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2)
― 와아아!
황실 기차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비명과 같은 환호성을 질렀다.
기차역의 인파가 어마어마해서 근위대는 진땀을 흘렸다.
해군 관계자와 그 가족, 선별된 언론인들, 각국의 대사들과 영사들 등 엄선된 인원들만이 참가했을 뿐인데, 인파는 무시무시하게 많았다.
사실 고려 해군 소속의 장병 인원만 해도 거의 십만에 달하고, 그 가족까지 합쳐보면 이십만까지 육박하니 애초에 석정은 의외로 한적한 도시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해문에서 관함식을 하자는 의견을 수용했다면, 이보다 다섯 배는 넘는 거대한 인파가 몰려 여러 사고가 났을 수도.
손을 몇 번 흔들어 보이던 황제 내외는 금방 준비된 장소로 다가갔다.
이미 함대는 모두 제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해원은 딱히 지체하고 싶지 않은 듯 곧바로 해상사열을 받을 기함에 올랐다.
관계자들과 초청받은 기자들, 외국과 번국의 대사들도 차례로 탑승할 준비를 하니 넓은 배의 갑판도 사람으로 가득 들어찰 것 같았다.
나머지 시민들은 바닷가에서 관함식을 관람할 예정이었다.
기함에 타기 전, 사람들은 열심히 배를 구경했다.
물론 배의 핵심 시설들, 예를 들면 기관부나 안의 내부위치 등은 볼 수 없었고 기껏 화장실 정도만 갈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하나의 정보라도 더 얻기 위해 몸을 비틀며 배의 외관을 둘러보았다.
일단 어느 순간부터 고려의 배 흘수선까지 칠해진 붉은 도료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나무배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배좀벌레조개(Shipworm)는 철제 군함이 도입된 이후에 맥을 못 추게 되었지만, 여전히 따개비는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아마 저것은 자세한 성분은 모르겠지만 방오도료로 철제 군함에겐 부착할 수 없는 기존의 방오용 동판 대신 바닥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었다.
다음으로 눈에 띈 것은 주포와 부포의 확실한 분리였다.
초기 철갑함은 사실상 전열함 겉에 철판을 덧씌운 것과 다름없었고 그 이후로도 비슷하게 발전했지만, 27년 전에 발발한 프랑스와의 추심전쟁에서 얻은 전훈으로 인해 부유포대와 같은 방어용 함정을 박살 낼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로 인한 결과인지 측면의 부포와는 다르게 긴 포신과 거대한 구경을 자랑하는 중앙의 주포와 그 포좌가 보였다.
어딘가 뚱한 얼굴을 하고 있는 프랑스 대사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대사들은 열심히 머릿속에 이 광경을 집어넣었다.
‘이것이 고려가 배치한 최신 함정, 조익현급 방호순양함….’
방어력은 빼어나나 속도가 느려진 이전 세대 순양함, 변흠규급 철갑순양함은 ‘철갑함’이라는 목적은 충실히 수행해 기존 다른 국가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지만, 정작 순양함이라는 본래의 목적에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방어력을 위해서 돛을 빼버렸던 데다가, 온갖 곳에 장갑을 둘렀으니 갑작스럽게 너무 기동이 느려져 버린 것.
물론 군함은 분명히 개념상으론 완전한 증기기관으로 구동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었고 지금은 그때보다 또 선박의 기관부가 한층 더 성장했기에 속도는 빨라졌겠지만, 장갑 문제는 여전했다.
과도한 장갑은 무의미하고 함선의 기동 속도만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으니.
고려는 아예 차기 철갑순양함을 새롭게 개발할 때 함정의 종류를 다시 두 부류로 나뉘어 상대적으로 조금 더 단단하고 비싼 장갑순양함과 약하지만 빠르고 값싼 방호순양함으로 구분한 뒤 핵심지역(적 해상세력이 강한 곳)과 비핵심지역으로 나누어 파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시작했다.
태평양과 누산타라에서 활약하는 조익현급 방호순양함은 해적 토벌에 큰 활약을 한 고려군 해군 제독에서 따 왔으며, 조 제독이 영면한 이후에도 배의 이름으로 남아 그곳의 바다를 수호하고 있었다.
* * *
사람들이 전부 다 함선에 오르자, 잠시 뒤 함대검열이 시작되었다.
