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42화 (142/156)

# 142

Chapter 53 - 챔피언십 시리즈 (3)

유성의 7이닝 무실점의 성적을 앞세운 컵스는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다저스로써는 예상 범위라는듯한 분위기였다.

"불펜 소진을 줄여준것만으로도 충분하다."

5이닝 1실점의 마에다보고 못 던졌다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날 컵스의 공세는 매우 매서웠고, 1점마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유성에게 당했기에 나온 것이었다.

"큭..."

1차전에 유성이 승리를 거두면서 컵스는 예정대로 2차전에 존 레스터를 내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다저스는 3차전으로 예상 되었던 카드를 2차전에 꺼내들었다.

"결국 나오는건가."

"디비전 시리즈 4차전만 등판했다면 4일 휴식이기에 어찌어찌 맞추겠지만..."

"5차전에 불펜으로 나서면서 휴식은 겨우 2일. 이런 단기전에선 공을 던졌다는것 자체도 감안을 해야하니 터무니 없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려 하고 있군."

만약 이런 기세로 다저스가 월드 시리즈에 간다면 2년 전 범가너에 맞먹는 수준의 공을 던지게 될 것이다.

"이거 타팀 선수를 보호 차원에서 걱정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오늘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주었던 약한 모습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것인가?]

[포스트 시즌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신뢰 할 수 있는 다저스의 절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날 등판으로 인해 유성은 출전이 불가능했다.

그로인해 오늘 경기에서 유성은 오늘 경기를 가만히 지켜봐야만 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유성은 느꼈다.

'레스터가 떨어지는 투수는 절대 아니지만...'

오늘 커쇼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하고 있었다.

[컵스의 수비이자 다저스의 공격으로 시작되는 경기. 다시 말해 레스터가 먼저 마운드에 오릅니다.]

[카메라가 자꾸 커쇼를 비춰주고 있는데요.]

[그래도 레스터가 자세를 잡으니 다시 돌아오는군요.]

"그렇게까지 녀석에게 관심을 보내고 싶은건가."

아직 자신보다 더 많은 선수 생활이 예정된 전도유망한 선수의 등판에 상대적으로 더욱 관심이 몰리고 있었다.

"조금 부럽다만 우리 팀에는 그보다 더 한 녀석이 있으니 말이야."

유성을 슬쩍 본 레스터는 타석에 들어서는 다저스 타자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팡!

늘 듣던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레스터는 다음 공에 대한 궁리를 시작했다.

[레스터가 초반에는 신중하게 피칭을 이어가고 있네요.]

[어제 박유성 선수에게 완벽하게 눌리다가 막판에 2점을 만회했던 다저스니깐요.]

[확실히 어제 막판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신중하게 승부를 이어가는게 좋겠죠.]

그 신중함 덕분에 레스터는 1회에 상대적으로 많은 공을 던졌지만 안정적으로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동시에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도 어느정도 알아낼 수 있었다.

"2가지를 한번에 잡아냈군."

"그래."

단기적으로 필요한 1회 무실점과 장기적인 경기 운영을 위한 스트라이크 존 파악을 모두 해낸것이었다.

그때 반대편에 앉아있던 투수가 마운드로 나왔다.

[디비전 시리즈 5차전의 불펜 등판 이후 겨우 2일만을 쉬고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로써 마운드로 향합니다.]

[오늘 커쇼가 얼마나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군요.]

[레스터도 보통 투수가 아니기에 긴 이닝을 버텨줄 필요성도 있을텐데요. 과연 정상 체력이 아닌 커쇼가 어디까지 버텨줄지...]

이러한 등판 일정 때문에 나오는 우려가 바로 이것이었다.

누가 봐도 오늘의 커쇼는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선두 타자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며 유성은 커쇼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과거에도 저녀석은 이런 분위기로 던졌던건가.'

팡!

"스트라이크!"

1회는 결국 0대0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런 커쇼의 모습에 타자들도 직감했다.

"오늘 저녀석은 전혀 지친 모습이 아니군."

"그러게. 휴식이 짧았는데도 평소의 모습과 같군."

