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191화 (191/653)

Line of battle

“후아!”

소년의 티를 벗고 이제 청년이 되어가는 젊은이 하나가 갑판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한 점 구름도 찾기 힘들 정도로 맑은 날씨.

대동양은 그 위명과 위험함이 거짓이라는 듯 잔잔하게 파도치고 있었다.

해문에서 출항할 시기엔 날씨가 꽤 흐렸었다.

그러나 한창 대동양을 건너고 있자 날씨는 정말 찬란하게 맑았다.

바람도 서늘하고 적당히 불어온다.

청년이 탄 배의 사각 돛은 그러한 바람을 만끽하는지 팽팽했다.

청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광명호는 함대의 선두에 서서 바다를 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좌우측에 선 나머지 전열함과 그 뒤에 있는 호위함들의 광경이 실로 웅장하게 보였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청년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바다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더냐?”

청년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눈치채고 화들짝 놀라 온몸을 바로 세우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청년의 곁으로 다가온 증원함대의 지휘관이 같이 나란히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생도 이 광 영!”

“그렇군.”

사실 질문할 필요도 없었다.

옷에 박음질된 명찰에는 그의 이름 세 글자가 고려어로 수놓아져 있었기에.

‘해군복도 많이 변했군.’

세 개의 줄무늬가 수놓아진 넓고 푸른 깃.

그 밑, 언제라도 찢어 붕대로 쓰거나 기타 배의 벌어진 틈에 쑤셔 넣기 편하게 분리형으로 만들어진 푸른 목도리.

무더운 햇빛을 반사하기 위한 흰옷.

지금은 저위도에 있어 착용하지 않을 것이지만, 짧고 짙푸른 외투까지.

숭무감의 해군생도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있는 젊은이는 그의 옛날 모습과 완전 비슷하진 않았다.

그러나 저 눈동자에 담긴 열의와 동경만큼은 동일한 모양.

고려 해군의 선장이 되는 법은 몇 가지가 있었다.

일단 젊은 나이에 숭무감에 입학해, 그곳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전통적이며 확실하고, 앞날이 유망한 방법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청해 같은 곳에 있는 항해학교에 가 민간에서 경력을 쌓다가 특별하게 채용되는 경우도 있겠고.

세 번째는 군공을 세운 선원들이 승진하는 경우도 드물게나마 보이기도 했고.

그러나 결국, 제국 해군의 미래는 숭무감의 해군부였다.

무관에게 가장 중요한 충성심을 함양할 수 있는 기관.

그리고 능력은 능력대로 교육시키는 기관.

한탕에 익숙한 뱃사람들이 해적과도 같은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해군은 적어도 모범적인 규율을 지킬 수 있는 긍지를 가져야만 했다.

지휘관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이 젊다 못해 어린 청년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그가 마땅히 해야 할 몫이라고.

전열함의 크기가 상당히 크고, 구조가 여러모로 확장되다 보니 군식구 아닌 군식구가 늘었다.

임관을 한 후 배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조금 많이 걸렸던 그의 세대와는 다르게 이제는 교육과정을 개선하고자 마음먹은 건지 해군본부에서는 전열함마다 몇 명의 어린 생도들을 태우게 해 임관 전부터 바다 경험을 시키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번 전투를 앞두고는 숭무감에서 수학하고 있던 인원 중 절반 이상이 세 척의 전열함에 나누어 탄 상태였다.

장단점이 있겠지.

경험이 풍부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일 것이다.

책을 읽고 시험을 치는 교육은 한계가 있다.

임관한 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선원들에게 무시당하는 고급해군장교란 상당히 서글픈 일이었으니까.

반면에 앞으로 벌어질 격렬한 전투에서 다친다면 젊은 나이에 피지도 못하고 저물 수도 있겠고.

제독은 고개를 흔들었다.

결국 선배들이 더 잘해내면 무사한 것이다.

경직된 생도를 바라본 그가 피식 웃었다.

그 와중에도 눈은 쉴 새 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한창 신기할 나이.

“질문할 것이 있으면 하거라. 도착하기까지 시간은 많으니.”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는 지휘관의 앞에서 광영은 한참을 머뭇거렸다.

