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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살심법
강신이 거대 샌드 웜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가만히 보고만 있자 언비터블이 말했다.
“내가 알려준 걸 벌써 잊었나?”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사용을 하죠.”
“분명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여 줬을 텐데.”
강신은 자신들이 있는 방향으로 쓰러지는 샌드 웜을 피하면서 말했다.
“당신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 그런 어려운 기술을 보는 것만으로 따라하지 못해요. 그리고 제가 보는 것만으로 따라 할 수 있었으면 강해지려고 이렇게 고생하지도 않았죠.”
“나완 다른 건가? 그럼 대충 요령을 알려주지. 내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돌려주는 기운을 운용해서 상대를 가격해라.”
“기운을 운용하는 방법도 알려줘야지요.”
“매일 해주고 있는데 그것도 못한다는 건가? 그럼 그냥 그 괴물에게 죽어라.”
언비터블의 무책임한 말에 오기가 생긴 강신은 엄청난 속도로 기어오는 샌드 웜을 피하면서 몸속의 기운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기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운을 움직이려고 용을 쓰는 강신을 보며 언비터블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걸 왜 못하는 거지? 매일 내가 해주는 대로 기운을 움직이면 되는 것을...”
그 말에 강신은 혹시나 하고 언비터블이 기운을 움직여줄 때마다 외우던 멸신심법을 외우면서 기운을 움직여 보았는데 그러자 꿈쩍도 하지 않던 기운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운을 움직이는 요령을 알아낸 강신은 언비터블이 말한 대로 기운을 운용하면서 주먹으로 샌드 웜의 몸을 때렸다.
하지만 자신의 손만 아플 뿐 샌드 웜에겐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언비터블이 한심하다는 듯 말을 했다.
“정말 어디까지 설명해줘야 하는지 모르겠군. 공격은 상대를 없애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공격하면서 기운을 그냥 몸에 품고만 있는 거지? 그럴 거면 뭐 하로 기운을 움직인 거야?”
“그럼 처음부터 공격 할 때는 기운을 방출해야 한다고 말을 해줘야지요. 무공을 처음 배우는 제가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요?”
강신이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기운을 움직이자 언비터블이 또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당연한 걸 왜 모르지? 난 처음 배울 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거야 당신이 저와 달리 천재였나 보죠.”
“천재라... 또 그건가? 아무튼 일단은 그 괴물에게 집중하는 게 좋겠군.”
언비터블의 말에 강신은 더 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돌리던 기운을 손에 집중해 방출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먹으로 샌드 웜을 때렸다.
퍽!
강신의 주먹이 샌드 웜의 몸을 때리는 순간 가죽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샌드 웜의 옆구리에 구멍이 나면서 엄청난 양의 피가 뿜어져 나왔고 덕분에 강신은 샌드 웜의 피를 뒤집어쓰게 되었다.
갑작스런 상처에 놀란 샌드 웜을 그대로 모래 속으로 도망쳐 버렸다.
샌드 웜이 도망가자 지금껏 열심히 도망치던 베헤모와 멀릿은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 주저 않았고 샌드 웜의 피를 뒤집어 쓴 강신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 피를 털어냈다.
그런데 그때 언비터블이 피를 털어내고 있는 강신에게 다가와 물었다.
“좀 전에 넌 보는 것만으로 따라하지 못한다고 했지? 그건 왜 그런 거지?”
“당연하잖아요. 그런 걸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설마 당신은 그런 걸 보기만 해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너는 그렇지 않나?”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에 사람들이 그래요.”
“그래서 나보고 천재라고 한 건가?”
“보통 그런 걸 보기만 해도 할 수 있으면 천재죠. 그런데 진짜 그냥 보기만 해도 그런 기술들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이게 신기한가? 하지만 내겐 그걸 하지 못하는 너희가 신기하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냥 보면 어떻게 하는 건지 다 알 수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군.”
“부러운 능력이네요. 아무튼 이제 알았으면 무공 좀 제대로 알려 주세요.”
“그럴 생각은 없으니 알아서 배우도록.”
언비터블은 그렇게 말하곤 다시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고 셋도 다시 뭉쳐 그 뒤를 따랐다.
가는 동안 강신의 몸에서 나는 샌드 웜의 피 냄새 때문에 베헤모와 멀릿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냄새를 참느라 고생중인 베헤모와 멀릿과 달리 강신은 좀 전에 샌드 웜의 옆구리에 구멍을 낼 때 들린 알림 음을 확인했다.
