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의 신-56화 (56/91)

0056 / 0091 ----------------------------------------------

마계

강신의 말에 욕을 잘 못하는 마족이 당황하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저흰 아직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계에 대한 걸 잘 몰라요.”

“그럼 잘 알만한 자에게라도 안내해.”

“잘 아는 자라면? 아! 잘 알만한 자에게 안내하겠습니다.”

“혹시 함정 같은 걸 꾸미는 거라면 그만 두는 게 좋아.”

강신이 따라가면서 그렇게 말하자 마족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방금 대장이 죽었기 때문에 이제 사냥 못해요. 저흰 전투형이 아니거든요.”

“전투형이 아니라고? 그럼 뭔데?”

“저흰 등급도 없고 싸움도 잘 못하는 마족이에요. 때문에 상대를 방심시키는 미끼역할을 하고 있죠.”

“아깐 마수라며?”

“그게 아깐 마기원을 먹는 걸 보고 마족 사냥꾼인줄 알았거든요.”

물을 때마다 처음 듣는 단어가 나오자 강신은 디아볼루스에게 물었다.

“야. 전투형은 뭐고, 마족 사냥꾼은 또 뭐야?”

-그것들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내가 마왕이었을 땐 밑에 것들에 대해선 전혀 신경 쓰지 않았거든.

“마왕이 되기 전엔 뭔가 들은 거라도 있을 거 아니야?”

-난 최상급 마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런 약한 녀석들에 관한 건 아예 몰라.

“에휴~. 넌 정말 쓸데 하나 없이 무겁기만 하구나.”

-겨우 그딴 거 모른다고 최강의 마왕인 내가 그런 취급을 받아야겠냐?

“흥. 최강은 무슨. 오늘 네가 제대로 한 게 뭐있어? 샤인을 죽이길 했어? 아님, 폭발을 막아냈어?”

-그것들은 마기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었어.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다는 뜻이야.”

그 말에 디아볼루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신은 마족을 따라가면서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 질문을 할 때마다 궁금한 것들이 더 생기기 때문에 마계에 대해 잘 아는 자에게 가서 한 번에 전부 들을 생각이었다.

두 마족은 강신을 조그마한 마을로 데리고 갔는데 강신과 두 마족이 들어서자 마을에 있던 마족들이 꼭 피하는 것처럼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설마 마족이 인간을 피하는 것은 아닐 테고. 너희 이 마을에 무슨 짓 했냐?”

“그게 대장이랑 같이 다니면서 이 마을 마족들을 좀 괴롭혔거든요.”

“왠지 마계가 인간계랑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둘의 안내로 마을 촌장의 집에 들어선 강신은 자신을 경계하고 있는 촌장에게 말을 걸었다.

“그냥 궁금한 것만 물어보려는 건데 괜찮죠?”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없소.”

“그냥 궁금한 것만 물어본다니까요.”

“알았소. 물어보시오.”

“보시다시피 전 인간입니다. 그래서 마계에 대해 알고 싶으니 기본적인 것부터 알려주세요.”

“방금 전에도 말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더 이상은 없소.”

“자꾸 뭐가 없다는 겁니까? 전 그냥 마계에 대한 기본 적인걸 알고 싶다고요.”

“마식을 빼앗으려고 이러는 거 모를 것 같소? 하지만 진짜 더 이상은 없소. 마을 마족들은 며칠 째 굶고 있단 말이오.”

“마식이라는 게 혹시 먹을 겁니까?”

“자꾸 왜 이러시오? 인간인척 하면서 트집을 잡으려는 것이오?”

“설마 지금 제가 인간이라는 걸 믿지 않는 겁니까?”

“세상에 중급 마족 정도의 마기를 풍기는 인간이 어디 있겠소? 아. 아니오. 믿소. 그러니 그만 하고 가주시오.”

“아까 마기원의 마기를 흡수해서 마기가 풍기는 건가? 저 그런데 마식이 뭡니까?”

“마족들의 주식이지 않소. 지금 그걸 몰라서... 아! 인간인척 하고 있다는 것을 깜빡했소.”

“혹시 지금 일부러 그러는 겁니까?”

“뭘 말이오?”

“내가 지금 인간인 척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게 정상이잖아요.”

“그건 내가 너무 솔직해서 그렇소. 촌장이 된 것도 너무 솔직하기 때문에... 이런 귀찮은 일 따위 맡기 싫었는데.”

