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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광활한 폐허 위에 두 사내가 서 있었다.
“서슴지 않고 이런 짓을 하다니. 네 놈이 영웅이란 소문은 다 헛소문이었구나.”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이 도시를 날려 버린 건 네놈이잖아. 난 도시를 날려버린 네 놈을 처단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고.”
“샤인! 죄 없는 도시 사람들을 전부 죽여 놓고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냐!”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네놈이 한 짓이다. 난 네 놈을 처단하러 온 것이고.”
“흥. 그럼 저 불에 탄 것 같은 흔적은 뭐라고 할 거지? 난 바람을 다루기 때문에 내가 했다면 저런 흔적이 남을 리가 없다.”
“상관없어. 어차피 널 죽이고 네가 했다고 하면 다들 믿을 태니까.”
“과연 네 놈이 날 죽일 수 있을까? 윈드 퍼레이드.(바람의 축제)”
현재 샤인과 대치하고 있는 이는 바람의 신이 선택한 네이라는 남자로 바람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크레이지 윈드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네이가 윈드 퍼레이드라는 스킬을 사용하자 주변에 수 십 개의 토네이도가 생겨나더니 샤인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샤인은 피하거나 막지 않고 서있는 자세 그대로 수 십 개의 토네이도를 받았는데 커다란 바위도 가루로 만들어 버릴 정도의 위력인 토네이도가 샤인의 갑옷엔 기스 하나 내지 못했다.
“흥. 내 공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윈드 스페이스.(바람의 공간)”
네이가 스킬을 사용하자 토네이도가 합쳐져 커다란 토네이도가 되더니 내부에 있는 산소만 내보내기 시작했다.
토네이도의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던 샤인도 호흡 곤란엔 어쩔 수 없는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킬을 사용했다.
“빛의 무효.”
샤인이 스킬명을 외치자 샤인의 몸에서 밝은 빛이 번쩍였는데 그 순간 샤인 주위에 모든 스킬이 사라져 버렸다.
“윽. 패시브 스킬까지 없애다니. 저건 너무 사기잖아. 응? 그래도 다행히 바로 돌아오는군. 저 스킬을 다시 사용하기 전에 끝내는 수밖에. 윈드 스피드.(바람의 속도)”
스킬을 사용하자 네이의 등에 작은 소용돌이가 생기더니 네이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진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용돌이의 도움으로 사라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빨리 움직인 것었이다.
네이는 엄청난 속도로 샤인의 주위를 돌면서 샤인을 공격했는데 너무 빨라서 그런지 샤인은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그냥 당하고만 있었다.
한참 그런 식으로 공격하던 네이가 갑자기 공중에 나타나더니 말했다.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다니. 역시 빛의 신의 갑옷이군. 하지만 과연 이 공격에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윈드 갓 브레스.(바람의 신의 숨결)”
스킬명을 외치는 동시에 네이의 입에서 소용돌이가 뿜어져 나와 엄청난 속도로 샤인에게 향했는데 이번엔 샤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건 좀 위험한데. 그래도 그것으로 이곳에 네 놈의 흔적은 확실히 남을 태니 이제 끝내도 되겠어. 빛의 신병 강림.”
소용돌이가 샤인을 덮치기 직전 샤인의 뒤에 빛이 모여들더니 거대하고 새하얀 근육질 남자가 나타나 소용돌이를 막았고 남자에게 막힌 소용돌이는 엄한 바닥을 때렸다.
“빛의 신병. 저자를 잡아와라.”
샤인의 명령에 새하얀 근육질 남자가 네이를 잡으려고 했지만 네이는 등에 있는 소용돌이를 이용해 바람처럼 빨리 피했다.
“바람처럼 빠른 나를 잡을 수 있을까?”
네이의 말에 샤인은 비웃는 것처럼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람이 아무리 빨라도 빛보다 빠를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네이 앞에 나타난 근육질 남자는 거대한 손으로 네이를 잡았다.
네이가 등에 있는 소용돌이를 이용해 도망치려고 했지만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근육질 남자의 손을 피할 순 없었다.
네이를 잡은 근육질 남자는 바로 네이를 가지고 샤인의 앞으로 갔다.
“날 어쩔 샘이지?”
네이의 물음에 샤인이 검을 들며 말했다.
“당연히 죽여야지. 우린 원래 서로를 죽이기 위해 선택 된 거니까. 네 놈의 직업과 장비는 내가 잘 사용해주지.”
샤인은 그렇게 말 하면서 네이의 목을 잘랐다.
아무리 몸이 게임 캐릭터라도 목이 잘리면 죽는 것이다.
네이의 목이 잘리자 네이의 몸에서 이상한 기운이 빠져나오더니 샤인의 몸에 흡수되었다.
