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23화 (123/156)

# 123

Chapter 46 - 뉴 제네레이션 (7)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등장한 유성의 새로운 구종인 커터가 나바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게 만들었다.

[커터는 처음 보는 구종인데요.]

[네, 박유성 선수가 그동안 던진적 없는 구종이 나왔네요.]

커터라는 구종이 나온만큼 그 구종으로 유명한 선수에 대한 거론이 빠질 수 없다는듯 해설진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몇년 전에 은퇴한 마리아노 리베라의 그 자체나 다름 없던 구종이죠.]

[이후로 수 많은 선수들이 커터의 주인 자리에 도전했지만 마땅한 선수가 없었죠.]

[그나마 다저스의 켄리 잰슨이 리베라의 후계자에 근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유성이 보여준 커터는 분명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만한 공이었다.

그러나 유성은 커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5회에 남은 2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해내면서 그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커터로 시선을 돌리고는 다른 구종으로 순식간에 워싱턴 타자들을 처리해버린 박유성입니다.]

[그러고보면 아마추어 시절부터 박유성 선수의 최대 장점은 구종 습득력이라고 하더군요.]

유성에 대한걸 이야기할수록 그들은 유성의 재능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도 그 끝은 아직 알지 못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투수로써의 정점을 유성 자신도 아직 보지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지금의 모습만 해도 팀에선 최고의 선수로 추앙할만한 기록이었다.

이번 5회의 무실점을 통해 유성의 무실점 기록이 40이닝 무실점까지 늘어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KBO때 성적을 보면 사실 박유성 선수는 무려 58이닝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종전 기록이 44이닝이었는데 2년차 시즌에 40.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는 3년차 시즌에 새롭게 무실점 행진을 시작해서 무려 58이닝무실점을 기록했죠.]

[메이저리그에선 희귀한 기록이지만 선수 자신은 이미 KBO에서 유사한 기록을 세웠다는거로군요.]

[그래도 오샤이저의 59이닝에는 도달 못했기에 여전히 박유성 선수가 노려야할 목표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5회 말에는 다시 유성의 타석이 돌아왔다.

그러나 유성의 승부를 피하겠다는듯 워싱턴은 유인구 위주의 피칭을 펼쳤고, 결국 1S-3B 상황에서 던진 5구째가 볼이 되며 유성은 볼넷으로 출루하게 되었다.

[결국 볼넷으로 루상에 나서는군요.]

[좋다고 하기 애매하네요. 타자로 나섰다면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오늘 박유성은 투수로 뛰고 있기에 타석에선 체력 소모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투타겸업을 하던 경험 덕분에 그렇게 우려할 수준은 아닐겁니다.]

비록 투수로써 등판해야하기에 도루 시도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한번도 없지만 그 주력 자체만으로도 경계의 대상이라 할 수 있기에 곤잘레스는 언제든지 도루 저지를 할 수 있도록 셋포지션을 잡았다.

[도루 시도는 없겠지만 완전히 놔두지는 않네요.]

[박유성 선수의 리드 폭도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이정도만 되어도 3루를 노릴 수는 있어.'

조금 더 늘린다면 타구의 방향과 크기에 따라서 홈도 염두에 둘 수 있겠지만 차근차근 1점씩 압박하는게 나았다.

그런 생각으로 달릴 준비를 하던 유성이었지만 컵스의 타선이 어느새 곤잘레스의 공에 적응한 상태였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큽니다! 중견수 키를 훌쩍 넘깁니다!]

[주자 2루 돌아서 3루로! 무리하지 않고 멈춥니다!]

[대신 타자는 빠르게 2루까지 도달하며 1사 2,3루의 찬스가 만들어집니다!]

- 좋아. 여기서 추가점 내면 뒤가 편하다.

- 그렇다고 2점으로 만족할 수도 없다.

기대대로 한번 터지기 시작한 컵스 타선은 멈추지 않고 터지기 시작했다.

1,2점씩 연달아 나오기 시작한 점수는 2번 타자의 2타점 적시타에 선발 투수인 곤잘레스를 강판 시켰고, 이어서 나온 3점은 2번째 투수마저 끌어내리는 점수였다.

기나긴 빅이닝이 마무리 되었을때 스코어는 8대0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어깨 안 식었나?"

"네, 쉬면서 계속 풀어놨으니깐요."

"좋아.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길게 가보자고."

6회는 다시 0의 스코어가 이어졌고, 매경기마다 그러했지만 오늘도 해설진은 유성이 도전하고 있는 기록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6이닝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단 한명도 출루 시키지 않은 상황입니다.]

[아직 3이닝이나 더 남았지만 매경기 기대를 하게 만드는군요.]

[그러게요.]

삼진 기록도 어느덧 13개까지 늘리며 데뷔 이후 최다 삼진에 근접하고 있었다.

7회 초로 넘어온 경기에서 워싱턴은 빠르게 타선의 변동을 주기 시작했다.

1번 타자 자리에서 대타를 꺼내든 것이었다.

[자, 여기서 대타가 나옵니다.]

[슬슬 기록에 대한 의식이 될 수 밖에 없거든요.]

팡!

"스트라이크!"

물론 유성은 대타가 나왔다고 해서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KBO에서 이런 대기록을 여러번 세워본만큼 그렇게 긴장할 필요가 없었으니 말이었다.

그래도 아예 의식을 안 하는것은 아니었기에 페이스 조절을 위해 낮추었던 구속을 다시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다시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군."

"95마일이라... 90마일 초반으로 재미 보던건 끝났나 보군."

"대타도 그 구속을 염두에 두고 나왔을테니깐."

실제로 유성 입장에선 약간의 구속 증가였음에도 대타로 나선 타자는 유성의 공에 맥 없이 당하며 물러나고 말았다.

