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13화 (113/156)

# 113

Chapter 44 - 합류

[박유성, 시카고 컵스와 7년간 총 2억 1500만불(215M)에 계약 체결]

[현역 최고 선수인 클레이튼 커쇼와 맞먹게 된 박유성.]

"세상에..."

"옵션 포함이라 못 하면 저거 다 못 받아요. 세금도 내야하고..."

"에이전트분 몇% 받는다고 하셨지?"

"6% 가져가신다던데."

"그거 빼고 2억은 남고... 세금 감안해도 엄청난데?"

"그렇게 됬으니 이제 돈값 해야지."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가 열리는 기간은 KBO 스프링 캠프보다 늦었다.

그러나 유성처럼 평소에 꾸준히 훈련을 하는 선수들은 그 전부터 미리 긴 시즌을 치루기 위한 몸을 만들어두기에 개인 훈련을 하다가 다이노스 스프링 캠프에 잠시 합류했다.

"곧 그쪽 캠프도 열리지?"

"네. 전 투수라 제일 먼저 들어가야해요."

"이제 스프링 캠프 기간 아니면 보기 힘들겠구만."

"아무래도 그렇겠죠."

메이저리그 팀들이 국대 차출에 까다로운 편이기도 했고, 유성은 병역도 2년 전에 해결했기에 여러 조건이 붙는게 아닌 이상 대표팀에도 나가기 힘들 것이었다.

"아무튼... 잘해라."

이제 유성은 다이노스를 넘어서 KBO를 대표하는 선수로써 MLB에 진출하게 된다.

그만큼 이전 동료가 된 다이노스 선수들은 유성의 성공을 빌어주었고, 그렇게 유성은 다이노스 캠프를 떠났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시카고 컵스의 스프링캠프장이었다.

***

"7년 2억 1500만불이라... 이정도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나?"

"MLB에서 한번도 안 던져본 선수라는게 문제인데... 류나 다나카도 의문이 들었는데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죠."

"그게 류는 몰라도 다나카가 돈값을 제대로 했냐고 물으면 좀 어렵지만 말이야."

계약 내용은 이미 몇번이고 확인해봤다.

7년 계약에 옵션을 충족하면 5년차 시즌을 마치고 옵트 아웃을 사용 하며 먼저 FA 시장에 나올 수도 있었다.

다만 의문이 드는점은 옵션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었는데 그 반대급부로 넣어둔 것인지 선발 등판 일정 조정 같은 감독의 권한을 흔들 수도 있는 꽤나 강력한 조항이 들어가기도 한 계약서였다.

"음..."

그래서 많은 고민을 했으나 스프링 캠프 첫날부터 유성이 직접 이번 시즌 등판에 대한 로드맵을 컵스의 감독인 조 매든에게 설명하면서 그를 납득 시켰기에 그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유성의 컵스행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15시즌 강정하의 시즌 아웃이 컵스전에 나왔기에 일부에선 이 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염소의 저주를 깰 수 있을 것인가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많았다.

[솔직히 말해서 박유성 선수가 실패한다는 생각이 전혀 안듭니다.]

[전혀요?]

[네, 지난 시즌에 KBO 역사상 가장 낮은 방어율과 첫 300K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그런 기록을 세운 시점이 겨우 만 21세에 불과했습니다. MLB 첫 시즌이 만 21세 시즌이라는거죠. 앞으로 2,3년은 더 성장 할 수 있다는 이야기고 컵스도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감안 했을겁니다.]

그러고보면 그동안 유성이 나이에 비해 터무니 없는 성적을 기록해서 부각되지 않았지만 유성은 겨우 만 21세의 선수였다.

그러다보니 기대감이 안 생길 수가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든 선수들이 스프링 캠프에 입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가 시작되었다.

"박유성 선수는 어떻습니까?"

"처음부터 커쇼와 맞먹는 금액 받으면서 들어왔기 때문에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봤는데... 첫날부터 OK 사인이 나올 정도로 확실하게 준비해왔습니다."

조 매든 감독은 선수의 성실함이나 근성 같은 것을 중요하게 본다.