“마족들이 왜 다 이렇지? 그냥 직접적으로 물을 태니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묻는 거에나 대답 해 주세요. 먼저 전투형이 뭐죠? 이 마을에 사는 마족들은 전투형이 아닌 가요?”

“전투형이라. 그걸 설명하려면 일단 마족의 등급을 설명해야 하오. 지금 인간인 척을 하고 있으니 마족이 최하급부터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 귀족급으로 나누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오. 사실 인간들은 모르지만 최하급 밑에 아예 등급이 정해지지도 않는 마족들이 있소. 그들을 보통 그냥 마족이라 부르는데 이들 중 힘이 강하거나 움직임이 빨라 다른 이들보다 전투를 잘 하는 마족을 전투형이라 부르오. 하지만 그래봤자 최하급 마족에겐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와 거의 다를 게 없소.”

“그럼 마식은 뭔가요?”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마족들의 주식이오. 등급이 있는 마족들은 마기만 있으면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우리 등급이 정해지지 않는 마족들은 마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마식이라 불리는 마계의 과일을 먹어야 살 수 있소. 하지만 마식이 열리는 때는 한 달에 단 하루이기 때문에 앞으로 8일 간은 먹을 게 아무것도 없소.”

“당신들만 먹는 건데 왜 중급 마족이나 되는 자가 빼앗는 거죠?”

“그건 마기를 쌓는 방법 때문이오. 마족이 강해지려면 몸에 마기를 쌓아야 하는데 마계는 대기에 마기가 짖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몸에 흡수되오. 하지만 그 방법으론 강해지는데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몇몇 마족들은 다른 마족의 마기를 흡수하오. 그런 자들을 마족 사냥꾼이라 부르는데 마족 사냥꾼이 되려면 다른 마족을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전까진 마기를 품고 있는 마식을 대량으로 먹고 강해지려는 마을 약탈자들이 있소.”

“음. 마계는 매일 마족들끼리 전투만 벌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마계도 별거 없잖아.”

“매일 전투만 벌이는 곳도 있소. 다스리시는 마계 대공님의 취향에 따라 마족들의 사는 방식이 전부 다른데 이곳을 다스리시는 대공님께선 인간들과 비슷한 방식을 원하셔서 이렇게 마을을 이루고 하루하루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오.”

“마계 대공이라. 마계 대공이 몇 명이나 되죠?”

“마왕님 곁에서 보좌하시는 네 분과 마계를 나눠서 다스리시는 여덟 분이 계시오.”

“총 12명이라. 생각보다 얼마 안 되네. 저 그런데 마족들은 전부 당신들처럼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나요? 머리가 소나 양처럼 생겼거나, 팔다리가 여러 개인 마족들은 안 보이던데?”

“방금 이곳을 다스리시는 마계 대공님께서 인간들과 비슷한 방식을 원한다고 했잖소. 대공님들의 취향에 따라 그 곳에 사는 마족들의 생김새도 다르오. 우린 인간과 비슷해서 인간형이라 부르고 당신이 말한 소와 양의 머리를 가진 자들은 야수형이라...”

강신이 마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그 시각 다크는 심각한 표정으로 흑운에게 말했다.

“과연 지금 마계로 보낸 게 잘한 걸까?”

“너무 이르긴 하지만 중간계에 있어봤자 이리저리 치이기만 할 뿐입니다.”

“후~. 지금 상황은 어떻지?”

“빛의 신전으로 돌아간 샤인이 신전의 우두머리들의 죽음을 알리곤 빛의 신전을 빠른 속도로 장악하는 중입니다. 빛의 신전을 완전히 장악한 후엔 다른 신전을 장악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선택받은 자들이 살아있는 땅의 신전과 얼음의 신전, 번개의 신전, 금속의 신전을 빼곤 전부 샤인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거 조만간 중간계가 샤인의 손아귀에 넘어가 버리겠군. 라이트 놈은 뭐래?”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만 계십니다.”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으니 할 말이 없겠지. 그러기에 누가 빛의 신의 갑옷까지 넘기래? 빛의 신의 갑옷의 특수 능력이 발동 하려면 몇 명이나 빛의 신을 믿어야 하는 거지?”

“대륙 전체 인구의 90% 이상입니다.”

“설마 그 특수능력을 노리는 놈이 나타날 줄이야. 이거 잘 하면 가즈 워리어들이 나설 수도 있겠는데?”