기관이 움직이고, 배도 서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엄청난 수의 배들이 한자리에 꽉꽉 들어찬 뒤에는 기동에 조심해야 했기 때문에 오늘 열린 관함식은 배들이 이동하는 분열이 아닌, 기함이 이동하여 배들을 보는 해상사열의 형식을 취했다.
“맙소사.”
“주님, 어찌….”
“실로 이것이 상국의 저력이구나…!”
기함에 올라 드디어 이 작지 않은 만에 가득 들어찬 거대한 배의 숲을 온전히 바라보게 된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경악했다.
고려와 그들의 관계에 따라 경악했고, 절망했고, 경외했다.
석정만은 작지 않았다.
비교를 하자면,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바다인 칼레(혹은 도버) 해협이 33km였고 이곳 석정만의 너비는 긴 폭이 50km를 넘었으니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 만의 전체가 엄청난 수의 해군 함정으로 가득 들어차 있었으니 그야말로 저 멀리 펼쳐진 수평선 끝자락까지 푸른 바다는 강철과 나무의 장벽으로 뒤덮여 있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증기기관의 연기는 물안개도 아닌 주제에 사방에 자욱했다.
이제는 천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연방 해안경비대 소속의 구식 목재 전열함들과 순양함들은 저 뒤편에.
이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해 활약하는 제국해군의 철갑함들은 전면에.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를 선도할 정체불명의 거함 다섯 척이 선두에.
관함식에 참석한 함대의 총 숫자는 무려 228척에 달했다.
이들이 제국의 방벽이다.
불가침(不可侵).
사람들은 다시금 깨달았다.
심지어 외교관들마저도.
‘침범해서는 아니 됨’의 규정은 조약과 같은 헛된 종이 쪼가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행사할 수 있는, 행사함을 넘어 강제할 수 있는 압도적인 무력에서 뒷받침되는 것이 분명하니.
[대적할 생각 말라.]
사해의 지배자는 보란 듯이 천하에 고하는 것이다.
우리가 바다를 지배하는 자들이라고.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생각할 수 없었을 정도의 거대한 규모의 대양함대가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자, 이것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수만 가지 감정들이 오고 갔다.
심지어 고려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관함식을 열지 않았던 터라 고려인들도 이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자국 해군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바이나, 지금 이 광경은 그 어떠한 신문 기사의 논고보다, 그 어떠한 소문보다도 더욱 압도적으로 다가왔다.
기자들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겨우겨우 만년필을 놀렸고, 사진사들마저도 이 장엄한 광경에 압도당해 거대한 거치용 사진기의 개폐기를 누를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눈으로 그 광경을 담기 바빴다.
황제 부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원의 표정은, 실로 북받치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 한눈에 보였고 황후 또한 이제 고려가 자신의 나라이건만 옛 조국 프로이센의 휑한 해군을 생각하며 전율하고 있었다.
그조차도 그러니, 다른 신하들은 어찌했겠는가.
귀당의 인사들은 그들의 고립주의를 뒷받침하는 대양함대에 거듭하여 찬사를 보냈고, 교당의 인사들은 세계 패권을 좌우하는 함대에 박수를 쳤으며, 경당의 인사들은 제국의 대의가 이들에 의해 쓰여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며 눈물을 흘렸다.
다소 한적한 곳에서 잠자코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상민조차도 주먹을 쥘 수밖에 없는 광경.
19세기와 20세기 초, 대영제국의 절정기에 일어난 스핏헤드(Spithead)의 관함식은 세계 최고의 해군력을 만천하에 보여준 상징적인 일화였다.
당시 세계 군함들의 순톤수에서 7할 이상을 차지했다는 로열 네이비의 위상은 바다에서는 도저히 견줄 수 없는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다지.
지금의 고려는, 분명히 그보다도 이른 세기에 그보다도 더욱 강력한 위상을 사방에 보여주고 있었다.
동양의 함대들이 그 국가 규모의 덩치에 걸맞게 강력해지고 있는 이 순간, 여전히 세계 군함들의 순톤수 중 7할은 고려의 군함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3할 중 절반은 고려의 우방국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가 이를 앞세워 포함외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자비롭고 지배자로서의 책임과 긍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먼 훗날 세상이 바뀐 이후에도 제국의 위신에 심대한 도덕적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지 포함외교가 불가능하여 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니 너희들은, 그 주제를 알고 있으라.
