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91화 (91/653)

이도(2)

고려사 삼별초의 기록은 많이 전해져 내려오지 않았다.

정병 일만 명과 총합 사만에 달하는 대인원이었더라도 그들이 입힌 피해는 강화와 서해안에 한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기 때문.

입힌 피해가 적었다 하더라도 난 자체가 왕실의 권위를 떨어뜨렸던 것은 사실이기에 그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은 전조 덕분에 백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많은 수의 인사들이 그 일에 대해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또 고려는 조선과 같이 엄격히 사초를 관리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이도 또한 개성부에서 소실된 여러 문서들을 찾고 관리하면서 힘들게 알아낸 지식이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가설이라 여겼었으나, 많은 정황이 들어맞았다.

원길과 일행을 탐문하여 그 추측에 확실성을 부여한 이도는 결론을 내렸다.

이자들은 무려 백오십여 년 전 진도 앞바다에서 사라진 삼별초의 후예라는 것을.

그 허무맹랑하지만 설득력 있는 가설에 이제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기껏 그 선단으로 뭘 할 수 있었다고….”

이제는 중얼거렸다.

“전조를 참칭하는 전조의 반란군이라….”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따지고 보면 비슷한 부류들이구나.

이성계와 그 후손들도 사실상 고려의 반란군이라 해도 무방했겠지.

그러나 정통성이란 민심이라는 대의명분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기 마련.

조선은 적법한 이 땅과 이 땅의 사람들의 나라였다.

이제는 괜히 억지를 부렸다.

“놈들이 정녕 삼별초가 맞다면, 기껏 도적 떼에 불과했었지 않는가?”

억지 같지만 억지가 아니다. 말을 뱉은 후에도 다시 생각해보니 말이 안 되었다.

대체 무슨 수로 그 조그마한 무리로 남쪽에 가서 나라를 세우고 문화를 융성하게 했단 말인가?

불과 백오십여 년 만에 저리 대단하신 문명을?

“전조의 이름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는 대체 뭐고?”

“…….”

이도는 고개를 흔들었다.

여러모로 너무나 궁금한 단체였다.

그러나 그의 형은 이 황당한 황당선 문제에 대해 더 신경을 쓰지 않기로 마음먹기로 한 것 같았다.

“이런 소소한 문제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이제는 판단을 내렸다.

“아우야, 너는 저들이 아주 머나먼 바다를 건너왔다고 했었지?”

“그렇습니다.”

“수많은 세월이 걸리는?”

“그렇습니다.”

“그렇게 넓은 바다는 몹시 사납고 위험하지 않느냐?”

“실로 그러하답니다. 저 높은 배로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고된 여정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당장의 공세를 걱정할 사항은 아니군?”

지극히 현실주의자적 관점으로 상황을 따진 이제는 마치 귀찮은 것을 치워버리듯 교서를 둘둘 말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관에게 다시금 끈을 묶고 봉인을 하라 건넸다.

“짐은 이것을 보지 못한 것이다.”

사관은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가 내뿜는 살기 섞인 위협에 목을 움츠렸을 뿐.

“예문관에서 격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해, 짐에게는 올라온 것이 아니지.”

이제는 그 두루마리를 이도에게 건넸다.

“저들이 조선에 마수를 뻗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하니 이런 것에 심력을 낭비하고 싶진 않구나.”

이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조선에겐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원의 정세가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먼바다의 나라 이야기?

흥미롭긴 하지만, 중요하진 않은 이야기.

저 배로도 가능하지 않은 원정이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겠지.

“또한 사만에 불과했던 놈들이 제아무리 긴 세월이 지났다 하더라도 커지려면 얼마나 커졌단 말인가?”

그들이 가진 기술력은 놀라운 수준이었으나, 결국 국가의 힘이란 인구와 토지에 기원하는 것이다.

이제는 중원을 떠올렸다.

분명히 주나라가 명나라보다 더 풍요로운 곳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세가 많이 밀리고 있었다.

강남의 백성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며 많은 피가 흘렀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명이 가진 인구와 저력이 대단했기에.

심지어 이제는 군주의 능력도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주원장의 아들 주체는 장사덕의 아들 장용보다 훨씬 더 능력이 출중한 군주였다.

