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의 신-52화 (52/91)

0052 / 0091 ----------------------------------------------

전쟁의 시작

“이건 또 뭐야?”

강신이 퀘스트 내용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프라이가 들어와 말했다.

“서둘러요.”

“네?”

“방금 퀘스트 봤을 거 아니에요. 적이 제국 전체일지도 모르니 지금 당장 가야해요.”

“지금 저랑 같이 가려고 온 거예요?”

“네. 제 퀘스트에 당신이 움직이지 않을 지도 모르니 같이 가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강신이 하도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다보니 어둠의 여신 다크가 금속의 신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윽.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 저 그런데 제가 간다고 무슨 도움이 될까요?”

“수 백 만이나 되는 제국의 병력을 상대해야 할지도 모르니 하나라도 많은 게 좋죠. 그리고 미리 말해두는데 가면 샤인이 있을 거예요. 이번 일이 끝날 때까지 절대 그 녀석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고 최대한 그 녀석과 떨어져 있어요. 알았어요?”

“샤인이라. 저 그럴 자신 없는데 안 가면 안 될까요?”

“안 된다니까요! 이 일은 모든 신전의 병력이 제국으로 향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라고요.”

“알았어요. 그런데 왜 제국의 병력과 상대하려는 거죠? 그냥 수도로 텔레포트 하면 되잖아요.”

“현재 세이런 제국의 수도와 주요 도시엔 텔레포트 방해 마법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텔레포트로 가는 건 불가능해요. 그래서 세이런 제국의 국경 앞에서 신전의 병력과 합류해 같이 갈 예정이에요. 지금 쯤 거의 다 모였을 태니 우리도 빨리 가죠.”

프라이가 강신 옆에 바짝 붙더니 품에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스크롤을 꺼내 찢자 둘이 같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 스크롤은 마나석의 마나를 사용하는 고급 텔레포트 스크롤이었다.

프라이와 함께 세이런 제국의 국경 앞으로 텔레포트 된 강신은 많은 수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진짜 전쟁이라도 하려나 보네요.”

강신의 물음에 프라이가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제국군이 막아선다면 그렇게라도 해야지요.”

“하지만 전쟁을 하면 제 시간에 수도로 가긴 힘들 텐데요?”

“우리 선택받은 자들의 역할 중 하나가 전쟁을 빨리 끝내는 거예요.”

“차라리 정예만 따로 움직이는 게 낳지 않을까요? 각 도시마다 있을 제국의 병력을 일일이 상대하면서 가다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텐데?”

“사실 각 신전에서 이 일을 알게 된 건 며칠 전이예요. 이 일을 알게 된 신전에선 현재 제국의 상황을 확인하곤 방금 당신이 말한 대로 정예를 뽑아 제국으로 보냈어요. 그런데 그 정예들이 제국의 수도로 가던 도중에 각 도시에 주둔중인 병력에게 전멸했다는 소식이 5시간 전에 신탁으로 내려왔어요.”

“5시간 전이요? 그런데 퀘스트는 왜 좀 전에 생긴 거죠?”

“아무래도 신들이 신전의 병력과 같이 가라는 뜻에서 다 모일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 만큼 수도로 가는 길이 위험하단 뜻이겠죠.”

“음. 하지만 이 많은 병력과 같이 움직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신전의 병력에 대해서 잘 모르나 보네요. 일단 다른 선택받은 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죠.”

그렇게 말한 프라이는 한 사제에게 물어 강신과 함께 다른 선택받은 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강신과 프라이가 오자 미리 와 있던 마이가 둘을 맞이했다.

“뭐하다 이제야 오는 거야?”

마이의 물음에 프라이가 답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에 설명 좀 하느라고. 그건 그렇고 전부 모인거야?”

“아니, 아직 번개의 신이 선택했다는 언비터블이란 자는 오지 않았어.”

마이의 입에서 언비터블이란 단어가 나오자 강신이 놀라며 물었다.

“언비터블? 그녀도 선택받은 자예요?”

강신의 물음에 마이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너 언비터블을 알아? 어떻게?”

“전에 만난 적 있는데 진짜 그녀도 선택받은 자예요?”

“어. 하지만 이름만 들어봤어. 그런데 넌 만나 봤다면서 그것도 몰랐냐?”

“워낙 할 말만 하는 사람이라.”

강신은 그렇게 말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샤인을 발견했다.

샤인은 강신과 프라이가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가만히 신전의 지시를 기다렸다.

