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37화 (137/156)

# 137

Chapter 51 - 역사에 기록되다 (3)

5회로 접어든 경기.

이때 경기 상황에 변동이 생겼다.

잠잠하던 컵스 타자들이 대량 득점을 하며 폭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단번에 4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는 5대0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이건 사실상 쐐기네요.]

[그렇죠. 1대0일때도 제대로 추격을 못하는데 5대0까지 벌어졌다면... 말하지 않아도 뻔하죠.]

이렇게 점수 차이가 벌어지면 투수에 따라서 집중력이 풀어지거나 상대 타자들이 갑자기 추격 본능이 깨어나서 점수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유성은 집중력이 풀어지지도 않았고, 상대 타자를 더 틀어막고 있었다.

세 타자 연속 삼진.

앞선 이닝을 포함한다면 5타자 연속 삼진이었다.

[이걸로 5이닝만에 12K째에 도달한 박유성입니다.]

[삼진이 순식간에 늘어나니 컵스 팬들도 바쁘네요.]

[오늘 간만에 페이스가 좋으니깐요.]

매 경기 평균 12개 정도의 삼진을 잡아내지만 평균 7이닝 정도를 소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사에 남을 기록에 도전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었다.

[솔직히 투타겸업만 아니었다면 좀 더 여유롭게 기록을 갱신했을 것이라고 보지만... 타자로 보여주는 모습도 최고 수준이니 뭐라 이야기하는게 이상하겠죠.]

[그렇죠. 하나만 잘 했으면 뭐라 이야기하는데 둘 다 잘하고 부상도 안 당하고 있으니깐요.]

오타니는 수술까지 할 정도로 투타겸업으로 인한 리스크를 감당해야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오타니는 부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훈련이나 관리 방식을 찾아냈고, 오타니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고 있는 유성은 그걸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했다.

지금의 유성이 투타겸업에 존재하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철강왕의 모습을 보여주는건 기본적으로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최적의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훈련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배우고 싶네요."

"야구랑 축구는 쓰는게 다른데?"

"적당히 맞춰야죠."

"음..."

5회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스코어가 5대0이 되었기에 밀워키 타자들이 더 달라붙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밀워키 감독은 조금씩 경기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격차가 벌어진다면 차라리 빠르게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게 나을때도 있지.'

다만 유성이 지금 대기록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는게 문제였다.

일단 대타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면서 유성의 기록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6회에 다시 3K를 잡아내며 8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유성은 몇번이나 덤벼도 결과가 같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팡!

[압도적이라는 말을 수 없이 해왔지만 오늘은 더욱 압도적입니다.]

[6회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15K와 8타자 연속 삼진. 거기다가 아직 단 1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투구수는 이제 70개를 조금 넘겼죠.]

"거의 결판 났군요."

"그래. 남은건 대기록을 작성하느냐 마느냐지."

"음...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아직 경기가 좀 남았는데?"

"왠지... 저 친구가 오늘 기록 잔치를 벌일꺼 같아서 말이죠. 결과가 보이는데 계속 보기도 좀 그렇다고 해야할까요."

"재미 있군. 왜 그렇게 생각하나?"

"물론 공은 둥그니 항상 변수가 존재하겠지만 오늘 경기만 보고도 알겠군요. 녀석은 변수 자체를 허용하지 않아요."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유성의 준비성은 완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점들은 이번 시즌 유성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등장한 이후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 하키 등 수 많은 스포츠의 유명 인사들도 찬사를 보냈다.

"그래도 대단한 녀석을 봐서 그런가. 나중에 이쪽에서도 대단한 녀석을 또 볼꺼 같은 느낌이 드는구만."

그렇게 한 사람이 조기 퇴장하고, 경기는 7회로 이어졌다.

"점수 더 뽑아줄까?"

"뽑을 여력은 있어?"

"음... 솔직히 수비에 집중해야해서 어려울꺼 같지만 말이야."

"그러면 됬어. 나도 집중해야하니 타석에선 적당히 할꺼야."

결국 남은 이닝동안 컵스는 더 이상의 점수를 내지 못했다.

어차피 유성이 모든 공격을 막아냈기에 더 만들어낼 필요성이 없기도 했다.

팡!

"스트라이크!"

[맙소사. 설마하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1970년 메츠에서 뛰던 톰 시버가 10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로부터 46년이 지난 지금 그 기록에 다시 도달한 선수가 나타났고, 그 선수는 이 기록을 갱신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7회 말 2아웃 상황에서 도달한 10타자 연속 삼진에 유성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마지막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남아있었으니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눈을 뜬 유성은 초구로 100마일, 2구로 스플리터를 연달아 던지며 순식간에 2S를 만들어냈다.

[이제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면 됩니다!]

마지막 공을 두고 유성은 바쁘게 포수와 사인을 교환했다.

'그걸로 하자.'

'그래. 그게 나을꺼야.'

둘의 의견이 빠르게 교환 되었고, 유성은 곧 바로 잡고 있던 그립을 바꾸었다.

그리고 이어진 3구째는 103마일에 달하는 유성의 전력 투구였다.

[헛스윙 삼진! 박유성이 대기록을 작성합니다!]

[11타자 연속 탈삼진!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기록이 됩니다!]

그렇게 7회가 마무리 되었을때 유성의 삼진은 18개가 되었고,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삼진을 늘린 유성은 연속 삼진을 12개로 만들고 그 기록을 마감하였다.

[10타자 연속 삼진에 다시 도달한것도 40여년만에 도달한 것인데 12타자는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릴까요?]

[머지 않은 시기에 볼 수 있거나 아니면 평생 못 볼것이라 생각합니다.]

[머지 않은 시기라면...]

