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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져트 나이트메어
강신일행은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영역에 들어 온지 일주일이 다 되 가도록 데져트 나이트메어를 만나지 못했다.
덕분에 며칠 동안 계속 멸살심법의 기운을 돌린 강신은 죽을 지경이었다.
기운을 방출하지 않고 계속 돌리기만 하니 내력이 부족해서 죽을 지경은 아니고 정신력 때문이었다.
지금 말하는 정신력은 상태창에 있는 정신력이 아니라 강신의 의지 같은 정신적인 것을 관장하는 정신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며칠 동안 풀로 기운을 돌리느라 정신이 혹사당하다보니 꼭 며칠 동안 한 숨도 자지 않고 공부만 한 고등학생과 비슷한 상태였다.
덕분에 강신은 현재 자신의 내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자신의 기운 컨트롤이 얼마나 능숙해졌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욱. 이제 구역질까지 올라오네. 아무 걱정 없이 한 숨 푹 자고 싶다.”
강신의 그 말에 언비터블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겨우 그거 가지고 엄살을 부리다니. 강해지기 위해 죽을 고비도 넘기려던 것 아니었나?”
“이건 좀 피곤해서 그런 거지 강해지려는 건 변함없어요.”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럼 이제부터 기운을 돌리기만 하지 말고 1분에 1번씩 방출해. 하루 종일 하려면 방출할 때의 기운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할 것이다.”
“하루 종일이요? 하지만 그러다 데져트 나이트메어를 만나면 어떻게 하라고요?”
“그러라고 시키는 거다. 죽을 고비를 원하는 거 아니었나?”
“그렇기 하지만... 알았어요.”
강신은 그렇게 멸살의 기운을 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방출까지 하기 시작했는데 덕분에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였다.
현재 강신이 신경 쓰고 있는 건 멸살의 기운을 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거기다 혹시라도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는 샌드 웜이나, 샌드 트래퍼, 샌드 스토커에 대비해 바닥에까지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력이 거의 한계 상태였다.
물론 이곳은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영역이라 타 몬스터들이 없다는 멀릿의 말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에 바닥에까지 집중하는 것이었다.
보통 사람이 현재 강신이 하고 있는 만큼 신경을 쓴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기절했을 태지만 게임 캐릭터에다 그동안 몬스터들을 상대하면서 정신력이 많이 성장한 강신은 거의 일주일 내내 그러고 있는 대도 그저 극도에 피곤함만 느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상태에서 기운 방출이 추가되자 강신은 점점 하늘이 노랗게 보이다가 눈이 저절로 감기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하지만 강신은 최대한 눈에 힘을 주며 겨우겨우 버텼고 그렇게 반나절 정도 버티자 전처럼 극도에 피곤함만 느껴지게 되었다.
반나절 동안 강신의 정신력이 성장한 것이다.
그렇게 정신적인 문제가 해결되자 이번엔 멸살의 기운에 문제가 생겼다.
저절로 감기는 눈에 너무 신경 쓰다가 방출하는 기운의 양 조절에 실패해 이제 기운이 거의 바닥난 것이었다.
언비터블이 운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은 새벽 4~6시, 밤 10~12시 뿐인데 아직 저녁 7시였다.
‘현재 남은 기운으론 아무리 최대한 조금씩 방출한다 해도 30분이 고작이라 10까지 버티는 건 무리야. 그렇다고 갑자기 기운 조절을 못했다면서 운기를 할 수도 없고. 저 성격에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분명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운 나쁘면 이제 재미없다며 죽일지도 모르고. 으~. 이 상황을 어떻게 넘겨야 하지? 그래. 방출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거야. 설마 시간을 재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한 강신은 방출 주기를 1분에서 조금씩 늘리려고 했는데 방출 시간이 1분에서 살짝 넘어가자 언비터블이 걸음을 멈추면서 말했다.
“겁이 없는 건지 아님, 생각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만 더 시간을 넘기면 이렇게 될 거다.”
언비터블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앞쪽에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더니 뒷산만한 모래 언덕이 만들어졌다.
