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40화 (140/156)

# 140

Chapter 53 - 챔피언십 시리즈 (1)

4차전만에 마무리된 시카고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디비전 시리즈의 승자는 컵스로 결정 되었다.

그리고 그 컵스를 상대할 팀은 반대편에서 똑같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두고 올라온 LA 다저스였다.

"다저스인가..."

아쉽게 로테이션상 유성이 그를 만날 수는 없었다.

"1,4차전 등판으로 모자라 5차전 구원 등판이라니..."

"휴식일을 생각하면 커쇼는 3차전이 유력하겠지만..."

"제가 1차전을 잡을게 뻔하니 2차전에 나올 가능성이 있겠군요."

"뭐... 구원 등판을 논외로 치면 2차전이 맞기는 하지만..."

순조롭게 4경기로 끝내고 올라온 컵스와 달리 다저스는 전력 소모가 많았다.

그래서 예상과 다른 로테이션이 나올 가능성도 있었으니 신중하게 접근 하고 있었다.

'결국 다저스는 진다.'

이 패배를 기반으로 다음 시즌 월드시리즈에 가기도 했지만 어찌되었든 이번에 다저스는 패배한다.

유성이 미래를 알고 있었고 그 미래를 실현 시킬 힘도 있었기에 그것은 운명과도 같은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운명론을 그렇게 믿는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만큼은 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정대로면 내 등판은 1차전과 5차전.'

이후의 월드 시리즈를 염두에 둔다면 4차전만에 끝내는게 베스트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으니 체력 소모를 최소화 해서 월드 시리즈에 사용할 체력을 아껴두는게 좋았다.

[디비전 시리즈(DS)로부터 1주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박유성입니다.]

[아쉽게 다저스는 커쇼를 4,5차전에 연달아 투입하면서 겨우 챔피언십 시리즈(CS)에 올라왔기에 빠르게 기용해도 2차전에나 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래서인지 DS 3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던 마에다 겐타가 CS 1차전에 선발로 등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하게 이루어진 한일전 투수 매치가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 이루어지게 된것이었다.

"알겠냐, 마에다? 매치가 매치이다보니 안 그래도 본국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경기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많은 관심이 몰렸어."

"그런가요."

"한국이 낳은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하는거니깐."

2015 프리미어12 당시 유성과 맞붙었던 그 오타니도 끝내 판정패를 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유성을 앞세운 대한민국에게 일본이 패배했으니 말이었다.

[DS에서 박유성 선수는 1차전에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만 마에다는 3이닝 4실점으로 붕괴되며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네, 오늘 마에다는 그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하고, 반대로 박유성은 DS에 보여준 모습을 다시 보여줘야합니다.]

[뭐... 시즌 중에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1주일이나 되던 휴식일이면 충분히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꺼라고 봅니다.]

"한국과 일본 시간으로 오전 9시라 적당하군."

"오늘 경기도 빠르게 끝낼꺼야?"

"굳이 시간을 끌어야할 이유는 없으니깐."

"하긴..."

이내 시간이 흘러 경기 시작이 다가왔다.

[2016 챔피언십 시리즈 그 시작을 알리는 1차전이 지금 시작됩니다!]

[시카고 컵스가 내보내는 1차전 선발 투수는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 금액으로 메이저리그에 상륙하며 한국 최고를 넘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 박유성!]

[반대로 LA 다저스가 내보내는건 일본에서 수년간 최고의 위치에서 머물며 군림하던 에이스 중 하나인 마에다 겐다!]

[두 선수의 기록 이야기는... 마데아보단 박유성 선수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죠?]

[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면 많은 시간이 소진될테니 경기를 진행하며 천천히 이야기를 하죠.]

사실 마에다도 데뷔 시즌을 치루며 다저스 신인 역대 2번째 최다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유성이 거둔 기록이 워낙 터무니 없다보니 만약 이 무대로 오지 않았다면 묻혔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면 일본 언론과 LA 언론에서나 떠들었겠지.'

