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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50화 (50/653)

마라차

술단지들은 지하실에서 쾌적하고 철저하게 관리되어 국혼 당일까지 안전하게 보관되었다.

그리고 국혼날.

어슴푸레한 새벽녘의 햇살이 떠오르기도 전 사방이 바쁘고 시끄러웠다.

양조장 주인은 이틀 전 미끄러운 계단에서 실족하여 크게 다쳤다.

누군가 계단에 기름이라도 발라놓은 모양.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듯 했지만 당장 큰일이었다.

책임을 넘겨받은 자는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잔뜩 긴장한 모양이다.

시끄러운 와중에 항아리들을 나르던 인부 중 한 명이 술단지를 깨먹는 사고가 일어났다.

책임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에이 이 몹쓸 놈! 그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느냐!”

인부는 연신 굽실거리며 죄송하다 했다.

“가서 한 통 더 가져오너라. 예식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아야 하니 서둘러!”

크게 고함을 치던 책임자가 뒤로는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이자, 인부가 다른 곳에 따로 보관해 놓은 술을 가져왔다.

항아리는 전부 비슷한 생김새.

책임자는 몰래 그 위치를 바꾸어 놓았다.

가장 나중에 가져온 술은 가장 앞에 자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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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와 황후는 꽤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금슬이 좋았다.

둘은 지금까지 네 자녀를 보았다.

태자 준, 황자 진(溱), 안화전주, 황자 규(揆).

준이 천문에 미쳐있었다면, 진은 아비의 신체적, 무력적 면모를 빼닮아 강인하고 용감했다.

무려 열두 살에 활로 타조를 잡았다니까?

활 시위를 당기기도 쉽지 않을 그 여리여리한 몸으로 어찌 말까지 타며 그 위에서 쏘았는지 해괴할 노릇.

키도 벌써 백오십이 넘었다. 열두살에.

당시로는 자신과 같은 거인축에 속했다.

또한 호탕하여 사교성도 있어 덕분에 조정 신료들과 무장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지.

규는 아직 어려 뭘 판단하기도 힘든 나이다. 넘어가자.

눈 앞에선 음악이 울려퍼지고 예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태자의 국혼 광경을 바라보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아들을 낳고 길러 드디어 장성하여 결혼까지 하고 있으니,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생소한 감정임은 틀림없지.

이제 손자를 보면 할아버지라고 불려야 하는 나이가 된 건가.

자신은 마흔이 된 나이였고, 예는 서른이 넘었으니.

흘깃 옆을 보니, 예의 눈시울이 조금 붉었다.

짖궂은 마음이 들어 물어보았다.

“중전은 나이가 들어가심을 슬퍼하는 게요? 아니면 다 자란 자식을 누가 채 가서 슬퍼하는 게요.”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유치한 면이 있다.

가끔 이렇게 아내를 놀리면 반응이 재미가 있지.

매서워지는 눈초리에 말을 꺼낸 것을 살짝 후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저런 표정조차도 사랑스럽다.

서른이 넘었지만 왕예의 미모는 더욱 빛이 났다.

풋풋함과 귀여움 대신 우아함과 기품이 흐르고 여유가 넘친다.

그와 그녀의 부부관계도 더욱 진보되었고.

'크흠.'

상민은 예 말고도 부인을 여럿 들였다.

사실 혼인을 더 하는 것은 그 자신도 굉장히 꺼렸다.

자신의 스타일도 아니다.

하지만 사회 통합과 부족간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군주된 자로서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해야 할 때가 많았으니.

세 명의 후궁을 더 들였는데, 그들에게서도 네 명의 남아와 다섯명의 여아를 더 보았다.

물론 내명부의 전권을 휘두르는 자는 중전이었고, 자신 스스로도 황위 계승에 대한 확고한 언급을 통해 중전 소생의 자녀들의 지위를 보장했다.

혼례식이 다 끝나고 연회장에 가려는 자리에 승현이 다가와 귀엣말을 했다.

상민의 표정이 갑자기 가라앉았다.

자신의 발걸음이 멈추자 다 같이 멈추어 버린 황가의 행렬을 보던 상민이 불현듯 해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태자가 많이 피곤한 모양인 듯 한데, 비와 먼저 들어가겠느냐?”

