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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몬스터를 연구하는 자
글라시스로 인해 300이나 늘어난 민첩과 150이나 늘어난 힘 덕분에 강신은 하루 정도 거리나 떨어져 있던 마을에 반나절도 안 돼 도착했다.
강신이 마을에 도착하고 옆구리에서 내려주자 대런이 물었다.
“급한 일 같아서 도착할 때까지 물어보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예요?”
“어. 미노타우르스때가 쫓아 온 다고 하더라고.”
“네? 미노타우르스때요?”
대런은 지도를 펼쳐 아까 자신들이 있던 곳을 살피더니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미노타우르스들의 서식지가 있긴 있네요. 그런데 우리가 있던 곳에선 꽤 떨어진 곳인데?”
“이자가 몰아왔더라고.”
강신이 자신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하자 미노타우르스에게 쫓기던 자가 당황하며 말했다.
“그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연구를 하다 보니...”
“연구? 무슨. 아니, 아까 팔을 다쳤었던 것 같은데 피가 멎었네요. 꽤 큰 상처 같았었는데?”
“연구를 하다보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힐링 스크롤을 가지고 다닙니다. 원래 몬스터한테 들키면 바로 텔레포트 스크롤로 도망치지만 이번에 싼 스크롤을 잘못 사서 이렇게 되 버렸네요. 아무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 까진 없어요. 어차피 대가를 받으려고 한 일이었으니까요.”
강신의 말에 대런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강신을 쳐다봤고 미노타우르스에게 쫓기던 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말이 진심이었습니까?”
“전 목숨 걸고 농담할 정도로 멍청이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약속 한 대로 가진 걸 전부 내 놓으시죠.”
“정말 진심이시군요. 그런데 죄송해서 어쩌죠? 제가 가진 것들 중엔 돈 될 만한 게 없는데?”
“연구를 한 다면서요. 그럼 돈 될 만한 기구가 좀 있을 텐데요?”
“제가 하는 연구는 기구들이 필요 없는 연구라... 굳이 기구라 할 만한 것들이라면 이 수첩과 팬이 전부입니다.”
강신은 실망한 얼굴로 그가 품에서 꺼낸 수첩을 낚아채 훑어보았는데 처음엔 빠르게 넘기며 대충 보다가 점점 정독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첩을 반 정도 읽은 강신은 진지한 얼굴로 미노타우르스에게 쫓기던 이에게 말했다.
“동료가 되어 주세요.”
갑작스런 강신의 제안에 그는 또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인지?”
“수첩을 보니 돌연변이 몬스터를 연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도 돌연변이 몬스터를 찾는 중입니다.”
“혹시 저처럼 몬스터에 대해서 연구를 하시는 분인가요?”
“아니요. 전 마정석 때문에 돌연변이 몬스터를 찾아다니는 겁니다.”
“예? 설마 돌연변이 몬스터와 싸우려는 겁니까? 당신의 실력은 아까 봐서 어느 정도인지 알지만 그래도 그만 두는 게 좋습니다. 돌연변이 몬스터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거든요. 어떤 녀석들은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대다 몇몇은 자신의 동족들을 부하처럼 부려 토벌군으로도 토벌하기 힘들 정도예요.”
“음. 역시 당신을 꼭 동료로 만들어야겠네요. 어차피 가진 게 별로 없으니 몸으로라도 때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당신의 목숨 값만큼 동료가 되 주세요.”
“목숨을 구해주셨으니 어쩔 수 없지요. 그래서 제 목숨 값이 얼마나 됩니까?”
“사람의 목숨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그러니 한 5년 정도로 하죠.”
“예? 5년이라니. 그건 너무 긴 것 같은데요?”
“설마 당신. 자신의 목숨을 하찮게 생각하는 쓰레기였습니까?”
“그게 아니라 5년이나 당신을 따라다니는 건 좀...”
“연구 때문이라면 걱정 할 거 없습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계속 연구를 하고 마정석이 있을 것 같은 돌연변이 몬스터가 있으면 저 한테 알려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우리가 동료가 되면 텔레포트 스크롤과 힐링 스크롤은 우리가 지원해 줄 태니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날 일도 절대 없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연구를 위해 위험한 곳에 갈 일이 생기면 제가 호위로 따라가 줄 수도 있고요.”
“음. 제겐 나쁠 게 없는 조건이군요. 아니, 오히려 제게 너무 이익인 것 같은데. 혹시 사기꾼은 아니죠?”