경기는 다저스의 공격으로 시작 되었다.

과연 중부에 컵스가 있다면 서부에 다저스가 있다는 말에 걸맞는 타선이었다.

팡!

초구부터 유성이 보여준 구속은 97마일.

전력은 아니지만 유성이 이번 시즌에 보여준 모습이라면 이정도 구속으로도 다저스 타선을 상대 할 수 있었다.

[대 다저스전 방어율은 1점대입니다만 시즌 방어율에서 알 수 있듯 그마저도 1점대 초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야 겨우 1점을 획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포스트 시즌인만큼 다저스 타자들은 뒤로 물러날 수 없었으니 공격에 좀 더 집중을 해야했다.

[헛스윙 삼진! 오늘도 역시 삼진으로 시작하는 박유성!]

[커터를 이렇게 쓸줄은 몰랐네요.]

[네, 스플리터에 이은 커터가 생각보다 더 효과가 좋네요.]

"말이 되나?"

"저게 박유성이라는거지."

오늘 유성은 평소처럼 공을 던지고 있었다.

그 평소처럼 던지는 공을 다저스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는 오히려 투구수를 줄여주기도 했다.

딱!

[쳤습니다만 3루수 전진해서 잡고 1루로! 그대로 아웃! 이닝 체인지!]

[단 7개의 공으로 1회 초를 마무리 해버리는 박유성!]

[겨우 1회지만 이 페이스는 완봉도 가볍게 노릴 수 있습니다.]

"역시 대단하군."

"그러게 말이야."

마운드로 향하기 위해 일어난 마에다에게 다가온 것은 리치 힐이었다.

이번 시즌 중에 트레이드로 다저스에 넘어오며 2선발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사실상 커쇼가 포스트시즌만 되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1선발 같은 2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베테랑 투수였다.

"힐."

"저녀석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

"생각이라..."

시즌 중에 몇번이고 맞붙었다.

그러면서 정면 대결도 이미 펼쳐 보았다.

"..."

"내가 맞춰볼까? 두려움."

그 말에 마에다는 힐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러한 반응은 역으로 정답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증거이기도 했다.

"지는건 이전에 저 괴물과 맞붙는거 자체에 두려움이 있겠지."

"그걸 어떻게 아는거지?"

"나는 경험이 많거든. 그리고 인내심도 많지. 이 2가지면 할 수 있는게 많지."

"그 대사..."

"알고 있나? 그래, 봄에 개봉했던 그 영화 대사야. 놀랍게도 나에게도 맞는 대사지."

일종의 친목 도모를 위해 선수들과 영화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금방 이야기가 통했다.

"이야기가 좀 중구난방으로 갔지만 정리하자면 간단해. 냉정하게 말해서 넌 지더라도 잃을게 없어. 굳이 따지면 니네 나라에서 말 좀 듣겠지만 대부분은 니가 저녀석을 이길꺼라는 생각도 안 하고 있을꺼야."

"음..."

"저녀석을 신경 쓰기보단 컵스 타선을 신경 써. 더 정확히는 너의 공을 던질 수 있게 신경 쓰는게 좋을꺼야."

"나의 공..."

거기에 무엇인가를 깨달은 마에다는 마운드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힐에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나도 프로 경력이 10년 가까이 되는 녀석인데 말이야."

"어찌되었든 좋은 이야기였잖아?"

"...그렇지."

드디어 이어진 1회 말.

다저스로써는 마에다가 불펜 소모라도 최소화 할 수 있게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걸 바라고 있었다.

아무래도 5차전까지 간 경기에 아무리 커쇼가 4차전에 이어 5차전까지 등판했다지만 불펜 소모가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컵스 선발진들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가능한 긴 이닝을 버텨주며 불펜 소화 이닝을 최소화 시킨것과 비교하면 1차전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다저스로써는 불펜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팡!

초구는 93마일의 포심.

