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화와 계급 그리고 개화(2)
동래미의 자제감에서 수료를 마친 부족 청년들은 그토록 바라 마지않았던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너 나 할 것 없이 부족 마을의 입구에서 우뚝 멈춰 섰다.
자제감에서는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광경이었건만.
추억은 항상 미화되기 마련.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순간 직시하는 고향은….
그들의 원래 기억과는 좀 많이 달랐다.
북적북적한 항구도, 하늘 높이 지은 종탑도 없었고.
뜨거운 김이 나는 대장간도 없었으며 맛있는 냄새가 나는 식당들도 없었다.
공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체육시설도 없었고.
아프면 방문하는 의료시설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온 거야?”
청년은 자신의 짝으로 내정되었던 소꿉친구이자 연인이 반가워하며 달려오는 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의 몸에서 이전과는 달리 괴상한 악취가 난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니, 원래부터 났었는데 드디어 그 실체를 인지한 것일지도 몰랐다.
청년은 엉덩이를 엉거주춤 뒤로 빼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코도 막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비누….’
그 새하얀 물건이 떠올랐다.
부족장은 돌아온 청년들을 환대했다.
내심 찜찜한 생각이 들었기도 했다.
그 ‘소집’이라는 것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도 몰랐었고.
부족장은 청년들에게 원망 섞인 말을 들을 것을 각오했으나, 청년들은 제각기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것처럼 보였다.
원로들이 큰 축제를 열자고 건의했다.
족장은 오늘만큼은 곡식과 고기를 풀어 먹는 것에 동의했다.
― 타닥 탁
모닥불에서 돼지와 닭을 꿴 꼬치가 둥글게 돌아가고, 주변의 부족민들은 제각기 둥글게 춤을 춘다.
북을 두드리고 타악기를 치는 흥겨운 광경이건만, 동래미에서 돌아온 청년들은 그저 불가에 앉아 멍하니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배가 고픈 거야?”
“아니….”
부족에서 기다리고 있을 연인과 친족들, 친구들.
평화롭고 구속이 없는 목가적인 삶.
평소라면 보고 싶었을 광경을 직접 목도하는 순간이건만 그는 자꾸만 이 행복에 집중할 수 없었다.
“자, 여기 한 덩이 받아라.”
나이 지긋한 부족민이 그에게 고깃덩어리를 잘라 주었다.
큼지막한 고기가 툭 올려졌다.
겉은 바싹 구웠으나, 잘린 단면에는 핏물이 설핏 보였다.
어쩌면 저게 자신 아닐까.
바깥과 안의 괴리감.
‘그래 먹고 생각하자.’
적어도 이들에게도 고기는 있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이것도 고려 덕분이구나.
청년은 식기를 찾다가 이윽고 주저하며 맨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깃덩어리를 입에 물고 인상을 찌푸렸다.
“왜? 돌이라도 씹었느냐?”
“아녜요.”
그래도 잘라준 성의를 무시할 수는 없어, 청년은 억지로 턱을 움직여 고기를 질겅질겅 씹었다.
‘…….’
미치겠군.
자제감에 있을 때의 식사와 절로 비교가 되었다.
고려인들은 적어도 양심이라는 것은 있었는지, 그들에게 상당히 풍요롭고 알찬 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듣기로는 뭐 그들의 대족장인지 뭔지가 상당한 미식가라 동래미의 요리사들의 기량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그 대족장은 모든 일의 주범이지만, 미안한 모양인지 그 요리사들로 하여금 자제감의 식사 또한 신경 쓰라고 했었지.
기억이 난다.
그가 가장 좋아했던 교락(乾酪)면.
염장한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고소한 흰 양념에 버무려 주는 것이었지.
교락(크림)과 건락(치즈) 양념에는 맛있는 버섯과 독특한 향이 나는 향신료들도 들어가 있었다.
부드러운 빵도 기억이 난다.
밀이라는 작물이 고려로 인해 들어오면서 원주민 부족들 역시 밀을 재배하고 빵과 같은 음식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지만, 이미 유구한 세월 동안 빵을 먹어온 고려인들의 솜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제분기술도 마찬가지였고.
