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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게임
“어라? 여긴 어디야? 난 분명 아이템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강신이 눈을 뜬 곳은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이었다.
갑자기 변한 주위 풍경에 무슨 일인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앞에 검은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나타났다.
“누구세요?”
“전 당신을 데리러 온 흑운입니다. 당신은 방금 전 번개에 맞고 죽었습니다. 죽은 자는 원래 저승으로 가지만 당신은 제가 모시는 분께 선택받아 이곳에서 대기하게 된 것입니다.”
“잠깐만요. 제가 죽었다고요? 말도 안 돼. 방금 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죽은 것입니다. 번개가 인터넷 케이블을 타고 컴퓨터로 흘러들어가 당신의 몸을 태워버렸거든요.”
“참나. 죽어도 참. 어? 설마 천벌을 받은 건가? 내가 아무리 천벌 받을 각오를 했다고 해도 이건 아닌데.”
“뭔가 착각 하시는 것 같은데 당신이 죽은 건 천벌이 아니라 자연 현상이었습니다. 신들은 절대 살아있는 인간에게 천벌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럼 너무 쉽게 죽어버리거든요. 신들은 죄 지은 자를 최대한 오래 벌하자는 주의입니다.”
“천벌이 아니다? 그럼 내가 번개를 맞고 죽었다는 건 못 믿겠는데요. 아무리 운이 없어도 컴퓨터 하다 번개 맞고 죽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럼 지금 당신의 몸을 보여드리죠.”
흑운이라는 자의 말이 끝나자 강신의 앞에 한 영상이 나왔는데 그 영상엔 옷 이곳저곳이 탄 강신이 키보드에다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이게 나라고? 지금 나 꿈꾸는 거 아니야?”
강신은 꿈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볼을 꼬집었지만 아무런 느낌이 나질 않았다.
“역시 꿈이었군. 휴~. 진짜 죽은 줄 알고 놀랐잖아.”
“현재 당신은 영혼이기 때문에 그런 방법으론 통증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영력을 이용해야 느껴지지요.”
흑운은 손에 빛을 내더니 그 손으로 강신의 팔을 꼬집었다.
“아! 진짜 아프잖아. 헉. 내가 진짜로 죽은 거야? 이제야 내 인생이 피려고 했는데.”
“죽음을 달갑지 않아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제가 제안 하나하죠. 제가 모시는 분께서 원하는 일을 해 주시면 다시 살려드릴게요.”
“다시 살려준다고요? 어라? 그 말. 굉장히 익숙한데? 아! 내가 이런 말을 들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직접 들어보니 기분이 참...”
자신이 물에 빠진 사람들에게 하던 말과 비슷한 말을 들은 강신은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에 뭔가 허무함을 느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참고로 당신이 거부 한다면 바로 지옥으로 갈 것입니다. 이유는 당신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지옥이라. 어차피 가게 될 곳이지만 지금 당장은 가기 싫으니 할게요. 당신이 모시는 분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분이 원하는 일을 하지요.”
“그 대답은 절대 번복되지 않습니다.”
흑운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주위 풍경이 초원으로 변했다.
초원에는 강신 말고도 9명의 인원이 더 있었는데 다들 성별과 국적이 다양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강신은 흑운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기 위해 흑운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흑운은 아무대도 보이지 않았다.
강신이 흑운을 찾아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앞에 10명의 남녀가 나타났다.
강신의 앞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었는데 왠지 가까이 가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방금 나타난 남녀들은 각자 자신의 앞에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 말을 했다.
“안녕. 난 너희 인간이 신, 창조주, 외계인 등으로 부르는 존재야. 내가 널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는 뭔가를 시키고 싶어서야.”
“저 혹시 흑운이라는 분이 모시는 분인가요?”
“응. 내 이름은 아직 알려줄 수 없고 나중에 네가 시킨 일을 전부 다 했을 때 알려 줄게. 물론 다시 살려도 줄 거고.”
“음. 그런데 시키실 일이 뭐죠?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겠죠?”
“듣기론 네가 정식적인 방법으로 지구에서 가장 강했던 자라던데. 그 정도면 충분히 하고도 남아.”
“예? 제가 지구에서 가장 강했던 자라고요? 뭔가 잘 못 아시는 것 같은데요.”
“아니야. 흑운이 조사해 온 걸 보면 네가 최강이라고 나와. 지금은 아니지만. 하지만 이미 최강의 자리에 가 봤으니 다시 시작하는 건 쉽겠지?”
“잠시 만요. 진짜 뭔가 잘못 된 것 같아요. 전 살면서 단 한 번도 싸움에서 이겨본 적이 없어요.”
“그래? 야! 흑운. 아니라잖아.”
