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의 신-11화 (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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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서 제작

‘아~. 포위당하는 건 피했어야 했는데. 지금 이 상태론 공격도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잖아. 도대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그렇게 강신이 어떻게 할지 몰라 하고 있을 때 앞쪽 포위가 살짝 풀리더니 그 쪽으로 다른 고블린보다 키가 크고 근육질인 고블린이 걸어 들어왔다.

“아무래도 저 검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군. 저 놈을 처리한 후에 저 검을 꼭 내게 가지고 오거라.”

다른 고블린들과 다른 모습의 고블린을 본 강신은 그 고블린이 돌연변이 고블린이라는 생각에 갑자기 온 몸의 상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빠르게 뛰던 심장은 점점 안정을 찾아갔고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까 로 복잡했던 머릿속은 잡념이 전부 사라져버리고 단 하나만 생각하게 됐다.

‘저놈을 잡으면 마정석이 나온다. 그럼 증폭서를 만들 수 있다. 그래. 증폭서. 증폭서를 만들기 위해선 저놈을 죽여야 해. 증폭. 증폭을 위해서.’

강화와 비슷한 개념인 증폭으로 인해 강신은 강화를 위해 물에 빠진 사람들의 등도 처먹고 장기를 판대다 대출까지 받던 강신으로 각성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대런에게서 빼앗은 체인 라이트닝 스크롤을 아직 가지고 있었지. 이걸 사용하면 수가 있다.’

순식간에 현재 상황에서 돌연변이 고블린을 처리하고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낸 강신은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강신은 재빨리 품에서 스크롤을 꺼내 돌연변이 고블린이 들어오면서 포위가 약간 풀린 쪽을 향해 찢으면서 그쪽으로 달려갔다.

체인 라이트닝으로 인해 다섯 마리의 고블린들이 쓰러지자 강신은 그들이 쓰러져 있는 곳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갑작스럽고 너무 빠른 강신의 움직임에 다른 고블린들은 바로 대응을 하지 못했지만 돌연변이 고블린은 바로 강신의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강신이 노린 건 도망이 아니라 돌연변이 고블린과의 1:1 상황이었고 그렇게 잠시 1:1로 붙게 된 강신은 돌연변이 고블린을 향해 검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검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강신이다 보니 공격은 너무나도 허술했다.

반면 전투를 지겹도록 해왔던 돌연변이 고블린은 강신의 공격을 너무나도 쉽게 막아내면서 강신을 몰아붙이기까지 했다.

그렇게 강신이 밀리는 사이 둘의 무기는 주인들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내구력이 무한인 글라시스와 고블린의 무기가 계속 부딪치다보니 고블린의 무기가 빠르게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돌연변이 고블린의 무기가 그렇게 저질 무기는 아니었지만 갓급인 글라시스와는 하늘과 땅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것도 모르고 계속 강신을 몰아붙이던 돌연변이 고블린은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강신이 검을 놓치도록 자신의 무기를 힘껏 휘둘렀다.

하필 그때 고블린의 무기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부러져 버렸고 그 틈에 강신의 공격이 들어왔다.

전투에 찌든 고블린답게 그 상황에서도 몸을 살짝 틀어 치명타는 피했지만 강신의 검을 완전히 피하진 못해 팔이 살짝 베어졌다.

팔이 살짝 베이는 것을 본 강신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방금 전 체인 라이트닝으로 포위가 뚫린 곳으로 달렸다.

둘의 전투를 지켜보다가 아직 뚫린 곳을 막지 않고 있던 고블린들은 강신이 뛰어오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뚫린 곳을 막으려했다.

하지만 강신의 무지막지한 데미지를 자랑하는 검을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그렇게 강신은 무사히 포위망에서 빠져나왔다.

강신이 포위망을 빠져나가는 사이 돌연변이 고블린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살짝 베인 상처를 통해 검의 특수 옵션중 하나인 프로스트바이트(동상)가 온몸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돌연변이 고블린은 냉기를 버티지 못하고 동사해 버렸고 돌연변이 고블린의 명령이 없자 고블린들은 단체로 강신을 따라다니기만 했다.

강신은 도망 다니면서 고블린들을 하나둘 처리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변이 고블린이 죽은 것을 확인한 고블린들은 전부 도망가 버렸다.

고블린들이 전부 도망가자 강신은 동사한 돌연변이 고블린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런 걸 보고 스치기만 해도 끝이라고 하는 건가? 이 상태면 죽은 것 같은데 왜 퀘스트 완료 알림 음이 들리지 않지? 거기다 마정석은?”

증폭에 대한 각성으로 지금 상황을 게임으로 착각하고 있는 강신은 고블린을 죽였는데 왜 마정석이 떨어지지 않는지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지금상황이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곤 부끄러운 듯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또 현실을 게임으로 착각해 버렸네. 전에 중딩들 한테 맞고 쓰러지면서 몬스터처럼 돈을 바닥에 던졌다가 더 맞은 후에 고친 줄 알았는데.”

강신이 중학생들에게 맞은 날 강신을 때린 중학생들은 강신이 돈을 바닥에 던지는 것을 보고 맞으면서 장난친다며 더 때렸지만 사실 그때 강신은 게임에 너무 빠져있다 보니 무의식 적으로 쓰러지면 돈을 떨군 것이었다.

