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화 형제들(3)
중대는 가진 탄약이 거덜 날 때까지 싸웠다.
여명이 야음을 걷으며 대지에 드리울 때 격렬한 전투와 과도한 긴장으로 모두가 가쁜 숨을 내뱉으며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지만, 어쨌든 살아남긴 했다.
간밤에 일어난 혈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중화군 시신들이 처참한 몰골로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아직 죽지 않았는지, 꿈틀대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곧 죽을 것이 분명했다. 철조망에 걸려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자, 벽에 파묻혀 으깨진 자, 수평지향성지뢰에 휘말려 사람의 형체조차 유지 못 하고 죽은 자와 같은 운명에 처하리라.
죽은 이들은 대부분 중화군이었다. 대나무 벽이 터져나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고려군은 엄폐물과 우수한 무기들을 이용한 화력 우위를 살려 잘 싸웠다.
애초에 중화군 입장에서는 야음을 이용해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하지만 저들은 그저 밤낮없이 고려를 괴롭히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듯, 그저 저렇게 집요하게 공격을 가했다.
분명 고려군 한 명이 죽거나 부상당하면, 적의 사상자는 그보다 스무 배는 더 많았다. 심지어 사상자 중 사망자의 비율도 고려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그럼에도 저들은 그저 저런 식으로 미련하게 공격을 해왔다.
진수는 이젠 고참들이 무슨 싸움을 해 왔는지 충분히 이해했다. 그 또한 이 진창에 깊숙이 잠겨 있었다.
진수 또한 이제 민간인 어쩌고 하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무덤덤히 전장의 환경 속에 적응해나가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흑표가 우르르 몰려왔다. 기갑의 파도 속에서, 중화인민들은 마침내 두 손을 들고 얌전히 수용소로 향했다.
이 ‘총력전’에서 과연 무고한 자들이 있을까. 피어오르는 희미한 의심의 불씨가 진수의 마음속에 자리 잡혔다.
믿을 건 오로지 같은 중대의 사람들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뒤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들.
진수가 제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하나의 군인으로 변하자 동료들의 대우도 달라졌다.
더이상 그에게 냉담하게 반응하는 자는 없었다. 전우들은 진수를 노름판에 끼워 주었고, 여유로운 시간엔 같이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진수는 중대 내 수많은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이제 다 알았다.
누가 언제 뭘 했고, 누가 무슨 못 볼 꼴을 보였는지도 알았다.
그렇게 중대원들은 형제가 된 것이다.
피 한 방울 섞여 있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친밀할 수밖에 없는 형제들.
하지만 그래도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있기 마련, 진수에게는 그 대상이 바로 김강식 상병이었다.
사람이 약간 가볍고 경박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감정에 솔직했다. 그는 용감했기에 진수를 몇 번이나 구했고, 중대를 구하기도 했다. 틈만 나면 상부와 정치인들 욕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웃기게도 그 누구보다 명을 잘 따랐다. 어찌 보면 이상적인 군인일지도 모른다.
나이는 강식이 진수보다 다섯 살은 많았다. 진수는 겨우 소년티를 갓 벗은 나이였고, 강식은 영서에서 물류회사 사원 일을 하던 사람이었다.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지만, 강식은 집안에 형제들이 많아 동생 다루는 것을 잘했다.
“나도 딱 니만 한 동생이 있다. 그놈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몰라. 입대하겠다고 설쳐대진 않는지….”
“그렇습니까?”
“그래. 사 남매, 아들 셋 딸 하나 있는 집안의 장남이지. 그래서 내가 징병됐지만.”
강식은 진수처럼 자원입대병은 아니었다. 자원입대율이 굉장히 드높은 고려군이라 해도, 전부를 자원병으로 채울 순 없었다. 그는 나라의 부름을 받은 축에 속했다. 그럼에도 썩 불만만 있는 눈치는 아니었다.
“걔네가 가는 것보다 내가 가는 게 맞지 않겠냐. 난 그래도 대책 없이 입대한 너보단 낫다. 나 뒤져도 우리 집 손을 이을 애들은 있으니까.”
“왜 저 옆 중대에는 사 형제가 전부 참전한 경우도 있잖습니까. 우리 군단장님이 한 명은 명예전역으로 귀국시켰다던데.”
