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의 신-5화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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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들의 현자

그날 저녁부터 족장은 낚시세트를 든 오크를 한 마리씩 강신에게 보내왔고 강신은 그 오크들에게 낚시를 가르쳤다.

하지만 오크들의 지능이 너무 낮아 몇 번을 알려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다 지금껏 사냥이나 전투에만 매진하다보니 손에 감각이 무뎌져 물고기들의 입질을 느끼지 못했다.

그에 강신은 낚싯줄 중간에다 작은 나무 조각을 묶어 찌 역할을 하게 했고 그때부터 물고기를 잡는 오크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수는 8마리에서 끝이었고 나머지 오크들은 찌를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지렁이만 버렸다.

“이거 안 되겠다. 저기요. 가서 족장님 좀 불러 주세요.”

강신은 족장이 붙여준 오크에게 부탁했고 그 오크는 금방 족장을 데리고 왔다.

“무슨 일인가? 취륵.”

“저 오크들을 바꾸고 싶어서요. 저기 있는 8명 빼고는 전부 데려가세요.”

“바꾸다니? 취륵. 그게 무슨 말인가? 취륵.”

“보면 아시겠지만 저기 8명은 물고기를 곧잘 잡는데 저들은 아직 낚시를 이해도 못하고 있어요. 저들에게 낚시를 가르치는 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러니 다른 오크들을 보내달라고요.”

“알았다. 취륵. 다른 오크들을 보내주겠다. 취륵.”

“이왕 보내주실 거 여자 오크로 보내주세요.”

“여자? 취륵. 그건 안 된다. 취륵.”

“왜요? 낚시는 남자 오크들 보단 여자 오크들이 배우기 더 쉬울 거예요.”

“힘없고 연약한 여자들에게 식량을 구하게 할 순 없다. 취륵. 식량을 구하는 것은 남자가 할 일이다. 취륵.”

“참 비효율 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네요. 족장님의 성격상 제가 말로 설득하긴 힘들겠고 저랑 내기 안 하실래요?”

“갑자기 무슨 내기냐? 취륵. 난 바쁜 몸이다. 취륵.”

“족장님이 이기면 족장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여기서 물고기를 잡아 드리겠습니다. 대신 제가 이기면 여자 오크들도 낚시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진짜 내가 이기면 평생 물고기를 잡아 줄 거냐? 취륵.”

“당연하죠.”

“알았다. 취륵. 내기 하자. 취륵. 그런데 내기는 어떤 걸로 할 거냐? 취륵.”

“제가 고른 여자 오크와 남자 오크의 팔씨름 대결이요. 전 여자가 이긴다는 쪽에 걸 거예요.”

“팔씨름? 취륵. 그게 뭐냐? 취륵.”

“보여드릴 태니 마을로 가요.”

강신은 족장과 함께 마을로 가서 높이가 허리까지 오는 바위를 찾았다.

“일단 이 바위를 평평하게 깎아주세요.”

“그게 팔씨름이냐? 취륵.”

“아니요. 이건 팔씨름을 하기 위한 바침을 만드는 거예요.”

“번거롭네. 취륵. 그냥 딴 거 하자. 취륵.”

“안 돼요. 이번 내기는 제가 건 게 더 크니까 제가 하고 싶은 걸로 해야 되요. 싫으시면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요.”

족장 오크는 당연히 남자 오크가 이길 것이니 이 내기는 자신이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내기를 거부하지 않았다.

“알았다. 취륵. 깎아 주겠다. 취륵. 잠시만 기다려라. 취륵.”

족장 오크는 대장장이 일을 하고 있는 오크를 불러 바위를 평평하게 깎게 했고 얼마 후 바위가 평평하게 깎이자 족장 오크가 말했다.

“이제 다 됐다. 취륵. 빨리 팔씨름을 보여 봐라. 취륵.”

“알았어요. 먼저 전 이 쪽에서 이렇게 앉아 있을 태니 족장님은 제 맞은편에서 저랑 똑같이 해 보세요.”

“내가 직접 하는 거냐? 취륵.”

“오크들의 대표인 족장님이 인증을 해 줘야 다른 오크들도 믿고 팔씨름을 하죠.”

“그런 거냐? 취륵. 알았다. 취륵. 이렇게 하면 되냐? 취륵.”

“네. 그리고 제 손을 저처럼 이렇게 잡으세요. 네. 그렇게요. 다음엔 제가 하는 것처럼 이렇게 상대의 손을 넘겨서 손등을 바닥에 붙이게 만들면 이기는 거예요. 이때 절대 다른 손은 쓰면 안 되고 여기 팔꿈치도 들면 안 돼요. 알았죠?”

“좀 복잡하다. 취륵.”

“그러니까 팔꿈치를 바닥에 붙인 상태로 잡은 손만 사용해서 상대의 손을 넘기면 되요. 이렇게요. 족장님의 손등이 바닥에 붙었으니 족장님이 진 거예요.”