‘기운을 방출하는 순간 분명 알림 음과 함께 멸살심법을 익혔다는 음성이 들렸어. 확인.’
이름 : 강신 레벨 : 29(1254773/8521508) 포인트 : 8746 등수 : 10
*스텟
힘 : 10 민첩 : 39 체력 : 68 지력 : 68
보너스 스텟 : 0
생명력 : 9700/9700 정신력 : 9700/9700
데미지 : 1638 방어력 : 349
*직업
데빌 헌터(악마 사냥꾼).
마족을 사냥하면서 강해지는 최상위 클래스. 데빌 메이커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클래스라고도 하며 모든 마족들의 원수이기 때문에 마계의 문이 열리지 않게 막아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직업스킬.
-데빌 킬러le(1)0%
마족을 죽일 때 마다 모든 일반 스텟이 오른다.(최하급:1, 하급:3, 중급:6, 상급:10, 최상급:20, 남작50, 자작100, 백작200, 후작300, 공작:400, 대공:500, 마왕:1500, 마신:5000)
추가 스텟 5%상승
추가 스텟:0
-데빌 디텍션le(1)0%
주위 마족을 찾고 마족의 능력도 확인한다.
마족 탐지 거리:100m
정신력:20
-데빌 위큰 오로라le(1)0%
마족을 약하게 만드는 오로라를 발사한다.
오로라범위:10m
마족의 힘 5%감소
마족의 민첩 5%감소
마족의 생명력 5%감소
마족의 마력 5%감소
*특수능력
-멸살심법 1성
자연의 기운을 모아 멸살의 기운으로 바꾸는 심법으로 멸살의 기운을 제어하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기운을 쌓기 시작한 건 며칠 전부터였지만 상태창에 무공이 생긴 건 이 기운으로 공격한 직후였어. 아직 다른 무공이나 스킬을 익히지 못해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무공이 생긴 걸 보면 무공을 사용할 수 있어야 익힌 것으로 치는 것 같군. 그건 그렇고 방금 샌드 웜은 내 손으로 끝낼 수 있었는데 진짜 아까워. 언비터블이 했던 것처럼 속을 터트리면 한 방에 끝낼 수 있겠지만 난 아직 그렇게 못하니 다음번엔 먼저 속으로 들어간 다음 멸살심법으로 공격해야겠다.’
강신은 생각한 것을 실행하고 싶은 맘에 빨리 샌드 웜이 습격해 주길 기다렸는데 강신의 바람대로 전 샌드 웜에게 습격 받은 지 30분도 안 돼 샌드 웜이 습격해 주었다.
이번에도 가장 먼저 위압감을 느낀 강신의 외침에 샌드 웜의 습격을 피한 베헤모와 멀릿은 바로 도망쳤지만 강신은 도망치지 않고 재빨리 모래를 주워 모래 위로 올라온 샌드 웜에게 던졌다.
‘샌드 웜이 모래 위로 쓰러지기 전에 빨리 몸속으로 들어가야 해.’
강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찢어발기다를 장착한 손으로 샌드 웜을 공격했다.
강신이 던진 모래 하나하나가 공격으로 인정 됐는지 샌드 웜의 가죽은 일격에 찢어졌고 강신은 찢어진 틈으로 뿜어지는 샌드 웜의 피에 밀려나지 않도록 바로 찢어진 부분을 잡고 샌드 웜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샌드 웜의 몸속으로 들어간 강신은 좀 전에 샌드 웜에게 했던 것처럼 멸살심법의 기운을 돌리다 주먹으로 내뿜었는데 그 순간 강신은 온 몸에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계속 커지는 압박감으로 인해 강신은 체력이 쭉쭉 줄어드는 걸 느꼈는데 체력이 거의 다 빠졌는지 온 몸에 힘이 빠질 때쯤 갑자기 해방감과 함께 바깥세상이 보였다.
강신이 내뿜은 멸살의 기운으로 인해 내부에 엄청난 압력이 생긴 샌드 웜의 몸이 끝내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원래 샌드 웜의 가죽은 워낙 질기기 때문에 강신이 죽기 전에는 폭발하지 않았을 태지만 강신이 샘드 웜의 몸속으로 들어갈 때 뚫은 그 구멍으로 인해 강신이 죽을 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었다.
그렇게 샌드 웜의 살점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강신은 바로 일어서려고 했지만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일어설 수가 없었다.
“체력이 거의 바닥나서 그런가? 아니야. 전에 체력이 10정도 남았을 때도 걸을 순 있었어. 그럼 도대체 뭐 때문에 일어설 수조차 없는 거지?”