“황제 폐하께 경례!”
지나가는 해군 함정들 또한 그 긍지와 자부심에 벅차오른 얼굴로 자신들의 군 통수권자에게 거수경례를 올렸다.
그제서야 해원 또한 앞의 광경에서 벗어나 마주 경례를 해 주었으니.
그 순간을 기점으로 사방에서 탁 풀어지는 한숨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외국의 대사들은 자신들이 입고 있던 두루마기의 안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흑립을 살짝 들어 그 안에 찬 식은땀들을 훔쳤다.
“실로 장관입니다.”
“그렇소이다.”
화기애애한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 옥저와 조선, 백제와 루밀 키치파닐 등의 사절들은 연신 박수를 치고 있었다.
고려를 제외하면 가장 경쟁력 있는 해군을 가진 네덜란드와 에이레의 대사는 미소를 짓고는 있었지만 어딘가 어색한 감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아무리 고려의 동맹국이라고는 하나 막연히 뒤처지는 것은 좋지 못한 일이라 생각했는지 양국의 기술협력에 관해 무어라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프로이센과 스웨덴의 대사들은 비록 고려와 한배를 타고 있는 처지이긴 하나 대양을 바라보고 건함을 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착잡한 얼굴로 저 멀리 아득한 곳에서 먼저 달려가고 있는 선두주자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이탈리아와 베네치아의 사절은 그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프랑스의 대사는 고개를 떨구고 있었고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의 대사는 흥건해진 손바닥을 애써 감추거나 떨리는 다리를 감추기 위해, 함정 위에 고정된 내빈용 좌석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황제가 탄 기함은 지금 당장 엄청난 규모의 함대를 전부 다 검열하지는 않았다.
특히 후열의 목조 군함은 더더욱.
어차피 지금 이 석정관함식은 대외 과시용의 관함식이지 전투 직전의 사열은 아니었다.
굳이 시시콜콜한 속사정을 전부 다 보여줄 필요는 없다.
제아무리 미친 나라라도, 과도기를 건너뛰고 모든 함정을 단번에 철제 군함으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
고려의 재정 규모는 탄탄했지만, 벌여놓은 일 또한 그만큼 많았고 해군은 돈 먹는 하마였으니 제국마저도 현실과 타협해야 했다.
연안을 경비하는 데는 목조군함도 여전히 쓸모 있었으니, 해안경비대는 여전히 과거 군함들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좌중은 이 숨 막히는 크기의 전함들 사이를 누비며 경례를 받는 기함의 갑판 위에서 다시금 이전만큼 놀라야 했다.
“저… 저게 뭐요!”
“하… 하늘에 이상한 것들이!”
그 광경은 오히려 이전보다도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을지도 몰랐다.
함대검열이 시작된 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아홉 개의 괴이한 물체가 하늘에 떠 있었다.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비행선을 본 자들은, 이제는 체면도 잊어버리고 바닥을 굴러다니며 아우성을 쳤다.
“괴물이다!”
“살려줘!”
관계자들이 이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빈들에게 다가가 저것들이 바다의 신기루나 파타 모르가나(Fata Morgana) 현상으로 생겨난 환영이 아닌, 고려에서 준비한 ‘하늘 함선’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주었음에도 그 소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진짜 날아다니는 고려인(Flying Korean)이다!”
도리어 더욱 놀란 잉글랜드 대사가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혼절하기까지 했으니까.
겨우 시간을 들여 내빈들을 진정시킨 해군들은 마침내 이 거대한 함대 사열이 끝을 향해 달려가자, 마지막으로 몇 차례 장엄한 예포사격을 실시하며 주군과 신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해주었다.
기절했던 잉글랜드 대사가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난 것도 그때였다.
사실상 배 갑판 위에서 관람만 했지, 움직인 거리는 거의 없는데 반쯤 녹초가 되어 뭍에 도착한 사람들은 정신적 압박이 실로 대단했는지 육지에 발을 디디자마자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황제 내외에게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혹시, 비행선에 타고 싶으신 분이 계시오?”
지금 이 꼴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다소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황제의 표정을 바라본 대사들이 무언의 부정을 표하자, 황제는 다소 아쉬운 어조로 편히 쉬고 계시라는 말을 남기고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계류탑으로 다가갔다.
