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
Chapter 52 - 디비전 시리즈 (1)
역대 7번째 110승 도달팀이 된 시카고 컵스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1위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까지 차지하였다.
당연히 포스트 시즌에서 유리한 고지로 시작할 수 있었는데 디비전 시리즈는 리그 승률 2,3위끼리 시리즈를 치루고 1위는 와일드 카드팀과 시리즈를 치루었다.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획득팀은 뉴욕 메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그 경기에서 양팀이 내세운 선발은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인 매드범 '매디슨 범가너'와 토르 '노아 신더가드'였다.
두 투수는 이 이상의 투수전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7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신더가드가 투구수 때문에 7회까지만 던지고 내려오고 범가너도 8회에 100구를 넘기며 이 대결은 연장으로 넘어가는듯 했다.
딱!
[어메이징! 자이언츠의 가을 이야기가 또 한번 시작되려고 합니다!]
9회에 터진 극적인 쓰리런에 자이언츠가 리드를 잡았고, 8회를 끝으로 내려가는듯 했던 범가너는 점퍼를 벗어던지고 9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섰다.
그렇게 9이닝동안 119구를 던지며 완봉승을 거두며 팀을 디비전 시리즈로 이끌게 되었다.
"역시 범가너로군."
"전설의 14시즌이 떠오르는구만."
"그때 기록이 7경기 6선발 52.2이닝 4승 1패 1세이브 2완봉 방어율 1.03."
"그때도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한걸로 아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우리도 그만한 성적을 기록해줄 녀석이 있지."
저쪽에 범가너가 있다면 컵스에는 유성이 존재했다.
그런만큼 SF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의 만남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규 시즌에도 두 선수의 대결은 팽팽했죠.]
[네, 로테이션이 조금씩 꼬여서 1번 밖에 못 만났지만 그 1번에 박유성 선수는 첫 노디시전을 기록했죠.]
29경기에서 27승 0패를 거둔 유성이기에 노디시전은 단 2번에 불과했고, 그 중 하나는 3실점으로 인한 노디시전이었으니 나머지 하나는 컵스 타선이 범가너에게 막히면서 나온 결과였다.
[다만 범가너가 와일드 카드에서 완봉을 했기 때문에 3차전에 그대로 나올지는 조금 의문이 드네요.]
[반면 컵스는 와일드카드가 시작되기도 전에 포스트 시즌 선발을 확정했죠.]
[네, 박유성, 존 레스터, 카일 헨드릭스, 제이크 아리에타의 4선발이 컵스의 포스트 시즌 선발진으로 구성 되었습니다. 여기에 등판 일정에 따라 존 래키가 롱맨이나 5선발로 등판을 한다고 이야기 되었죠.]
- 작년 사이영의 아리에타가 좀 하락세라지만 4선발까지 밀리다니...
ㄴ 앞의 3명이 너무 터무니 없이 강했어.
"SF 자이언츠는 범가너를 소진했기에 자니 쿠에토를 1차전에 보낸다더군."
"쿠에토인가..."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확실한 변화구와 함께 특이한 투구폼으로 공의 위력을 더욱 극대화 시키는 유형의 투수였다.
[1차전은 자니 쿠에토와 박유성의 대결이 되는군요.]
[아직 갈길이 멀기에 양팀 모두 빠르게 결판을 내고 싶겠죠.]
"거의 4.5선발 수준으로 선발진을 구상했지만 디비전 시리즈는 1,2,3선발로 끝내는게 베스트다."
"선두에 나설 세 사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
"저는 뭐 완봉할 기세로 나아갈 수 있는데..."
"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굳이 할 필요는 없을꺼야."
이런 경기는 1점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았다.
사실 유성이 막판에 조금 안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고민을 했으나 그 조금 안 좋은 모습마저 왠만한 투수보다 좋은 모습이었고, 최종전에는 원래의 압도적인 모습을 찾았기에 조 매든 감독은 유성을 믿고 1선발의 자리를 주었다.
"그러면... 먼저 다녀오죠."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줄여서 NL DS 1차전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래도 이 팀은 시즌 중에 많이 만나봐서 알만큼 알고 있지."