일개 생도와 한 함대, 특히 새롭게 건조된 전열함을 지휘하는 선장은 그 계급의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선장은 오히려 머뭇거리는 청년을 질책했다.

“네 무지가 네 선원을 죽일 것이렷다.”

청년은 조용하지만 엄중한 말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송구합니다!”

둘은 한동안 갑판을 거닐었다.

청년은 질책 한 번으로 말문이 트였는지, 연신 모르는 것들을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것에 하나하나 답해주는 친절함을 보이는 선장은 그의 출현에 예를 갖추는 선원들에게 하던 일을 마저 하라는 투의 손짓을 하고는 선체의 두꺼운 난간을 쓰다듬었다.

“이 배의 나무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아느냐?”

사실 지금까지 받은 생도교육과정에는 배의 재질에 관한 것까지는 들어있지 않았다.

심지어 이 배는 새롭게 만들어졌지 않는가?

그래도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는지 생도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적강목(Mahogany)이 아닙니까?”

“아니다.”

예전부터 고려의 함선을 만드는 데 쓰였던 적강목이 아니라니.

청년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한 생도의 얼굴을 보던 선장이 말을 이었다.

“이 함선은 북려 화주 북부와 진주 남부에 자생하는 활참나무(Live Oak, Quercus virginiana)들로 건조되었다.”

제독은 차이점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청년에게 차근차근 말해주었다.

“너도 알다시피 적강목은 내수성이 뛰어나고 물을 자주 맞대도 쉬이 부패하지 않는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목재 자체가 그렇게 단단하지는 않아.”

“…화포에 취약하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적강목은 가구로 쓰이기에는 환상적이었지만, 전열함을 만들기에는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 활참나무는 내수성이 괜찮으면서도 무척이나 단단하다. 심지어 활과 소구경의 포탄조차 가끔은 도탄시킬 수 있을 정도지.”

일개 나무가 포탄을 튕겨낼 수 있다는 말에 생도가 말도 안 된다는 소리를 들은 것마냥 입을 벌렸으나 차마 반박은 하지 못했다.

제독은 슬쩍 웃었다.

“세상에는 참 신기한 일이 많다. 너도 곧 알게 될 것이다.”

감히 하늘 같은 선배에게 반박을 할 생각은 없었던 생도는 주제를 돌렸다.

마침 알맞은 주제가 바로 옆에 있었다.

뭉툭한 옹포는 역시나 고려 특유의 푸른 청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광명호 말고도 양옆의 다른 전열함 또한 갑판 위아래로 청동포들이 있었다.

그러나 뒤에 따라오는 호위함들은 전부 다 주철로 된 포로 무장해 있다고 들었다.

생도는 궁금했다.

“근래에 주철대포의 개발이 성공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이하여 전열함에는 주철대포를 쓰지 않는 것입니까?”

잉글랜드와 맞붙기 전에도 고려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수천 가지 실험을 통해 그들 나름대로의 주철대포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주철대포의 개발은 몹시 최근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은 나올법했다.

“가격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청동대포는 주철대포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

그러나 선장의 설명은 생도 광영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쇠칼과 청동칼이 맞붙는다면, 쇠칼이 이기는 것이 자명하지 않겠습니까?”

“대포란 것은 칼과 창이 아니다. 단단하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지. 오히려 그 반대라고 봐야 하겠다. 단단하기만 하다면 버티지 못하고 깨져버리니까.”

생도는 생각에 잠겼다.

선장은 젊은이에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청동은 무르나 그 덕분에 포가 깨지지 않는다. 단단한 나무보다 연한 나무가 강풍에 더욱 잘 살아남는 이치이지. 그리고 잘 깨지지 않는 덕에 포신의 굵기가 주철에 비해 얇다. 얇은 무게는 가볍다는 것을 의미하고, 선박 안에 더욱 대량으로 포를 적재할 수 있다. 게다가 빠르게 녹이 스는 철과는 달리 청동은 녹에 대한 저항력이 상당하니, 전열함의 포 중 상당수가 청동으로 되어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왜 뒤따라 오는 중범선은 주철대포를 씁니까?”

