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335화 (335/653)

결혼 외교전

[외교는 보통 펜 끝에서 이루어진단다.

근엄한 얼굴을 한 외교관들, 혹은 모략가들이 회담장과 밀실에서 모여서.

열심히 주판을 튕기며 자국의 이득, 혹은 자신의 이득을 점친 뒤에, 국가와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성립되는 것이지.

하지만, 때로는 그것보다 더욱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단다.

너와 같이 꽃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아가씨들이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거닐면, 그에 따라 역사의 발자취가 바뀌었지.

과거, 왕실과 왕실의 결혼은 신성한 것이었으며, 이로 인해 맺어진 동맹은 설령 큰 손해를 입을지언정 지켜야 할 맹약으로 간주되었다.

물론 지금은, 예전만큼 결혼의 구속력은 적게 되었지.

우리는 참된 신앙을 찾았고, 늙은 교황은 힘을 잃었다.

그러므로, 더 이상 과거의 봉건적 관습이 널 옭아매진 않을 거란다.

프랑수아와 마르가리트의 이혼에서 촉발된 전쟁이 유럽을 한동안 불태웠다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것은 외스터라이히와 프랑스가 도무지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없었기에 충돌한 것이었으니.

너는 아마 이제 군주 개인의 결혼은 과거만큼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게야.

이 아비의 편지를 한낱 구시대적 미련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고.

평범하게 연애를 하고, 좋아하는 귀족 자제와 결혼을 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국가정략적 결혼은 여전히 유효하단다. 심지어 입헌군주정이 된 나라들에조차 이 수단은 상징이라 볼 수 있을 만큼.

프랑스―오스트리아 전쟁 이후로, 왕가 간의 결혼은 신중해졌으며 적국과의 평화를 맺는 결혼보다는, 기존의 동맹을 더욱더 공고히 하는 것으로 기조가 바뀌었단다.

그래, 딸아.

오히려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국혼을 원하게 된 것이다.

미안하구나.

허나 나와 네가, 왕국의 가장 높은 성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살아왔던 그 대가를 치르기 위해선.

우리는 우리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너져가는 부르봉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프로이센의 왕자들이 군대에 나아가 가장 지독한 전장에서 나라를 위해 싸운다면,

프로이센의 공주들은 외국에 나아가, 우리의 승리가 헛되지 않게 궁정에서 싸울 것이다.

너의 책무는, 너의 오빠와 너의 동생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도다.

그러니, 호엔촐레른의 미래를 짊어진 너, 루이제 아말리에 폰 호엔촐레른이여.

반드시 결혼하여야 한다.

사랑한단다, 딸아.

프로이센 국왕, 브란덴부르크의 공작,

프리드리히 빌헬름 폰 호엔촐레른.

너의 한낱 아버지로부터.]

열일곱.

한창 피어나는 소녀, 프로이센의 자랑스러운 꽃.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모는 그녀를 당대 유럽의 최고 미녀들 중 하나로 올려놓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 어떤 사내가 그녀의 외모를 보고 찬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옅은 금박으로 덧씌운 것마냥 햇볕에 반짝이는 옅은 금발.

아름다운 각도로 곧게 뻗은 코.

큰 눈과 단정한 눈썹.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깊은 푸른 눈.

입술이 과장스럽게 크거나 돋보이진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곱고 수려한 입까지.

프로이센의 사내들은 가끔 그녀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볼 기회가 있다면, 끓어오르는 애국심으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목숨을 다 바쳐 그녀와 왕국을 수호할 것을 맹세하곤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사내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어 주었고.

자국 귀족들에게 주저 없이 개혁의 철퇴를 휘두르고 그 자제들을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는 난폭한 왕조차, 그녀 앞에서는 온순한 아버지가 되어 그저 허허 웃기만 했다.

부모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자란 덕에 그녀의 성정마저 곱고 자애로우니, 루이제는 프리드리히 빌헬름의 온전한 사랑과 미안함, 그리고 기대감을 한 몸에 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루이제는 고려산임이 분명한 상아야자 가루가 뿌려진 질 좋은 종이에 적힌 편지를 다시금 편지 봉투 안에 집어넣었다.

