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50화 (150/156)

# 150

Chapter 54 - 월드 시리즈 (7)

[어느덧 경기는 6회 초로 접어들었습니다.]

[시카고 컵스는 선발로 나섰던 제이크 아리에타를 내리고 카일 헨드릭스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사실 클리블랜드가 클루버를 조금 더 끌고 갈꺼라 생각했는데 바로 밀러를 올리면서 클루버는 4이닝 3실점으로 등판을 마쳤죠.]

[네, 그래서 컵스도 아리에타가 동점을 허용하자마자 내리면서 아리에타는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등판을 마쳤습니다.]

[컵스로써는 지금 헨드릭스가 버티고, 불펜에 여전히 래키와 채프먼이 준비 중이니깐 더 놔둘 이유가 없기는 하죠.]

일단 6회 초에 나선 헨드릭스는 기대대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대3의 스코어가 유지되며 이닝은 6회 말로 넘어오게 되었다.

다시 경기는 빠르게 전개 되었다.

6회 말에 다시 클리블랜드 수비가 되자 밀러는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앞선 이닝과 달리 무실점으로 이닝을 틀어막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무실점은 7회 초에 연달아 마운드에 오른 헨드릭스도 기록하면서 경기는 계속해서 5대3의 스코어로 팽팽하게 전개 되었다.

[점수가 쏟아지려던 분위기가 거짓말이었던것처럼 0의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아 클로저인 알렌을 준비 시키고 있군요. 이거 0의 행진이 더 길어지겠는데요.]

"저쪽에서 알렌이 준비 중입니다."

"그런가..."

헨드릭스가 있는 이상 당장은 문제 없지만 저쪽에서 알렌까지 나온다면 추가점을 뽑기는 힘들어진다.

헨드릭스, 래키, 채프먼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생각하면 8회까진 어떻게든 틀어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체력적 여유가 있다면 9회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추가점을 뽑아내서 좀 더 여유롭게 플레이하는게 좋을 것이다.

"유성은 타석으로 보내지."

그때 유성은 어깨를 조금씩 풀고 있었다.

지금 마운드에 있는 헨드릭스에 불펜에서 준비 중인 두 투수까지 하면 예상 외로 나설 일이 없을듯 했지만 다른 경기도 아니고 7차전이었다.

'특히나 채프먼은 오늘도 나오면 3연투가 된다.'

하루 휴식을 감안해도 투구수가 많았기에 오늘 등판은 어려울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대타 출전 지시가 나왔다.

"누구랑 교체죠?"

"오늘 타격적으로 안 좋은 외야쪽이야."

그 이야기에서 유성은 조 매든 감독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유성은 보험이었다.

급하게 유성이 배트를 잡으며 준비를 시작하였을때 클리블랜드가 조기에 올린 알렌이 7회 말을 틀어막으며 팽팽한 경기를 계속해서 이끌어갔다.

[빠르게 경기는 8회 초로 이어집니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헨드릭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3일을 쉬었는데 여전한 모습이네요.]

[오히려 불펜으로 나와서 평소보다 힘을 더 주게 되니깐 공의 위력이 더 좋아 보이네요.]

딱!

이번 이닝에도 순조롭게 아웃카운트를 늘리는듯 했던 헨드릭스지만 2아웃을 잡아둔 상태에서 큰 타구를 허용하고 말았다.

[좌중간에 떨어집니다! 타자는 안정적으로 2루에서 멈춥니다!]

[2사에 터져나온 2루타는 분명히 위협적입니다.]

[2.2이닝동안 46구를 던졌는데... 조 매든 감독이 나오는군요.]

[다음은 래키겠죠?]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많이 된 채프먼에 비해 래키는 쉬었던 시간이 많으니깐요.]

투수가 바뀐것은 큰 영향을 주었다.

클리블랜드가 겨우 헨드릭스의 공에 적응했는데 래키가 나오면서 새롭게 파악을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간만에 나온 기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는 래키에게 막히며 8회의 찬스를 날렸다.

"클리블랜드는 점점 어려워지는구만."

"남은 아웃카운트는 3개. 그 전에 클리블랜드의 남은 3개를 어떻게 막느냐도 문제겠고 말이야."

물론 지금 시점에서 클리블랜드가 할 수 있는건 간단했다.

잘 던지고 있는 알렌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었다.

[대단합니다. 알렌이 2이닝째 등판에서도 무실점을 기록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2아웃이 되었는데요.]

[컵스에서 점수가 좀 더 필요할듯 한데... 여기서 대타를 보낼만 한데 안 쓰네요.]

"대타로 보내신다면서요?"

"생각이 바뀌었네. 왠지 느낌이 묘하거든."