진수는 즉각적으로 말실수한 것을 깨달았다. 강식은 얼굴이 새파래져, 집으로 가는 가장 빠른 우편을 통해 형제들의 행방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다행히, 막내는 잘 있단다. 둘째는 기어코 진수와 비슷한 시기에 입대했다지만.
강식은 그렇게 동생 걱정에 한동안 전전반측해야 했다.
* * *
창양.
정녕당.
“환후는 어떠십니까?”
시중의 침실에서 빠져나온 의사는 착잡한 얼굴로 의무상서와 그 뒤에 있는 다른 상서들에게 보고했다.
“썩 좋진 않습니다.”
상서들은 제각기 한숨을 내뱉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거대한 중화전역의 지도를 펼쳐놓고 토론을 했지만, 무언가 알맹이가 빠진 듯 허전했다.
“이리 중요할 때에….”
저번 테우엘체 핵실험장 방문 이후, 워싱턴 시중은 제도로 돌아오자마자 앓아누웠다.
방사능 피폭 같은 문제는 아니었다. 동행한 다른 사람들은 멀쩡했다.
다른 증상이 있긴 했다. 마른기침이 자꾸 났고, 기침에 핏물이 살짝 보였다. 폐병으로 의심되어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늙은 몸에는 항생제도 잘 듣지 않았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존재치 않았다.
심리적 요인도 있었을 것이다.
워싱턴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무기를 확보했다는 안도감인지, 혹은 반대로 모두의 파멸을 불러올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냈다는 불안감을 느꼈는지는 몰라도, 빠르게 노화되었다.
삶의 마지막에서, 워싱턴은 한 명 한 명을 따로 보았다. 유언 대신 당부의 말을 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 나이도 일흔다섯이잖나. 갈 때도 되었지.”
“요즘 일흔이면 아직 정정할 나입니다.”
군무상서 박용찬도 시중과 독대했다.
민선시중 중에선 실로 길고 길었던 워싱턴 치세 동안 줄곧 군무상서로 재직한 박용찬은 자신의 상관과 작별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자 군 출신에 대한 자부심과 예순의 나이가 무색하게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도 그놈, 수보로프보단 좀 더 버텼군. 안 그렇나?”
“하 참. 한낱 소련군 원수와 비교하시면 어쩌십니까.”
“뭐, 바뵈프 그놈의 최후도 보긴 봤으니까….”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함인지, 워싱턴은 끝까지 농담을 건넸다.
덕분에 박용찬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피식 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아마 이 사람이 떠나면 따로 전해 듣겠지만….”
워싱턴은 자신이 습진균의 파멸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것에 딱히 아쉬움을 표하진 않았다. 다른 상서들이 알아서 잘할 것이다.
“황상께서는 자네를 차기 전시내각 시중으로 올리실 거야.”
“저를 말씀이십니까? 해밀턴 공이나 제퍼슨 공이 아니라?”
“야당 대표들도 합의한 사항이네. 전시가 끝나면 본래대로 민의에 의해 정해지겠지만. 아직 그럴 순 없는 노릇이니.”
“…….”
“그 말인즉, 자네가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는 소릴세.”
박용찬은 인중을 문질렀다.
“미안하군. 중요하고 심각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 이렇게 무책임하게 드러누워 있으니….”
워싱턴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저들의 행동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지만 선전포고를 한 것은 분명히 자신이 아니던가. 전쟁을 시작해놓고 삼 년도 버티지 못하고 이리 와병하다 갈 것 같으니 실로 후임자에겐 가혹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각하께서 승전시중이라는 영예를 안아야 하셨는데 제가 모자라 그만…!”
하지만 박용찬이 펄쩍 뛰었다. 군무상서인 그 또한 지금의 전황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진정한 충복이라 자부하려면, 그가 전쟁을 진작 승리로 끝냈어야 했다.
“그것이 불가능하니까 하는 말일세.”
하지만 워싱턴은 담담히 그렇게 말했다.
“놈들에 대해 인정할 줄 알아야 해. 사람들이 뭐라 하든, 습진균이 난 놈은 난 놈이야. 아무것도 없었던 중화를 저렇게까지 만들었다니….”
동시대 악이 피어난 것을 직접 보았던 그는 자신의 대적자에 대해 그렇게 평가했다.
“삶의 모든 것이 악의로 가득 찼지만, 능력 자체만 보면 더없이 유능하네. 먼저 떠난 바뵈프도 저 정도는 아니었어.”
