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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져가는 빛
폭발 후 강신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은 프라이는 서둘러 가르시올 시로 가 강신의 동료인 대런과 멀릿, 베라를 데리고 금속의 신전으로 피했다.
샤인이 빛의 신전을 장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샤인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 챘기 때문에 바로 강신의 동료들을 피신시킨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신전에다 협조를 구해 서로 힘을 합치자고 했지만 선택받은 자들을 잃은 신전들은 이미 빛의 신전과 손을 잡은 상태라 땅의 신전, 얼음의 신전, 금속의 신전만 힘을 합치게 되었다.
현재 수소폭탄으로 모든 신전은 우두머리들을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살아남은 선택받은 자들이 우두머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선택받은 자들이 죽은 신전은 지휘체계가 거의 사라진 상태라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가 중요했다.
이 일을 미리 준비하고 있던 샤인은 빛의 신전으로 돌아가기 전 먼저 선택받은 자들이 죽은 신전으로 가 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놓고 빛의 신전으로 돌아간 상태라 프라이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었다.
약 2주 만에 빛의 신전을 완전히 장악한 샤인은 빛의 신전과 함께 하기로 한 바람의 신전, 불의 신전, 물의 신전, 나무의 신전을 노골적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는데 당하는 쪽이 그냥 손 놓고 당하고 있다 보니 외부에서 도와줄 틈도 없이 순식간에 흡수되어 버렸다.
그로인해 빛의 신전의 위세는 전보다 2배 가까이 커졌고 샤인은 그 위세를 이용해 나머지 신전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대놓고 전쟁을 벌이진 않았지만 제국과 왕국들을 이용해 신전으로 가는 지원을 전부 끊고 상단들도 빛의 신전 말고는 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면서 남은 신전들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하지만 남은 신전들은 손 놓고 당할 수 없다면서 자신들끼리 신전 연합까지 만들어 상단 하나를 만들었는데 상단의 수장이 대런이었다.
대런의 장사수완을 알아본 프라이가 적극적으로 밀어준 덕분이었는데 그렇다고 상단이 완전히 대런의 소유는 아니고 지분은 대부분 신전 연합이 가지고 있고 대런은 상단의 운영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었다.
대런은 이런 큰 장사는 처음이었지만 옆에서 멀릿이 돕고 베라가 여러 정보를 물어다 줘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해냈고 상단이 빠르게 커나가면서 신전연합도 조금씩 숨통이 트여졌다.
신전연합이 만든 상단이 빠르게 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샤인은 다른 상단들을 이용해 신전연합의 상단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빛의 신전을 공격하는 언비터블로 인해 신전연합 상단에 대한 문제는 잠시 보류해 두기로 했다.
그냥 신전연합 상단을 치면서 언비터블을 상대해도 됐지만 하룻밤 새에 100만이 넘는 병력이 사라졌기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번개의 신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었는데 샤인이 신전연합과 본격적으로 싸우기 전에 변수가 될 번개의 신전을 없애려고 하면서 언비터블이 움직인 것이었다.
언비터블은 빛의 신전의 상징인 하얀 사제복과 하얀 갑옷을 입고 있는 자들은 보이는 족족 없애버렸는데 그로인해 딱 4일 만에 빛의 신전 신도 3000만이 시체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것으로 아직 자신이 언비터블의 상대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샤인은 번개의 신전에 휴전을 요청했는데 번개의 신전이 휴전을 받아들이자 언비터블은 학살을 멈추고 번개의 신전으로 돌아갔다.
이 후로 빛의 신전에선 언비터블의 학살을 빛의 학살이라 부르게 되었다.
빛의 학살로 3000만이나 되는 신도를 잃은 샤인은 다른 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잃어버린 신도 수 채우기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틈이 생긴 신전연합은 상단뿐만 아니라 다른 쪽으로도 손을 뻗기 시작했고 덕분에 몇몇 왕국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빛의 신전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은밀히 빛의 신전을 공격했지만 워낙 규모가 커서 그런지 공격당한 곳은 금방 복구 되었다.
신전연합에선 조금이라도 피해를 더 줘야 한다는 생각에 빛의 신전을 계속 공격했지만 복구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피해를 주는 속도가 복구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렇게 강신이 실종 된지 1년이 다 되어 갈 때쯤 빛의 신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 1년간 1억에 가까운 신도가 늘어난 빛의 신전은 먼저 아무 신전의 힘도 미치지 않는 외각 지역이나 10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 지역을 장악하기 시작했는데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신전연합이 방해를 해 봤지만 너무나도 거대해진 빛의 신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약 1년간 완전히 장사꾼이 된 대런은 빛의 신전 영역에 사는 한 귀족의 등을 처먹고 있었다.