“내가졌다고? 취륵. 다시 해보자. 취륵.”

“알았어요. 그럼 셋을 세면 힘을 주는 거예요. 알았지요?”

“알았다. 취륵. 빨리 세라. 취륵.”

자신이 졌다는 말에 승부욕이 생긴 족장은 강신이 셋을 세자 있는 힘껏 강신의 손을 넘겨버렸다.

쿵.

“윽. 아야야. 제가 졌네요. 전 손을 다쳐서 이제 못 하니까 다른 오크들 하고 한 번 해보세요.”

“알았다. 취륵. 너 이리 와서 앉아. 취륵.”

한 번 이기고 신이 난 족장은 그 후로 내리 20마리의 오크들과 팔씨름을 해서 이기고는 웃는 얼굴로 강신에게 말했다.

“봤냐? 취륵. 내가 전부 이겼다. 취륵.”

“족장님이 저들 보다 힘이 쌔서 그래요.”

“클클클. 취륵. 난 족장이니 당연하다. 취륵.”

“그럼 이걸로 힘겨루기 내기를 해도 되지요?”

“해도 된다. 취륵. 여자 오크는 연약해서 남자 오크를 절대 못 이길 거다. 취륵.”

“저 그럼 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하고 싶은데. 그 중 한 번이라도 여자 오크가 이기면 제가 이기는 겁니다.”

“방식이라니? 취륵.”

“한 번은 방금 했던 것처럼 그냥 하고. 두 번째는 둘 다 눈, 귀, 코를 막고 하는 거예요.”

“눈, 귀, 코를 막는다고? 취륵. 그래봤자 힘에는 차이가 없을 텐데? 취륵.”

“그거야 해 보면 알겠죠.”

“알았다. 취륵. 네 마음대로 해라. 취륵”

“그럼 이제 팔씨름을 할 오크를 뽑을 태니 오크들을 모아주세요.”

족장의 명령으로 낚시를 하는 오크들을 뺀 나머지 오크들이 전부 모였고 강신은 그들을 남녀로 나눠 악력과 손목 힘, 팔 근육을 확인했다.

얼마 후 확인을 끝낸 강신은 여자 오크는 몸은 좀 외소 하지만 팔 근육이 발달한 이로 둘 뽑고 남자 오크는 덩치는 크지만 팔 근육이 별로인 이로 둘 뽑았다.

“정말 저들로 할 건가? 취륵.”

“왜요? 맘에 안 드세요?”

“그게 아니라 서로 덩치가 바뀌어도 상대가 안 될 텐데 저러면 상대는커녕 경기를 하나마나 아닌가? 취륵.”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해봐야 알죠. 이제 선수도 뽑았고 하니 시작해 볼까요? 처음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 남녀 한 쌍씩 하는 거예요.”

“알았다. 취륵. 그럼 먼저 저들에게 팔씨름을 하는 방법을 알려줘라. 취륵.”

얼마 후 팔씨름 하는 방법을 배운 남녀 오크가 서로 팔씨름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둘 다 너무나도 일방적으로 남자 오크가 이겼다.

“그것 봐. 취륵. 상대가 안 되잖아. 취륵.”

“그럼 이번엔 눈, 귀, 코를 막은 상태로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하겠습니다.”

강신의 말에 족장오크가 뭐라고 하려 하다가 강신의 말하지 말라는 제스처에 가만히 보기만 했다.

얼마 후 오크 두 쌍의 눈, 귀, 코를 전부 막자 다시 팔씨름이 시작 됐는데 강신의 말과 달리 전처럼 남녀끼리 팔씨름을 하고 있었다.

팔씨름을 하는 남녀 오크들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팔씨름은 전에 하던 상대 그대로 진행 됐지만 결과는 아까와 반대로 나왔다.

두 여자 오크가 이긴 것이다.

“이건 말도 안 돼. 취륵. 너 설마 마법사였나? 취륵.”

“마법사는 무슨. 그리고 제가 마법사였다면 그걸 왜 숨기겠어요?”

“그럼 저건 어떻게 된 거지? 취륵. 처음엔 남자가 이겼는데 왜 눈, 귀, 코를 막으니 여자가 이기냐고? 취륵.”

“그건 마법이 아니라 인식 차이예요. 여자 오크는 남자 오크가 자신보다 더 강하다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가 남자라는 걸 아는 상황에선 별로 힘을 쓰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두 번째 판에는 여자는 여자끼리 한다고 말한 후 상대를 인식하지 못하게 상대를 볼 수 있는 눈, 주위 이야기와 상대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상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코를 전부 막으니 진짜 여자끼리 하는 줄 알고 잇는 힘껏 한 거죠. 덕분에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온 거예요. 어때요? 설마 승복 못하겠다는 건 아니겠죠?”

“우리 오크들은 절대 인간처럼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취륵. 네 말대로 여자들에게도 낚시를 시키도록 하지. 취륵.”