“저 자식이 왜 저러지? 날 보자마자 쓰레기 어쩌구 하면서 도발할 줄 알았는데?”

강신이 샤인을 보며 그렇게 말하자 마이가 물었다.

“설마 샤인도 아는 거야? 너 생각보다 인맥 넓다.”

“저 자식이랑은 악연이에요. 꼭 내 손으로 죽여야 하는 숙적.”

“현재 우리 선택받은 자들 중에서 저 녀석을 이길 수 있다고 예상 되는 건 프라이하고 언비터블 이렇게 둘 뿐이야. 네 실력으론 어림도 없다고.”

“실력이야 열심히 올리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그런데 출발은 언제 하는 거예요? 보니까 시간도 얼마 없던데?”

“그게 윗대가리들이 작전을 짜는 중이라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더라고.”

“그럼 난 출발 전까지 작업이나 해야겠다.”

강신이 그렇게 말하면서 10용 비늘 갑옷과 40%짜리 증폭서를 꺼내려 할 때 출발 명령이 내려왔고 덕분에 강신은 증폭작업을 할 수 없었다.

다들 출발준비를 하자 강신도 주위 눈치를 살피며 그들을 따라 출발 준비를 했다.

선택받은 자들의 출발 준비는 위에서 나눠주는 통신용 팔찌와 위치를 알리는 신호탄 스크롤을 받는 것이 끝이었고 강신이 두 물건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동이 시작했다.

그런데 많은 수의 병력이 이동하는 것 치고는 이동 속도가 너무 빨랐고 그에 강신은 살짝 뛰면서 프라이에게 물었다.

“이런 식으로 뛰면서 이동하면 얼마 버티지 못하잖아요.”

“신전의 병력 대부분이 신성마법을 할 수 있어서 버프와 회복이 거의 무한대죠. 덕분에 며칠을 이런 식으로 이동해도 다들 끄떡없어요. 혹시 힘들면 저기 있는 바람의 신전 프리스트님께 말 하세요. 그럼 버프와 회복을 걸어주실 거예요.”

“아~. 네.”

강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대답하곤 뛰는데 집중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좀 안 됐을 쯤 갑자기 앞에서 멈추라는 신호탄이 올라왔고 병력은 이동을 멈추었다.

강신이 무슨 일인가 하고 프라이에게 물어보려는 순간 팔찌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선택받은 분들께서는 잠시 지휘소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선택받은 분들...

팔찌에서 들린 목소리에 선택받은 자들은 다들 지휘소가 있는 앞쪽으로 향했고 강신도 그들을 따라 앞쪽으로 갔다.

다들 지휘소에 도착하자 꽤 높아 보이는 종교인이 말했다.

“예상하시겠지만 다들 이리로 부른 것은 이 앞에 있는 제국의 성 때문입니다. 약 50만 정도의 병력이 수비하고 있는 저 성벽을 뚫어야 제국의 수도까지 최단 루트로 갈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선택받은 자들 중 가장 잘 생긴 미남인 드리드가 말했다.

“그럼 이 병력으로 그냥 밀어버리면 될 텐데 왜 저흴 부른 거죠?”

“그건 저 성에 그랜드 마스터인 폴라우 공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랜드 마스터라는 말에 주위가 조용해 졌다.

“다들 아시겠지만 현재 여기 모인 병력 중 그랜드 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건 교황님들 몇 분 빼고는 여기계신 선택받은 분들 뿐입니다.”

그 말에 이번엔 선택받은 자들 중 2m정도 되는 키에 턱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들 중에 하나가 그랜드 마스터를 상대해 달라는 말이잖소. 내가 상대 하겠소.”

“그럼 첫 번째는 나무의 신전에 제임스님이 나가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 말에 나무의 신이 선택한 제임스가 물었다.

“첫 번째라면 두 번째와 세 번째도 있다는 말이오?”

“네. 수도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는 성마다 그랜드 마스터와 8클래스 마법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그러니 한 분씩 돌아가면서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을 꼭 쓰러뜨리실 필요는 없고 저희 병력이 성벽을 뚫을 때까지만 맡아주시면 됩니다. 물론 쓰러뜨려 주시면 더 좋고요.”

설명을 들은 선택받은 자들은 종교인에게 말해 자신들이 나갈 차례를 정했다.

그렇게 강신을 제외한 여섯 명의 순서가 정해지자 종교인이 강신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이 일곱 번째군요.”