그 관경을 본 강신은 다시 1분마다 기운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역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죽일 생각인 거야. 이제 30분 뒤에 어떻게 하지? 이렇게 되면 최대한 방출하는 기운의 양을 줄일 수밖에...’
강신은 그때부터 모든 정신을 기운 돌리기와 기운 방출에 집중했고 덕분에 방출하는 기운의 양이 살짝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1시간이 한계였고 1시간 후 딱 3번 방출할 양의 기운만 남게 되자 강신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절대 허언을 할 성격이 아니니 내가 기운을 방출하지 않으면 분명 날 죽일 거야. 이제 딱 3번 남았는데. 정말 여기서 죽는 건 아니겠지? 읍. 이제 2번. 내 생이 2분남은 건가?’
그 순간 강신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보게 됐다.
기억의 시작인 고아원에 있었을 때부터 번개 맞고 죽은 후 이곳으로 와 카렌을 만나고 카렌을 살리기 위해 강해지려는 여행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를 한 순간에 전부 돌아본 강신은 생각했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내가 죽으면 카렌은 어떻게 해? 난 절대 이대로 죽을 순 없어!’
그 생각이 하늘에 닿았는지 갑자기 앞에서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먼지를 일으키며 일행이 있는 곳으로 오는 게 보였다.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나타났으니 다들 준비하게나. 아까 그 폭발 소리를 듣고 왔나보군.”
그렇게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온다는 것을 알린 멀릿은 일행들에게서 떨어져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고 베헤모도 멀릿을 따라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둘이 숨기위해 구덩이를 파는 동안 강신은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에 살짝 긴장이 풀리려고 했는데 그때 언비터블의 목소리가 들렸다.
“앞으로 두 번이 한계였을 텐데 운이 좋군. 그런데 저 괴물을 상대해야 하는 상태에서 긴장을 풀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
그 말에 강신은 풀리려던 긴장을 붙잡고 기운을 돌리며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가까워지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강신이 있는 곳에 도착한 데져트 나이트메어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강신과 언비터블을 뿔로 밀어버렸다.
잠시 돌연변이 바실리스크인 데져트 나이트메어를 설명하자면 전체적으론 연한 초록색 이구아나처럼 생겼고 다리는 4쌍에 머리에서부터 꼬리 끝까지 많은 수에 작은 뿔들이 나있다.
이마에는 다른 뿔에 비해 10배 정도 큰 뿔이 하나 있고 꼬리 끝에도 반달 모양에 커다란 뿔이 있는데 둘 다 공격용이다.
마지막으로 길이는 머리끝부터 꼬리 끝까지 약 80m정도였고 발끝부터 머리끝까지의 높이는 약 30m정도 됐다.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많아서 그런지 속도는 사막에서도 시속 300km이상 낼 수 있었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자신들을 향해 돌진해오는 데져트 나이트메어에 본 강신은 모래 숨기로 모래 속으로 숨어버렸고 언비터블은 경공을 사용해 공중으로 떠올랐다.
하나는 바닥에 숨고 하나는 공중으로 올라가자 둘을 지나친 데져트 나이트메어는 차가 드리프트를 하는 것처럼 미끄러지면서 뒤로 돌았는데 돌아선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눈에선 빛이 나고 있었다.
바실리스크의 특기인 석화광선을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일반 바실리스크가 사용하는 석화광선의 효과가 미치는 길이는 길어야 5m 안팎이지만 데져트 나이트메어는 돌연변이라 그런지 100m가 넘었는데 현재 강신과 언비터블은 데져트 나이트메어와 50m도 떨어져있지 않았다.
그렇게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눈에서 노출 되는 것은 전부 돌로 만들어버리는 석화광선이 발현되기 직전 언비터블이 검지와 중지만 편 상태로 상대의 눈을 찌르듯 팔을 뻗었는데 그 순간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눈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꾸에~~~~~~~엑!”
폭발로 인한 고통 때문인지 아님, 두 눈을 잃어서 인지 모를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비명소리에 모래 속에 숨어있던 강신이 머리를 살짝 내밀었다.