개성과 탐라 공습 때, 그들이 공포에 굴복했다면, 혹은 그 이전부터 저들의 발흥에 대해 무관심했다면 저들은 시간을 얻었을 것이다. 전 지구에 공포와 절망을 불러일으킬 시간을.
워싱턴은 그간 자신이 줄곧 중화를 위험 요소로 분류하며 지켜봐 왔던 것에 대해 결코 후회하진 않았다.
“적을 얕보지 말게. 지나의 땅에 피어나는 자들은 언제고 저럴 작정이었어. 저들의 강렬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는 세상을 언제고 화염으로 뒤덮을 걸세.”
저들도 힘만 있다면, 이득만 된다면 언제고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자들이다. 과거에 그들을 착취했던 양동이들을 욕할 것도 없었다. 똑같은 나라였다.
당장 고씨 고려만 해도 수없이 고통받다 멸망했으니, 그 과거를 잊어선 안 되었다.
저들은 힘을 얻었을 때와 힘이 없을 때의 행동과 태도가 판이하게 달랐다. 중화라는 사상 자체가 그것의 본질을 의미했다. 우등한 중화와 중화의 지배를 필요로 하는 열등한 주변의 야만인들. 언제고 문제를 일으킬 사상이다.
국제연합의 사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고려는 단극체제를 지향하지만,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은 한참 전에 버렸으며 철 지난 봉신 제도에 대한 것들도 버렸다.
설령 누군가―대표적으로 예맥한 3국과 그리스―는 일부러 봉신이나 속국을 자처하고 있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이권과 속사정이 달린 주장이었다.
고려의 시대에 중화국이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앞으로 중화라는 단어 자체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했다.
워싱턴은 소비에트의 운명 이상으로 중화의 운명도 그렇게 되길 희망했다.
“그럼 주나라에서 제안한 이야기는….”
“그건 자네 뜻대로 해. 난 영 기분이 나빠서 거절했지만. 자네는 전시시중으로서 자네만의 방도를 찾아내야 하니까.”
― 쿨럭, 쿨럭
워싱턴은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말을 해서 그런지 한동안 끙끙거리며 기침을 했다.
“그래. 내 정책이나 내 행동에 완전히 영향을 받지 마. 자네가 앞으로 온전히 책임을 진다는 말은, 조국과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한 완전히 자유로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야.”
워싱턴이 박용찬의 손을 꼭 잡고는 간곡히 말했다.
“이겨주게. 그리고 잊지 말게. 내가 예전, 테우엘체 실험장에서 했던 말들을.”
사실 워싱턴 시중은 오로지 그에 대해 염려할 뿐이었다. 전후 국제질서 개편에 관한.
박용찬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다 겨우 마지막 말을 짜냈다.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각하.”
* * *
박용찬 시중의 시대가 열리고 가장 처음으로 치러진 전투는 때마침 진수가 있던 82기보사단의 전투였다.
82기보사단은 막 신향현(신샹현)에 도착했다. 바로 밑이 황하라 도하 준비를 하는 고려군에겐 완전히 확보해야 하는 핵심적인 요충지 중 하나였다.
82기보사단은 황하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화 818총병사단과 마주했다. 시가전이 아닌 평야와 야지에서 싸웠고, 82기보사단은 적을 말 그대로 갈아버렸다.
하지만 상병, 아니 이젠 진급하여 병장이 된 김강식은 전투가 끝난 이후 완전히 말을 잃어버렸다.
“얘네들이랑 싸웠다고?”
그는 죽은 시체를 헤집었다. 앳된 소년들이었다. 진수보다도 어렸다.
어느 정도로 어렸으면 말도 안 했을 것이다. 얘넨 당장이라도 그냥 집에 들어가 엄마 품속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어야 할 나이였다. 열둘, 열셋 정도. 아무리 중화인들이 발육이 더디다고 해도, 나이 정도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소년선봉대….”
진짜 선봉대는 지금 무장친위대로 개편되었지만, 소년선봉대는 아직 명칭이나 조직이 그대로 있었다. 병력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다.
진수도 이 소년들의 목에 둘러져 있는 빨간 목도리를 보았다.
중화인들이 좋아하는 얇고 붉은 천에, 금색 실로 새겨진 화 자. 이게 뭐라고 소년들이 열광하며 선봉대에 뛰어드는지 그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목도리 하나, 완장 하나. 그거 때문에?”