그런만큼 스프링 캠프 전부터 준비를 해온 유성의 준비성을 높게 평가하며 초반부터 선수단의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벌써 99마일(159km)까지 올라왔군."

"확실히 준비를 잘해놔서 그런가 벌써부터 안정적이군."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호평을 받기 시작한 유성은 공개 훈련에서 처음으로 배트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보고 각 팀의 스카우터들은 예상대로라는 생각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딱!

"음..."

"컵스에서 어떻게 활용한다고 했지?"

"외야수 테스트를 해봐야 알겠지만 조 매든 감독은 몇경기 정도 쓸 생각도 있다더군."

"진심인건가..."

총 162경기를 치루는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투수들은 풀타임 선발로 뛸 경우 1/5 정도의 경기에서 등판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4/5에 해당하는 경기들이 남게 되는데 컵스는 최소 1/5의 경기에서 타자로 출전 시킬 로드맵을 구상한 상태였다.

그것은 유성이 다이노스에서 뛰면서 만들어진 3년간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는 수십년만에 나타난 투타겸업이 가능한 역대급 재능의 존재로 인해 유성이 투타겸업을 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저 모습을 보니 투타겸업은 확정이겠군."

"뭐, 애초에 KBO에서도 60,70경기씩 나섰다고 하니깐."

"그럼 못해도 60경기는 나오겠군."

"몇번 타순에 둘지 모르겠지만 그 정도 나온다고 치면 200타석이 조금 넘겠군."

"박유성은 지난 시즌에 70경기 정도 나와서 20개가 넘는 홈런을 때렸지. 리그 수준 차이를 감안해도... 10홈런까진 칠 수 있을꺼야."

"기자들이 기사거리 생겼다고 좋아하겠구만."

스카우터들과 기자들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지켜보는 컵스 팬들은 유성이 투타겸업을 시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유성 MLB에서도 투타겸업을 진행한다.]

[수십년만의 10-10에 도전하다.]

- 평소에 하던거 보고 느끼기는 했는데 애는 하라면 진짜 할꺼 같다.

- 매년 홈런 줄어든다고 뭐라는 사람 있었는데 대신 타출장이 조금씩 계속 올랐음. 메이저에서도 타자로 많아야 70,80경기 나갈텐데 그 정도면 3할 20홈런 이상 할 수 있다고 본다.

- 그건 좀 나간거 아닌가

- KBO를 거의 박살내고 미국 갔는데 그정도는 해야지.

ㄴ 이거 맞다

그렇게 투타겸업을 준비하는 한편으로는 유성은 컵스 선수들과 안면을 익혔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크리스 브라이언트나 지난 시즌 사이영상의 주인공인 제이크 아리에타 같은 최고의 선수들도 본능적으로 유성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깨달았기에 그를 환영했다.

"이거 에이스 자리가 위험한건 아니겠지?"

"그건 아니지. 어찌되었든 난 루키 시즌을 치루는거니깐 해봐야 3선발에서 시작할꺼야."

"호... 그것만으로도 엄청난거기는 한데 말이야."

로드맵을 조 매든 감독에게 전달하면서 시즌 플랜 자체는 거의 정해졌지만 몇번째 선발로 시작할지는 정해진게 없었기에 이 부분은 조 매든 감독의 고민으로 남게 되었다.

"단순하게 보면 아리에타, 레스터, 래키, 박유성, 헨드릭스 순서인가..."

"단순하게 보는게 아니라 조금 머리 굴려봐도 그게 맞는거 같습니다. 사실 시범경기도 안 했는데 벌써 고민하는것도 이상하지만요."

"그렇군. 일단 시범경기때 이 순서로 가면서 좀 더 지켜보도록 하지."

물론 시범경기 초반에는 주로 마이너리그의 유망주들이 기회를 받았기에 유성의 시범경기 첫 등판은 선발이 아닌 마무리 투수로써의 등판이 되었다.

"정말 괜찮겠나?"

"네, 마무리로 던진 경험은 딱히 없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으니깐요."