“벌써 눈을 잃은 거야? 사막의 악몽이라 불리는 괴물을 저렇게 쉽게 장님으로 만들어 버리다니. 도대체 언비터블의 정체는 뭐야? 설마 신인가?”
강신이 머리만 내민 채 혼잣말을 하고 있는 사이 공중에 떠있던 언비터블이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말했다.
“내가 해주는 건 여기까지. 저 정도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눈먼 괴물도 이기지 못한다면 그냥 죽어라.”
그 말에 강신은 살짝 소름이 돋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모래 위로 올라와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데져트 나이트메어는 두 눈에 피를 흘리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는데 워낙 큰 덩치에 무지막지한 힘으로 인해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몸에 부딪치는 부분엔 작은 언덕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특히 이리저리 휘두르는 꼬리에 부딪치는 부분은 큰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은 굉음과 함께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났다.
덕분에 강신은 데져트 나이트메어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약간 떨어진 곳에서 틈이 생기길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꼬리에 부딪친 모래가 강신을 덮쳐왔고 그에 강신은 재빨리 모래 숨기로 모래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산탄 총알보다 더 강하게 날아온 모래는 강신이 숨은 모래를 뚫고 들어가 강신의 몸을 때렸다.
강신은 온 몸에 느껴지는 모래 알갱이에 ‘설마 이대로 모래 알갱이에 온 몸이 꿰뚫려 죽는 건가’하고 생각했지만 강신의 생각과 달리 단 하나의 모래 알갱이도 강신의 몸을 꿰뚫지 못했다.
‘이럴 수가. 총알처럼 날아오던 모래 알갱이가 내 피부를 뚫지 못하다니. 기운이 줄어든 것으로 봐선 멸살심법의 기운 덕분인 것 같은데. 뭐. 어쨌든 목숨은 건졌으니. 하지만 이제 기운이 한 번 방출 할 양밖에 남지 않았어.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데져트 나이트메어를 쓰러뜨려야 하는데. 역시 몸속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
강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래 위로 머리만 살짝 내밀어 데져트 나이트메어를 살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저렇게 난리를 피워대면 다가갈 수가 없잖아. 잠깐. 굳이 지상으로 이동할 필요는 없지.”
강신은 바로 모래 숨기를 사용해 지하 깊숙이 내려가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있는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원래 모래 숨기 스킬은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기술이라 모래 속에서 이동하는 기능은 없었다.
그런데도 강신이 지하 깊숙한 곳에서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은 현재 강신이 누운 상태로 모래 숨기를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모래 숨기는 사람이 서있는 것을 기준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스킬인데 현재 강신은 모래 속에서 발이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있는 방향으로 누워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꼼수를 이용해 진동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곳까지 이동한 강신은 자세를 서있는 형태로 바꿔 위로 올라갔다.
얼마 후 모래 위로 올라온 강신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는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발을 발견하곤 바로 옆으로 굴러 피했다.
올라오기 전에 쿵쿵 소리가 들리는 곳 사이에 안전할 만한 곳을 찾아 올라온 것이었지만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계속 움직이는 바람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 진 것이었다.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발을 피한 강신은 그 발이 다시 올라가기 전에 재빨리 다리를 붙잡고 큰 기둥을 타고 올라가듯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몸을 향해 올라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채찍처럼 날아온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꼬리 때문에 다리에서 떨어졌다.
시각은 잃었지만 감촉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뭔가가 붙은 것을 느끼곤 바로 공격한 것이다.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민감한 촉각 때문에 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없게 되자 강신은 작전을 바꿔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다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원래 현재 강신의 공격으론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가죽에 흠집도 낼 수 없었지만 사기급 아이템인 찢어발기다가 덕분에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8개에 다리엔 상처가 계속 늘어났다.
그런데 한참 공격을 하던 강신의 손에 불길한 느낌 느껴졌다.
“방금 뭔가 균열이 가는 느낌이 난 것 같은데?”
강신은 잠시 공격을 멈추고 찢어발기다의 칼날을 살폈는데 불행히도 찢어발기다의 모든 칼날에 금이 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구력을 생각 못했잖아. 하필 이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