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45화 (145/156)

# 145

Chapter 54 - 월드 시리즈 (2)

드디어 시작된 2016 월드시리즈.

그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플레이볼 선언과 함께 오늘 경기의 첫번째 공이 엄청나게 큰 소리와 함께 포수 미트에 들어왔다.

팡!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103마일! 시작부터 전력으로 나가는 박유성!]

[단 4번의 승리만 더 거두면 상황에서 박유성 선수는 그 중 2번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만큼 뒷경기를 위해서 오늘 경기를 속전속결로 진행하며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할 생각인듯 합니다.]

"말로만 들었다만 정말 괴물이군."

클리블랜드의 타선은 그 시카고 컵스와 비견되었다.

그런만큼 주의가 필요했지만 오늘의 유성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듯 했다.

팡!

12 to 6 커브는 유성의 공처럼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강속구와 함께 할때 그 위력이 더욱 강해지는 구종이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의 선두 타자는 이러한 유성의 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여기까지 오고 유성은 잠시 템포를 조절할까 싶었지만 포수인 윌슨이 빠르게 사인을 보냈다.

'아무리 데이터가 많다고 해도 지금은 우리가 유리해. 그러니 녀석들에게 일부러 시간을 줄 필요는 없어.'

맞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유성의 3구째인 스플리터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해내며 선두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처리해냈다.

[박유성이 선두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박유성에게 기대했던게 바로 이거죠. 순식간에 대량의 삼진을 뽑아내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것.]

그 시작을 알리는 첫 타자를 상대로 유성은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덕분에 한국에선 작정하고 유성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스포츠 채널을 넘어서 지상파에 경기가 송출된 것이었다.

[사실 저희가 KBO 포스트 시즌 정도에나 중계를 해주는데 매우 오랫만에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기에 이렇게 특별 편성이 되었네요.]

- 야구 선수로써 영향력은 최고인거 같다.

- 메이저리그 역사까지 갈아치우고 있으니깐...

거침 없이 유성은 2번 타자인 제이슨 킵니스도 삼진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어냈다.

이 삼진에 컵스 팬들이 환호하였는데 킵니스가 시카고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23홈런과 91타점과 함께 0.811의 OPS와 4.7의 fWAR를 기록하며 사실상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는데요. 킵니스 정도면 메이저리그 최고의 2루수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선수를 가볍게 치워버리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박유성 선수는 최고라 불리는 선수들 중 하나가 아닌 정점에 있는 선수니깐요.]

그러나 다음 타자는 쉽게 승부를 낼 수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인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린도어는 2011년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의 1라운더로 지명 받은 선수죠.]

[네, 그 당시 290만불이라는 샤이닝 보너스를 받았는데 그게 클리블랜드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었습니다.]

[5년... 드래프트 기준으론 6년인가요? 그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도 최고 금액이네요.]

대졸 선수라 해도 마이너에 최소 1년은 담금질을 진행한다.

그런 상황에서 린도어는 고졸 선수였기에 더 긴 시간동안 마이너에 있어야했고, 겨우 지난 시즌에서야 준비가 되었다.

[2015 베이스볼 아메리카 유망주 9위를 차지하면서 지난 시즌에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었고, 그 해 6월에 데뷔하며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신인왕 2위를 차지하였죠.]

[그리고 2년차 시즌인 이번 시즌에 징크스따위는 없다는듯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차후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될 선수이자 현 클리블랜드 타선의 중심인 타자였기에 유성의 사인 교환은 이 타석에서 잠시 길어졌다.

'그나마 녀석이 아직 경험이 적다는게 다행인가.'

시간이 갈수록 성장할 역대급 유격수가 아직 성장이 덜 된 시점에서 만나는 이상 미리 눌러줄 필요가 있었다.

팡!

초구부터 나온 100마일의 공은 그런 의미에서 녀석을 압박하기 위한 공이었다.

'페이스 배분도 좋겠지만 어차피 챔피언십 시리즈때 2경기 다 80구 안쪽으로 끊어서 여력도 있으니...'

2구째 과감하게 들어온 체인지업에 예상을 못했는지 린도어는 헛스윙을 하고 말았고,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집중력을 더 끌어 올렸다.

[잠깐의 의논을 끝내더니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를 만든 박유성입니다.]

[한국에서 박유성 선수는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그것도 한국 시리즈에 진출해봤다는군요. 어쩌면 그 경험이 여기서 큰 도움을 주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네요.]

[그 외에 한국 선수들은 병역을 수행해야하는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면 사실상 면제가 된다고 하더군요. 또 프리미어12라고 일본 주도로 만들어진 대회가 있는데 2개 대회 모두 에이스로 결승에 나섰다고 하더군요.]

[지난 3년간 경험 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에는 모두 나서봤다는 이야기로군요.]

그것은 컵스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레스터나 래키 같은 베테랑들은 큰 문제 없었지만 대부분은 포스트 시즌 경험도 많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3구째는 볼이 되었다.

하지만 아슬한 코스의 공이었기에 떠오르는 신성이라 해도 아직 성장이 덜 끝난 어린 선수인 린도어는 그 공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을 놓치지 않은 유성은 곧 바로 4구째로 삼진을 잡아내며 3타자 연속 삼진과 함께 첫 이닝을 마무리 했다.

[단 10구로 3타자 연속 삼진. 이런 페이스면 클리블랜드도 부담을 받을 수 밖에 없죠.]

[네, 클루버라면 그래도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겠지만 지금 박유성의 투구수 페이스는 마음 먹으면 연장 10회까지 혼자 책임질 수도 있거든요.]