게다가 동래미는 세계에서 빵을 가장 사랑하는 민족 중 하나인 프랑스계 주민들 역시 상당히 많았기에, 속이 부드럽고 야들야들하지만 쫄깃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빵을 구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윤기가 잘잘 흐르는 밥도.
그리고 밥과 어울리는 고기 역시 마찬가지.
간장 양념에 재운 불고기는 좋아하다 못해 사랑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았다.
단지 불판에 구운 돼지고기라도 그리웠다.
‘따지자면, 저 나무 불에 구운 고기 또한 비슷한 맛이 나야 정상이 아닐까?’
왜 이렇게 맛이 없지.
그는 고민하다가 이윽고 무릎을 탁 쳤다.
‘후추.’
가장 중요한 후추가 없었다.
청년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바닥은 건초와 짐승의 털가죽을 깔고 자고 있었지만, 여전히 딱딱하고 습기가 올라왔다.
땅의 곤충들도 건초를 타고 올라와 몸 사이 사이에서 자꾸만 움직이는 것 같았고.
특히 머리의 이.
없다 있으니까 이게 뭐라고 상당히 짜증 나고 가려워 죽겠다.
‘…….’
이 생활, 분명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는데.
그러나 비누를 이용해 청결한 목욕을 하고 부드럽고 푹신한 담요를 목 끝까지 끌어올리며 잤던 생활을 한번 겪은 이후, 청년은 모든 생각의 기준이 높아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식사와 주거, 의복을 비롯한 기본적인 생활부터 다음 단계로 파생되는 수많은 생활들까지.
돌아온 부족 청년들은 도무지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말과 생각도 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옛 친구(자제감에 가지 않은)와 대화를 시도했다.
들려주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거 알아?”
“뭘?”
돼지가죽을 손질하던 친구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청년은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신이 나서 말했다.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세상이 사실 둥글다는 거.”
이 인간이 미쳤나.
친구는 뜬금없는 말에 청년을 바라보다 이윽고 한숨을 내뱉었다.
장로들이 고려에서 귀환한 아이들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말을 하더라니.
“뭘 잘못 먹은 거냐? 가서 좀 쉬어라.”
비슷한 동질감을 겪은 개화파 원주민들은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는 같은 처지에 놓여 있었던 자제감의 옛 학우들뿐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그들은 씨족이 다를지라도 서로 계속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매주(고려에 의해서 정확한 시간과 날짜, 그리고 달과 주의 개념도 배웠다.) 토요일에 만나기로 했던 이들은 항상 모이는 너른 들판에서 마주했다.
“이거 보게.”
“뭔데?”
“고려에서 가져온 고무공이야.”
“이걸 줬다고?”
“그래, 친해진 장다름 사람이 주었지.”
대단하구만, 그 인간들과 친해지다니.
그러나 정작 고무공을 가지고 온 부족 청년은 다른 친우들의 눈길에 대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 사람들의 선조들도 따지고 보면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삶을 살았잖아?”
그렇지.
청년들이 동의했다.
부족 청년들은 널따란 초원에서 한바탕 열심히 공을 찼다.
축구는 여전히 재미가 있었다.
규칙 안의 경쟁에서 정당하게 승리하는 것은 항상 알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지쳐 쉬는 시간, 그들은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세 한탄에 대한 이야기는 어쩐지 그 좋지만은 않았던 자제감의 생활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졌고 곧 고려의 문화와 동래미에 대한 동경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그 동경은 하나의 결과로 귀결되었다.
“우리 부족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해.”
“맞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아갈 순 없어.”
교육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개화파 원주민들은 사고뭉치 반항아에서 이제 앞장서서 고려의 문물을 설파하는 가장 강인한 전도사로 바뀌기 시작했다.
문명이란 한번 누려보면 더없이 달콤한 것이다.
“우리도 고려인이 된다면, 출세를 할 수 있다.”
“번쩍번쩍한 갑옷을 입고 다니는 장다름이 될 수도 있지.”
“그래, 수도 창양에 올라가 더욱 깊은 공부를 할 수 있기도 하고.”
“관리가 되어 모두의 공경을 받을 수도 있다.”
이들은 의견을 종합해 결론을 지었다.
“우리가 스스로 부족의 진보를 이끌어야 한다!”
결론을 지은 그들은 그 길로 족장에게 가 여러 사항들을 건의하기 시작했다.