“아니옵니다, 폐하. 소자는 하나도 피곤하지가 않사옵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밤새 하늘을 쳐다보지 않았느냐. 잔말말고 들어가 쉬거라.”

상민의 얼굴은 이 축제의 날이라고 보기에 매우 힘들정도로 굳어 있었다.

“중전도 들어가 쉬시구려.”

영문을 몰라 하던 예가 자신의 표정을 유심히 바라봤다.

상민의 공허한 미소에 그녀가 갑자기 미간에 주름을 지었다.

“...위험한 일을 직접 하진 말아요.”

이 사람 덕분에 많은 힘이 난다.

상민은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몇 차례 쓰다듬고는 안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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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가 시작되고 풍악이 울렸다.

무희들이 춤을 추고, 맛있는 음식이 차려졌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한 장수가 입술을 깨물며 황상을 노려보고 있었다.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

철저한 계획을 세웠고 정말 놀랄만큼 완벽하게 진행되어, 심지어 약간의 의구심이 생길 정도.

하지만 이제는 되었다.

저 술이 저 탁상에 올려진 순간, 모든 일은 해결되었다.

이 땅엔 협죽도와 비슷한 생김새를 지닌 식물이 있었다.

이 식물의 독성은 실로 놀라워서 원주민들이 독을 타 두루미와 왜가리를 잡는 곳에 쓰기도 했다고 들었다.

이것을 추출해 극독을 만드니, 시험해 본 결과 먹은 자가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먹는 즉시 발현하는 성질의 극독.

목을 넘어가는 즉시 심장이 멈추는 것이다.

그것을 술에 타 이곳까지 가져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재물이 들었고, 얼마나 많은 자들을 구워삶고 처리해야 했던가.

그러니 갑자기 욕심이 더 생겼다.

‘젠장.’

본래에는 황후와 태자까지 해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가 않았다.

일단 가장 큰 짐승을 쓰러뜨리는 것에 만족을 해야겠지.

그는 아쉬움을 달래고 연회장에서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

그리고, 황상이 드디어 축사를 한 뒤 잔을 들어 마시자 그의 시선은 오직 황상의 목울대를 향했다.

- 꿀꺽 꿀꺽.

몇 번의 목넘김 끝에, 그가 잔을 비우고 뒤집어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는 시늉을 해 보이자, 다른 신하들이 손뼉을 치며 웃었다.

‘미련한 것, 네놈의 운명도 이...제......?’

황상은 이윽고 한 잔을 더 따르더니 그것도 마셨다.

그리고 또 한 잔 더.

또 한 잔 더.

‘......?’

헛것을 보았나?

그의 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치정도 벌려져 있었다.

“술의 향이 참으로 좋구나. 그대, 이리 가까이 와 보거라.”

황상이 술을 가져온 자를 불렀다.

얼굴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진 못한 것 같다.

어찌 황상이 그런 소소한 것까지 전부 다 알 수 있단 말인가.

“예?... 예 폐하.”

“오미자를 넣어 이렇게 향이 좋다고 하였었지?”

“예... 정녕 그러하옵니다.”

상민이 그의 말을 듣더니 씩 웃었다.

그 웃음은 어찌보면 허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짐은 이 술을 도저히 짐만 마실 수가 없구나. 이 좋은 술을 혼자 마시기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야. 그리하여 짐의 신하들과 같이 나누어 마시겠다.”

“소장에게 어주를 한 잔 주시옵소서!”

사의가 눈치도 없이 호쾌하게 말했다.

미련 곰탱이.

상민은 웃으며 그 크고 무거운 항아리를 들고 직접 걸음을 옮겼다.

무지막지한 힘에 무장들이 환호했다.

그는 눈치 없는 애주가들이 엉덩이를 들썩이는 것을 지나쳤다.

나머지들은,

자신이 어찌 어주를 받을 수 있겠냐며 겸양을 하지만 내심 기대하는 신하들.

평소 술을 잘 안마셔 무덤덤한 신하들.

옆 자리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신하들.

일반적인 반응은 그러할진데.

상민은 주변을 둘러보다, 몇 명의 시선이 잘게 떨리는 것을 발견했다.

“조시적 장군.”

“예, 예! 폐하.”