“스텟이 그대로인 걸 보니 선택받은 자를 죽이면 직업만 내 것이 되나보군. 덕분에 약간 강해지긴 했지만 아직 프라이머시 그년을 상대하기엔 많이 부족해. 나머지 녀석들을 전부 죽이고 직업과 장비를 전부 내 것으로 하면 그년도 상대가 안 되겠지? 쓰레기 녀석은 그년을 죽인 후 천천히 가지고 놀다가 죽여주지.”
샤인은 네이의 시체에서 쓸 만 한 아이템을 챙기곤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해 빛의 신전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대륙엔 도시를 파괴한 바람의 신사 네인을 빛의 영웅 샤인이 처단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강신은 드워프가 이틀이나 걸려 만든 검을 확인했다.
드워프제 동 검
종류 : 한손 검
내구도 : 5800/5800
공격력 : 3000
*설명
드워프가 만든 검으로 재질은 동이지만 드워프만의 특수 제련방식으로 만들어 강철을 뛰어넘는 내구도를 가지고 있다. 워낙 잘 만들어져 내구도 못지않게 공격력도 뛰어나다.
‘동으로 만든 검이 이 정도라니. 역시 드워프가 만든 검이군. 동으로 만든 검이 이정도면 미스릴로 만들면 어떤 게 나오는 거야?’
강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증폭하기 전 자신의 검을 생각했다.
훈련용 강철 검
종류 : 한손 검
내구도 : 1500/1500
공격력 : 120
*설명
훈련용으로 만든 검이라 날은 별로 날카롭지 않지만 내구도가 매우 뛰어나다. 내구도 위주에다 훈련용으로 만들어 한 손으로 들기엔 많이 무겁다.
공격력과 내구도가 등급에 맞지 않는 것은 몬스터를 잡고 나온 아이템이 아닌 히어로 아카데미 훈련장에서 챙긴 검이라 그런 것이었다.
훈련용 강철 검의 수치를 보면 알겠지만 드워프가 만든 검은 동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공격력과 내구력을 가지고 있었다.
강신이 검을 확인하는 사이 드워프 장로가 말했다.
“이제 시작하기로 하지.”
“네. 그런데 방식은 어떻게 하죠?”
“방식은 하나가 부러질 때까지 두 개의 검을 서로 부딪치는 거지.”
“설마 드워프들이 만든 검에다 오러 소드를 만들어 부딪치는 건 아니죠?”
“지금 우리를 뭐로 보는 건가! 그런 더러운 짓은 인간들이나 하는 거지 우리 드워프들은 그런 짓 절대 하지 않네.”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하죠.”
“검을 들 거라.”
드워프 장로의 명령에 비슷한 덩치의 드워프 둘이 각자 동으로 만든 검과 강철로 만든 검을 들었다.
“자. 그럼 시작 하 거라.”
두 드워프는 서로 들고 있는 검을 힘껏 부딪치기 시작했는데 부딪치는 횟수가 10번이 넘어가자 한 드워프 장로가 말했다.
“말도 안 돼. 저런 조잡한 검이 어떻게 아직도 멀쩡할 수 있지? 분명 이미 부러졌어야 정상인데?”
그 말에 강신이 말했다.
“제가 전에 겹 증폭을 했다고 말 했잖아요.”
“아무리 겹 증폭이라 하더라도 이건 말이 안 돼.”
“그래서 지금 내기를 무르겠다는 건 아니겠죠?”
강신의 말에 다른 장로가 말했다.
“그럴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하지 말게나. 자네도 좀 진정하게. 아직 끝난 게 아니잖나.”
그 장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검이 부딪치는 순간 동시에 두 검에 금이 갔는데 드워프가 만든 검에 생긴 금이 더 컸다.
그것을 본 드워프 장로들은 여유롭던 처음과 달리 손에 땀을 쥐며 결과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창고에 보관중인 물건도 중요하긴 하지만 여기서 지면 자신들의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에 절대 지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손에 땀을 쥐며 결과를 기다리는 드워프 장로들과 달리 강신은 아주 여유로웠다.
‘증폭을 무시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라고.’
강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증폭을 한 후의 강철 검의 정보를 떠올렸다.
훈련용 강철 검 (10%)(10%)(10%)(10%)(10%)(10%)(10%)(10%)(10%)(10%)(10%)(10%)
(10%)(10%)(10%)
종류 : 한손 검
내구도 : 1500/1500(6266/6266)
공격력 : 120(502)
*설명
훈련용으로 만든 검이라 날은 별로 날카롭지 않지만 내구도가 매우 뛰어나다. 내구도 위주에다 훈련용으로 만들어 한 손으로 들기엔 많이 무겁다.
‘다행히 강철 검 쪽 내구도가 500정도 더 높으니 내가 이기는 게 당연하지.’
여담이지만 강신은 이 검을 겹 증폭 하고 난 후 ‘왜 내가 사용하지 않을 건 이렇게 증폭이 잘 되는 거야!’라고 소리쳤었다.