의심스러운 얼굴로 옛 반항아들을 바라보던 족장은 이내 이들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힘을 실어주었다.
생각보다는 훨씬 급진적인 면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좋겠지.
* * *
여섯 부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고려의 보호 아래에서 안락한 삶을 영위하길 원했다.
자제감은 첫 번째 기수로 끝나지 않았다.
부족 청년들은 수시로 뽑혀 이곳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자원하는 자들도 늘어났다.
자비로운 정복자에게 스스로 복속을 청하는 부족들도 있었다.
고려 앙주와 가까운 곳에 있던 부족, 치카소의 경우가 그 예였다.
안 그래도 남부 촉토와 경쟁하고 있던 이 부족은, 키와 부족은 물론 치카소 북부 미시시피강 유역의 원주민들에게 무언가 압박이라도 느꼈는지 보호를 청했다.
“쇼니와 일리노이 같은 북부의 원주민들도 무언가 심상치 않답니다.”
미시시피를 거슬러 올라간 장과 기사단 떨거지들이 뭐라도 한 모양이지.
아마 충돌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던 모양.
본래 누벨 오를레앙에 있던 선교사들은 마티외의 설득에 대부분 성공회로 개종하며 잔류를 결정했지.
선교사들은 아무리 그래도 기사와 병사들보다는 훨씬 자비롭고 사명감이 있었다.
그들이 많이 사라진 단체가 어떠한 행위를 자행하고 다닐지는 조금 뻔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부족이었기에 이들은 외부의 위협에 대해 빠르게 선택을 내렸다.
치카소의 대족장(족장들은 족장들의 여론을 수렴할 최고 계급을 만들었다.)은 부족 전체 회의를 하곤 고려의 벼슬을 수여받았다.
상민은 이들의 결정을 반기며 대족장들에겐 봉역과 부족 인구에 따라 공(公)과 후(侯), 그리고 나머지 족장들에겐 백(伯)으로 대표되는 토호의 벼슬과 자치권을 수여했다.
개화파들은 그들의 자치정부의 행정관리가 될 것이고.
그렇게 이들은 빠르게 고려의 연방 구성원으로 들어가겠지.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 봉건제나 다름없는 자치권은 중앙집권화를 꾀하는 정북행성에 의해 조금씩 사라질 것이고, 마침내 앙주와 화주같이 고려의 주 편제로 바뀌겠지만.
상민의 검은 속셈은 아직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고려는 대신 이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녔다.
계속 들먹이는 평원 부족들, 그리고 이제는 남하하는 북쪽의 부족들까지도.
고려가 대신 피 흘려 줄 것이었다.
물론 치카소의 부족 구성원 중에도 대족장의 결정에 반대하는 이들은 있었다.
이들은 불만의 의미로 고려에 적대하기 시작했고, 사절들과 상인들, 그리고 앙주 북부의 농경지를 공격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들의 옛 동포이자 ‘변절자’들까지도.
고려는 그들에 대해서는 딱히 자비로운, 혹은 호구 같은 결정을 내릴 생각은 없었다.
과트라체 경기병대가 출격했다.
동화를 선택한 치카소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동화에 반대하는 치카소들은 창칼에 북부로 쫓겨 달아났다.
피와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자신이 잘못한 걸까.
유럽인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상민은 보고서에 적혀있는 그 짧지만 피비린내 나는 구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니 지금에 와서 말라비틀어진 죄책감을 가지는 게냐?
너는 이미 정북행성을 통해 이곳을 ‘정복’하길 선택한 것부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잖나?
남려의 원주민들은 북려의 동화정책보다도 더 잔혹한 대우를 받았는데?
일부 부족들은 말 그대로 창칼로 정복당했지.
뭘 새삼스럽게.
삼별초가 처음 창강대평원 유역에 떨어졌던 것이 잘못이다.
그리고 자신이 이 시대에 떨어진 것부터 잘못이고.
결국 지금 이 세상이 잘못이라는 것이고.
정복과 개척은 결국 본질이 이렇다.
모두가 평화롭고 호호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의 문명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역사이며 이는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고려가 없다면, 다른 누군가가 훨씬 더 잔혹하게 그들을 부려먹겠지.
항상 그러하듯, 상민은 스스로를 앙주의 여왕이자 그의 아내 중 한 명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마냥 대단한 성자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기는 자가 역사를 써 내려갈 권리를 얻는다.
