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52화 (152/156)

# 152

외전 Chapter - 2017 WBC (1)

역사에 남을 2016 시즌이 마무리 되고 유성은 곧 바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이닝 소화만 따지면 직전 시즌인 2015 시즌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KBO에서는 메이저리그만큼 전력을 사용한 경우가 적었기에 페이스 배분이 가능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좀 더 전력으로 던졌기에 상대적으로 빨리 지치는 감이 있었다.

게다가 KBO와 달리 고정 휴식일이 없기에 더욱 관리가 어려웠다.

"이번 시즌 경험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새로 짜면 되니깐 그건 문제 없을꺼 같아."

"그러면 다행이고... 공문 봤어?"

"무슨 공문? WBC?"

"그래. 생각 있어?"

냉정한 시선으로 본다면 현재 유성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실제로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하고 있기도 했기에 구단에서도 거절을 할 생각이었다.

"어떻게 안되겠느냐."

"구단에서 반대하고 있기도 하고 저도 월드 시리즈때 소진이 많이 되어서 좋은 답을 드리기는 힘들듯 합니다."

"예상했다만 역시..."

메이저리그에 수 많은 선수들이 포진 되어있지만 그중에서 확실하게 데려올만한 카드는 유성과 오승훈 정도였다.

문제는 오승훈이 원정 도박 문제로 애매한 상황이었기에 걸어볼 수 있는건 절대적인 포스를 보이는 유성 밖에 없는데 유성도 어려운 상황이라 하니 대표팀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것이었다.

"만약에 된다고 하더라도 리스크가 적은 결승 라운드에나 가능할겁니다."

"그렇겠지..."

그렇게 한국에서 찾아온 대표팀을 돌려보낸 유성은 훈련을 재개하였다.

그러나 연달아서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오면서 유성은 다시 훈련을 중단하였다.

"...승훈 선배?"

"듣던대로네."

"설마 좀 전에 코치님 만나셨어요?"

"뭐... 그렇지."

그 말에 유성은 무엇을 위해 오승훈이 나타났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먼저 손을 썼다.

"WBC는 딱히 생각 없습니다."

"그런 녀석이 왜 계약서에 국가대표 출전 조항을 넣어놨더라?"

"..."

그 말을 들은 유성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성은 그 조항을 까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또 어떻게 들었어요?"

"계약할때 언론에 공개된 조항 중에 있던데?"

"아."

"나도 이런거 어색하니깐 본론만 이야기할게. 같이 WBC 가자."

"그건..."

오승훈 정도 되는 선수가 이렇게 나오면 유성으로써도 단호하게 나가기 어려웠다.

그래서 유성은 일단 시간을 벌기로 했다.

"일단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당연히 그래야겠지."

"그런데 저는 그렇다고 쳐도 형은 어떻게 들어가요?"

"부상 선수가 좀 있어서 엔트리가 꽤 바뀔 예정이라고 하더라고."

"그렇군요."

그렇게 오승훈이 떠나고 유성은 고민에 빠졌다.

다시 훈련을 하기에는 흐름도 깨졌기에 차라리 쉬면서 생각을 하는게 나았다.

"아오, 골치 아프네."

***

108년만의 우승 덕분에 컵스 프런트에서는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우승 이후 테오 엡스타인 사장을 만나서 그에게 들었던 그의 차후 계획이 대표적이었다.

"내가 이 팀에 온건 2012년이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딱 5년 됬군."

그 5년동안 그는 2년간의 탱킹으로 유망주를 끌어 모으고 3번째 시즌인 14시즌부터 그 유망주들이 포텐을 터트릴 기반을 만들었다.

그 결과가 15,16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과 2016년의 108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여기서 엡스타인은 유성에게 새로운 5년 계획을 공개하였다.

"매년 우승하면 좋겠지만 요즘은 양키스가 연속 우승을 하면서 지배하던 옛날과는 다르지."

"전력을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다음을 준비하는건가요?"

"그렇지. 코어는 당연히 자네와 브라이언트, 리조 같은 친구들이지."

"5년이라... 그렇다면 1년 정도 여유를 가져도 되겠군요."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지?"

"5년 계획이라면 어차피 1년 정도는 쉬어도 문제 없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유성이 계약 조항을 이야기하자 어쩔 수 없다는듯 엡스타인 사장은 조건을 걸었다.

"자네정도 선수라면 아예 참가를 안 할꺼라 생각했는데... 애초에 그런 조항 넣었을때 예상하기는 했지만."