"좋아. 그래도 시범경기니 부담 가지지는 말게."

[자, 9회에 컵스가 올린 마지막 투수로 클레이튼 커쇼와 똑같은 금액을 받은 것으로 유명한 저 머나먼 아시아의 한국에서 온 박유성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97승을 거둔 컵스인데요. 박유성이 있던 다이노스가 바로 직전 시즌에 144경기에서 102승을 거두며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놀라운 수치네요. 144경기에서 100승이 되다니.]

[래키나 조브리스트 그리고 제이슨 헤이워드까지 영입하면서 확실한 보강을 했던 컵스가 박유성의 영입을 마지막으로 오프시즌을 끝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정도 금액을 투자했다면 110승 정도도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13승을 더 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군요.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이야기지만 벌써부터 기대감을 올리는건 안 좋을듯 하네요.]

사실 컵스의 페이롤은 아슬한 상황이었다.

헤이워드를 8년 1억 7천만불에 영입하면서 거액을 투자한 상태였는데 유성에게 7년 2억 1500만불을 안겨주었으니 합해서 4억불에 가까운 금액이 들어가게 되었다.

"그나저나 저정도 금액을 어떻게 쓴거야?"

"우리 구단이 그동안 쓸 일이 없어서 돈을 쌓아두다보니..."

"아니, 페이롤 말이야."

"그건... 헤이워드를 좀 쪼았어. 원래 저거보다 1000만불쯤 더 쓸뻔 했는데... 사장님이 열심히 잡으셨지. 박유성쪽도 옵션을 생각보다 많이 허용해줘서 여기도 계산이 편했고."

"그래도 이 정도면 사치세를..."

"물론 사치세 내는건 확정이야. 그래도 그렇게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때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서 연습 투구를 마무리한 유성이 초구를 던졌다.

팡!

[와우! 시작부터 101마일(162km)이 기록됩니다!]

[동양에서 온 이 투수가 엄청난 광속구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것을 신고 하고 있습니다!]

팡!

[곧 바로 102마일(164km)로 올라갑니다!]

[엄청납니다. 그리고 곧 바로 3구째.]

[헛스윙! 삼진! 슬라이더가 아름답게 휘어져 들어갑니다!]

[아직 시즌 시작도 안 했는데 공 던지는게 아주 예술이네요.]

그말처럼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극찬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덕분에 나머지 두 타자의 운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포심, 포심, 변화구라는 단순한 패턴에 세 타자 연속 삼구삼진이라는 기록이 나오며 유성의 시범경기 첫 등판이 마무리 되었다.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딱 3가지 구종을 봤군요. 이러고도 박유성은 스플리터와 투심이 남아있다고 하는군요.]

[기분은 좋지만 시범경기이니 좀 더 지켜보기로 하겠습니다. 게다가 마이너리거들을 상대한거라 아직은 모자라다고 보거든요.]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루키인만큼 좀 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죠.]

시카고 현지 언론들은 벌써부터 유성을 띄워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시범경기였기에 그런것을 자제하며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유성이 이후 2번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며 각각 2,3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자 그때서야 호평의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론사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겨우 1경기로 그러면 설레발 같으니깐 3경기까진 참았다고 하더라고."

"언론이 그런걸로 기다려주다니 재미 있네요."

"아무래도 역대 최대 금액을 받았으면서 MLB 기록이 1줄도 없는 루키라서 그럴꺼야. 친 컵스 언론들도 너에게 거는 기대가 크거든."

"무슨 기대인지 알겠네요. 100년 넘게 이어진걸 깨버릴려고 여기 왔거든요."

"그거 듣기만 해도 기대 되는데?"

"그렇죠? 그러니 제가 등판할때 지원 좀 잘해줘요."

"얼마든지."

그렇게 컵스 클럽하우스 리더인 앤서니 리조의 도움을 받기로 한 유성은 그외에 여러 선수들과 친목을 다지면서 나머지 시범경기도 차근차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제 시즌 개막만 기다리면 되겠군."

"그래. 기나긴 세월동안 이어져온 저주를 깰때가 됬어."

2016 시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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