“제가 두 달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 물건을 미리 사 두시면 최소 3배는 비싸진다고요.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아무리 싸게 줘도 10배 이상은 줘야 살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건 나도 알고 있네. 그래서 지금 자네에게 이렇게 부탁하는 거 아닌가? 우리가 처음 보는 사이도 아니니 반만 깎아주게나. 내 자네가 가지고 있는 물량 전부를 사 줄 태니 말이야.”
“반이라니요? 이거 원 가격으로 하나씩만 팔아도 이틀이면 다 팔립니다.”
“우리 사이에 그 가격으로 줄 수도 있지 않은가?”
“두 달 전에 후작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장사꾼 따위가 어디서 수작질이냐고. 참고로 전 뒤끝이 아주 긴 찌질한 장사꾼입니다. 그래서 반으론 못 드리겠네요.”
“자네 정말 이럴 건가?”
“반은 안 되고 2할 정도는 깎아서 드릴 수 있는데. 그래도 사실 생각이 있으시면 팔겠습니다.”
“2할? 고맙네. 내 이 일은 절대 잊지 않고 두고두고 은혜를 갚겠네.”
“은혜는 됐고요. 대금은 바로 주실 수 있으시죠?”
“저 그게 말이야. 내가 지금 현금이 얼마 없어서 그런데. 대금은 내가 물건을 판 후에 주면 안 되겠나?”
“이 거래는 없던 걸로 하죠.”
대런이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서려고 하자 후작이 급히 대런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잠깐 기다리게. 그럼 현금 대신 현물로는 안 되겠나?”
“일단 보고 판단하기로 하죠.”
대런은 그날 300만 골드정도의 가치에 현물을 받고 후작이 원하는 물건을 넘겨주었다.
이건 사기가 아니기 때문에 대런이 넘긴 물건은 진짜로 두 달 전보다 10배 이상 비싸진 상태였는데 둘이 거래를 하고 며칠 후 그 물건의 가격이 확 떨어지더니 전보다 더 싸졌다.
그에 물건을 좀 더 가지고 있다가 가격을 올리려던 후작은 똥값이 되어버린 물건을 환불하기 위해 다시 대런을 불렀지만 대런이 후작에게 갈 리가 없었다.
이미 그 물건의 가격이 떨어질 걸 알고 있었던 대런은 신전연합에 남아있는 모든 물건을 후작에게 싸게 넘기는 척 떠넘긴 것이었고 그 일을 벌이기 전 후작의 나라와 했던 거래를 전부 끊은 상태이기 때문에 후작에게 밉보인다 해도 손해 볼 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대런에게 위험이 찾아왔다.
앙심을 품은 후작이 자금을 끌어 모아 빛의 신전에 일을 의뢰한 것이었다.
덩치가 불어난 빛의 신전은 더 이상 신전다운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그 중에는 현대의 조폭처럼 돈을 받고 해결사 노릇을 하는 일도 있었다.
꽤 많은 금액을 받은 빛의 신전은 대런을 처리하기 위해 그랜드 마스터와 비슷한 크루세이더 하나와 마스터와 비슷한 하이 팔라딘 열을 움직였다.
자신에게 위험이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거래를 위해 소왕국의 국경 입구에 다다른 대런은 평소처럼 국경 수비대에게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대런의 신분증을 본 국경수비대는 평소처럼 대런을 바로 통과시켜주지 않고 계속 쓸데없는 것으로 시간을 끌었다.
그것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챈 멀릿이 대런에게 조용히 말했다.
“아무래도 뭔가 있는 것 같으니 기회를 봐서 도망치는 게 좋을 것 같네.”
멀릿의 말에 대런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제 생각도 그래요. 좀 아깝긴 하지만 여기까지 가지고 온 짐들은 버려야겠네요.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요. 그럼 바로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하죠.”
대런의 말에 멀릿은 상단사람들만 아는 수신호를 사용해 상단사람들에게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하라고 했고 그렇게 신전연합 상단 사람들은 일제히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대런을 뺀 사람들만 텔레포트가 되어버렸다.
분명 자신도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했는데 텔레포트가 되질 않자 대런은 무기를 꺼내 주위를 경계했다.
“눈치가 빠른 놈이라고 해서 미리 텔레포트 방해 마법을 걸어 두었지. 네 놈만을 지정한 거라서 마법이 설치 됐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 말소리와 함께 국경수비대 사무실에서 하얀 갑옷을 입은 자들 11명이 나왔다.
“흰색 갑옷에 검 문양이 여덟 개? 빛의 신전에 크루세이더께서 저 같은 장사꾼에게 무슨 일이신지요?”