"걱정마세요. 등판 일정에 대한 권한을 받아올겁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납득하겠지만..."

역시 꺼려질 수 밖에 없는 대회가 바로 WBC였다.

차라리 시즌 끝난 뒤라면 어떻게 감당이 되는데 WBC는 시즌 시작 전에 진행되다보니 실제로 WBC 이후 부진한 선수들의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솔직히 당신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계약이라는건 이행해야 하는거니깐요. 안 다치고 돌아오기를 빌죠."

"고맙습니다. 국가를 위해 참가하기는 하겠지만 페이스를 무리하게 올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면...?"

"빠른 공 없이 제가 얼마나 잘 던지는지 보여드리죠."

유성도 참가를 결정했지만 마냥 생각 없이 가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등판 일정에 대한 것은 유성이 구단과 의견을 조율해서 직접 결정하기로 하였고, 대표팀 합류도 1라운드 시작 직전에 하는 것으로 조율이 되었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최고의 카드를 얻었으니 이 소식을 바로 알렸다.

[박유성, 2017 WBC 대표팀 합류!]

[최고의 카드가 돌아오다!]

- 박유성이 진짜 왔네?

- 미국 가서 만났다더니 진짜 오네.

"올꺼면서 그렇게 빼야했냐."

"아시잖아요. 저 몸값 비싼거."

"그래. 작년에 제일 유명했던 메이저리그 MVP지."

"문제는 대회 개막 전에... 3월 초에나 합류할꺼 같은데 말이죠."

"나도 좀 늦게 들어가기로 했는데 그때쯤 와도 되는거야?"

"이미 1라운드 등판 일정을 잡아놔서 딱히 문제 없어요."

"그래?"

WBC와는 별개로 다음 시즌을 대비해야했기에 유성은 오승훈과 같이 훈련을 진행했다.

"그나저나 훈련이 조금 특이하네?"

"스포츠도 점점 과학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으니깐요. 제 몸에 맞게 구성된 방식이에요."

"그렇군."

순조롭게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간은 빠르게 흘러 2017 스프링 캠프 기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유성은 이전에 하던대로 MC 다이노스 스프링 캠프에 합류하며 컵스 캠프가 열리기까지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WBC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필요했으니 말이었다.

유성이 떠나면서 전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인해 우려가 많았던 다이노스였으나 FA 영입을 통해 어느정도 보강을 한 덕분에 3연속 통합 우승의 대업을 완성 시키기도 했다.

비록 유성에 이어서 핵심이던 테인즈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더욱 전력이 떨어지고 말았지만 그래도 다이노스는 계속해서 강팀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게 일정표에요?"

"그래. 그러고보니 너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가볍게 던질 경기 하나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하던데?"

"아니요. 늦게 들어가는것도 적당히 맞춰서 준비할려는거라 그정도는 필요 없어요."

"그래? 그렇게 전해둘게."

그렇게 대표팀 합류를 위해 먼저 한국으로 돌아간 다이노스 선수들과 달리 유성은 컵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가 한국에 들어갈 생각이었기에 이후로도 긴 시즌을 치룰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아무리 유성이 철저하게 페이스를 조절한다고 해도 WBC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으니 아예 그런것마저 커버할 정도로 최대한의 준비를 할 생각으로 유성은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후... 겨우 목표점까지 왔네."

아슬한 감도 있었지만 엄청난 훈련량 덕분에 유성은 컵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고 며칠 후 바로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다치지말고 돌아오게."

"걱정마세요. 전 몸 사리는것도 잘해요."

"그래. 자네라면 알아서 잘하겠지."

그렇게 유성은 휴식기에도 가지 못했던 한국을 WBC 참가를 위해 돌아가게 되었다.

***

"박유성 선수!"

"잠시만 인터뷰 좀!"

예상대로 공항에 오자마자 여러 기자들이 몰려들었으나 이러한 움직임을 예상하고 시영이 공항에 요청을 해두었기에 유성은 빠르게 공항을 빠져 나갈 수 있었다.

"후..."

"아슬아슬했어."

"이제 숙소로 가나?"

"그러고보니 오늘 평가전이 있다고 들은거 같은데."

"평가전?"

"일정대로면 오늘 평가전을 끝내고 시범경기 2번을 더 거친 뒤에 WBC가 개막한다고 하더라고."

"흐음... 상대는요?"

"호주."

"...그정도는 이겨야지. 그냥 숙소로 가요."

