신이 샤인과 아는 사이라고 착각한 크루세이더는 표정이 살짝 밝아지며 말했다.
“저희는 그분의 명령으로 움직인 것이오.”
“그래? 그럼 너흰 내 적이라는 거네.”
강신이 그렇게 말 하면서 엄청난 양의 마기를 뿜어대자 크루세이더는 자신이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족이로군. 그것도 공작급 이상이야. 서둘러 빛의 영역을 발동 시켜라.”
크루세이더의 명령에 10명의 하이 팔라딘들이 일제히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기도를 시작하자 그들의 몸에서 빛이 뿜어지더니 주위가 신성력으로 가득해졌다.
“아무리 귀족급이라도 빛의 영역 안에선 100분에 1의 힘밖에 쓰지 못할 것이다.”
크루세이더의 말대로 중간계로 넘어오면서 10분에 1로 약해진 강신의 마기는 약해진 상태에서 100분에 1이나 더 약해졌다.
“이러면 마기를 사용할 수 없잖아. 참나. 그동안 마기원을 흡수하면서 강해진 보람이 없네. 뭐. 그렇다 해도 내가 이기는 건 변함없겠지만.”
강신은 멸보를 사용해 크루세이더와 하이 팔라딘 사이로 이동하더니 멸보를 풀어버렸다.
크루세이더와 하이 팔라딘들은 갑자기 자신들 옆에 나타난 강신을 공격했는데 강신은 전혀 방어하지 않고 맞기만 했다.
그렇게 얼마 후 크루세이더와 하이 팔라딘들은 자신들의 공격을 맞고도 아무 이상이 없는 강신에 놀라 살짝 뒤로 물러났다.
“아니, 어떻게 그 공격을 받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
크루세이더의 물음에 강신이 자신의 갑옷을 두들기며 말했다.
“이 갑옷이 사기 아이템이거든. 그리고 너희 덕분에 데미지가 600%가까이 늘어났으니 그 보답으로 고통 없이 죽여줄게.”
강신은 크루세이더와 하이 팔라딘들에게 가볍게 멸살의 기운을 뿌렸고 7배로 강해진 멸살의 기운을 막은 하이 팔라딘들은 양팔을 잃었다.
하이 팔라딘들과 달리 크루세이더는 팔을 잃진 않았지만 강신에게 잃은 손가락의 부재로 인해 멸살의 기운을 완전히 막지 못해 내상을 입고 피를 토했다.
“욱. 방금 그 힘은 마기가 아닌데. 설마 그것이 마족의 권능인가?”
“권능? 니들은 내 권능을 볼 자격도 없어. 남작급 보다도 약한 것들이 권능은 무슨?”
“그럼 우릴 공격했던 기운은 뭐지? 마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미리 말하지만 난 마족이 아니야. 그저 몸에 마기를 품고 있을 뿐이지. 이 정도 알려 줬으면 여기서 죽어도 덜 억울하겠지?”
강신은 그렇게 말 하면서 또 멸살의 기운을 날렸고 이번 멸살의 기운은 하이 팔라딘들의 양 다리를 없앴다.
양 팔에다 양 다리까지 사라진 하이 팔라딘들은 너무 큰 고통에 빛의 영역을 더 이상 유지하지 못했고 그렇게 빛의 영역이 사라졌다.
“여기까진 대런이 당한 걸 갚아준 거고 이제부턴 샤인에게 보내는 도전장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아까 말한 대로 고통 없이 죽여줄게.”
이번엔 멸살의 기운이 아닌 마기를 날려 폭파시켰는데 그 폭발에 휩쓸린 하이 팔라딘들은 마기 폭발로 인한 상처가 가득한 상태로 생을 마감했다.
“이제 당신만 남았는데 어떻게 죽여줄까?”
강신의 물음에 크루세이더는 부하들의 시체를 보면서 말했다.
“날 죽이면 넌 평생 빛의 신전과 싸워야 할 것이다.”