주체의 아들과 장용의 아들 대를 기점으로 중원의 정세는 더욱 빠르게 바뀌고 있고.

금은으로 나라를 세웠다는 주는 한때 천하를 손에 넣기 직전까지 갔었으니 참으로 난해한 일이다.

사태의 급변에 심지어 평양으로 이어할 생각도 하고 있던 이제는 이도에게 이 ‘삼별초 고려’ 사건에 대해 모든 일을 위임하기로 작정했다.

“저치들은 너에게 맡기겠다.”

알아서 하거라.

먹을 것을 주고 다시 왔던 길로 돌려보내는 것도 좋겠지.

사절을 해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 이러한 결정을 신료들도 반대하진 않을 것이었다.

이제는 그런 결정을 하면서도 며칠 전부터 등골을 스치는 싸늘한 기운을 또다시 느꼈다.

그 어렴풋한 바람은 어디 먼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것 같았다.

‘…그래, 지금 저들을 건드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그는 바다의 경고를 따르기로 작정했다.

* * *

이도는 의금부에 하옥된 원길의 일행들을 풀어주었다.

이미 풀려있던 원길을 제외하곤 모두가 떠오르는 햇살을 보는 것이 감격스러웠는지 서로 얼싸안는 것이 보였다.

“대군 대감.”

조선의 존칭이 조금은 낯설었는지 원길이 주저하며 말했다.

그래도 이제 국적과 신분을 넘어 원길과 이도는 꽤 친해진 상태.

아니 오히려, 국적이 달라 신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개성부로 가십니까?”

“그래.”

뒤에서 여러 사람들이 작게 기뻐하는 소리가 들렸다.

“원길, 그대의 나라는 옛 왕씨의 반적인데 어찌 개성부를 그리 가고 싶어 하는 것인가?”

태연하게 스쳐 지나가는 듯 던진 말에 원길이 무심결에 화들짝 놀랐으나, 이미 이도는 그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다.

“…하…하하….”

원길은 이 사내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자신은 모호한 대답과 엉뚱한 말을 하면서 그의 취조에 협조 아닌 협조를 하였건만, 이 충녕대군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말 너머에서 본질을 꿰뚫고 들어왔다.

마치 시중의 앞에 선 것처럼 발가벗겨진 느낌.

‘차라리 이런 부류의 사람에게는 정직함이 나을 수 있겠다.’

국서 사건이 나름대로 잘 풀렸다고는 하나, 아직 자신들은 포로 신세에 불과했다.

현지 권력자의 신망을 얻기 위해선 환심을 사는 것이 중요했다.

원길은 최대한 그에게 호감을 사기 시작했다.

학자들과 동료들 혹은 후원자들에게 모험담을 떠들어대며 화술이라도 늘었는지 원길은 사람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이 어떤 말들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더욱더.

“고려 제국의 역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

그 이야기는 참으로 길었다.

개성부로 가는 말의 안장 위에서도, 개성부 안에서도, 그리고 다시 도성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도 계속 이어질 만큼.

* * *

개경의 고려와 창양의 고려는 지리적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만큼이나 하늘과 땅 차이의 나라였다.

국호만 같을 뿐이지, 민족성과 글자, 그리고 외모와 풍습, 식습관과 문명의 발달 수준까지.

백오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명군과 능신들에 의해 발달된 고려 제국은 괄목상대의 수준이 아니라 환골탈태의 수준이라 평해도 되겠지.

대체로 부끄러운 일만 가득했던 옛날의 과거는 거울이 되어 후손들에게 교훈을 남겼다.

한심한 역사는 좋은 반면교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씨에 대한 고려의 인식은 마냥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개성에 살던 수많은 왕씨와는 달리, 처음 삼별초가 둥지를 튼 건양에는 왕씨가 오로지 네 명뿐이었다.

게다가 직계는 단절되어 개국을 한 해씨와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었고 심지어 한 명의 여인은 천덕태성황후(天德太聖皇后)로, 고려사 가장 추앙받는 국모였으니 당연한 소리였다.

태종 해진은 스스로를 두 용의 핏줄을 타고났다 하여 쌍용지손이라 불렀고, 이는 이후 해씨 황조의 또 다른 명칭이 되었다.