그때 강신의 귀에 알림 음이 들렸다.

띠리링~.

퀘스트 완료.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뉴 퀘스트.

퀘스트 : 마을 주민들에게 인정받아라.

내용 : 지금 당신이 들어선 마을의 주민들에게 무엇으로든 인정받아라.

성공 : 마을 주민에게 칭찬, 추천, 존경 등을 전부 받았을 때.

보상 : 칭찬-(EXP 200. 포인트 2.), 추천-(EXP 500. 포인트 5.), 존경-(EXP 1000. 포인트 10.)

제한 : 없음.

‘이제야 친해진 거야? 후~. 친해지기 진짜 힘드네. 그런데 퀘스트가 왜 자꾸 이런 것만 나와? 빨리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가고 싶은데. 강화도. 아니, 증폭도 하고 싶고. 음. 그러고 보니 이 족장오크는 일반 마을로 따지면 장로나 촌장 같은 거잖아. 그럼 혹시 증폭에 대해서 알지 않을까?’

강신은 족장오크를 따라 강으로 가면서 전에 말한 대로 스텟을 민1, 체2, 지2로 찍고 족장에게 물었다.

“족장님. 혹시 증폭에 대해서 아시나요?”

“증폭? 취륵. 대충은 안다. 취륵. 우리 종족도 그 증폭된 무기에 많이 당했다. 취륵.”

“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증폭에 대해서 들을 수 있을까요?”

“비밀 이야기도 아닌데 실례는 무슨. 취륵. 증폭은 마법으로 물건을 강하게 만드는 거다. 취륵.”

“설마 그게 끝인가요?”

“끝이다. 취륵.”

‘윽. 그건 나도 안다고 이 오크야! 아무래도 증폭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면 마법이 발달한 곳으로 가야겠는데. 그러려면 일단 퀘스트를 클리어 하고 인간들이 사는 곳으로 가야겠지?’

그렇게 생각한 강신은 오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낚시를 가르쳤다.

며칠 후 강신은 드디어 오크 마을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여자 오크들에게 낚시를 가르치면서 족장에게 여자오크들이 낚시를 잘하는 걸 어떻게 미리 알았는지 참 대단하다며 칭찬을 받았고 물속에 관심이 있는 몇몇 오크들이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 하자 족장이 강신에게 배우라며 추천을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족장의 추천으로 온 오크들에게 수영을 가르쳐주자 다들 강신을 존경의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다.

자신들에게 낚시를 가르쳐 식량 문제를 해결해 주고 그동안 들어보지도 못했던 오크가 수영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니 오크들의 눈엔 강신이 현자로 보이는 것이다.

원래 현자라는 것이 불리는 당사자와는 상관없이 도움을 받은 이들이 현자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 미개한 이들과 그들에게 필요한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현자라 불리는 것도 별로 어렵진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퀘스트를 끝내자 레벨 업 했다는 알림 음과 함께 추가보상으로 족장오크의 선물이 주어졌다.

족장오크가 강신에게 준 선물은 반지로 옵션은 이랬다.

족장오크의 인정

종류 : 반지

내구도 : 950/950

방어력 : 30

*특수능력

없음.

*설명

제련 되지 않은 철로 만들어진 반지로 이렇다 할 능력은 없지만 오크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착용하고 있으면 먼저 공격하기 전까진 오크들에게 공격받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오크들의 제국이라는 타니리아의 출입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족장 오크에게 선물을 받자 큰 도시에 가라는 퀘스트를 받았고 그에 강신은 오크들과 겉으로만 아쉬운 작별을 했다.

속으로는 큰 도시에 가면 증폭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난 상태였다.

강신은 족장오크가 알려준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방향으로 가면서 상태 창을 확인해 레벨 업으로 생긴 보너스 스텟을 찍었다.

이름 : 강신   레벨 : 7(723/1139)   포인트 : 28   등수 : 10

*스텟

힘 : 10   민첩 : 17   체력 : 24   지력 : 24

보너스 스텟 : 0

생명력 : 3100/3100   정신력 : 3100/3100

데미지 : 107          방어력 : 7

“음. 장비가 없으니까 데미지랑 방어력이 너무 낮은데. 마을에 가면 일단 장비부터 구해야겠지만 돈이 없네. 이건 뭐 노가다라도 해서 현질을 할 수도 없고. 어? 아! 여기서 알바를 해 돈을 벌면 되는구나. 오크를 봐서 그런지 이곳을 자꾸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되네.”

강신은 지금 이 상황에 자신의 목숨이 걸려있는데도 급박하게 생각하기는커녕 실제로 강화와 비슷한 증폭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그냥 게임을 즐긴다는 생각이었다.

덕분에 처음 시작할 땐 공동 10위였던 것이 이젠 혼자 10위가 되어 있었다.

다른 이들은 벌써 강신보다 포인트를 더 많이 모았다는 뜻으로 다들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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