그녀의 부름에 흑운이 서류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이 서류를 보십시오.”
흑운이 건네준 서류를 보던 강신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졌다.
그 서류엔 강신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릴 때의 캐릭터 정보가 적혀 있었다.
“이건 게임 캐릭터잖아요. 게임에서야 최강이 되 본적 있지만 이건 현실하곤 별개예요.”
강신의 말에 여인이 대답했다.
“그거면 되. 우리가 지금 하려는 것도 게임이거든. 우리가 직접 조종하는 건 아니지만 진짜 게임처럼 너희한테 퀘스트도 주고 퀘스트를 해결하면 그에 따른 보상도 줄 거야.”
“그 말은 제게 게임을 시키겠다는 거죠?”
“게임은 게임인데 너희는 몸으로 직접 움직여야해. 너희가 말하는 판타지라는 세계에 보내 줄 거거든.”
“살아있는 사람을 게임 캐릭터처럼 쓴다는 거잖아요. 거기다 판타지라니. 잘못해서 몬스터한테 죽으면 어떻게 해요?”
“너무 쉽게 죽는 걸 방지하기 위해 강한 자들을 데리고 온 거야. 최강자였던 네겐 기대가 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전 살면서 단 한 번도 싸움에서 이겨본 적이 없어요. 이런 건 밝히기 창피하지만 얼마 전에는 중딩 한테 맞은 적도 있다고요. 중딩도 못 이기는 제가 몬스터를 어떻게 이겨요? 게임 캐릭터가 되면 모를까.”
“그거야. 네 말대로 네겐 최강자의 몸을 줄 거야. 단 레벨은 1로 해서 말이지.”
“진짜요? 진짜 제 몸을 게임 캐릭터로 만들어 주실 건가요?”
“당연하지. 그래야 내가 이길 확률이 올라갈 태니까.”
“그럼 장비도 전부 최강일 때의 것으로 주는 건가요?”
“아니. 그건 안 돼. 캐릭터들은 전부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규칙이거든. 물론 아무것도 없는 상태론 낯선 세상에서 살아남기 힘들 수도 있어서 원하는 걸 세 개씩 주기로 했지만. 일단 넌 세 개 중 네 몸을 게임 캐릭터로 바꾸는 것 하나 했고 나머지 두 개도 말해봐. 참고로 아이템은 한 개씩만 되고 네가 원하는 아이템을 새로 만드는 건 안 돼. 원래 있는 아이템이라면 약간에 개조를 해서 줄 수도 있지만 그러면 개조와 아이템을 주는 것 이렇게 두 가지를 원한 것이 되어버리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개조는 약간만 되는 거야. 너무 터무니없는 거나 그 아이템과 전혀 상관없는 옵션은 안 돼.”
“저. 혹시 지금 가려는 세상에도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나요?”
“네가 말하는 아이템은 게임에서 모든 물건을 통칭하는 단어지? 그럼 있긴 한데 약간 개념이 달라. 그 세계에선 물건의 본질을 마법을 이용해 증폭시키거든. 증폭은 두 번 이상부턴 대부분 실패 해. 참고로 증폭에 실패하면 폭주하는 마나로 인해 물건이 사라져 버려.”
“강화랑 비슷하네요. 저 그럼 지금 원하는 걸 말 할게요. 제 게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목걸이의 옵션을 강화뿐만 아니라 증폭에도 적용되게 해서 주세요.”
“아이템을 개조해서 달라는 거지? 그럼 세 가지 다 됐네. 네가 판타지 세상에 도착하면 네가 원한대로 게임 캐릭터의 몸에 그 목걸이가 착용 되어 있을 거야. 이제 준비는 다 끝났으니 보내줄게.”
강신은 물어보고 싶은 게 더 있었지만 눈을 감았다 떠보니 주위 풍경이 숲으로 바뀌어 있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보내 버리면 어떻게 해? 아직 뭘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듣지도 못했는데. 도대체 나보고 뭘 하라는 거야?”
그때 갑자기 팔에서 알림 음이 들렸다.
띠리링~.
“무슨 소리지? 어라? 웬 팔찌야?”
자신의 팔에 착용되어있는 처음 보는 팔찌에 강신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사이 팔찌에서 메시지가 나타나더니 흑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의 선택을 받은 당신은 이제부터 다른 신의 선택을 받은 자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경쟁 방법은 포인트를 모으는 것으로 1억 포인트를 가장 먼저 모은 자가 우승입니다.
포인트는 어려운 퀘스트를 성공하거나 강한 몬스터를 잡을수록 더 많이 지급됩니다.
승리의 최우선 조건은 살아남는 것이니 포인트에만 신경 쓰지 마시고 죽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지금부터 주어질 퀘스트와 포인트는 전부 현재 착용하고 있는 팔찌에 표시될 것입니다.