자신은 잔혹한 승자가 되길 원했지, 자비로운 패자가 되길 바라진 않았다.
더 나아가, ‘덜’ 잔혹한 승자가 되는 것을 항상 바라고는 있지만.
그는 보고된 서류를 둘둘 말아 보관함에 넣었다.
이것들은 항상 집필되고 있는 사서의 사료로 쓰일 것이다.
숨기고 싶진 않았다.
역사라도 나를 심판해야 했기에.
* * *
치카소를 비롯한 나머지 다섯 부족 모두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었다.
비록 방어를 해줘야 할 부족들은 많아졌으나, 그만큼 동래미와 앙주도 성장했다.
정북행성에 직접 귀화하는 씨족들도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탄생하는 생명들도 있었다.
“꺄륵!”
무엇이 좋은지 꺄르르 웃어대는 아이는 이제 겨우 여섯 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순수하게 보였지만, 이 아이는 앙주를 물려받을 혈통적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으음….
남동생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야.
‘완전 딸 부자가 따로 없군.’
그의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어쩐지 최근엔 아들 보기가 쉽지 않았다.
꽤 많은 자식들을 봐 왔던 그로서도 이렇게 딸이 많았던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사실 왕예와의 사이에선 대부분 아들이었으니.’
연화와는 이미 두 명의 딸을 가지고 있었고, 한 명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족보상으로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우석의 자식이 되겠지만, 상민과 잔의 사이에서도 딸이 무사히 탄생했다.
이름은 마고 드 아르크(Margot d’Arc).
엄연한 앙주의 왕은 잔이며, 국서와는 모계 결혼을 한 탓에 이 아이는 잔의 가문으로 들어갔다.
“…도성 수비군의 상황은?”
문이 살짝 열린 바로 옆의 회의장에선 잔과 무장들이 무언가 복잡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지만, 상민은 다른 방에서 하염없이 딸내미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고려인, 프랑스인 혼혈은 자신도 처음이라 이 예쁜 자식이 마냥 사랑스러웠다.
“얼추 훈련이 다 되었습니다. 적어도 정벌군이 자리를 비운 틈을 메우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아.”
잔이 만족스러운 듯 대답하는 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렸다.
무장들이 물러가고, 그녀는 방 안쪽으로 들어왔다.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갑옷을 입은 잔이 씩씩하게 말했다.
이젠 나이도 서른이 훌쩍 넘는데 여전히 혈기가 왕성하시군.
지휘관이라 경량화되었다지만, 역시 흉갑은 판금이다.
“준비해요.”
상민은 보기 드물게 밍기적거렸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딸이 너무 귀여웠다.
“재상으로서? 국서로서?”
“장군으로서!”
늘어지는 그의 말에 잔이 야단치듯 말했고, 상민은 아쉬움을 금치 못하며 마고에게서 손을 거두었다.
젠장. 엿 같은 세상. 왜 항상 나만 맨날 고생을….
한숨 한 번을 내쉰 상민이 다시 딸이 놀라지 않게 뒤돌아 가면을 썼다.
왠지 철제 가면만 보면 울음을 터트리는 탓에 일부러 마고 앞에선 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육상 병력은?”
“장다름 삼백 기, 과트라체 천 기. 근위군 연대 셋과 일반 보병 삼천. 그리고 포 쉰 문. 모두 준비됐어요.”
그동안 육성된 병력뿐만 아니라 본국에서도 이도가 보낸 증원군이 도착했다.
이들은 충분한 양의 군수물자를 가지고 있었다.
키닌을 포함한.
“해상은?”
“상선들과 군선들 모두 원활한 보급과 전략 지원을 위해 정앙에 대기 중이에요.”
“동맹은?”
“마야는 미나미틀란강 하단에서 대기 중이며, 다른 중려의 부족들 또한 우리의 공세에 후방에서 호응하겠다고 답신이 왔어요. 미주군과 파남군 그리고 기주군 또한 지정된 위치에서 대기 중이고요.”
상민은 고개를 끄덕이곤 투구를 썼다.
그도 이미 두정갑을 입고 있었다.
“가지.”
역사가 그를 심판한다면, 그는 그 전에 아즈텍을 심판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