“한 문의 청동대포는 가격만 주철대포의 열 문에 달한다. 고려는 비록 태동산맥에 풍부한 구리 광산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상황.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자본이 집약되어야 하는 전열함과 달리 호위함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 군사무기는 결국은 효율성의 문제, 저 함선들은 전열함과는 달리 경제성을 충족시키는 것에 주력한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것이군요.”

“바로 그렇지.”

결전무기의 개념.

고려 최고의 조선 기술이 집약되어 있고 심지어 그 부속품마저도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 전열함에 탔다는 긍지가 청년의 가슴 속에 절로 피어났다.

“…저것은 무엇입니까?”

생도는 마지막으로 갑판 위에 있는 기묘한 물건을 바라보았다.

전면부가 마치 벌집마냥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이 물건은 이동이 가능하도록 밑바닥에 바퀴가 달려 있었다.

‘이곳에 무언가를 꽂는 것인가.’

어린 청년은 생전 처음 보는 무기.

신기전.

하지만 과거의 사람인 선장은 충분히 알고 있는 무기였다.

한때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던 이 무기는 결국 가성비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육군은 여전히 그 화력에 매료되어 신기전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한정된 보급물자로 먼바다까지 항해해야 하는 해군은 이 무기의 압도적인 화약 소모량을 극복하지 못했기에 함대의 무기로 채택하지 않았었다.

신기전을 한 번 쏘는 것보다, 중포를 스무 번 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니까.

바람에 민감한 신기전의 명중률은 함포보다도 더욱 형편이 없어 바다 위에서는 영 쓸모가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발견과 함께, 이 도태되었던 무기는 다시금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요구된 화약량이 적어졌다는 것이 제일 크겠지.

반면 여전히 그 처참한 명중률은 개선되지 않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선장은 처음으로 청년의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저 묘한 미소를 지을 뿐.

“기밀이다.”

“…….”

아쉬워하는 생도의 어깨를 두어 번 친 그가 선장실로 향하며 말했다.

“걱정 마라, 곧 보게 될 테니.”

시신이 비명을 지르고 불타 죽는 광경은 그렇게 아름답진 않겠지만.

너도 이제 하나의 바다사나이.

적응할 때가 되었겠지.

* * *

생도들을 가르치는 소일거리를 한 지 한 달하고도 보름이 넘었을 때, 제독이 이끄는 전열함 증원함대가 마침내 에린에 도달했다.

변흠규 제독은 섀넌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겨우 8척이 되는 증원함대의 규모를 보고는 처음 실망을 금치 못했지만, 전열함의 위용을 가까이서 자세히 보고, 또한 그곳에 실린 무장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더니 이윽고 확신에 찬 얼굴로 외쳤다.

“모두 출정하라! 에린의 앞바다에서 저 금수들을 전부 수장시킬 것이다!”

이니스맥노튼 항구가 삽시간에 바빠졌다.

기존에 남아있던 스무 척의 중범선과 열아홉 척의 북유럽회사 무장상선은 새롭게 합류한 세 척의 전열함과 다섯 척의 중범선과 새롭게 편제를 꾸려 바다로 나아갔다.

그동안 웅크려 있던 고려 선원들은 독이 바짝 오른 상태였다.

이질도 사그라든 지 오래, 마침내 지난날의 복수를 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본격적인 전쟁터는 세인트조지 해협 북쪽의 에린해(아일랜드해)가 될 것이었다.

잉글랜드에서 파병된 이만 명의 원정군은 현지 약탈과 기타 노략질을 일삼는다고 해도 본토의 지원 없이는 운용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고려 함대는 잉글랜드 식량수송선을 박살 내기로 했다.

더블린과 웨일즈 사이의 바다에서 오가는 잉글랜드 수송선을 사냥하기 시작한 고려 해군은 하루라도 빨리 오라며 왕립해군을 자극하고 있었다.

고려가 에린해를 목표로 움직인다는 소문이 들리자, 리버풀과 채텀에 있던 로열 네이비도 움직이기로 했다.

각개격파를 당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 은밀하게 움직인 이들은 스완지에서 접선했다.