계류탑에는 부소로 가득 채운 비행선 일호기, 즉 ‘비상’호가 정박해 있었다.
“오오, 마침내 이것을 타 보는군.”
해원은 드디어 다가온 시간에 즐거이 웃었다.
황후도 고개를 올려 비행선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둘은 이전에도 비행선을 본 적이 있었지만, 타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처음 해원이 비행선 탑승에 대해 넌지시 운을 띄웠을 때, 상민은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를 정도로 격렬한 반대를 했었지.
이 때문에 황제의 비행은 무산될 뻔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때마침 허종욱이 비행선과 열기구를 제작하며 동시에 연구하고 있던 낙하산이 꽤 성공적인 성과를 내었다.
해원의 간절함이 더욱 증폭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고.
이래 봬도 그는 고려 황제였다.
어린아이마냥 생떼를 쓰기 시작하면 답도 없었다.
국무나 정치, 외교에 관해서는 거의 참견하지 않는 황제이지만 이런 것에는 또 환장했으니까.
누굴 원망할까.
결국 상민은 이들의 고집을 포기하고 차라리 발명된 낙하산을 빨리 개량하자는 생각을 떠올렸다.
불의의 사고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그는 인력을 동원하여 낙하산을 여러 번에 걸쳐 개량했으니 형태와 소재까지도 확정된 이후에는 용감무쌍한 자원자들을 이용해 최대한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조건에서 몇 번이고 실험을 했다.
심지어 상민까지도 그 실험자들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황제도 모르는 비밀이었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랴.’
제아무리 그가 초인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공중에서는 무의미할 것 같았지만, 적어도 사고가 일어난다면 침착함과 반응속도는 누구보다 좋을 것이다.
사실 공중 강하 훈련은 재미있긴 재미있었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빠져있는 상민으로서도 거듭해서 낙하산을 펼치고 떨어질 때의 그 쾌감에 중독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웠으니까.
황제 부부가 비단으로 만든 낙하산을 메었다.
그것도 모자라 상민까지도 낙하산을 멘 채로 그들 뒤에서 혹여 불상사가 일어날 때 대비할 수 있도록 한 다음에야 그들 부부는 비행선에 오를 수 있었다.
‘그래도 수소 비행선보다야 낫겠지.’
부소는 구하기 힘든 원료였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곧바로 얻을 수 있는 수소는 비록 부소보다는 위험했지만 훨씬 저렴하고 구하기 쉬웠다.
그렇기에 황제가 탄 비상호를 제외한 아까 함대 사열 때 보았던 나머지 아홉 비행선들은 전부 수소로 채워져 있었다.
그 유명한 힌덴부르크의 사건을 알고 있는 상민으로선 수소 비행선들의 안정성이 내심 불안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여객선이 아닌 군용이니 상민과 같은 훈련을 받은 군인들이 최소한의 인원으로 타고 있었고, 설령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낙하산을 메고 어찌 탈출 시도 자체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교란책의 일부였고.
“이곳에서 보는 관함식의 광경이 실로 장관입니다!”
“우리가 하늘을 날고 있어요! 믿겨져요?”
황제 부부가 탄성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속 터진다. 얼른 내려가자꾸나.”
그들 바로 뒤에 있던 상민은 광경을 즐기지는 못했고 황제 부부의 낙하산이 혹여 어딘가에 긁히지는 않는지 자꾸만 확인하며 투덜거렸다.
이들 일행 중엔 사진사 하나가 대동되어 있었고 그는 이 관함식의 전경을 찍어 신문사에 보냈다.
사진사는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상민의 얼굴이 나온 몇 개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물론 그 사진들은 도중에 누군가에 의해 검열당했다.
나머지 사진들은 신문에 실려, 며칠 뒤 많은 사람들에게 관함식과 비행선의 정경을 보여주게 되었으니, 훗날 이는 목판사진법(우드 인그레빙)을 통해 최초로 신문에 사진이 게시된 사건이 되었다.
[작가의 말]
지금 이 시대 비행선의 기낭은 아직 석유화학이 발달되기 전이라 동물의 창자를 가공해 만든 Goldbeater's skin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천연고무를 섬유에 발라도 골드비터 스킨보다는 기체의 손실율이 크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