"오히려 얼마 안되는 체력을 불태우는것 같은데."

"확실히..."

같은 투수의 위치였기에 유성은 지금 커쇼가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대단하군요. 불펜 등판까지 감안하면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을텐데 커쇼는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 분명히 쉽게 결판이 나지는 않겠군요.]

"일정대로면 6차전에 등판인가?"

"그렇지."

"음... 6차전인가."

유성처럼 날카로운 감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직감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번 시리즈는 결국 커쇼로 인해 마무리 될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나저나 팽팽하군."

2회에는 양 투수 모두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한 점으로 인해 다저스는 그렇다고 쳐도 컵스 타자들은 당혹감을 느꼈다.

"전혀 지친 기색이 없잖아?"

"그러게 말이야. 평소랑 비슷해. 우리가 알던 그 커쇼의 모습이란 말이지."

"후... 이거 오늘 경기는 골치 아프다못해 까딱하면 당할 각오도 해놔야겠군."

커쇼가 평소와 같은 모습이라면 아무리 레스터나 컵스 타선이라고 해도 긴장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포스트 시즌의 커쇼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시즌 중의 커쇼는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으니 말이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오늘 경기는 분명히 힘든 경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수비는 집중력 잃지 말고 레스터가 제대로 던지기를 빌어야지."

2회까지의 상황을 보며 레스터도 감을 잡은 상태였다.

"더욱 신중하게 가야겠군."

단 2이닝이었지만 커쇼의 피칭에서 느낀것이 있었다.

그러든 말든 유성으로썬 가만히 경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기에 덕아웃에서 잠시 벗어났다.

"어디가?"

"어차피 오늘은 내가 나설 틈이 없으니 좀 쉬려고."

"하긴 오늘 총력전이 되는 한이 있어도 유성을 기용할 일은 없으니 차라리 다음 경기를 위해 쉬어둬."

"그래."

커쇼와 레스터의 투수전은 3회에도 이어졌다.

비록 둘 다 안타를 하나씩 허용하면서 주자를 내보냈으나 서로의 타석인 투수 타석을 이용해서 기회를 틀어막으며 순식간에 이닝을 4회로 넘겨버렸다.

[팽팽한 투수전. 그 대결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호각의 대결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1주일이나 되는 휴식일로 최대한의 체력을 비축해둔 레스터와 겨우 2일 쉬고 올라온 커쇼의 체력은 차이가 존재할겁니다.]

"데이터를 보면 말이지. 커쇼가 등판을 마치거나 강판 당한 마지막 이닝의 성적을 제외하면 커쇼의 포스트 시즌 성적은 순식간에 1점대로 내려와."

"1점대로...?"

"아무래도 포스트 시즌이니깐 평소보다 더 전력으로 공을 던지게 되지. 그래서 커쇼도 평소보다 소진이 빨라지고 그로인해 마지막 이닝에 부진하면서 무너진 경우가 많지."

"그렇다면 오늘도 일정 수준 이상 던지면..."

"그래. 이 기록은 당장 커쇼가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도 잘 던지다가 마지막 이닝에 무너지고 불펜까지 도와주지 않으면서 대량 실점을 한걸로 뒷받침을 해주지."

어느덧 4회로 넘어온 양팀의 대결은 양팀의 타선이 2번째 타석으로 들어오며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 되기 시작했다.

딱!

[쳤습니다! 내야는 잡을 수 없는 타구가 그대로 외야로! 엄청난 속도로 달린 주자 덕분에 오늘 경기에서 첫 기회를 잡는 다저스!]

[컵스도 아직 주자를 2루로 보낸적이 없기에 이 기회는 오늘 경기 첫 득점권 찬스이기도 합니다.]

"위험한데..."

딱!

곧 바로 이어지는 타격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그렇게 생각했을때 3루의 브라이언트는 움직이고 있었다.

'주자는... 늦었군.'

몸을 날리지는 않았으나 꽤나 긴 범위를 움직여야했기에 주자는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1루로 향하는 타자는 달랐기에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리며 무사 2루의 상황은 1사 3루로 바뀌었다.

"잘했어."