게다가 여차하면 유성이 직접 점수를 낼 수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규정 타석에 한참 미달했지만 3할 7푼에 달하는 타율을 자랑하며 투수 분야 실버 슬러거를 예약해둔 상태였기에 컵스 타선을 상대해야할 쿠에토는 AL쪽 팀을 상대하는 기분으로 던져야 할 것이다.
일단은 유성이 이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고 마무리를 해줘야겠지만 평소처럼만 해도 유성은 승리를 보장 할 수 있는 투수였다.
"수비 정신 차리고 어떻게든 1점만이라도 뽑아내야한다."
"그래. 알고 있어."
그러나 오늘 경기 초반의 전개는 그야말로 정점에서 펼쳐지는 경기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듯 일보의 전진도 후퇴도 허용하지 않는 그러한 전개로 진행 되었다.
빠르게 전광판에 0의 행진이 이어지기 시작한 가운데 3회 말 2아웃 상황에서 유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일단 양팀 모두 단 하나의 출루도 기록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박유성 선수마저 출루를 못하면 첫 타석은 둘 다 3이닝 퍼펙트로 마무리 됩니다.]
포스트 시즌답다면 포스트 시즌다운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단 1점은 커녕 1번의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는 에이스들의 명품 투수전은 그 투수가 직접 마무리를 해야했을 정도였다.
딱!
[쳤습니다! 내야를 완전히 가르는 안타!]
[이야기 하자마자 오늘 경기 첫 출루를 만들어내는군요.]
"잘 했어. 길이 완전히 막힌게 아니라서 다행이네."
"문제는 이걸로는 더 기회를 만들기 힘드니 좀 흔들어봐야겠네요."
"무리는 하지말고."
"당연하죠."
그렇게 유성이 리드 폭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보고 포지는 페이크라는걸 느꼈으나 쿠에토는 그 자체가 거슬렸는지 가볍게 견제구를 하나 던졌다.
'진정해.'
'진정하라고 해도 말이지. 녀석의 발은 무시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확실히 유성의 뛰어난 주력은 아무리 지금의 리드폭이 페이크라는걸 알아도 신경 쓰이게 만드는 점이었다.
그래도 유성은 뛸 수 없는 몸이었다.
당장 다음 이닝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했으니 말이었다.
결국 3회 말 컵스의 공격은 쿠에토의 퍼펙트를 깨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결국 점수는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슬슬 SF 자이언츠 타자들도 부담을 받을꺼 같은데요.]
[네, 자칫 잘못해서 흐름을 내주면 박유성 선수는 얼마든지 기록을 만들어낼 선수거든요.]
정규시즌에 한번도 힘든 퍼펙트 게임을 2번이나 했던 것만 봐도 유성이 얼마나 빅게임에 강한지 알 수 있었다.
[빅게임 피처들은 반대편의 범가너도 그렇고 여러 선수들이 있죠.]
[반대로 포스트 시즌만 되면 흔들리는 선수도 있죠.]
[NL DS 반대편에 있는 커쇼가 그 예시죠.]
거기까지 이야기한 해설진은 다시 경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사실 커쇼의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모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것이었고, 지금 경기는 컵스와 자이언츠의 경기였으니 당연한 전개였다.
실제로 반대편에서 치루어지고 있는 다저스와 워싱턴의 디비전 시리즈는 양팀이 에이스로 내세운 커쇼와 슈어저 모두 기대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가 전개 되고 있었다.
"여긴 점수가 안 나오고, 저쪽은 초반부터 점수가 뽑히고 있고..."
"구경하는 입장에선 보는 맛이 있어서 좋네."
"그렇게 느긋하게 보기엔 저 4팀 중에 우리 상대가 나올테니..."
"사실 우리도 아직 위로 올라가지는 못했잖아?"
아메리칸리그도 한창 디비전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스카우터들의 여력이 있는 일부 팀은 내셔널리그를 미리 정찰하게 준비 시킨 상태였다.
유성과 쿠에토의 팽팽한 투수전은 6회에 다시 찾아온 유성의 타석에도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으면서 8회 초까지 0대0의 스코어가 이어지며 이어졌다.
[어느덧 8회 말로 접어든 경기지만 여전히 스코어는 0대0입니다.]