“그들이 나서면 내기는 자동으로 중단 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그 특수 능력이 발동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마계에 대한 정보를 들은 강신은 그 보답으로 자신을 안내해 준 두 마족에게 시켜 마족들에게 마식을 돌려주게 했다.

다행히 워낙 많은 양을 빼앗았기 때문에 아직 꽤 많이 남아 있었고 덕분에 마을 마족들의 굶는 일수가 8일에서 4일로 줄었다.

강신은 일단 등급이 정해질 정도로 강한 마족을 만나기 위해 큰 도시로 향했다.

“촌장의 말로는 도시엔 도시를 다스리는 귀족급 마족을 따르는 등급 마족들이 많다고 했으니. 도시로 가 약한 놈들부터 차례로 쓰러뜨리면서 마지막엔 귀족급 마족을 잡는 거야.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마왕까지 잡을 수 있겠지?”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울까? 네가 아무리 한계를 없애며 강해진다 해도 상대할 수 있는 마족엔 한계가 있어. 특히 귀족급은 마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상대초자 할 수 없을걸?

“그래서 지금 마기사용방법을 배우라는 거야?”

-어? 어떻게 알았어?

“모르는 게 이상하지. 그게 뭐 돌려서 말할 거라고 그렇게 말 하냐?”

-네가 죽으면 다음에 날 들고 다닐 놈을 찾기 힘들 것 같아서 미리 말하는 연습을 하려고 그런다. 복수를 위해선 계약을 해야 하니까.

“그건 혼자서 하던가 하고 마기 사용법이나 알려줘.”

-마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일단 마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넌 이미 느끼다 못해 움직이게까지 할 수 있으니 마기의 활용법부터 알려줄게. 마기는 기본적으로 방출, 폭발, 강화 등으로 응용할 수 있는데 방출은 말 그대로 마기를 방출하는 거고 폭발은 방출한 마기나 몸속에 있는 마기를 네 의지로 폭발 시키는 거야. 강화는 신체를 강하게 하거나 물건을 강하게 하는 거지. 먼저 가장 쉬운 방출부터 해봐.

디아볼루스의 말에 강신은 멸살의 기운을 방출하듯 손바닥으로 마기를 방출했다.

그러자 강신이 손바닥을 뻗은 방향에 있는 숲에서 비명이 들렸다.

“악!”

“윽!”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곳을 향해 방출한 것이었다.

“둘 다 나와.”

강신의 말에 숲에서 강신을 마을로 안내 해 주었던 마족들이 나왔다.

“뭐야?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그게 대장이 죽어서 저흰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마을에 한 짓이 있어서 마을로 들어갈 수도 없고... 저희를 받아 주십시오.”

“받아 주십시오.”

뒤에 말은 욕을 잘하는 여자 마족이 따라한 것이었다.

“싫어. 미리 이유를 말하자면 귀찮아.”

“제발 받아주세요. 시키는 일은 뭐든 다 하겠습니다. 저희 미끼 아주 잘해요.”

“미끼는 무슨... 음~. 미끼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너흴 귀족급 마족을 유인하는 미끼로 쓸 수도 있는데 그래도 따라올래?”

귀족급 마족이란 말에 놀란 둘은 아무 말도 못했다.

“못하겠으면 그만 너희 갈길 가라.”

강신이 그렇게 말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자 욕을 잘 못하는 마족이 말했다.

“하. 하겠습니다.”

“거기 욕 잘하는 여자마족은? 참고로 난 여자라고 봐주는 거 없어.”

“저도 할게요.”

“그럼 둘 다 따라와. 난 강신이라고 해. 알다시피 인간이야.”

“예? 인간으로 위장한 거 아니었어요? 아! 전 쉐도우입니다.”

“전 서큐버스예요.”

“그건 종족인 것 같고. 이름은?”

“저흰 이름이 없어요. 지금까지 종족명으로 불려 왔어요.”

이름이 없다는 말에 강신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둘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같이 다니면서 이름이 없으면 좀 그러니까 내가 너희 이름을 지어줄게. 쉐도우. 너는 다크. 서큐버스는 헬레네. 마음에 안 들면 말해.”

강신의 물음에 둘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자신에게 이름이 생겼다는 것에 기뻐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헬레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녀로 아직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종족이 서큐버스라 미녀의 이름으로 지어 준 것이었다.

다크는 그림자 마족인 쉐도우의 색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둠의 여신 다크를 비하 하려는 뜻도 있었다.

그렇게 강신은 다크와 헬레네를 동료로 얻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