“예? 저도 그랜드 마스터나 8클래스 마법사를 상대해야 하나요? 전 아직 그들을 상대할 만한 실력이 못되는데?”

“혹시 당신은 선택받은 자가 아닙니까?”

“선택받은 건 맞는데 그런 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진 않거든요.”

“예? 그게 무슨 말인지?”

종교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렇게 묻자 프라이가 나와 말했다.

“강신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대신 제가 한 번 더 나가겠습니다.”

“그런가요? 그럼 순서는 첫 번째는 나무의 신전에 제임스님. 두 번째는 빛의 신전에 샤인님. 세 번째는 얼음의 신전에 드리드님. 네 번째는 금속의 신전에 프라이머시님. 다섯 번째는 땅의 신전에 마이님. 여섯 번째는 물의 신전에 카부라님. 일곱 번째는 금속의 신전에 프라이머시님. 이렇게 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일곱 번째까지 다 돌아가면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제임스님께서 선봉에 서 주시고 나머지 분들은 병사들과 함께 싸워주십시오.”

순서를 정하는 사이 병력들은 벌써 전투준비가 끝나 진형이 잡혀 있었고 선택받은 자들은 지휘관들의 지시에 따라 각자에게 정해진 진형으로 갔다.

진형으로 가는 사이 강신이 프라이에게 말했다.

“나 대신 나가는 걸로 해 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괜찮겠어요? 상대는 그랜드 마스터나 8클래스 마법사잖아요.”

“꼭 이겨야 하는 게 아니라 잡고만 있는 거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그랜드 마스터와는 몇 번 붙어본 적이 있으니 괜찮아요. 한 번도 이겨 본 적은 없지만요. 당신이 맡은 진형은 여기죠. 전 저쪽이니까 이만 가 볼게요. 당신을 쓰러뜨릴 사람은 나뿐이니까 죽지 않게 조심해요.”

프라이가 그렇게 살벌한 말을 하고 가자 강신은 소름이 돋는 듯 몸을 살짝 떨고는 자신이 맡은 진형의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강신을 본 지휘관은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뭘 하든 상관하지 않겠소. 하지만 우리 작전만은 방해하지 말아줬으면 하오. 그러니 무언가 할 생각이면 되도록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주길 부탁하겠소.”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렇게 대답한 강신은 전투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잠시 후 지휘소에서 전투 시작을 알리자 선봉에 서 있던 제임스가 엄청난 속도로 성벽을 향해 달려갔다.

병력들이 바로 그의 뒤를 따랐지만 제임스의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가지 못했다.

그렇게 혼자 성벽 앞에 도착한 제임스는 성벽에다 스킬을 사용해 넝쿨을 만들더니 그 넝쿨을 밟고 성벽위로 올라갔다.

제임스가 성벽을 오르자 성벽위에 있던 수비병력이 화살과 돌을 날리며 제임스를 공격했지만 제임스는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하면서 순식간에 성벽위로 올라갔다.

성벽위에 올라간 제임스는 큰 소리로 외쳤다.

“그랜드 마스터는 나와 내 나무를 받아라!”

검이 아닌 나무를 받으라는 말에 성벽위에 있던 병력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했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제임스를 공격했다.

“너희 같은 조무래기들은 저 밑에 있는 녀석들이나 상대해! 포레스트(숲).”

제임스가 포레스트 스킬을 사용하자 제임스를 중심으로 반경 100m안에 엄청난 수의 나무가 자라나더니 성벽 위를 숲으로 만들어 버렸다.

너무 다닥다닥 붙어서 자라난 나무로 인해 스킬 범위 안에 있던 병사들은 나무 사이에 끼어 압사당해 버렸다.

스킬 범위 밖에 있는 병사들이 제임스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제임스가 숲 중앙에 있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공격할 수가 없었다.

“나무에 불을 지르고 다들 물러나 거라.”

한 지휘관의 명령으로 병사들이 나무에 기름을 부어 불을 붙였지만 기름만 탈뿐 나무는 전혀 타질 않았다.

그에 병사들이 당황해 하고 있을 때 한 꽃중년 남자가 숲에 다가가더니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자 숲을 이루고 있던 나무의 3분에 1이 베어졌고 덕분에 숲 중앙에 있던 제임스가 보였다.

“성벽의 돌 성분을 흡수한 석목(돌 석. 나무 목.)을 그렇게 쉽게 베다니. 당신이 그랜드 마스터인 폴라우 공작이요?”

“그러는 너는 신의 선택을 받은 자인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