그 당시 자신을 게임의 몬스터로 착각하는 지경까지 이렀던 것이었지만 중학생들에게 정신을 차릴 정도로 두들겨 맞고는 지금까지 괜찮아 졌다가 증폭에 대한 흥분으로 그 증상이 다시 나온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성을 되찾은 강신은 얼어있는 돌연변이 고블린을 보다가 발로 고블린을 밀어 버렸다.

그러자 고블린은 뒤로 쓰러지면서 산산조각 나 버렸고 그걸 기다렸다는 듯 알림 음이 들렸다.

강신은 알림 음을 무시한 채 부서진 고블린의 조각들을 뒤져 마정석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마정석은 고블린의 시체와 같이 깨지지 않았고 강신은 그 마정석을 챙겨 대런이 있는 동굴로 돌아갔다.

동굴에 도착한 강신은 품에서 마정석을 꺼내며 말했다.

“자. 마정석 구해 왔으니 이제 증폭서 만드는 방법 알려줘.”

“그건 마정석? 설마 그 짧은 시간에 진짜로 몬스터를 잡고 얻어온 거예요? 말도 안 돼.”

“어떻게 구했는지는 됐으니까 빨리 만드는 방법이나 알려줘.”

“아. 알았어요. 잠시 만요.”

대런은 그렇게 대답하곤 창고로 보이는 방으로 들어가 몇 가지 도구를 가지고 나왔다.

“그것들이 증폭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야?”

“네. 마나를 주입해서 만드는 증폭서는 이런 것들이 필요 없지만 마나석이나, 마정석을 이용해 만드는 증폭서는 이 도구들이 필요해요. 그럼 일단 어떻게 만드는지부터 설명할게요. 마정석을 이용해 만드는 증폭서는 종이를 만들 때 마정석이 들어가요. 그러니까 일단 이것들로 마정석을 곱게 갈아주세요.”

강신은 대런이 시키는 대로 돌연변이 고블린에게서 얻은 마정석을 곱게 갈기 시작했다.

얼마 후 마정석을 다 갈고 대런에게 가자 대런은 마정석을 첨가한 종이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마정석을 넣어 만드는 종이는 일반 종이와 만드는 방법이 좀 달랐는데 그건 마정석 가루의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증폭서로 만들 종이가 완성되자 대런은 가장 중요한 종이에 적을 증폭서용 마법 용어를 알려 주었다.

“이 용어는 절대 틀리게 적으면 안 돼요. 만약 한 글자라도 틀리면 이걸 만들면서 들어간 모든 재료를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뭐? 그럼 한 글자라도 틀리면 증폭이 안 되는 거야?”

“네. 그냥 비싼 쓰레기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잘 외우세요. 그리고 마법 용어를 적을 때 사용하는 잉크에도 마정석 가루가 들어가야 해요. 양은...”

잉크와 마정석의 비율을 알려 준 대런은 강신이 만든 마정석 종이에 알맞은 양의 마정석을 섞은 잉크로 신중히 마법 용어를 적기 시작했다.

그 작업은 반나절 정도 지나서야 끝이 났고 대런은 완성된 증폭서를 강신에게 주면서 말했다.

“휴~. 다행히 완성 됐네요. 글자에서 푸른 빛나는 거 보이죠? 완성되면 그렇게 글자에서 빛이나요. 정확한 등급은 확인주문서로 확인해 봐야 하지만 시험용으로 대충 만들었으니 아마 중급 정도 될 거예요.”

“반나절이나 걸렸으면서 대충 만들었다고? 어디. 확인.”

증폭서

종류 : 마법 스크롤

내구도 : 1/1

*특수능력

증폭 : 4%

*설명

스크롤이 완전히 찢어질 시 찢은 자가 지정한 물건에 마법이 스며들어 공격력, 방어력, 내구력, 특수능력 등이 증폭 된다.

“4%니까 진짜 중급이네.”

“도대체 그걸 어떻게 아는 거예요? 설마 당신 눈에는 그런 게 보여요?”

“대충 비슷해. 그런데 증폭서의 등급은 어떻게 정해지는 거야? 재료에 따라 달라지나?”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건 두 가지예요. 하나는 마법 용어를 얼마나 잘 적었느냐고 나머지 하나는 적을 때의 마음가짐이에요.”

“둘 다 이해가 안 되는데.”

“그러니까 증폭서에 적은 마법 용어가 이 책에 나온 것과 같으면 같을수록 등급이 높아져요. 그리고 마음가짐은 용어를 적을 때 얼마나 절실하고 완성되길 원하는지에 따라 다르다고는 하는데 그게 확실히는 몰라요. 그냥 그렇게 배웠거든요.”

“글자를 잘 써야 한다면 잘 만든 판으로 찍어내면 되잖아.”

“제국의 일부 마법 지부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아무리 재료가 좋고 판에 새겨진 마법 용어가 정교해도 5%가 한계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문에 마음가짐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똑같은 재료에다 마법 용어의 정교함도 거의 비슷했을 때 판으로 찍어낸 것은 5%지만 사람이 직접 적은 것은 10%이상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마음가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지?”

“고위 마법사들이 다른 것을 생각해서 수천, 수만 번의 실험을 해 봤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 해요.”

“음.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은 증폭서를 만드는 것부터 해야겠지? 그럼 종이를 다시 만들어 볼까?”

“잠깐만요. 설마 처음부터 마정석 종이로 하려고요?”

“어. 그러면 안 돼?”

“당연히 안 되죠. 마정석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일단 일반 종이에다 연습부터 하세요.”

강신은 대런이 시키는 대로 일반 종이에다 마법 용어 연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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