참고로 그 팔찌는 목숨과 같은 것이라 파괴되면 착용자의 목숨도 끊어지니 파괴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이제 기본 설명은 끝났으니 첫 번째 퀘스트를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퀘스트는 마을을 찾는 것입니다.
흑운의 말이 끝나자 팔찌 위에 있던 메시지가 사라지더니 바로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 마을을 찾아라.
내용 : 주변을 돌아다녀 마을을 찾아라.
성공 : 마을에 들어가는 즉시.
보상 : EXP 100. 포인트 1.
제한 : 없음.
“진짜 게임 같은데? 그건 그렇고 일단 가장 중요한 목걸이부터 확인해 봐야겠다. 확인.”
확인하는 방법을 몰라 그냥 목걸이를 잡고 확인이라고 말하자 팔찌에서 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강화의 신
종류 : 목걸이
내구도 : ∞
방어력 : 0
*특수능력
강화의 신의 축복 : 10/10
*설명
아이템 강화 및 증폭 도중 강화가 실패하려고 하면 강화의 신의 축복이 자동으로 발동해 강화실패를 막아준다. 강화의 신의 축복 횟수는 하루가 지나면 전부 채워진다.
“진짜 내가 원하는 대로 됐네. 다른 것도 확인해 볼까? 확인.”
강신은 자신의 몸과 팔찌 그리고 주위에 있는 돌을 주워 확인을 해 보았다.
이름 : 강신 레벨 : 1(0/100) 포인트 : 0 등수 : 10(10명 공동)
*스텟
힘 : 10 민첩 : 10 체력 : 10 지력 : 10
보너스 스텟 : 5
생명력 : 1100/1100 정신력 : 1100/1100
데미지 : 101 방어력 : 1
신과의 교감
종류 : 팔찌
내구도 : 100000/100000
방어력 : 0
*특수능력
게임능력
신의 메시지
신의 베일
신의 물건
신의 통역
*설명
게임의 능력인 퀘스트 확인, 상태 확인, 아이템 확인 등을 할 수 있고 신의 메시지를 받아 착용자에게 퀘스트를 전달해 준다. 신의 베일이 걸려 있어 착용자와 다른 신들의 선택을 받은 자들 이외엔 팔찌가 보이지 않고 신의 물건이라 내구도가 한 시간에 10000씩 자동으로 회복 된다. 신의 힘으로 어떤 상대와도 대화가 가능하다.
돌
종류 : 무기
내구도 : 320/320
공격력 : 50
“공격력은 증폭으로 올리면 되니까 힘은 찍을 필요 없고. 증폭 템을 얻기 전까지 죽으면 안 되니까 민첩 하나에 체력에 둘 찍고. 스킬도 사용해야 하니 지력에도 둘 찍으면 스텟은 끝이네. 이 돌멩이. 주제에 공격력이 50이나 되잖아. 처음 확인한 기념으로 내 첫 무기로 사용해 주지. 이제 확인할 것도 다 확인한 것 같으니까 퀘스트나 하러 가 볼까? 마을을 찾아가라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설마 진짜 돌아다니면서 찾으라는 건가? 지도도 없이? 참나. 이 게임은 처음부터 막장이네.”
현재 자신의 상황을 완전히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된 강신은 일단 숲에서 나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다행히 숲엔 강신을 공격할 만 한 생물은 없었고 그 덕분에 무사히 사람이 다닐 것 같은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간 지 얼마 지니자 않아 숲의 끝이 보였고 강신은 빨리 숲에서 벗어나 마을에 들어가고픈 생각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얼마 후 강신이 숲에서 벗어나자 팔찌에서 알림 음이 들리더니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띠리링~.
퀘스트 완료.
레벨 업.
*뉴 퀘스트.
퀘스트 : 마을 주민들과 친해져라.
내용 : 지금 당신이 들어선 마을의 주민들과 어떻게 해서든 친해져라.
성공 : 퀘스트 수행자가 마을에 들어가 살아도 주민들이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가 됐을 때.
보상 : EXP 1000. 포인트 10.
제한 : 없음.
퀘스트 완료에다 레벨 업 그리고 새로운 퀘스트 창까지 떠올랐지만 강신은 느긋하게 그 창들을 볼 겨를이 없었다.
“이런 된장 할. 하필 찾아온 마을이 오크마을이라니. 시작하자마자 죽게 생겼네.”
============================ 작품 후기 ============================
자꾸 따지시는 분들이 계셔서 적는 건데 6화 증폭편에 보면 강신을 죽인 번개가 일반적인 번개가 아니라고 나옵니다.
그러니 랜선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