“원래 저런 어린애들이 그런 거 유난히 집착하지 않습니까.”
진수는 무덤덤하게 한숨을 내뱉었다.
최근까지도 어린애였던 덕일까. 그는 그 나이 또래의 애들이 가지는 공명심을 잘 알았다.
하지만 김강식 병장은 그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았다.
818총병사단과 전투를 벌이는 와중, 그들은 적 참호 진지를 점령해야 하는 순간에 놓였다. 강식은 장갑차의 뒤를 따르며 논두렁을 달려 나가다 마침내 적병을 바로 앞에서 사살해야 하는 순간에 놓였다.
그리고 강식은 이전처럼 단호하게 총을 쏘지 못했다. 그 소년에게서 막내의 얼굴을 보았던 걸까.
하지만 막내 또래의 소년선봉대 병사는 울면서도 죽음의 위기에 자돌폭뢰를 김강식 병장에게 내밀었다.
― 쾅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못했다.
그토록 결단력 있던 김강식 병장이 그렇게 허무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적의 공격을 허락할 줄이야 누가 생각했겠는가.
적의 기관총 사수에게 유탄을 발사하던 진수도 자신의 근처에서 폭음을 인지했지만 일단 적을 제압한 뒤에야 올 수 있었다.
진수가 도착했을 땐, 강식은 이미 두 다리가 날아간 상태였다. 강식은 충격의 후유증에 자신이 무슨 상황인지 인지조차 못 하는 상황이었다.
“의무병!”
진수는 목놓아 의무병을 부르면서도 일단 배운 대로 움직였다. 개별구급낭에 있는 물건들을 꺼냈다. 압박붕대와 일반붕대, 지혈대, 지혈제와 소독제, 붕대 접착용 풀 등이 있었다. 그는 일차적으로 잘린 다리 근위부에 지혈대를 감았다. 지금은 지혈대 후유증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후 진수는 추가적으로 지혈제와 소독제를 뿌리고 붕대를 사용했다. 하지만 출혈은 잡히지 않았다. 붕대가 삽시간에 붉게 물들었다.
“끄으으….”
강식은 엄청난 고통이 밀려드는지 진수의 팔을 잡았다. 진수는 눈물을 흘리며 구급낭에 있는 진통제를 주사했다.
그제서야 강식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하지만 안심할 건 아니었다. 지금 제대로 응급처치를 안 하면 죽는 운명을 벗어날 수 없었다. 설령 제대로 응급처치를 한다 하더라도 이 정도 상처면 생존을 장담키 힘들었다.
다행히 그때 의무병이 다가왔다.
달려온 의무병도 아연한 얼굴로 처참한 몰골의 강식을 바라보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곤 의무병 전용 전투부상자처치낭에서 고급지혈대를 꺼내 들었다.
“붕대 내놔. 전부 다!”
의무병은 주변 사람들의 개별구급낭에서 붕대들을 모았다. 전장에서 가장 위급한 건 출혈이었다. 다리와 다른 상처들의 실혈을 모두 잡아야 했다.
2차 지혈대에 더 강력한 압박붕대를 둘둘 감은 강식의 모습은 마치 이집트의 미라 같았다.
강식은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호흡도 불안했다. 의무병은 처치낭에서 고분자중합체로 만든 관을 꺼내 강식에게 기도삽관을 실시했다.
“젠장, 젠장! 후송차는 언제 옵니까?”
“기다리십쇼, 곧 올 겁니다.”
현장 요청에 전투후송용 차가 달려왔다. 특유의 붉은 물방울 문양이 있었다.
들것에 환자를 옮긴 그들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강식이 있던 곳에는 그저 피만이 흥건했다.
* * *
“저는 전 시중 각하를 더없이 존경하지만, 우리의 전투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존의 방식과 새로운 방식, 두 가지 길을 모두 병행할 겁니다.”
고려제국 41번째 시중, 박용찬 시중은 그렇게 말했다.
“조금 더 포괄적인 폭격을 승인하겠습니다.”
현 중화제국에 완전히 무고한 민간인이란 없었다. 워싱턴이 계획했던 일들은 대부분 계승될 터였지만, 이젠 전쟁의 방식은 바꾸어야 할 때였다. 중화전역에서 고려만 인도적 전쟁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작가의 말]
삽화(1),(2)
소비에트 전후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