포스트 시즌답게 시작부터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었다.

'일단 시작은 예상대로인가...'

수 많은 분석이 진행 되었음에도 유성은 아직 공략이 어려운 투수였으나 마에다는 이미 왠만한 부분이 전부 분석된 상태였다.

그렇기에 선두 타자인 덱스터 파울러는 곧 바로 들어오는 2구째에 배트를 휘둘렀다.

딱!

[쳤습니다! 내야를 벗어나는듯 했으나 터너가 몸을 날려서 잡아냅니다!]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가 되는듯 했지만 직선타가 되면서 선두 타자는 출루에 실패했습니다.]

"크... 아쉽구만."

"생각보다 더 정신 무장이 잘 됬네."

"확실히... 체력 소모는 되었지만 5차전까지 간 끝에 이긴 덕분에 다저스가 감이 올라오기는 했어."

그러나 지금 마운드 위에 있는 선발로는 브라이언트와 리조라는 타선을 막아내기 힘들게 뻔했다.

딱!

예상대로 브라이언트는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을 하며 중전 안타를 만들어내며 1루로 나아갔다.

'하나는 운 좋게 막아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컵스 타선을 막아낼 정도로 확실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야.'

실제로 메이저리그에 넘어올때 우려를 받았던 것이 다르빗슈, 다나카에 비해 떨어지는 피지컬과 그들과 달리 마에다에게 존재하지 않는 80점짜리 구종의 유무였다.

데뷔 시즌인 이번 시즌엔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다음 시즌에는 이보다 못할게 분명했다.

[브라이언트의 안타로 1사 1루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선 병살 유도라도 해야할텐데 상대가 앤서니 리조라는게 마에다에게 어려움을 주는군요.]

어찌되었든 안타를 허용한 마에다는 1루를 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안타를 하나도 안 줄 수는 없어. 저 괴물 같은 녀석이 아닌 이상 말이야.'

그렇다고 도망쳐서는 안된다.

이곳은 포스트 시즌 무대였기에 과감하게 승부를 걸기로 했다.

팡!

"스트라이크!"

리조에게 던진 초구는 커브였다.

이 공을 보며 리조는 제법이라는듯 마에다를 살짝 보다가 다시 자세를 잡았다.

'좋아. 분석을 당했다지만 안 먹히는 공은 아니야.'

곧 바로 91마일의 포심이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살짝 빠져나갔다.

이 공에 리조는 자신도 모르게 배트가 나갈뻔 했으나 억제해내면서 1S-1B이 만들어지게 하였다.

"쳇."

배트가 나왔으면 완벽하게 유리한 상황이 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어찌되었든 공은 통하니 그대로 3구째를 꺼내들었다.

딱!

[쳤습니다! 하지만 파울!]

[다시 보면 살짝 빨랐네요.]

[아무래도 빠른 공이 들어올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인데 마에다는 빠른 공을 사용하지 않았네요.]

"후..."

한숨을 돌린 마에다는 이제 유리해진 볼카운트로 리조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성의 입에는 웃음이 존재했다.

'맥 없이 끝나는가 했는데 그런 경기는 안 나올꺼 같네.'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은 그야말로 투수전의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성이 8이닝 무실점에 그 상대였던 투수가 8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단 1점으로 갈렸던 치열한 대결이었다.

시즌 중에도 그런 상황을 몇번 맞이했지만 유성이 직접 점수를 뽑아내기도 했고, 컵스 타선이 기본적으로 강력해서 진작에 승부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 경기의 경우 마에다가 앞선 경기에서 무너진 모습 때문에 우려가 있었으나 리조까지 잡아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까지 우려를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오늘 저녀석 공 어때?"

"생각보다 더 좋아. 점수 뽑을려면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급할 필요 없어. 경기는 이제 시작이니깐 말이야."

결국 2사 1루의 상황을 만들어낸 마에다는 4번 타자마저 잡아내며 1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챔피언십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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