“한 잔 받겠는가?”

“소... 소장이 어찌.”

“그대와 짐은 그래도 꽤 오래 본 사이지 않는가.

예전 그대가 교하의 책임자로 있을 때, 거하게 술판을 벌인 적도 있었지.

그때의 그대는 술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혹여 그동안 깨우침이라도 있었는가?”

“아... 아니옵니다. 폐하.”

“그렇다면 한 잔 받게. 그때의 그 탁주를 떠올리며. 세월이 이리 흘렀으니, 우리도 참 맛난 술을 마시게 된 게야.”

정녕 성공한 게로다.

황상은 유쾌하게 웃었으나 시적의 시선은 사방팔방으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신하들은 평소 술을 그리 좋아하는 인간이 왜 어주를 마다하지, 하고 호기심어린 눈동자로 이곳을 쳐다보고 있었고, 오직 몇 명의 사람들만이 그의 시선을 피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며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것이 독이 든 것이 아니기에 황상이 저리 멀쩡한 게 아닌가.

이 순간을 일단 넘겨야 했다.

시적은 미리 차 있던 잔의 내용물을 마시고는 공손하게 어주를 받았다.

“떨지 말고 받게. 왜 사람이 이리 소심해졌는지 원.”

끝까지 채워주지도 않았는데, 잔이 덜덜 떨렸다.

상민이 껄껄 웃었다.

“그대도 짐의 잔을 채워주게. 우리 같이 건배라는 것을 해 보지.”

“그...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말 그대로 잔을 들고 이렇게 맞부딪힌 다음 한 번에 잔의 내용물을 다 마셔 잔(杯)을 비우는(乾) 게야.”

상민이 행동을 보여주니 주변에서 신하들이 박수를 쳤다.

역시 황상께서는 아랫사람을 아끼시는 성심이 지극하시니 이 어찌 홍복이 아닐수 있겠는가.

잔을 부딪힌 둘,

황상은 먼저 잔을 비웠다.

독한 청주를 벌써 네다섯 잔째.

하지만 전혀 취기가 없어보였다.

시적도 눈을 질끈 감으며 입 안에 술을 털어넣었다.

착오가 생긴 것이다.

실수가 생겼어야만 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작전의 성공을 기원하던 그가, 작전의 실패를 간절하게 염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을 끝으로, 물밀 듯이 몰려오는 고통에 그가 사지를 벌벌 떨며 가슴을 쥐어짰다.

“폐... 폐하... 수...숨이 쉬어지지가.”

“...그래. 그렇겠지.”

- 커, 커헉

술을 한 잔 잔뜩 마셨음에도 갈증을 호소하던 그가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치며 핏발이 선 두 눈을 채 감지 못하고 죽어간 시각은 고려의 새로운 시간 단위로 정확히 5분이었다.

"그대는 성공했다."

다만 내가 네 상식 밖에 있는 존재니까.

상민은 씁쓸한 얼굴로 그의 눈을 감겼다.

주위에는 무서울 정도로 적막이 내려앉았다.

눈 앞에서 사람이 독살당해 죽어갔는데도 아무도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래, 다음 사람은 이 술을 마셔볼 사람이 있는가?”

태연자약한 상민의 모습은, 심지어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자 조차도 온 몸에서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낄 정도로 광기가 내재되어 있었다.

누군가 자신이 든 잔을 떨어뜨렸는지, 쨍그랑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침묵이 깨진 김에 상민이 입을 열었다.

“짐은 말이다.”

문경과 용길이 어느샌가 갑주를 차려입고 금군을 대동하여 연회장을 감쌌다.

“사랑으로 모든 신민들을 돌보려 했었지.”

하지만, 그는 그렇게 대단한 성인은 아니다.

그를 해하려는 자에게 충분히 가혹해 질 수 있었고,

이 나라를 좀먹으려는 자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가혹해질 수 있었다.

“그대들의 인식 위에 짐이 있었으니. 그대들은 가끔은 짐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상민은 약간 피로한 듯 연회의 탁상에 걸터앉아 꾸이 뒷다리를 집어들었다.

“그러하다고, 짐이 이 나라 신민들을 도탄에 빠뜨렸는가?”

“...아니옵니다.”

용기있는 누군가가 대답했다.

