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의 신-20화 (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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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석 광산

강신은 카렌의 얼굴에서 비춰진 누군가의 얼굴 때문에 카렌을 밀어내지 못했다.

‘왜 자꾸 태연 누나가 생각나는 거지?’

태연 강신이 고아원에서 원장과 그의 자식들에게 맞을 때 대신 맞아주던 소녀였다.

너무 착한 그녀는 강신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맞을 때도 나서서 대신 맞아주었는데 그로인해 고아원 아이들에겐 엄마이자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어린 강신도 그녀에게 의지하며 겨우겨우 버텼지만 어느 날 그녀가 죽으면서 고아원에서 도망쳤다.

‘아까 일 때문인 것 같은데. 이거 일이 짜증나게 돼버렸군. 하필 내 유일한 약점이...’

강신은 혹시나 하고 고개를 내려 자신을 안고 있는 카렌을 봤는데 이번에도 태연이 떠올랐고 어쩔 수 없이 카렌이 안정 될 때까지 그대로 기다렸다.

얼마 후 카렌은 아크 리치가 생각났는지 서둘러 강신에게 떨어져 말했다.

“아까 그 해골은 어디 갔어? 아니, 이 틈에 빨리 도망치자.”

“아크 리치는 아주 멀리 보내졌으니까 걱정하지 마.”

“갑자기 어떻게?”

“어떤 친절한 분이 도와주셨어.”

“그래? 휴~. 천만 다행이다. 그런데 그 분은 지금 어디 계셔?”

“바쁜 일이 있으신지 도와주곤 바로 가셨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아무튼 우리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자. 그 해골이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

“잠깐만. 대륙 끝으로 보내버렸다고 했으니까 아무리 텔레포트를 사용해도 이곳까지 오는데 며칠은 걸릴 거야. 그러니 동굴에 들어가 카일 할아버지가 가지고 오라고 한 물건이나 가지고 오자.”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할아버지가 그냥 너랑 나를 여행 보내주려고 그런 거라니까. 굳이 저렇게 위험한 곳에 들어갈 필요는 없어.”

“아크 리치도 없으니 괜찮을 거야.”

강신은 그렇게 말하곤 동굴로 들어갔는데 사실 마이에게 받은 장갑의 옵션을 시험해보기 위해 일부러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에 카렌은 강신을 말리기 위해 강신의 뒤를 따라 동굴로 들어갔다.

아크 리치가 없어서 그런지 동굴 안에선 더 이상 마기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강신은 계속 숨이 막혀왔다.

“산소가 부족해서 그런가? 카렌. 혹시 모르니까 넌 나가 있어.”

“그러지 말고 같이 나가자.”

“나도 금방 따라 나갈 태니까 너 먼저 나가 있어. 만약에 내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으면 절대 혼자 들어오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불러와.”

“갑자기 왜 그러는데? 혹시 또 마기가 느껴지는 거야?”

“아니. 지금 숨쉬기가 많이 불편하지? 아무래도 이 동굴 안에 산소가 부족한 것 같아.”

“숨쉬기? 난 안 불편한데?”

그 말에 강신은 카렌은 잠시 지켜봤는데 카렌의 호흡은 전혀 이상이 없었다.

“그럼 산소가 부족한 게 아니라는 건데. 왜 나만 숨쉬기가?”

그때 갑자기 알림 음이 들려왔고 강신은 바로 팔찌를 확인했다.

띠리링~.

*뉴 퀘스트.

퀘스트 : 마나를 느껴라.

내용 : 지금 당신 주위에 가득한 마나를 느껴라.

성공 : 마나를 느낄 수 있을 때.

보상 : EXP 2000. 포인트 20.

제한 : 없음.

퀘스트 완료.

“지금 내 숨이 막힐 정도로 느껴지는 게 마나인건가? 그렇다면 설마?”

강신은 주위를 둘러보다 주먹만 한 돌을 주워들더니 확인했다.

마나석

종류 : 재료

내구도 : 200/200

공격력 : 40

*특수능력

마나 : 5000

*설명

마나를 품고 있는 돌로 마법 발현, 마법 회복 등에 사용된다. 복용 시 마나 1당 정신력을 10채워준다.

“이곳이 마나석 동굴... 광산 이었었다니. 그런데 카일 할아버지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강신의 물음에 카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할아버지랑 몇 번 놀러왔던 동굴이 마나석 광산이라니. 말도 안 돼.”