[박유성이 직접 그 기록을 다시 바꾸는 경우가 있죠.]

어찌되었든 8회에 2개의 삼진을 추가하면서 유성은 역대 8번째 20K 경기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최초로 2번의 20K 경기를 만든 선수가 되었다.

[남은 아웃카운터는 3개. 다시 말해 마지막 아웃카운터 3개만 처리하면 박유성 선수는 대기록을 다시 한번 완성하게 됩니다.]

[거기에 2개의 삼진만 더 잡아낸다면 또 하나의 기록이 그에게 돌아가죠.]

시즌 막판에 쏟아지는 기록 대잔치에 이미 각종 방송사에서 유성의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 퍼펙트 이미 한번 하지 않았나?

- 그래. 초반에 했지.

- 단일 시즌에 2번한 케이스는?

- 없지.

"오늘 역사에 몇개의 이름을 남기게 되는건지 모르겠군."

"차후 저 경지에 도달하는 선수가 나온다고 해도 최연소 타이틀은 항상 지켜질꺼야."

그만큼 유성은 스카우터 입장에서 어린 선수였다.

그 실력이 야구계의 기준을 흔들 정도라는 점이 보통의 어린 선수들과 다른 점이었다.

"앞으로 겸업을 시도하는 선수가 늘어날꺼 같군."

"그거 머리 아픈 이야기로군요."

첫번째 아웃카운트는 빠르게 올라갔다.

가까스로 공을 건드린 타자가 땅볼 아웃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쩝..."

이제 2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야 또 다른 대기록을 얻어낼 수 있다.

수 많은 패턴을 떠올려둔 유성이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힘들었다.

"쓸만한건 다 썼고... 남은건 변칙적인건데..."

그럼에도 유성은 다시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냈다.

커터를 초구로 사용하며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것이었다.

"커터...?"

"세상에..."

팡!

2구째는 투심으로 타자의 헛스윙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공이었다.

실제로 타자가 헛스윙을 하며 2S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커터에 투심이라... 역시 마지막은 포심인가보군."

유성의 커터는 날아오면서 천천히 변화를 시작하면서 거의 다 왔을때 급격하게 변하는 구종이이었고, 투심은 거의 다 날아갔을때 급격하게 변하는 구종이었다.

움직임 자체는 커터가 더 많았고, 투심은 조금 더 급격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 2개의 공으로 그는 다음 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팡!

102마일이 기록되며 막판에도 힘이 남아있는 것을 과시하는 포심이 그 예상대로 들어오며 유성은 단 하나의 아웃카운터를 남김과 동시에 21K를 기록하며 단일 경기 탈삼진 기록에 동률을 만들어냈다.

[이제 단 하나만 남았습니다.]

[2가지의 기록이 단 하나의 카운터에 걸렸죠.]

이미 기자들은 유성의 성공을 기정 사실로 보며 기사를 쓰고 있었다.

이러한 기자들의 생각을 알았는지 유성은 빠르게 마지막 승부를 이어갔다.

- 슬슬 보기 힘들어지는데

- 너무 떨린다

- 오늘 무려 3개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건가

ㄴ 정확히는 4개지. 이 기세로 끝나면 최연소이자 최단기간 25승이거든.

마지막 아웃카운터를 잡기 위한 대결인만큼 빠른 승부를 이어가면서도 신중함을 보이며 볼카운터는 2S-2B이 만들어진 상태였다.

'늘 그렇지만 역시 마지막 공은 이거지.'

그 공은 모두가 생각하는 그대로인 유성의 트레이드 마크인 포심.

그것도 전력의 포심이었다.

펑!

"큭."

그리고 그 마지막 공은 소리부터가 달랐다.

혼신의 마지막 공의 구속은 올스타전에 나왔던 전력인 104마일이었다.

[헛스윙 삼진! 경기 종료!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12타자 연속 삼진! 최단 기간이자 최연소 25승! 전대 미문의 22K! 그리고 역사상 첫 단일 시즌 퍼펙트게임 2회를 모두 달성하는 박유성입니다!]

***

그 경기 이후 유성은 약간 부진했다.

3번의 등판에서 2승을 거두고 21이닝을 소화하며 4실점을 하였다.

이중에는 첫 3실점 경기도 포함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36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랜디 존슨의 역대 3위 기록인 372K를 넘어 375K에 도달하였다.

[최종적으로 투수로 29경기 등판해서 27승 무패 220이닝동안 단 15실점만을 하면서 0.61의 방어율과 함께 375K라는 역대 3위의 기록와 역사상 가장 낮은 규정 이닝 방어율을 기록하며 또 하나의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세긴 박유성입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설마하던 20승과 2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유일무이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시카고 컵스도 다시 한번 역사에 그 이름을 남기게 되었는데 역대 7번째 110승 팀이 된것이었다.

과거 자신들이 세운 116승에는 끝내 도달하지 못하였지만 그에 준하는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도달하였다.

"이제 포스트 시즌의 시간이 왔군."

"작년의 패배가 정말 아쉬웠는데... 더 강해져서 이 무대로 돌아왔군."

"터무니 없는 괴물과 함께 말이지."

그 누구도 컵스가 질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들의 전력이 압도적이었고, 그들이 가진 최고의 카드는 더더욱 범접하기 힘든 그런 카드였으니 수 많은 전문가나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은 이번에야 말로 컵스가 역사를 바꿀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5번...이겠군."

"뭐가?"

"내 포스트 시즌 등판 횟수."

"아직 치루지도 않았는데?"

"그냥 느낌이 그래."

기나긴 세월동안 이어진 염소의 저주를 깨는데 그정도면 충분했다.

그렇게 2016 포스트 시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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