“……할 수 있어.”

그녀는 열차의 밖을 바라보았다.

배를 타기 위해, 거의 일평생 자라온 수도 베를린을 떠나 북도이칠란트 최대 항구인 함부르크로 향하는 그녀는 턱을 괴고 열차 노선의 창밖 풍경을 음미했다.

참으로 아름다워.

밀이 익어가는 황금벌판들.

신민들의 얼굴은 농사일에 피곤하긴 하나, 절망적이지 않다.

위대한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의 치세에 프로이센은 실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는 마치 모스크바 대공국이 3대제의 치세에서 북부 유럽의 엄청난 강자로 변했고, 이내 러시아 제국으로 발돋움한 것처럼 대단했다.

양국은 비슷한 면이 있었다.

키예프 루스의 멸망 이후, 모스크바 대공국(블라디미르―수즈달)은 루스의 다른 제후국들과 사투를 벌여 살아남았지.

하지만 살아남은 이후에도 모스크바 대공국에는 타타르의 멍에가 씌워져 있고, 그것을 벗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야 했었다.

호엔촐레른 또한 브란덴부르크 선제후 자리를 차지한 뒤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한낱 신성로마제국의 변경백에서 알브레히트 폰 호엔촐레른이 튜튼 기사단(독일 기사단국)을 손에 넣고, 그것이 호엔촐레른가에 승계되는 행운을 누려 마침내 브란덴부르크―프로이센 동군연합이 창설되었어도.

그러고도 동으로는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간섭을 받았으며, 남으로는 신성로마제국의 간섭을 받았다.

양팔을 옥죄는 두 수갑처럼.

허나, 호엔촐레른은 살아남았다.

강력하던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은, 내분으로 지리멸렬해진 사이 모두의 먹잇감으로 노려지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되어 마침내 프로이센을 손에서 떠나보냈고.

허울뿐인 제국, 하지만 그토록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던 신성로마제국이 바이에른 혁명공화국의 등장으로 산산조각 났으니.

프로이센의 날개를 구속하던 구속구들은 모두 박살 났고, 드디어 힘차게 하늘을 향해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적이 많아.

루이제는 알고 있었다.

우리의 날갯짓이 갈수록 커져가는 와중에도, 우리는 적이 많다는 것을.

한 걸음, 한 걸음, 우리는 칼날로 깎아내린 것과 같은 절벽을 걸어 나가고 있었다.

튜튼 기사단의 전통을 이어받아, 프로이센은 어마어마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

스웨덴 제국이 만들어낸 국가징병제는 오히려 프로이센에서 가장 잘 꽃피운 것.

하지만 그들이 얻는 승리가 피로스의 승리가 되지 않기 위해선, 프로이센은 외교적으로도 고립을 탈피해야만 했다.

― 뿌우우

기차가 기적(汽笛) 소리를 내었다.

루이제가 눈을 돌렸다.

천천히 속력이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창밖에는 프로이센의 자랑스러운 항구도시가 있었다.

예전에는 한자동맹의 보석으로 여겨졌던 곳.

“전하! 함부르크예요!”

루이제는 특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노크를 했지만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불쑥 들어온 시녀의 호들갑에 의해 깨졌다.

실로 무례였지만 그녀의 시녀인 요한나 폰 뤼네부르크 백작 영애는 어릴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낸 터라 그녀는 화를 내진 않았다.

루이제는 고향과 다름없는 함부르크에 와서 신이 난 기색이 역력한 요한나를 다독였다.

“준비하자. 빠르게 암스테르담으로 가야지.”

여섯 명의 근위총병들과 하녀 넷, 시녀 하나는 그녀의 짐들을 객실에서 줄줄이 빼내었다.

참 많아 보이긴 했지만, 하녀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수수한’ 성품을 칭찬하곤 했다.