“일단 자세한 건 돌아가서 카일 할아버지께 물어보자.”

강신은 주위에 널려있는 마나석을 꽤 많이 챙기곤 카렌과 함께 동굴에서 빠져나왔다.

서둘러 뒷골목으로 돌아온 강신은 챙겨온 마나석을 카일 앞에 꺼내 놓으며 물었다.

“도대체 이게 뭐죠?”

“뭔지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뭘 궁금해 하는지는 알 것 같지만 예의상 물어보지. 진짜로 궁금한 게 뭔가?”

“할아버지가 마나석 광산을 어떻게 알고 계신 거죠?”

“이 나이쯤 되면 자연스레 아는 게 많아지지.”

“알려주실 수 없나 보군요. 마나석 광산이니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런 비밀스런 마나석 광산의 존재를 왜 제게 알려 주신 거죠?”

“그건 자네들이 하는 일 때문이네.”

“증폭서를 원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네.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우린 증폭서가 많이 필요하네.”

“우리라. 설마 이 주변에 계신 지인 분들이 전부?”

“자세히 말해 줄 순 없지만 그들만 있는 것은 아니네.”

“저도 자세히 알고 싶진 않습니다. 아무튼 제게 마나석 광산의 존재를 알려 주신 건 급히 증폭서가 필요하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얼마나 필요 한 겁니까?”

“5%이상으로 1천장 정도 필요하네.”

“그건 무리입니다. 저흰 지금 아무리 빨리 해도 하루에 5%이하짜리로 1장이 고작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손으로 만든 증폭서가 아니야.”

“설마 찍어 내라는 건가요? 하지만 그러려면 찍어낼 판이 필요해요.”

“그걸 만들어 주게나. 그럼 마나석을 원하는 만큼 지원해주지.”

“아무래도 이건 저 혼자 결정 할 수 없겠네요. 전 현재 증폭서나, 그 판을 만들 수 없거든요. 저 그런데 이제 그 마나석 광산에 접근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그곳에 갔다가 아크 리치를 만났거든요.”

“뭐! 아크 리치? 아니, 그렇다면 어떻게 돌아왔지? 아크 리치를 네가 물리쳤다곤 하지 않겠지?”

“그건...”

강신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겨우 살아왔다고 설명했고 그 말을 들은 카일은 카렌에게 그 사실을 확인 한 후에 밖으로 나갔다.

늪에 있는 마나석 광산에서 아크 리치가 나왔다는 걸 동료들에게 알리러 가는 것이었다.

카일이 카렌에게 사실을 확인하러 간 사이 강신은 대런에게 갔다.

“대런. 잠시 할 말이 있는데. 혹시 증폭서를 찍어 내는 판 만드는 방법 알아?”

“만드는 방법이야 알죠. 하지만 판에다 마법 용어를 세기는 작업이 너무 어려워서 만들려면 전문가가 있어야 돼요.”

“어쨌든 방법은 안 다는 거잖아. 그게 좀 전에 카일 할아버지랑...”

강신은 대런에게 카일과 나눈 대화를 말해 주었고 그에 대런은 잠시 생각을 하곤 말했다.

“솔직히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마나석 광산이라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 아무튼 어차피 하기로 했으니 끝까지 가보죠. 그리고 이제 연구도 거의 마무리 단계라서 시간적 여유도 있고요.”

“아! 내가 이번에 특급 증폭서를 얻었는데. 이 증폭서도 연구에 도움이 될까?”

강신은 그렇게 말 하면서 마이에게 얻은 증폭서 한 장을 대런에게 건넸다.

“특급이요? 이 귀한 걸 어디서?”

대런은 그렇게 말 하면서 강신이 건넨 증폭서를 받더니 증폭서에 적힌 마법 용어를 자세히 확인했다.

“음. 이건 몇 퍼센트예요?”

“15%.”

“15%라. 도대체 일반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이런 걸 만드는 모르겠다니까. 안타깝게도 이건 제 연구에 도움이 안 되겠네요.”

“어? 왜? 네가 연구하는 7%짜리 보다 두 배 이상의 효율이잖아.”

“제가 연구하고 있는 그 증폭서는 일반 적인 증폭서와 달라요. 그건 고대 방식으로 만들어진 증폭서죠. 아니, 고대에 만들어진 증폭서죠.”