실제로 WBC 대표팀은 호주에게 승리를 거두며 평가전에서 순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머지 경기도 안 뛰기로 했고 1라운드 등판 경기까지 컨디션 조절만 하면 충분해요."

"그렇겠네. 저번 대회처럼 맥 없이 털리지만 않으면 말이야."

물론 한국과 맞붙게된 팀들은 다른 메이저리거들과 달리 1라운드부터 합류한 유성의 존재를 매우 경계했다.

"박유성의 합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라 하기는 힘들군요. 그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전대미문의 0점대 방어율, 20승-20홈런, 포스트 시즌 0의 방어율까지...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라고 해야겠군요. 그래도 아마 우리나 네덜란드전에 나서겠죠."

이스라엘만 해도 반쯤 살려달라는 느낌으로 이야기하는 판국이었으니 다른 곳도 뻔했다.

- 와, 1년만에 이렇게 달라지네.

- 가기 전에도 저걸 어떻게 공략하나 싶었는데 그야말로 국민 투수네.

"엔트리가..."

투수 12명에 야수 16명으로 총 28인 엔트리가 이번 WBC 대표팀 구성이었다.

"생각보다 투수를 적게 넣어놨네요."

"니가 오니깐 그렇겠지. 안 그래도 타선이 이전보다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 판이니깐."

특히나 WBC에 존재하는 투구수 제한과 등판 제한 룰을 생각하면 12명은 운용 방식에 따라 빡빡할 수도 있었다.

"결론은 간단하지. 너에게 최대한 기대겠다는거지."

"나머지 2경기에 투수들을 올인하고 말이죠?"

"결국 그렇게 되겠지."

선발 자원은 유성까지 3명이었는데 1,2라운드에서 각 3경기씩 치루고, 4강, 결승까지 총 8경기를 긴 일정동안 치루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또한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자원이 1명 있었기에 긴 이닝을 버티는 것은 문제 없었다.

남은 8명 중에 클로저로 위치할 오승훈을 제외하면 7명의 불펜 자원이 존재하니 필요에 따라 물량전도 얼마든지 전개 할 수 있었다.

"2주가 좀 넘어가는 일정에서 최대 8경기..."

"3번 등판이면 딱 맞겠네요. 1,2라운드에 1번씩 나서고 4강이나 결승에 나서는걸로 끝."

"타격은?"

"감각을 끌어 올릴 필요는 있으니 대타 정도는 필요하겠죠."

그 다음날부터 유성은 본격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였다.

그 날이 정확히 3월 1일이었고, 가벼운 불펜 피칭과 타격 연습을 진행하며 유성은 페이스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페이스가 빨리 올라오는데?"

"오기 전에도 계속 시즌 준비를 했으니깐요. 뭐, 지금도 무리하게 끌어 올리는건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시범경기 수준의 페이스죠."

"지금 이게 시범경기 수준이라니..."

그러기엔 유성의 타격감이 너무나 좋았다.

물론 불펜 피칭에서 나온 구속이 130,140대를 오가고 있었기에 흔히 아는 그 강속구는 없었지만 변화구의 퀄리티나 제구 능력은 그 명성에 걸맞는 수준이었다.

"언론에는 남은 2경기까지 끝나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너희들에겐 선발을 미리 공개하마."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은 베어스의 장원중이 나서게 되었다.

2번째 경기인 네덜란드전은 유성이 원하였기에 그대로 배정되었고, 마지막 3번째 경기는 양현정이 나서기로 하였다.

"1라운드에는 65구라는 투구수 제한이 있지."

"선발들은 대충 4이닝 정도겠네요."

"그렇지. 그리고 유성이는..."

선동연 투수코치는 유성이 일반적인 범주로 파악 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닌걸 2년 전의 프리미어12때 확실하게 알았기에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명성과 실력을 감안한다면 6이닝 정도는 던져주지 않을까라는게 그의 기대였다.

'평소에도 10,11구만에 이닝을 끝내버리면서 100구의 제한으로 7,8이닝을 소화해버리는 녀석이니...'

지난 포스트 시즌때 유성은 그런 공격적인 피칭의 결과를 더욱 잘 보여주었다.

5번의 선발 등판에서 1번도 100구를 넘기지 않고 포스트 시즌에서 36이닝씩이나 소화했으니 말이었다.

유성에 대한 그런 기대감을 안고 대표팀은 마지막 2번의 시범경기를 치루었고, 그대로 2017 WBC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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