“왕립함대의 위용을 보라! 우리가 지난날 템즈강 하류에서 저 고려 놈들을 박살 내었듯, 이번에도 기어코 저들을 수장시키리라!

새롭게 건조되어 무장이 충실한 채텀호를 위시한 왕립함대의 서른 척의 갤리온과 열한 척의 카락, 전투용으로 쓸 수 있게 개장된 마흔한 척의 무장 캐러밸이 모였다.

디건포의 재미를 쏠쏠히 보았던 그들은 포츠머스에서 생산된 주철대포를 잔뜩 실은 상태였다.

* * *

― 끼룩 끼룩 끼룩

맑고 푸른 에린해의 바다.

갈매기가 끼룩대며 올 수 있는 이 브리튼 제도의 내해는 본토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고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혈전과는 딱히 어울리지 않아 보였지만.

고려 함대는 방금 전에 나포한 세 척의 잉글랜드 상선의 물자를 한창 옮기고 있는 상태였다.

잉글랜드 병사에 대한 보급물자인 만큼 그 양도 충분하여 고려 선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거 다 녹봉에 합산되니까.

“다섯 시 방향! 적 함대 발견!”

하지만 산통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새롭게 기함으로 지정된 광명호의 견시수가 주 돛대의 망루에서 목놓아 외쳤다.

아래에 자리하고 있던 변흠규는 그 말에 망원경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더니 슬쩍 미소 지었다.

저 멀리 흰 돛을 올린 배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수는 언뜻 보기에도 상당히 많았다.

“총원 전투배치!”

“전투배치!”

고려 해군들은 실어나르던 짐들을 내팽개치고 함선에 올랐다.

나포된 상선과 연결된 목재 다리를 회수한 선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닻을 올리고 돛을 펼쳐라. 일제회전 후 종렬진을 형성해 전방으로 빠르게 쾌속으로 전진한다. 향도함(嚮導艦)은 최후미함! 조타수, 침로는 북북동!”

최후미함은 이번 증원선단을 이끌고 온 선장.

출정하여 이곳에 올 때까지 몇 차례나 훈련으로 호흡을 맞춘 것도 있었고 평소 유능하여 자신의 명령을 한 번에 알아듣겠지.

“예, 제독!”

쏘아지는 화살과도 같은 흠규의 명령에 신호기를 담당하는 선원이 어깨가 빠져라 깃발을 흔들었다.

고려의 함선들은 그 신호를 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전부터 상선을 터는 것은 부가적인 목적이었으니 재물에 한눈팔지 말라 신신당부했던 터라 그 누구도 미적거리는 자가 없었다.

망원경을 꺼낸 흠규가 다시금 왕립함대를 바라보았다.

먼바다에서 보였던 그들은 어느덧 상당히 빨리 다가오고 있는 상태였다.

순풍을 타고 빠르게 질주하는 왕립함대.

대형은 횡렬진.

도망가고 있는 고려 함대 또한 속도를 충분히 받고 있기에 그 거리는 어느 순간부터 좁혀지고 있지 않았다.

흠규는 돛대에 걸린 해군기가 펄럭이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돌파를 위한 횡렬진, 멀리서부터 서남풍을 받아 충분한 가속을 한 상태였겠지. 허나 예상하고 있었다.’

전술적 후퇴를 택하며 적의 충각 돌격 선택지를 배제시킨 흠규는 직선으로 함대를 이동시켰다.

이대로 쭉 가면 에린해의 가운데 떠 있는 상당히 큰 섬인 맨섬(Isle of Man)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이 목적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고려 함대와 왕립해군의 거리가 벌어지는 감이 있자, 변흠규는 지시를 내렸다.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고려는 이 넓디넓은 바다 위에서 한 번의 회전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저들 또한 그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었다.

“전체 반전! 시계방향으로 변침한다! 향도함은 다시 최선두함 기함!”

― 끼이익

조타수들이 열심히 조타륜을 돌렸다.

돛을 관리하는 선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범선들은 북북동에서 동북동을 거쳐 동남동, 남남동을 거쳤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침로는 남남서.

향도함은 다시금 기함, 광명호로 바뀌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