그 의문에 대한 답은 강신의 전투를 지켜보던 언비터블이 해 주었다.
“내력을 거의 다 쏟아 냈으니 못 일어나는 게 당연하지. 이제 혼자서 기운을 돌릴 수 있을 태니 호흡을 크게 하면서 기운을 돌려. 그럼 금방 일어설 수 있을 거다.”
강신은 언비터블이 시킨 대로 호흡을 크게 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기운을 돌렸는데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힘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힘이 돌아온 강신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언비터블에게 물었다.
“저 그런데 멸살심법을 이용한 공격이 원래 이렇게 내력 소모가 큰가요?”
“그건 자기하기 나름이다. 솔직히 이번 녀석도 굳이 그렇게까지 내력을 쥐어짜서 공격할 필요는 없었어. 덕분에 잘 못 했으면 너도 압사 당할 뻔 했고.”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전에도 말했지만 내 눈엔 그런 것들이 보기만 해도 그냥 보여.”
“정말 편리한 눈이네요. 아무튼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계속 전투 후에 이런 상태라면 상대의 수가 많을 때 위험하잖아요.”
“그거야 사용할 내력을 조절하면 되지. 상대가 어느 정도 기운으로 공격해야 죽을지 모르겠으면 싸우면서 알아내. 그러다보면 처음 만난 상대도 바로 어느 정도의 기운으로 죽일 수 있을지 알 수 있게 될 거다.”
언비터블은 그렇게 말해주곤 다시 걷기 시작했고 셋도 그 뒤를 따랐다.
며칠 후 강신일행은 드디어 샌드 웜의 서식지에서 벗어났다.
“휴~. 며칠 동안 계속 바닥에만 신경 써서 그런지 이젠 가만히 있어도 눈이 바닥으로 가요. 그래도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그렇게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는 베헤모의 분위기를 깨듯 멀릿이 말했다.
“원래 이곳도 샌드 웜의 서식지였지.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이곳에 자리를 잡기 전까진 말이야.”
그 말에 편안하던 베헤모의 표정이 순식간에 긴장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럼 이곳이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영역이라는 거예요?”
“그렇다네. 그러니 너무 맘 놓고 있지 말게나.”
긴장한 표정으로 멀릿의 말을 듣고 있던 베헤모는 갑자기 수첩을 꺼내면서 즐거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드디어 연구 대상에게 가까워졌군요. 흐흐흐흐흐. 녀석의 머리끝부터 꼬리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샅샅이 훑어봐 주겠어. 흐흐흐흐흐흐.”
갑자기 변한 베헤모의 괴 행동에 멀릿이 강신에게 물었다.
“이 친구 원래 이런가?”
“자신이 연구할 대상에게 가까워지면 저렇게 변하더라고요. 처음엔 저도 보고 놀았어요. 그런데 사람은 해치지 않으니까 걱정 마세요.”
“사람은 해치지 않는 다라.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젊은이들이군. 아무튼 알았네. 그리고 다들 조심해야 할 것을 알려주겠네. 만약 데져트 나이트메어를 보게 된다면 절대 녀석의 눈이 빛날 때 녀석의 시야에 있지 말게. 녀석의 눈에서 나오는 빛은 석화광선이라서 살짝이라도 노출되면 노출 부위가 바로 돌이 되어 버리니까. 그리고...”
강신과 베헤모는 멀릿이 알려주는 정보를 집중해서 들었지만 언비터블은 관심 없다는 듯 계속 걷기만 했다.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영역에 들어 온지 몇 시간이나 지났지만 강신 일행은 몬스터 한 마리도 만나지 못했다.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영역이다 보니 타 몬스터들이 접근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녀석이 인간한테만 사막의 악몽은 아닌가 보네요.”
베헤모의 물음에 멀릿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녀석이 주변 마을과 도시를 파괴할 때 파괴된 마을과 도시가 있던 지역엔 몬스터도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고 하더군. 인간과 몬스터 구분 없이 보이는 족족 없애버린 거지.”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신이 물었다.
“저 그런데 데져트 나이트메어는 언제쯤 만날 수 있는 거죠?”
“나도 이곳이 데져트 나이트메어의 영역이라는 것만 알지 녀석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네. 그래도 우리가 자신의 영역을 침입했으니 조만간 찾아 올 걸세.”
그 말에 강신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데져트 나이트메어가 올 때를 대비해 계속 멸살심법의 기운을 돌렸는데 덕분에 강신도 모르게 멸살심법의 성취가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