얼마 후 계속 부딪치던 두 검 중 하나가 부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이럴 수가. 인간이 만든 검 따위에 지다니. 이건 말도 안 돼.”
그것을 시작으로 드워프 장로들의 한탄이 시작됐다.
강신은 드워프 장로들이 마음껏 한탄하도록 가만히 보고 있다가 얼마 후 좀 진정되자 말했다.
“인간이 만든 검에 진 것이 아니라 증폭에 진 거니까 너무 실망하진 마세요.”
“그걸 지금 위로라고 하는 건가? 아무리 겹 증폭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얼마나 강해지겠나?”
“10%짜리 증폭서로 15번 증폭 됐다면요?”
“우리가 아무리 증폭에 대해 모른다 해도 두 번째 증폭부터 실패 확률이 크다는 건 알고 있네. 그런데 15번 증폭 됐다고? 지금 우리가 졌다고 놀리는 건가?”
“확인주문서에 대해선 아시죠? 자요. 이 확인 주문서로 확인해 보세요.”
드워프 장로는 강신이 건넨 확인 주문서로 부러지지 않은 강철 검을 확인해 보았다.
“아니, 이게 무슨...”
드워프 장로가 너무 황당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하자 강신이 말했다.
“어쨌든 내기에선 제가 이겼으니 창고로 안내해 주시죠.”
강신의 말에 그동안 강신 앞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던 족장이 말했다.
“처음부터 이걸 노린 것인가?”
“굳이 따지자면 그렇죠. 하지만 제가 속이거나 한 건 없지 않습니까?”
“교활한 자였군. 그런데 어떻게 증폭을 15번이나 성공할 수 있지? 고대시대 이후론 신의 저주 때문에 그런 과도한 증폭은 불가능 할 텐데?”
“제가 증폭 운이 좀 좋거든요. 그래서 제게 증폭을 의뢰 하는 자도 있었죠.”
마이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가? 믿기진 않지만 눈앞에 증거물이 있으니. 그런데 혹이 이 검을 우리에게 주면 안 되겠나?”
“예? 그건 왜요? 그것보다 훨씬 좋은 무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이 정도로 증폭된 무기가 신기해서 그러네.”
“음~. 알았어요. 드리죠. 대신 창고에서 물건을 하나 더 고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알았네. 그럼 총 2개를 고르는 것이군.”
“아자! 빨리 창고로 가시죠.”
드워프 족장은 자신이 직접 안내해 강신을 창고로 데려갔다.
그렇게 드워프의 작품 창고에 들어간 강신은 창고에 있는 물건 중 무기와 방어구, 악세사리만 확인하면서 다녔는데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창고에 들어간 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창고에 있는 무기, 방어구, 악세사리를 10분에 1도 보지 못했다.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봤는데도 강신은 30일 정도 후에야 창고에 있는 무기, 방어구, 악세사리를 전부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 모은 건지는 몰라도 최대한 빨리 보기만 했는데도 한 달이나 걸려 버렸네. 이 중에서 두 개만 골라야 한다는 게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약속이니. 그런데 왜 자꾸 뭔가 잊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그때 갑자기 알림 음이 들리면서 팔찌에서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아! 이것 때문에 들어왔던 거지? 그러고 보니 무기 중에 다크 디스트로이랑 라이트 디스트로이가 있던데. 그걸 찾으라는 거였나?”
그 말에 맞춰 퀘스트 창이 사라졌다.
“역시나 그거였군. 하지만 내가 점찍어 둔건 따로 있는데. 솔직히 그 두 검은 좋긴 한데 공격력만 높고 마법이나 스킬이 하나도 없어서 별론데. 뭐. 어차피 퀘스트는 깨지 않아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내가 원하는 걸 골라야겠다.”
그 말에 또 알림 음이 들리면서 퀘스트 창이 떠올랐지만 강신은 그걸 무시해 버리곤 자신의 맘에 드는 장비들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강신은 실수로 귀걸이를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 귀걸이를 줍기 위해 바닥에 엎드리는 순간 마기를 느꼈다.
“어라? 이 포근한 기운은 마기? 이 진열대 위에 있는 마검 때문에 바닥에서 느껴지는 마기를 모르고 지나쳤나보네. 그런데 바닥에서 왜 마기가 느껴지지? 설마 밑에 진짜 중요한 것들을 숨겨둔 비밀 창고가 있는 거 아니야? 난 분명 창고 안에 있는 물건을 고른다고 했으니 이 밑에 있는 물건도 확인할 권리가 있지.”
그렇게 말한 강신은 창고 안에 있는 무기 중 공격력이 가장 높은 다크 디스트로이와 라이트 디스트로이를 각각 양 손에 나눠 들고 바닥을 찍었다.
찍는 순간 멸살의 기운을 방출한 덕분에 한 번에 창고 밑에 숨겨둔 공간이 들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