외가의 피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

그러나 망국의 왕족은 대체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응어리진 한은 아직도 이어져 내려오는 모양.

이도가 아니었다면 개성부는 아직도 돼지국밥을 성계탕이라 부르고 있었을 것이었다.

개성 교외 만수산 기슭, 최근에야 관리를 시작했는지 잡초가 을씨년스러운 전조의 왕릉은 형체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현종(동고려 왕 왕온은 현종의 9대손이었다.)에게 제사를 올린 원길은 말단이나마 품계에 오른 능지기조차 없고 대신 나라에서 조금의 품삯을 받고 전조의 무덤을 관리하는 천것에게 다가갔다.

“귀한 분이시니 그대와 그대의 후손들이 조금 신경을 써 주시게.”

그는 팔이 저릴 정도로 커다란 은덩이를 내밀었다.

“조금씩 잘라 써야 화가 미치치 않을 것이니….”

지저분한 몰골의 노인은 덜덜 떠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태조 왕건의 현릉이야 시조답게 꽤 괜찮게 관리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현종의 선릉은 고려 최고의 명군으로 손꼽히는 위엄답지 않게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남쪽 고려의 역사를 들은 이도는 그러한 고려인들의 제례를 잠자코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제의에 임하는 태도는 진실되었으며 경건했다.

저들의 군주는 정녕 사랑받는 모양이었다.

* * *

그는 천천히 벼루에 먹을 갈았다.

― 스윽 스윽

수많은 상념이 검은 물이 되어 벼루의 오목한 부분에 모이기 시작했다.

평상시 같았으면 이렇게 먹을 갈면 잡스러운 생각은 모두 사라졌건만.

오늘은 도저히 그 물결을 감당할 수 없었다.

[진도의 황당선은 곧 외지에서 표류한 자들이니 관례에 따라 이들에게 물자를 제공하는 것을 허한다.]

이도는 업무를 하려 했으나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요동치는 감정의 폭풍.

― 후우

심호흡을 하며 그는 격동하는 마음을 다스렸다.

‘화술이 뛰어난 자로다.’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자신은 한 마리의 기러기가 되어 저 푸른 바다를 날고 있는 듯한 감정에 휩싸였다.

‘또한….’

새로운 땅와 새로운 문명들.

남쪽에 세워졌다는 거대한 나라.

그 거대한 호기심에 이제 서른이 넘은 이도도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자신이기에 더욱더 이러할지도 모르겠구나.

저기 천축 너머 머나먼 곳에 있다는 양이들의 나라와 격동하는 세상들.

‘삼별초 고려.’

네 이놈 도야.

무엇을 생각하느냐.

감히 형님 폐하의 은혜를 저버리고.

무엇을 꿈꾸느냐.

두 나라는 서로를 마주 보았으나, 서로에 대한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설립되지 못했다.

이것에는 오로지 정치적인 논리가 적용했다.

조선은 고려를 인정할 수 없었고, 고려는 자신의 옛 땅을 점거하고 있는 조선이 굽히고 들어오지 않는 이상 외교를 열 생각이 없었다.

원길은 말했다.

‘해씨의 고려와 왕씨의 고려는 다르옵니다.’

해씨라.

그들의 태조 해민은, 자신의 조부 이성계와 비슷한 인물이며, 삼봉과 비슷한 인물이기도 했다.

원길의 눈에선 형언할 수 없는 모국에 대한 자긍심이 드러나 있었다.

궁금하십니까?

그의 짓궂은 말이 자꾸만 메아리쳤다.

‘진실은 항상 마주하고 탐험해야 아는 법이지요.’

‘대군 대감.’

그래, 그는 조선의 대군이다.

언제나, 앞으로도 영원히 아버지와 형을 사랑하겠으나.

밤중에 잠을 뒤척이며 원망할 때도 있었다.

자신은 이렇게 이제 늙어서 하루 종일 붓을 붙잡고 시문을 써 내려가며 한미한 문신들과 어울리며 술을 주고받겠지.

평생 동안.

종친의 출사는 이제의 세대에 들어와 막히기 시작했다.