“그래. 짐의 입으로 이렇게 말하니 다소 부끄러운 기분이지만, 당금의 고려에는 굶는 사람이 드물고, 길거리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노라.”

“정녕 그러하옵나이다!”

신하들이 서슬퍼런 분위기에 너도나도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짐은 십 년이 넘게 밤에 잠을 거르고 제국을 보살피고 있었는데, 이런 싹들이 피었구나.”

“죽여 주시옵소서, 폐하!”

죽여달라 울부짖는 신하들은 대부분 착한 놈들이고,

진짜 죽어야 할 놈들은 숨죽여 덜덜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죽여주지.

상민은 아까 수상했던 자들을 고갯짓하며 연회장을 돌아다녔다.

금군에 의해 선택받은 자들이 끌려나가며 애원했다.

“폐하! 소신은 아니옵니다, 소신은!”

그것은 정보총국에서 알아서 파악할 사항이구요.

상민이 돌아다님을 멈추고 옥좌에 가 털썩 주저앉았다.

씁쓸한 뒷맛은, 독의 맛임이 분명했다.

불쾌하고, 씁쓸하다.

정말.

경전이 엎드리며 외쳤다.

”그 어떤 독도, 심지어 세월마저도 성상을 해칠 수 없으니 성상께서는 정녕 동해 용왕의 후손이심이 분명하옵니다!“

저 놈은 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괴상한 말을 퍼트리고 있었고.

독도, 세월도 자신을 해칠 수는 없겠지.

사실 술조차 그를 취할 수 있게 만들지 못했다.

단순히 곡물향이 나는 액체를 마시는 것은 옛 추억을 상기하며 분위기를 잡는 것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사람으로 받은 상처에는 영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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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은 간단했다.

난의 주동자는 즉시 모두 교수형에 처해졌지만, 황상은 나머지에게는 무슨 생각인지 상당히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

반역에 연루된 사람은 모두 처형했던 과거의 예와는 달리 상민은 그저 저들에게 압수한 코카잎을 부족하지 않게 주라 명령했다.

부족하지 않음을 넘어, 아예 과도하게.

“저들을 광장에 묶어놓고 목숨을 부지할 밥과 함께 한 달, 한 달 동안 이것을 순도 높게 정제하여 하루 다섯 번씩 마시게 하거라.”

이 인간들, 벌써부터 코카인 함량을 높이는 수작질을 배웠다.

비문명인들은 단순히 묽은 차로 끓여 마시거나 잎을 씹는 것에 그치는데, 영악한 문명인들은 벌써부터 괴상한 짓을 한다.

역시 머리 털 검은 짐승들은 개인의 자유 의지대로만 내버려두면 사회가 혼탁해지기 마련.

“그리고 한 달 뒤엔 그 코카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어떻게 되옵니까?”

“아무리 애원해도 다시 그들에게 코카잎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때 스스로 처분을 결정할 수 있게 하라. 죽여달라 하면 죽여주고, 살려달라 하면 살려주고.”

"그렇다면 누가 죽음을 택하겠습니까?"

그 말에 상민은 작게 웃기만 했다.

그리고 마치 앞날을 내다본 듯한 상민의 말대로, 광장에 묶여 전시된 사람들은 하루가 다르게 망가져갔다.

묶여 있는데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실실 웃거나, 더 많은 차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시시각각 걸레짝이 되어가고 있었다.

찍어놓으면 나중에 훌륭한 공익광고가 될 텐데.

실시간으로 그것을 감상하는 대다수 농민들은 이 차를 마신 사람이 드물었으나 마라(魔羅, 불교의 악신, 마구니)차에 대한 무서움에 벌벌 떨었다.

평소 저리 지체높고 근엄하던 자들이 똥오줌을 가리지도 못하고 저리 있는 것이다.

밥도 마다하고 오직 마라차만 찾는 저 자들은 지옥에 떨어진 자들이 분명했다.

사람이 망가져 가는 것 자체를 광고 삼은 이 기획은 성공을 거두었다.

마라차는 영생의 약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정신을 좀먹는 벌레와 같다는 것을.

그리고 죄인들, 그 모두가 한 달 뒤엔 영원한 안식을 선택한 것은 그리 놀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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