감독이 그렇게 말하는데 유성이 달리 말할 것은 없었다.

결국 경기는 마지막 이닝인 9회 초로 넘어가게 되었다.

[5대3의 스코어가 고착화 된 이후 경기는 빠르게 마지막 이닝인 9회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이대로 경기가 끝날지 좀 더 일이 벌어질지는 지켜봐야겠군요.]

앞선 이닝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래키와 그 뒤를 받쳐주기 위해 준비 중인 채프먼이 있기에 모두가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래키가 선두 타자를 잡아낸 뒤에 2루타를 허용하며 1사 2루의 위기가 만들어지자 곧 바로 컵스는 래키를 내리고 채프먼을 마운드에 올렸다.

[순조롭게 시작하는듯 했지만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은 래키가 내려가면서 채프먼이 3연투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5대3이라는 스코어는 불안한 감이 있는데요.]

딱!

"허..."

연달아 터진 안타에 2루 주자는 기다렸다는듯 달리기 시작했고, 빠르게 움직인 컵스 외야진이었으나 9회가 시작할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빠르게 처리를 할 수 없었고,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타자까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2루에 도달하며 상황은 연달아 1사 2루가 만들어졌다.

[스코어 5대4! 그리고 주자는 여전히 2루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컵스에게 매우 곤란하죠. 덕분에 6차전에 등판했던 레스터가 불펜에 나타났습니다.]

그때 불펜에 또 다른 선수가 나타났다.

[아까 대타 준비를 하던 박유성 선수가 배트를 들고 불펜에 나타났습니다.]

[배트 대신 글러브를 잡는군요. 박유성과 레스터까지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제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기에 채프먼이 좀 더 이닝을 소화해줄 필요가 있었다.

팡!

100마일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공이지만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이 공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는듯 했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갑니다! 담장으로!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

[채프먼이 무너집니다! 스코어는 6대5로 클리블랜드가 역전에 성공합니다!]

[맙소사.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요!? 그런데 말이 되네요! 경기가 뒤집어졌습니다!]

"헐..."

다 잡았다고 생각한 경기에서 마지막 순간 역전 투런을 내주고 말았다.

[이번 시즌에 채프먼은 홈런을 딱 2개만 내주었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홈런을 내주었네요.]

[이래서 야구는 끝날때까지 모른다니깐요. 점차 승기를 굳혀가던 컵스가 이렇게 무너지나요.]

컵스로써는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07년의 마지막에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으니 말이었다.

그래도 채프먼은 2개의 아웃카운트를 더 잡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가까스로 마무리 했다.

[오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던 9회 말이 이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단 1점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요. 박유성 선수는 불펜에서 준비하다가 다시 사라졌네요.]

[역전을 당한 이상 무조건 점수가 필요하니깐요. 아껴두었던 박유성 대타를 쓸듯 합니다.]

마침 투수 타석이 적절하게 돌아오고 있었기에 조 매든 감독은 투수 타석에 유성을 넣기로 결정하였고, 클리블랜드도 이 상황을 굳히기 위해 모든 투수들이 준비를 시작했다.

딱!

[쳤습니다! 수비 시프트를 뚫으며 내야를 빠져나가는 안타!]

[이거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안타를 시작으로 컵스는 연달아 공격을 이어갔다.

그러나 컵스 타자들이 때려낸 타구가 연달아 막히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터가 늘어나면서 2사 2루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2루도 주자의 재치로 만들어진 것이었기에 타자들은 마땅한 힘을 쓰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도 컵스로써는 마지막 한방을 노릴 카드가 남아있었는데 바로 투수 타석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박유성 선수가 대타로 나옵니다.]

[딱 1점이 더 필요하니깐요.]

"제발 쳐줘!"

"너만 믿는다!"

선수들의 기대를 업고 타석에 들어선 유성은 심호흡을 하며 타격을 준비했다.

팡!

초구는 88마일의 슬라이더.

'피하지는 않을 생각인가 보군.'

만약에 동점을 주더라도 연장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클리블랜드는 이대로 끝을 보기 위해 그대로 승부를 보았다.

딱!

[쳤습니다! 내야를 완전히 빠져나가는 타구! 주자는 3루 지나서 홈으로!]

[외야에서 바로 홈으로! 홈 승부!]

길게 끌 필요가 없었으니 유성은 바로 타격을 시도했고, 주자는 바로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대타 박유성이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스코어 6대6! 그리고 박유성은 2루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 와 기적이네.

- 오늘 경기는 진짜 드라마네.

초반부터 치열한 타격이 펼쳐지며 양팀 선발을 조기에 끌어내리더니 이후는 팽팽한 불펜의 격돌로 이어졌고,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되던 9회에 다시 점수가 터져 나오면서 결국 이런 스코어에 이런 경기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었다.