그렇게 아웃카운트를 하나 더 만들어낸 유성은 2번 타자를 초구로 잡아내며 투구수를 더욱 절약해냈다.

"진짜 9회까지 보내도 될꺼 같군."

"일단 지금의 대결을 주목해야죠."

"그렇지."

브라이스 하퍼와 어느덧 3번째 대결.

쓸만한 패턴은 다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유성이 사용할 수 있는 패턴은 많았다.

결정적으로 5회에 보여주었던 커터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일종의 견제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게 하퍼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커터를 쓸꺼냐 안 쓸꺼냐.'

"뭐가 나오든 솔직히 어려워요."

"그럼 이대로 내줘야하는건가..."

뒤에서 지켜보던 나바스와 워싱턴 선수들도 지금 상황이 어렵다는것을 알고 있기에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팡!

그때 유성이 던진 초구는 스플리터였다.

다행스럽게도 볼이 되는 공이었기에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 올려놨던 하퍼는 그 공을 걸러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피칭은 유성의 수 많은 패턴 중 하나에 불과했기에 다음 공인 슬라이더에 맥 없이 헛스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쳇."

혀를 찰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유성의 제구는 여전히 정교했다.

이제서야 70구를 넘어갈려는 투구수를 생각하면 아직 유성의 힘이 남아돌고 있다는 의미니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말이었다.

딱!

"파울!"

"젠장."

유성을 상대할때 제일 골치 아픈것이 바로 어느새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진 포심이 날아오는 순간이었다.

가까스로 100마일이 넘어간 공을 걷어냈지만 그만큼 갑작스러운 반응이 필요했기에 하퍼는 몸이 살짝 찌릿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완패구만...'

오늘 경기에서는 졌다는걸 깨달은 하퍼는 심호흡을 하며 편안하게 타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2S-1B 상황에서 유성은 신중함을 기하며 다시 한번 스플리터를 유인구로 사용하였다.

팡!

"볼"

[이걸 참아내는 하퍼네요.]

[최근 감이 좋았으니깐요. 박유성의 정교한 유인구에도 쉽게 안 속아넘어가고 있습니다.]

팡!

다시 한번 볼이 되었다.

여기서 유성은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서 성장해버리면 어쩌자는거야."

겨우 23세에 불과한 선수니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이런 순간에 성장할줄은 몰랐다.

과연 역대급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전부 이런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유성은 풀카운트 상황에서 마지막 공으로 커터를 보여주며 하퍼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풀카운트에서 삼진!]

[다시 한번 커터를 꺼내들며 하퍼를 잡아내고 이닝을 마무리하는 박유성입니다.]

"어때요?"

"무리야. 그래도 다음에는 잡아볼만하겠어."

"그런가요..."

이미 8대0으로 벌어진 상황인데다가 유성의 기록이 걸려있었기에 컵스 타자들은 추가점에 그렇게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딱!

그것은 유성도 마찬가지였는데 초구를 공략하였으나 중견수가 담장 앞에서 잡아낸 덕분에 7회 말 공격도 순식간에 마무리 되었다.

이제 8회 초로 이닝이 넘어오게 되었고, 나바스와도 3번째 대결을 치루게 되었다.

"그나마 저녀석은 아직 성장할 기미가 없어서 다행인가..."

방금 하퍼의 성장은 하퍼 본인도 아직 제대로 자각을 못하는 사실이었으나 수십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던 유성은 알 수 있었다.

다음 대결에서 더욱 워싱턴을 상대하기 힘들것이라는것을 말이었다.

"할 수 있을까?"

"글쎄..."

이쯤되니 스카우터들도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얼마든지 9이닝을 전부 던질 기회가 있었지만 유성은 항상 길어도 8이닝째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점을 생각하면 유성이 아무리 기록에 근접했어도 9회 등판은 어렵지 않을까라는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아직 불펜이 안 돌아가고 있어."

"그게 사실 걸리기는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유성은 나바스에게 100마일이 넘는 포심 3개를 연달아 꽂아넣으며 힘으로 삼구삼진을 기록해내며 경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휴..."

남은 아웃카운트는 5개.

그런만큼 점차 의견은 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유성도 길게 끌 필요 없다는듯 남은 여력을 끌어 올리며 워싱턴 타자들을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헛스윙 삼진!]

[헛스윙 삼진!]

나바스에 이어 뒤의 두 타자마저 순식간에 삼진으로 처리하며 어느덧 유성은 8이닝 무실점과 함께 18K까지 달성하였다.

[이거 오늘 2가지 기록이 한꺼번에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퍼펙트 게임과 20K죠?]

[네, 컵스가 지금 이제서야 불펜을 움직이기 시작한걸 보니 박유성의 퍼펙트 도전이 무산되면 바로 내릴 생각인가 봅니다.]

"불펜이 움직이기 시작했군."

"기록이 깨지면 교체고 아니면 그대로 끝낼 생각인가 보군."

"오늘 기자들도 바쁘겠어."

"우리도 커터를 포함해서 새로 분석을 해야하니 죽어나가겠고 말이야."

8회 말의 공격도 앞선 이닝과 비슷했다.

그렇게 경기는 이제 마지막이 될 9회 초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제는 마지막이 다가왔습니다. 박유성이 대기록을 완성 시킬 수 있을것인가?]

[솔직히 여기까지 왔으면 다 됬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여기서 더 긴장을 해야합니다.]

[그렇죠. 마지막 순간에 기록 달성에 실패한걸 수 없이 봐왔으니깐요.]

해설진도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표하였고,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도 긴장하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워싱턴은 마지막 희망을 위해 대타 카드를 전부 꺼내들었다.

이제 마지막 9회 초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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