“어차피 난 샤인과 같은 하늘아래 살 수 없는 몸이야. 그러니 당신을 죽이나 마나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거지.”
“너같이 마족에게 영혼을 판 놈에겐 목숨을 구걸할 생각이 없으니 이만 죽여라.”
“그래? 내 부하하고 싸워서 이기면 살려주려고 했는데. 그럼 그냥 죽”
그때 크루세이더가 강신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잠깐. 일단 싸워보겠다. 미리 말하지만 이건 절대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빛의 신전의 적을 하나라도 없애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 두지.”
강신은 그렇게 말하곤 기절해 있는 대런을 옆구리에 끼고 마기로 크루세이더를 들어 일행이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강신이 돌아오자 강신일행을 전부 이동시키면서 받은 충격을 아직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네크로맨서가 별로 좋지 못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자를 왜 데리고 온 건가?”
“쓸데가 있으니까 데려왔죠. 펜리르. 검은 번개, 마기, 멸살의 기운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이 녀석과 싸워.”
강신의 명령에 여전히 5살 정도로 보이는 펜리르가 앞으로 나섰다.
“설마 내 상대가 저 어린 마족이요?”
크루세이더의 물음에 강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 펜리르가 네 상대야. 그런데 펜리르는 마족이 아니라 마수야.”
자신의 상대가 마족이 아닌 마수란 말에 크루세이더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정말 내가 이기면 살려 보내주는 것이오? 내가 저 마수를 죽여도?”
“당연하지. 내가 좀 치사하긴 하지만 약속을 어기진 않아. 그러니까 최선을 다하라고. 그럼 무대를 만들어 볼까?”
강신이 권능을 사용하자 마계에서처럼 주위가 검게 변했다.
“이게 뭐지?”
“네가 너무 빨리 죽으면 안 되니까 핸디캡을 주는 거야. 움직임이 좀 빨라졌지?”
강신의 물음에 크루세이더는 살짝 움직여보더니 놀란 눈으로 강신을 쳐다봤다.
“그런 눈으로 볼 거 없어. 그렇게 해도 넌 저 녀석을 이기기 힘드니까. 그럼 이제 시작해.”
강신의 말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크루세이더가 왜 자신이 이기기 힘든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강신이 시작해 버리는 바람에 물어볼 수가 없었다.
강신의 시작하라는 말에 펜리르는 마기와 멸살의 기운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육체의 능력만을 사용해 크루세이더에게 달려들었는데 속도가 마나를 마음껏 사용하는 마스터와 비슷한 속도였다.
참고로 현제 펜리르는 크루세이더와 달리 권능의 약화 효과를 받아 몸이 몇 배로 무거운 상태에서 그 정도 속도를 내는 것이었다.
펜리르의 속도를 보고 상대가 마스터 정도라고 생각한 크루세이더는 한 번에 끝내려는지 홀리 블레이드의 날을 최대한 크게 만들어 자신에게 달려드는 펜리르를 베었다.
하지만 펜리르는 베이기 직전 갑자기 움직임이 빨라지더니 홀리 블레이드를 피하면서 크루세이더에게 달려들었다.
그에 크루세이더는 그랜드 마스터와 비슷한 실력자답게 전혀 당황하지 않고 검을 가볍게 움직여 펜리르를 다시 베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펜리르는 베이기 직전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홀리 블레이드를 피했고 그렇게 펜리르가 자신과 가까워지자 크루세이더는 뒤로 빠져 거리를 벌리면서 검을 계속 휘둘렀다.
전투는 계속 그런 식으로 유지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크루세이더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해갔다.
공격 한 번 당하지 않고 계속 공격만 하고 있는 상태에서 크루세이더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한 것은 펜리르의 경의적인 성장속도 때문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움직이는 속도가 거의 그랜드 마스터급이 되다니. 마수라서 그런 건가? 이러다간 금방 따라잡히겠어. 어쩔 수 없이 비기를 사용하는 수밖에.’