딱!

다만 득점권에 주자가 있음에도 컵스는 마지막 1방을 때려내지 못하면서 끝내기 기회를 무산 시키고 말았다.

[아쉽게도 경기를 끝내지 못한 시카고 컵스! 경기는 이제 연장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준비하던 레스터가 들어갔고, 다른 선수들도 준비를 안 하면서 불펜이 비워져있는데요. 누가 올라올까요?]

[뻔한 답인듯 하네요. 지금 2루에서 마운드로 향하는 선수가 있으니깐요.]

기다렸다는듯 유성은 연장 10회로 경기가 이어지게 되자 마운드로 향했다.

글러브는 다른 선수가 대신 들고 와주었다.

"부탁한다."

"우리 믿고 던져!"

"그래."

글러브를 받아들고 유성은 주심에게 약간의 연습을 요청하였다.

몸이야 이미 꾸준히 풀어두었지만 조금 더 페이스를 올릴 필요성을 느꼈다.

팡!

연습 투구에서 나온 구속은 90마일 중반이 나왔다.

공을 던지면서 유성도 2일 휴식 뒤의 등판 때문에 부담이 있는 것을 느꼈다.

'70개만 던지면서 체력을 아꼈는데도 이정도인가...'

그래도 체력을 아낄 필요 없는 등판이었으니 유성은 모든 힘을 쏟아부으며 구속을 끌어 올렸다.

팡!

그렇게 100마일의 공이 나오는 것을 마지막으로 연장 10회 초가 시작되었다.

[박유성도 많이 지친듯한 모습인데요.]

[5차전에 70개만 던지고 쉬었다지만 2일 밖에 못 쉬었으니깐요. 또한 시즌 중에 꾸준히 관리를 받았기에 이런 등판은 처음이거든요. 여러가지로 리스크가 있을겁니다.]

그 말대로 유성은 프로 데뷔 이후 이런 일정을 소화해본게 처음이었다.

그래도 힘을 끌어 올린 유성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0의 행진을 이어가는 투수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클래블랜드 타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었다.

팡!

[삼진 아웃! 지쳤다는 말이 무색하게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이닝을 마무리 하는 박유성!]

[이제 경기는 10회 말로 이어집니다!]

"잘 했어!"

"수고했어."

"그럼 이제 끝내버려."

"그래야지."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네, 박유성의 극적인 동점 적시타에 연달아 등판하며 클래블랜드의 공세를 3K로 틀어막았죠.]

딱!

10회 말 선두 타자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컵스는 마지막 1점을 위한 주자가 루상에 나서게 되었다.

무사 1루가 만들어지자 클리블랜드는 다음 투수를 꺼내들었다.

이 카드는 적중하면서 컵스의 선행 주자를 잡아내며 1사 1루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어서 벤 조브리스트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지난 시즌 캔자스 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인데요. 여기서 뭔가...]

딱!

[쳤습니다! 뒤로 물러난 2루수도 잡을 수 없는 타구! 그래도 중견수가 달려옵니다! 주자는 이미 2루를 지났어요!]

[바로 3루로 송구합니다! 결과는!]

"아웃!"

[아웃! 3루까지 갔지만 조금은 무리였습니다! 1사 1,3루가 될뻔 했던 찬스가... 아니 타자가 어느새 2루까지 갔습니다!]

[클리블랜드 내야진이 순간적으로 놓쳤어요! 1사 1,3루도 2사 1루도 아닌 2사 2루로 이어집니다!]

이제 단 하나의 안타 혹은 아웃이 경기의 향방을 가를 예정이었다.

[아웃이 나오면 연장 11회로 넘어가고 주자가 들어올 수 있는 안타가 나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겁니다.]

[박유성 선수가 있기에 11회는 어떻게 더 버틸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박유성이라 해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요. 컵스는 여기서 끝을 내야합니다.]

그 말대로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것은 미켈 몬테로였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번 클리블랜드는 새로운 투수를 꺼내들었다.

여기가 오늘 경기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쏟아붙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몬테로는 단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배트를 휘둘렀다.

딱!

[쳤습니다! 삼유간을 빠져나가는 타구! 홈에서 승부합니다!]

[3루 찍고 좌익수도 쏩니다! 백 홈! 홈!]

팡!

공을 받자마자 클리블랜드의 포수는 홈 플레이트를 향해 손을 뻣는 주자에게 미트를 가져갔다.

거의 동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간에 주심의 결정은 세이프였다.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경기 종료! 시카고 컵스가 7차전의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2016 월드 시리즈 우승팀은 시카고 컵스입니다!]

그렇게 시카고 컵스의 승리로 2016 월드 시리즈 우승이 완성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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