“고대에 만들어진 증폭서? 그런 것도 있었어?”

대런은 방금 강신에게 받은 증폭서와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증폭서를 강신에게 건네며 말했다.

“자. 이거랑 이걸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음. 네가 연구하고 있는 증폭서 글씨체는 엉망인데. 꼭 휘갈겨 쓴 것 같아. 역시 잘 써야 효율이 올라간다는 것이 확실하군.”

“전에 제가 만든 마정석 증폭서 기억나죠? 그 글씨랑 비교하면 어때요?”

“그거? 음. 어? 그러고 보니 이건 그때 그것보다 훨씬 엉망이네. 분명 그때 그건 4%고 이건 7%인데도 말이야. 이러면 잘 써야 효율이 올라간다는 건 틀린 거 아니야?”

“그게 아니라 제가 연구하는 이 증폭서가 다른 거라서 그런 거예요. 가끔 고대에 만들어진 증폭서가 발견되는데 그것들은 전부 휘갈겨 쓴 것처럼 글씨체가 엉망이지만 증폭 효율은 좋아요. 제가 전에 증폭서 제작소에서 일 할 때 고대에 만들어진 초특급 증폭서가 들어온 적 있었는데 그것도 글씨체가 엉망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고대에는 증폭서의 효율이 글씨체와 상관없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증폭서 제작소에 있는 이 고대 증폭서 10장을 몰래 가지고 동굴에 숨어서 연구를 시작했던 거예요.”

“아까 연구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했지? 뭔가 알아낸 거라도 있는 거야?”

“네. 알고 보니 고대 증폭서의 마법용어는 요즘 증폭서에 사용되는 마법용어와 약간 다르더라고요. 처음엔 너무 휘갈겨 써서 그렇게 보이는 건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생긴 게 비슷한 고대문자더라고요. 거기다 이 증폭서에 사용된 종이는 요즘과 달리 일반 종이였어요.”

“일반 종이? 그럼 증폭에 필요한 에너지는 어디서 얻어?”

“여기 적힌 마법용어에서요.”

“전에 마법용어만으론 증폭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서 종이까지 마법종이로 만든다고 했잖아.”

“네. 그랬죠. 하지만 고대에서는 증폭에 필요한 에너지를 마법용어를 이용해 주위에서 얻었어요. 좀 전에 말한 비슷하게 생긴 고대문자가 주위에 있는 마나를 끌어 모으는 작용을 하더라고요.”

“그럼 이제 그 고대 증폭서에 대한 비밀을 전부 알아낸 거야?”

“아니요. 아직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알아내지 못했어요.”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그게 뭔데?”

“마법용어를 적을 때 사용한 잉크의 성분이요. 고대에는 특수한 조합으로 만든 잉크를 사용했는데 아무리 연구를 해 봐도 그 조합법을 알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만 마무리 짓고 그 잉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증폭서나 만들 생각이었어요. 그러던 중에 마법용어 판 제작 이야기를 들은 거고요.”

“잉크의 성분이라. 혹시 이런 방법으로도 알 수 있으려나?”

강신은 그렇게 말하면서 대런이 연구하던 고대 증폭서의 마법 용어를 살짝 지웠다.

“그 귀한 걸 못 쓰게 만들다니. 지금 뭐하는 거예요?”

증폭서는 완성되면 마법으로 보호되기 때문에 물에 젖지도 않지만 마법용어를 조금이라도 지우면 마법이 풀리면서 일반 종이로 바뀌어 버린다.

“기다려봐. 어차피 연구한답시고 이 상태로 계속 보관만 해 봤자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그건 알겠는데 그걸 왜 제 것으로 하는 거예요?”

“난 언젠간 사용 할 건데 내 꺼로 하면 아깝잖아. 이제 다 됐으니까 가만히 기다려봐.”

강신은 대런과 대화를 하면서 일반 종이로 만들어 버린 증폭서의 한쪽을 약간 찢고는 접시에 물을 조금 담아 한쪽 면에다 찢은 부분을 놓았는데 종이 끝부분이 물에 살짝 닿아 있어 물은 조금씩 종이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겨우 이런 애들 장난 하려고 구하기도 힘든 고대 증폭서를 못 쓰게 만든 거예요?”

“기다려 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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