뒤로 피하면서 홀리 블레이드를 휘두르던 크루세이더는 갑자기 자리에 멈추더니 펜리르가 가까워지길 기다렸다.
크루세이더가 움직임을 멈추고 눈 깜짝 할 시간에 크루세이더의 바로 앞까지 접근한 펜리르가 주먹으로 크루세이더를 공격하려는 순간 크루세이더의 홀리 블레이드가 움직였는데 홀리 블레이드가 움직이는 경로에 잔상이 생기더니 그 잔상들이 따로 움직여 펜리르를 사방에서 공격했다.
펜리르는 이번에도 공격당하기 직전 움직임이 빨라졌지만 여러 개로 나뉜 홀리 블레이드가 전부 실체가 있어서 그런지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그렇게 몸 여기저기에 큰 상처를 입은 펜리르가 뒤로 빠지자 크루세이더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계속 비기를 사용해 펜리르를 공격했다.
수십 개의 홀리 블레이드가 엄청난 속도로 자신을 덮쳐오자 펜리르는 필사적으로 피하기에만 집중했지만 홀리 블레이드의 수가 너무 많아 상처가 계속 늘어갔다.
펜리르의 몸에 상처가 늘어가는 것을 보고 크루세이더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그 확신은 얼마 가지 못했다.
공격을 하다 보니 어느새 처음에 입혔던 깊은 상처들은 전부 회복된 상태였고 다른 상처들도 엄청난 속도로 회복되는 중이었다.
펜리르의 미친 재생속도에 크루세이더는 단번에 끝낼 생각으로 첫 번째 비기를 응용한 두 번째 비기를 사용했다.
두 번째 비기는 나눠진 홀리 블레이드를 날리는 것으로 크루세이더가 홀리 블레이드를 힘껏 휘두르자 홀리 블레이드 주위에 떠있던 실체가 있는 잔상들이 펜리르의 급소를 노리고 날아갔다.
문제는 잔상들이 날아갔는데도 홀리 블레이드 주위엔 잔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크루세이더의 공격과 같이 공격해오는 잔상들과 크루세이더가 날린 잔상들로 인해 피할 곳이 없어진 펜리르가 포기한 듯 가만히 서 있자 크루세이더는 이제 끝이라 생각하고 펜리르를 힘껏 베었는데 베이기 직전 갑자기 펜리르 주위에 여러 개의 주먹 잔상이 생겨나더니 크루세이더의 공격을 막았다.
펜리르가 자신의 비기와 비슷한 기술로 자신의 공격을 막은 것에 놀라긴 했지만 크루세이더는 바로 다음 공격을 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신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에 바로 다음 공격을 날린 것이었지만 기회는 이미 날아간 후였다.
펜리르는 이번에도 크루세이더의 비기와 비슷한 주먹 잔상으로 크루세이더의 공격을 막더니 바로 반격까지 했다.
아직 움직이는 속도가 크루세이더 보다 느려 이번 공격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펜리르의 성장 속도라면 금방 크루세이더의 속도를 따라잡을 것이다.
그것을 아는 크루세이더는 더 힘껏 공격해 봤지만 펜리르는 더 이상 당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 후 속도까지 따라잡은 펜리르의 주먹 잔상이 크루세이더에게 적중했지만 크루세이더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니, 왜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지? 내 비기를 막을 정도면 분명 내 몸을 꿰뚫고도 남았을 텐데?”
크루세이더가 자신이 왜 죽지 않았는지 의문을 갖자 강신이 말했다.
“아! 깜빡하고 말 안 해줬는데 넌 지금 무적 상태야. 그러니까 어떤 공격을 받아도 데미지를 받지 않는 거지. 그러니까 맞는 거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해봐. 살고 싶으면 말이야.”
강신의 말에 크루세이더는 살짝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바꿔 펜리르를 공격했다.
강신이 적인 자신을 도와주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일단 살고보자는 생각에 전투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기술을 익힌 펜리르와 현재 자신이 무적이라는 것을 자각한 크루세이더의 2차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