"문제는 주자가 3루란 말이지."

"어떻게든 해봐야지. 너희도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레스터는 어떻게든 막아내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딱!

그러나 1사 3루 상황에서 타자는 멀리 타구를 보내기만 해도 되었기에 희생 플라이가 나오는 것을 레스터는 막지 못하였고, 결국 오늘 경기 첫 점수는 다저스가 가져가게 되었다.

4회 초에 다저스가 1점을 먼저 가져가게 되었다.

"후우... 졌구만."

그것은 아무도 없는 라커룸에서 경기를 체크하던 유성의 감상이었다.

***

결국 그날 레스터는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음에도 7이닝 무실점이라는 투혼을 펼친 커쇼와 그 뒤를 받쳐주듯 2이닝을 씹어먹은 젠슨에게 막히며 패배를 거두고 말았다.

그렇게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되었고, 3차전부터 경기는 다저스의 홈인 다저 스타디움으로 이동하였다.

문제는 컵스 타선이 커쇼-젠슨 라인에게 영봉패를 당하면서 3차전에 그 기세가 꺾인 상태였다는 것이었다.

헨드릭스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으나 컵스 타선이 경기 내내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최종 스코어 4대1로 다시 컵스가 패배를 하고만 것이었다.

심지어 저 1점마저 대타로 나선 유성이 거대한 장타를 때려낸 덕분에 나온 점수였다.

"하마터면 2경기 연속 영봉패를 할뻔 했군."

"문제는 슬슬 이쪽도 위험하단 말이지."

"그렇다고 내가 4차전에 나갈 수는 없단 말이지?"

"음..."

4차전의 선발은 사전에 내정된대로 아리에타가 나설 예정이었다.

후반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리에타는 꾸준히 다저스에게 강점을 보여왔다.

게다가 여차하면 존 래키까지 투입이 가능한 시점이기에 5차전에 나설 유성의 등판에 앞서서 컵스는 이 경기에 총력전을 시도하면서 경기를 잡아낼 각오를 보였다.

"문제는 나까지 연결되서 승리를 거두어도 3승 2패라 6차전에 승부가 갈린다는 점인데..."

2차전에 힘을 소진했다고 하지만 커쇼가 마지막 불꽃을 마저 불태운다면 다시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오늘 이기고 생각해야지."

"그래. 오늘 이겨야 뒤를 생각할 수 있으니깐."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지만 이야기대로 결국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뒤를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시작된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의 초반은 예상 외로 팽팽하게 흘러갔다.

아리에타는 평소처럼 다저스에게 보이는 강점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경기를 이끌었기에 이 부분은 예상대로였지만 오늘 포스트 시즌에 데뷔한 훌리오 유리아스가 예상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경기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슬슬 터질때가 됬는데 말이야."

그 말대로 2차전 영봉패를 거두고 3차전에 간신히 영봉패를 면했던 컵스 타선은 오늘 경기에 아주 칼을 갈고 나온 상태였다.

그렇기에 첫 3이닝동안 컵스 타선은 유리아스에게 밀린것이 아니라 일부러 내어준 상태였다.

"이제 분석은 끝났잖아?"

"그래. 5차전 준비나 해둬."

딱!

그 말을 끝으로 유성은 다음 경기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고, 컵스 타선은 진짜 공격을 시작했다.

다시 말해 오늘 경기에 보여주었던 3이닝의 무득점은 4회부터 시작될 대량 득점의 발판이었다.

순식간에 대량 득점을 해낸 컵스가 오늘 경기에 뽑아낸 점수는 총 13점이었다.

유리아스는 5회도 못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다저스 불펜은 올라오는 족족 터져나갔다.

심지어 갑자기 터져나온 점수 때문에 다저스 수비진이 실책까지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나온 점수가 저 13점의 점수였다.

"마치 2,3차전은 오늘을 위해 아꼈다는것처럼 터지는군."

"이걸로 2승 2패의 동률이 되었군."

"시리즈의 변곡점에서 저울이 컵스쪽으로 기울어졌군. 컵스가 올라오겠어."

결국 13대1로 컵스가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면서 시리즈는 5차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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