“더리 후작이 안부를 전해달라더군.”
“그 멍청한 놈이 벌인 일인가보군. 그런데 빛의 신전에 크루세이더께서 언제부터 귀족의 뒤치다꺼리를 하게 된 거죠?”
“귀족의 뒤치다꺼리가 아니라 절실한 신도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라네. 크루세이더라는 감투도 신께서 주신 것이니 말일세.”
“빛의 신전의 절신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건가 보네요.”
“자신의 중요한 것을 신께 받칠 정도면 절실한 게 맞지 않나.”
“그렇긴 하네요. 그런데 신전이라면 신도가 나쁜 생각을 하지 않게 바로 잡아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악을 처단하는 게 나쁜 생각은 아니지 않은가?”
“제가 악이란 말이군요. 지금껏 한 일이 있으니 부인은 하지 않겠지만 빛의 신전 사람들에게 악이란 말을 들으니 어이가 없네요.”
“지금 신성모독을 하는 것인가?”
“방금 한 말은 신을 모독한 것이 아니라 신전 사람들을 욕한 거지만 빛의 신은 욕먹어도 싸지요. 당신 같은 자들에게 신성력을 허락하니 말입니다.”
“신성모독을 계속 듣고만 있을 순 없으니 일단 얌전하게 만들어 주지.”
크루세이더는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꺼냈는데 그 검은 손잡이만 있고 검신이 없었다.
이 검은 하이 팔라딘 이상만 사용할 수 있는 홀리 블레이드라는 검이었다.
홀리 블레이드는 신성력을 검신으로 만드는 신성무기로 사용자가 보유한 신성력의 양만큼 크기가 커지고 강도도 강해지는데 하이 팔라딘이 사용하면 오러 블레이드와 맞설 수 있을 정도고 크루세이더가 사용하면 오러 파이어와 맞설 수 있을 정도였다.
크루세이더가 홀리 블레이드를 뽑자 길이가 5m나 되는 검신이 만들어 졌는데 크루세이더는 그 검을 살짝 움직여 대런의 팔 한쪽을 잘라냈다.
“으악~.”
“그건 신을 모독한 대가다. 그리고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네 상단이 신전연합과 관계가 있나?”
“크윽. 그것 때문에 크루세이더 씩이나 되는 분이 직접 움직였군. 그런데 어쩌나? 난 신전연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사지가 다 잘려도 그렇게 말하는지 봐야겠군.”
크루세이더는 그렇게 말 하면서 검을 살짝 움직였다.
강신은 현재 느긋하게 증폭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강신과는 달리 다크와 헬레네, 펜리르는 죽기 살기로 마족들과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자 이번엔 다크가 쉬고 강신은 나가서 싸웠고 또 몇 시간 후엔 헬레네가 쉬고 다크는 나가서 싸웠다.
셋은 이곳에 들어온 지 10개월 넘게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쉬고 싸우기를 반복했는데 그 이유는 쉴 세 없이 달려드는 마족들 때문이었다.
그레이트 미노타우르스 로드가 다스리는 지역은 전역이 이런 상태로 매일 많은 수의 마족들이 죽어나가는데 금방 죽은 만큼 다시 채워졌다.
마계에선 이 현상을 마계의 순환이라 부르는데 강신일행은 지금 마계의 순환 정 가운데서 밀려드는 마족들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10달이나 쉴 세 없이 전투를 벌인 결과 현재 강신은 공작급, 펜리르, 다크, 헬레네는 후작급의 마기를 가진 상태로 펜리르는 백작급 마기를 가지게 된 이후로 마기 성장 속도가 많이 느려지면서 다크와 헬레네랑 마기양이 비슷한 것이었다.
디아볼루스의 말로는 이제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마족들도 백작급에서 후작급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강신은 깨달음 없이 쉽게 후작급이 되었는데 이건 역시나 게임 캐릭터인 몸 덕분이었다.
디아볼루스의 말대로 한계에 부딪친 셋은 생각보다 쉽게 한계를 뛰어 넘었다.
쉴 세 없이 전투를 치르다보니 한계를 넘기 위한 깨달음이 저절로 온 것이다.
마족들이 강해지기 위해 그레이트 미노타우르스 로드가 다스리는 마계의 순환으로 자주 오는 이유가 이것으로 마족들의 한계는 정신없이 전투를 하다보면 저절로 뛰어 넘는다고들 한다.
아무튼 그렇게 한계를 뛰어넘은 셋은 후작급이 되었지만 후작급에서 공작급으로 넘어가는데도 한계에 부딪쳤고 그 한계를 넘을 때까지 마계의 순환에서 전투를 계속 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