“절 너무 얕보셨네요. 제가 사기 치려고 마음먹었다면 당신이 절 의심할 틈도 주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동료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빈틈도 보여주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스크롤을 지원해 준다는 거. 진짜인 가요?”
“제 옆에 있는 제 동료는 스크롤 제작의 전문가입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당장 스크롤 만드는 걸 보여드릴 수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스크롤을 어떻게 구해 주실지 궁금해서 그런 것이니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진짜 마정석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몬스터에 대한 정보만 드리면 되는 건가요?”
“네. 되도록 그 몬스터를 이길 수 있도록 그 몬스터의 특성, 약점, 주변 정보 등을 세밀히, 면밀히 알려 주시면 됩니다.”
“그것들이야 제가 늘 조사하는 것들이니 별로 어려울 건 없지만 진짜 그거면 되는 겁니까?”
“네. 너무 당신에게 유리한 조건이라 의심하는 것 같은데. 한 번 제 입장으로 생각해 보시겠어요? 전 마정석을 죽도록 구하고 싶은데 스크롤을 만들 수 있는 동료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 제게 당신의 정보는 텔레포트 스크롤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가 있는 거죠.”
“그렇군요. 알았습니다. 당신의 동료가 되죠.”
그가 동료가 되기로 하자 퀘스트를 완료 했다는 알림 음이 들렸다.
“동료가 됐으니 먼저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전 강신이라 합니다. 특기는 인면수심의 행동이니 같이 다니면서 놀라지 마세요. 그리고 이쪽은 마법사인 대런입니다.”
강신의 말이 끝나자 대런이 다시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전 대런이라고 합니다. 아까 들으셨듯이 스크롤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연구를 더 중점적으로 하고 있지만요.”
“전 베헤모라고 합니다. 나중에 일반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는 돌연변이 몬스터에 대한 책을 낼 생각이지만 워낙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라 언제 죽을지 모르겠네요. 하하하하.”
그렇게 서로 자신을 소개한 셋은 그 날은 마을에서 묶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여행을 재계했다.
베헤모는 일단 타미홀까지 같이 간 후에 연구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에 강신일행과 같이 움직였다.
타미홀까지 가는 동안 베헤모는 그동안 자신이 조사한 돌연변이 몬스터 중 현재 자신들과 가까이 있는 것들을 강신에게 알려 주었고 강신은 베헤모가 알려주는 몬스터를 전부 처리하면서 이동했다.
하지만 마정석은 5마리를 처리하면 1개 정도 나올 정도로 잘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잡은 돌연변이 몬스터가 30마리 좀 넘는데 마정석은 5개 밖에 안 되네. 그것도 전부 최하급이고.”
최하급 마정석이면 증폭서를 5장정도 만들 수 있는데 마정석의 등급이 올라갈수록 만들 수 있는 장수가 10배로 올라간다.
강신의 말에 베헤모가 미안해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마정석이 있는지는 겉으론 알 수가 없어서요.”
“돌연변이 몬스터는 마정석을 전부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그러는 거지 너 한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야. 이런 식이라면 어쩔 수 없이 마나석을 구입해야 하는 건가?”
며칠 같이 지내면서 나이가 가장 많은 강신이 다른 둘에게 말을 놓게 되었고 동갑인 대런과 베헤모는 서로 친구를 먹었다.
강신의 말에 대런이 말했다.
“지금까지 잡은 몬스터들은 전부 고블린이나 오크 같은 것들이었잖아요. 원래 마정석은 강한 몬스터한테 나온다고 해요. 그리고 듣기론 돌연변이 중에서 대형 몬스터한테는 가끔 중급 이상의 마정석이 10개정도 나올 때도 있다고 하니까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어요.”
그 말에 강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건 그렇고 베헤모. 혹시 마정석이 나온 몬스터에게서 마정석이 나오지 않은 몬스터와 다른 점은 못 찾았어?”
“이렇다 할 만 한 거는 찾지 못했어요. 마정석이 나온 돌연변이 몬스터가 약간 더 강해보이긴 했지만 너무 애매한 차이라...”
“분명 뭔가 다른 차이가 있을 텐데 너무 빨리 죽어버려서 모르겠단 말이야. 그렇다고 계속 헛다리짚을 순 없으니 이번에 그 차이를 확실히 알아내는 게 좋겠지? 이제 부턴 얼마 전에 잡은 고블린이 사용하던 한 손 검으로 몬스터를 상대해야겠다.”