클리블랜드의 불펜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유성이 10이닝씩이나 해치워버리면 컵스 불펜이 얼마든지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다음 이닝부터 투구수 신경 쓰라고 해. 클루버, 생각보다 더 힘든 경기가 될듯한데 할 수 있겠나?"

"얼마든지요."

[2014시즌 34경기 18승 9패 235.2이닝 269K 방어율(ERA) 2.44 bWAR 7.4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15시즌에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만 이번 시즌에 다시 폼이 올라오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컵스의 최대 카드가 박유성이라면 클리블랜드는 클루버라고 할 수 있죠.]

컵스 선수 중에 올스타전에 참가하며 클루버를 본 선수가 몇 있지만 컵스의 선두 타자인 덱스터 파울러는 그에 해당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래도 유성같은 강속구를 가지고 있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그나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때 전광판에 그의 사진이 나오며 무엇인가가 이야기 되었다.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것은 71년만의 일입니다. 그로인해 컵스의 흑인 선수가 월드시리즈에 뛴 기록은 단 1번도 없었죠.]

[흑인 선수가 처음 메이저리그에 들어온지 7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죠.]

[네, 컵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로부터 몇년 안되어서 로빈슨이 데뷔했죠. 결국 컵스는 수십년이 흐른 뒤에 처음으로 흑인 선수를 월드 시리즈에 출전 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방금 이야기를 못했는데 컵스 소속 동양인 최초는 박유성 선수가 가져갔네요.]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지만 현재도 세계곳곳에서는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러한 기록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컵스 최초의 흑인 월드시리즈 출전 선수라... 좀 더 신경 써서 상대해줘야겠군."

물론 상대편인 클루버 입장에선 이런저런 사정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초구부터 타자를 강력하게 몰아가기 시작했다.

팡!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들어온 것은 93마일의 투심 패스트볼.

이 투심은 보통의 투심과 달랐는데 해설진들 사이에서 싱커라고 이야기 될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공이었다.

본인은 투심이라 하지만 그 위력은 싱커와 같았기에 싱커성 투심이라 불리는 공이었다.

이러한 초구를 가만히 지켜보아야했던 파울러는 2구째에 적극적으로 타격을 가져가려 했으나 커터가 나오며 다시 헛스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팡!

[클루버의 싱커성 투심이 보통의 투심처럼 좌우로 움직이다가 싱커처럼 급격하는 떨어지는 구종인데 커터는 거의 백도어 슬라이더급으로 휘어지는 구종이죠.]

[평소에 자주 상대해봤다면 모를까 만나본적이 없는만큼 공략은 더 힘들겁니다.]

[네, 이어서 바로 3구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클루버의 구종은 투심, 커터, 커브. 여기에 포심과 체인지업이 보조를 하지."

"지금 박유성이 주력 구종만으로 3K를 잡아냈으니..."

"클루버도 노리겠지."

팡!

예상대로 클루버는 3구째에 바로 승부를 걸어왔고, 그 3구째는 커브였다.

그의 커브는 정확히는 파워 커브로 분류되면서도 슬라이더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구종이었다.

"최고의 커브로군."

"그래?"

"다음 시즌에도 저렇게 던지면 최고의 커브에 선정될지도 모르겠어."

"호오..."

결국 선두 타자가 맥 없이 물러나고, 2번 타자인 브라이언트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컵스 벤치에서는 초반에는 버티는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녀석들도 유성의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버티는쪽으로 갈꺼야. 그렇다면 우리도 클루버가 빨리 내려가게 힘을 빼줘야겠지."

투구수 관리까지 받은 덕분에 체력에 여유가 있는 유성이지만 굳이 입을 열지는 않았다.

대신 브라이언트가 클루버를 상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칠만해보여?"

"글쎄... 구속은 평범하지만 변화가 엄청나. 잘못하면 순식간에 휘말려서 덕아웃으로 들어오게 될꺼야."

"역시 어렵나..."

"아직 타석에 들어가서 본적도 없으니 첫 타석은 탐색전으로 가야겠어."

"그래. 저녀석들도 어느정도 탐색전으로 갈 생각인듯 하니 말이야."

브라이언트의 위압감 덕분인지는 몰라도 클루버는 브라이언트를 상대로 투구수가 조금 늘어났다.

비록 2S-2B 상황에서 브라이언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클루버에게 또 삼진을 내주었지만 투구수에서 조금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앤소니 리조였기 때문이었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찔러 넣는 클루버입니다.]

[브라이언트를 잡았으니 리조도 그리 두려울게 없다는 생각이겠죠.]

'투구수를 줄이고 싶나본데...'

연달아 2구째까지 들어오며 2스트라이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리조는 침착하게 머리를 굴렸다.

'이걸로 투구수는 동률. 투구수를 의식하고 있다면 더욱 급하게 덤벼오겠지.'

그런 생각으로 3구째가 스트라이크를 노릴려는것처럼 들어오자 리조는 과감하게 스윙을 하였다.

딱!

[파울!]

[엄청난 속도의 타구가 순식간에 파울이 되는군요.]

파울이 된것을 본 클루버는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다음 공을 던졌다.

팡!

[헛스윙 삼진!]

[기어이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똑같이 3K를 기록하는 코리 클루버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안되는군요.]

[네, 투구수도 10대12로 팽팽합니다.]

그야말로 월드시리즈라는 이름에 걸맞는 공방전이 1차전의 1회부터 나온것이었다.

그리고 그 공방전은 이제 2회로 접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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