[그나마 박유성의 퍼펙트를 저지하면서 한숨 돌린 SF인데요.]
[8회 말 컵스의 선두 타자는 하비에르 바에즈.]
[그러고보면 쿠에토의 투구수가 꽤 많아졌는데요.]
실제로 100구에 근접한 쿠에토였기에 체력적으로 한계에 근접했으나 침착하게 승부를 이어가며 2S-1B을 만들어냈다.
'이 망할놈.'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유인구를 참아내더니 승부구를 커트해내며 투구수를 강제로 늘리게 만들었고 다시 던진 공마저 볼이 되면서 유리한 볼카운트가 순식간에 풀카운트가 되면서 어찌될지 모른는 상태가 된 것이었다.
[분명 유리한 볼카운트로 이끌고 가던 쿠에토였는데 순식간에 풀카운트로 몰렸네요.]
[이러면 컵스에게 유리한 방향이 나올 수도 있겠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대망의 마지막 공이 날아가기 시작했고, 바에즈의 배트가 움직였다.
딱!
[바에즈 쳤습니다! 제대로 맞았어요! 좌측 담장 밖으로! 멈추지 않고 뻗어간 타구가 그대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바에즈가 해냅니다! 철벽과 같던 바에즈를 8회에 무너트립니다!]
그래도 쿠에토는 어떻게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더 잡아내며 이 이닝만큼은 막아낼 생각으로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1사 이후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쿠에토가 더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없게 만들었다.
딱!
[다시 갑니다! 박유성이 차이를 더욱 벌리는 홈런을 하나 더 때려냅니다! 이제는 2대0! 완전히 컵스가 승기를 잡습니다!]
그걸로 끝이었다.
쿠에토가 악으로 마운드에서 버티며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8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되었고, 컵스도 유성에게 더 부담을 주지 않고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팡!
[헛스윙! 경기 종료! 채프먼이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을 마무리 합니다!]
[박유성의 8이닝 무실점을 앞세운 컵스가 1차전을 가져가며 순항합니다!]
이 승리는 예정대로의 수순대로 진행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로 기세를 타기 시작한 컵스는 2차전에 등판한 레스터가 다시 한번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선을 묶어버리며 컵스는 홈에서 치룬 경기를 모두 쓸어담는 동시에 단 1번만 더 이기면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SF 자이언츠의 홈인 AT&T 파크에서 이어진 3차전은 카일 헨드릭스와 매디슨 범가너의 대결이었다.
"누가 이길꺼 같아?"
"확실히 어렵네. 우리 홈이 아니지면 여긴 투수 친화 구장이니깐."
홈에서 경기를 치루는 범가너가 좀 더 유리하겠지만 이번 시즌의 헨드릭스는 범가너에게 떨어지는 투수가 절대 아니었다.
게다가 범가너는 와일드카드때 120구 가까이 던진 피로가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다.
"아직 피로가 남아있어서 우리가 유리할꺼야."
"그렇단 말이지."
그러나 이내 시작된 경기에서 범가너는 그가 왜 포스트 시즌의 제왕이라 불리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자이언츠의 타선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1점씩 점수를 뽑아내며 리드를 이끌기 시작했고, 반면 컵스 타선은 체력이 꽤 소진된 범가너를 공략하지 못하며 6이닝을 틀어 막혔다.
헨드릭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7이닝을 막아냈지만 이 2실점은 오늘 같은 경기에서 제법 큰 점수였다.
그래도 막판에 대타로 유성을 내보내면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며 추격을 했던 컵스는 내친김에 역전까지 노려보았지만 연장 11회에 끝내기를 허용하며 결국 시리즈 스윕에는 실패를 하고 말았다.
[이거는 꽤나 크네요.]
[네, 여기서 끝낼 생각으로 거의 총동원 수준으로 불펜을 가동했는데 패배했으니 뒤가 없는 SF는 그렇다고 쳐도 컵스는 타격이네요.]
그래도 2승 1패로 여전히 리드를 잡고 있던 컵스는 4차전에 아리에타를 선발로 내세우며 존 래키까지 준비 시키며 이 경기에서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디비전 시리즈는 4차전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