강신이 한 손 검을 선택한 건 글라시스의 옵션을 그대로 받기 위해서였다.
글라시스는 두 자루의 검이 한 쌍이기 때문에 글라시스를 허리에 찬 상태로 다른 한 손 검을 사용해도 글라시스의 옵션은 그대로 적용 되지만 글라시스를 허리에 찬 상태로 양손 무기를 사용하면 글라시스의 옵션이 적용되지 않는다.
게임 아이템이다 보니 이런 식의 응용도 가능한 것이다.
이 세상도 판타지 세상이다 보니 마법 무기가 있지만 게임 아이템과 다르게 손잡이를 잡아야 무기의 마법이 착용자에게 적용된다.
다음 날 강신은 베헤모의 안내에 따라 돌연변이 오크가 있는 지역으로 갔다.
이번에 강신이 찾아간 돌연변이 오크는 500마리가 넘는 오크들을 수하로 둔 녀석으로 토벌대를 10번 넘게 이겼을 정도로 지능이 높은 놈이었다.
“오크가 500마리도 넘게 있을 텐데 그냥 마법검을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잘 못 하다간 죽을 수도 있어요.”
“위험해지면 바로 이 녀석을 쓸 거니까 걱정하지 마.”
강신은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곤 일반 한 손 검을 들고 오크들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오크들은 강신을 발견하고도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 이건 현재 강신이 끼고 있는 족장오크의 인정 이란 반지 덕분이었다.
강신은 그런 식으로 돌연변이 오크가 있는 곳까지 가려고 했지만 강신을 발견한 돌연변이 오크는 다른 오크들과 달리 적의를 표했다.
“인간이 이곳까지 들어왔는데 그냥 지켜보고만 있다니. 취륵. 다들 뭐 하고 있는 것이냐? 취륵. 다들 저 인간을 공격해라. 취륵.”
돌연변이 오크의 명령에 주위 가득하던 오크들이 일제히 강신에게 달려들어 강신을 완전히 포위했다.
“어라? 지금까진 계속 통했는데 이번엔 왜 이러지?”
그동안 돌연변이 오크를 처리 할 때 늘 반지의 능력을 이용해 돌연변이 오크를 먼저 처리해 지휘체계를 없앤 후 오크들을 처리했는데 이번엔 돌연변이 오크에게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포위당해 버린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강신은 글라시스를 꺼내려다 한 번 상대나 해보자는 생각에 오크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들고 있던 일반 검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사방에서 오는 공격으로 인해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었고 점점 몸에 상처가 늘어갔다.
‘역시 생각대로 안 되네. 아직 치명상은 입지 않았지만 이대로 계속 했다간 과다출혈로 쓰러지겠지? 그런데 이상하네. 상처가 이렇게나 많이 생겼는데 통증이 거의 느껴지질 않잖아. 몸이 게임 캐릭터라 그런가? 아무튼 일단은 글라시스로 일반 오크를 처리하고 돌연변이 녀석을 상대할 때 일반 검으로 해야겠다.’
그렇게 결정한 강신은 글라시스를 꺼내 마구잡이로 휘둘렀는데 워낙 좋은 아이템이다 보니 오크들이 스치기만 해도 죽어나갔다.
갑자기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본 오크들은 뒤로 주춤 하려고 했지만 뒤에는 다른 오크들로 인해 자리가 없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열심히 강신을 공격하던 오크들은 동료들과 자신들이 어떻게 죽는지 조차 모르고 죽어갔다.
하지만 좀 떨어진 곳에서 강신의 전투를 지켜보던 돌연변이 오크는 부하들이 왜 그렇게 쉽게 죽는지 알 수 있었다.
“다들 뒤로 빠져 인간과 거리를 벌리고 저 자의 파란색 검을 조심해라.”
그 명령에 계속 밀어붙이던 오크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나 강신과 거리를 벌렸고 몇몇 오크들이 강신에게 화살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강신은 오크들이 활을 드는 것을 보자마자 재빨리 오크들 사이로 들어가 가까이 있는 오크들을 죽였다.
강신이 동료들 사이로 들어가자 활을 든 오크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했는데 그때 돌연변이 오크가 또 명령을 내렸다.
“인간과 가까이 있는 녀석들은 몸을 날려 인간을 잡고 궁수들은 인간이 잡히는 즉시 화살을 날려라.”
그 명령에 강신 주위에 있던 오크들은 자신의 목숨을 생각하지도 않고 강신을 향해 몸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