그들이 짐을 나르는 사이, 루이제는 열차의 기관사가 나와 무릎 꿇고 예를 차리는 것을 받아주고는 시선을 돌려 항구에서 진작 대기하고 있었던 배를 바라보았다.

초라한 범선 여객선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와 배를 많이 보진 않았던 그녀의 눈에도 상당히 궁색해 보였다.

이게, 지금 프로이센의 위치겠지.

군사적으로 강하나, 그 외는 별 볼 일이 없는 나라.

산업도 잘 발달하지 못했고, 문화도 크게 발전되지 못한 나라.

한자동맹의 영예도 옛말, 최근에는 바다에 사실상 투자한 것이 거의 없었기에 여객용 기범선조차 초라하다.

그래서, 그녀는 바다를 지배하는 용에게 나아가는 것일까.

루이제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배에 올랐다.

* * *

고려 해문과 직접 오가는 직항 노선은 흔하지 않았다.

유럽에는 오직 두 곳의 항구에서만 배가 오갔다.

나머지는 특수상업구역인 청해나 용경도 등에서 한 다리를 거쳐 가거나, 연방주로 먼저 가야 했다.

그 예외의 두 항구, 즉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과 에이레 수도 리머릭의 외항인 이니스맥노튼에서는 곧바로 해문으로 향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두 도시의 사람들이 특별한 권리를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영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고려와의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선, 긴 시간에 걸쳐 국가 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에이레도, 네덜란드도 그렇게 고려와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던 것이다.

고작 배의 노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파생되는 이권은 실로 대단했다.

그 결과물로 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공장과 기술, 열차와 사치품들, 향신료와 금은보화가 넘쳐나는 것이 지금의 암스테르담이었으니까.

― 와!

평소 표정 관리 하나는 자신이 있었던 루이제는 그녀로서는 보기 드물게 참지 못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외국에는 사실상 처음이라 할 만했는데, 처음 본 외국이 암스테르담이었으니 그녀의 놀람은 지극히 당연했을 것이다.

그것은 다른 하인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짐을 옮기려는 자들도 한동안 넋을 놓은 채 눈앞의 광경을 바라봐야 했다.

방금 지나온 함부르크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거대한 항구에는 그녀가 방금 타고 온 기범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배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번듯하게 깔린 타일과 쾌적한 시가지가 실로 아름다웠다.

풍차와 튤립의 나라.

“역시, 네덜란드의 수도….”

네덜란드는 본래 처음 부귀공 마리 시절 땐 메헬렌에 도읍을 두었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대립이 계속되자, 국경과 가까운 곳에 수도를 두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하여 브레다로 천도했었다.

하지만 브레다는 입지가 좋지 않았고, 때마침 홀란트 지방이 크게 번성하며 마침내 기존의 최대 민간 항구였던 암스테르담을 수도로 삼게 되니, 지금의 암스테르담은 명실공히 북해의 보석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가 배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다소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는 자가 다가와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전형적인 네덜란드인 중년인.

하지만 안내인의 복식은 특이했다.

머리에 쓴 것은, 유행하는 이각모가 아닌 모직 흑립.

아마… ‘높은갓’이라고 해서 근래에 고려에서 유행하는 모자일 것이다.

옷은, 유럽인들의 딱 달라붙는 바지가 아닌, 체형이 도드라지지 않을 정도로 살짝 여유 있는 바지.

외투에는 고려의 비단 두루마기 특유의 하늘하늘함이 보인다.

하지만, 목의 옷깃은 목에 딱 맞는 맞깃, 필요 이상으로 거추장스러운 옷고름은 사라져 있는 상태.

아주 최신의 바그 코히엔 의복이다.

루이제는 그 사실을 눈여겨보았다.

“루이제 아말리에 전하 맞으십니까?”

“맞아요.”

그녀 대신 요한나가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안내인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품속에서 이런저런 서류를 꺼내 그에게 보여주었다.

“환영합니다.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리로 드시지요.”