정승들은 찬란히 빛나려는 이도를 견제했으며 그의 빛을 자꾸만 숨기기 위해 급급했다.

만약 형님과의 우애가 조금씩 사라진다면 그는 정녕 먼 곳으로 가야 할지도 몰랐다.

자신과 향이, 그리고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것보다.

‘고려에서는, 언제나 귀화인들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원래 신분과 출신에도 불구하고.

다만 고려어와 고려의 문화를 수용하고 제국에 충성을 다할 수만 있다면.

‘또한 높은 곳에 오르기도 쉽지요.’

금헌칙서.

남쪽의 황제는 스스로 제국의 권력을 상당수 재상에게 이양했다 한다.

‘삼봉….’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나라인가?

이상적이며 절대적인 관료제에 의해 돌아가는 나라.

남쪽의 고려.

미천한 사만의 인원으로 시작해, 창대한 제국을 건설하는 그들.

동공에 맺힌 자신감.

거대한 배.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야심은 다시 궁금증에 빠졌다.

고려어와 고려글.

조선어와 조선의 글자.

글자.

이도는 새벽 동이 터 오를 때까지 한참을 먹을 갈았다.

칠흑과도 같은 먹물, 조금씩 메말라 다시금 물을 부어야 할 때쯤.

[삼가 소제는, 형님 폐하께 엎드려 간청하나이다….]

붓이 천천히 종이를 오갔다.

일단의 무리들이 마포나루에서 나주로 내려가는 조운선을 탔다.

비답은 받았다.

형님 폐하는 그의 간청을 몇 번 거부했으나, 마지막의 서신에서 결국 허락하였다.

아내 청송 심씨와 함께 자녀들까지 대동한 이도는 자신의 판단을 자꾸만 곱씹었다.

‘가족들까지 데려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의 생각을 읽은 듯 원길이 이도에게 말했다.

“대감께서 저희들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소인은 오로지 안온한 항해로 보답할 뿐이옵니다.”

“…믿겠네.”

조선의 선박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능숙하게 배를 다루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이도의 귀에 저 멀리 아련한 외침이 들려왔다.

“조금만 기다려주시오!”

고개를 들어 보니, 언덕 능선 부근에 여러 인원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막 출발하려던 조운선은 제자리로 다시 들어왔다.

가까이 오며 보니 낯이 익숙하다.

이번 일에 관련되어 도움을 받은 신하들이었다.

“주상께서 대군을 뫼시라 하셨습니다.”

김종서는 단단한 얼굴로 그의 앞에 다가와 예를 취했다.

“…먼 여정이 될 걸세. 절재.”

그는 이도 옆의 청송 심씨에게도 공손하게 예를 갖추고는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소신의 자식들은 이미 장성하였으니 괜찮사옵니다.”

말을 타고 오다가 혀를 깨물었다는 젊은 문신 정인지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비실비실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또한 이도와 비슷한 학문적 열의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내심을 주고받은 대군과 신하는 서로 미소를 지었다.

고려선에서 재치를 보였던 관노 한 명도 조그마한 목소리를 내었다.

“소… 소인 또한….”

“그대는 왜?”

관노 출신 장인이 왜 여정에 함께하는가?

정인지가 대답했다.

“그 ‘고려’가 기술로 일국을 이루었다 하니 그들의 빼어난 기술을 빼 오기만 할 수 있다면 조선에 참으로 요긴하지 않겠습니까?”

다소 음흉한 미소를 짓는 정인지의 모습에 이도가 씁쓸하게 웃었다.

자신은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조선으로 돌아오려는 굳은 생각을 가진 모양이었다.

원길은 상당히 기뻤다.

공식적인 사절은 아니었지만, 한 나라의 계승 서열에서 상당히 가까운 고위 왕족이 고려를 방문하는 것은 전례에도 없던 일이었다.

그들이 가진 다른 임무, 즉 사정에 밝은 현지인을 꾀어 귀화시키라는 명령은 목표치를 훌쩍 넘겨버렸다.

‘사절단일 뿐이라고?’

원길은 어딘가 정인지를 닮은, 아니 더욱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때나 사절단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고려 개천 155년(CE 1430)

이도, 정인지, 김종서, 장영실이 조선에서 고려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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