그는 더욱 정중하게 숙여 보이고는 화려한 마차에 그녀를 안내했다.

루이제와 요한나가 마차에 올랐다.

그녀들을 호위하는 병사들도 미리 대기하고 있던 말에 오르자 일행은 빠르고 부드럽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네덜란드가 이번 일에 신경을 좀 많이 쓰는 모양이야.”

“그런 것 같아요.”

두 소녀는 속삭였다.

엉덩이가 마치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충격이 잘 느껴지지 않는 최고급 마차.

푹신하고 부드럽다.

잠이 솔솔 오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의 암스테르담이 궁금했기에, 루이제는 안내인에게 도심의 설명을 부탁했다.

언제 또 올지 모르지 않는가?

안내인도 흔쾌히 그녀의 요청에 응했다.

마부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그는 마차 내부와 연결된 자그마한 창을 열고 열심히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보시는 곳은 암스테르담의 극장이며….”

설명을 듣고 감탄하기를 잠시.

그녀는 어느 순간 졸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안내인이 암스테르담 설명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은 루이제의 잠기운을 단번에 몰아내었다.

“전하께서 머무실 곳은, 왕궁 동쪽의 객원입니다. 혹여 객원이 괜찮으신지요?”

공주가 딱히 외부에 많이 나돌 일은 별로 없다.

그녀 자신도 썩 외향적이진 않았으니.

그리고 외부에 나간다 하더라도, 그녀는 객원보다는 권력자들이나 귀족들이 특별히 마련한 방에 묵었으니까.

하지만 루이제는 별로 괘념치 않았다.

“머문 적은 없지만, 괜찮겠죠.”

“이레니아는 최고의 객원이니, 가장 좋은 객실을 보신다면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기대되네요.”

안내인이 머뭇거리다 덧붙였다.

“주제넘은 소리라 송구하옵니다만,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안나 전하께서는 다른 객원에 머물고 계시니, 크게 심려하실 일은 별로 없으실 겝니다.”

“…….”

루이제가 입을 다물었다.

그의 말이 불쾌해서가 아니었다.

도리어 고맙기까지 했다.

하지만 저 이름을 들었을 때 그녀는 무심결에 입술을 살짝 깨물 수밖에 없었다.

열일곱 동갑의 마리아 안나 폰 합스부르크.

오스트리아 제국의 공주.

그녀의 미모는 루이제와 비견하거나 그 화려함과 자신감은 도리어 더하다 평가했으니.

루이제의 목표에 있어 가장 험준한 장애물과도 같았다.

“도착했습니다.”

어느새 마차는 멈춰있었다.

안내인이 공손히 문을 열자, 그녀는 마차를 조심스럽게 빠져나오곤 이윽고 몸을 돌려 안내인을 바라보았다.

“고마웠어요. 여기.”

그녀는 손을 뻗어 안내인의 손에 금화 하나를 올려놓았다.

설명도 설명이고, 객원 배정을 신경 써준 것의 대가였다.

물론 객원 배정을 그가 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안내인이 약간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공주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무례예요.”

“…감사합니다.”

안내인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리고, 아까의 주제넘은 말에 혹여 노여움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던 터라 그는 한 번 더 이 프로이센의 공주에게 입을 열기로 했다.

네덜란드의 주변국 중에서 굳이 외교적, 국민적으로 친한 국가를 꼽아보자면, 그래도 프로이센이 지금까지는 가장 친했으니까.

한자동맹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구한 관습은, 프로이센을 비단 신흥 군국주의 군사국으로만 평가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전하.”

약간 불편한지 자신의 구두를 내려다보던 루이제가 의아한 듯 고개를 들었다.

“고려의 태자 전하는….”

그의 말을 들은 루이제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 말]

오늘 나온 프리드리히 빌헬름 폰 호엔촐레른은 원역사 브란덴부르크 대선제후 프리드리히 빌헬름(Frederick William, Elector of Brandenburg)입니다.

루이제 아말리에와 마리아 안나는 모티브는 있지만 가상의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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