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
Chapter 43 - 로드 투 MLB
[2015 프리미어12 결승전 9회 말의 마지막 수비로 경기가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9회에 7점이나 뽑아내는 빅이닝 덕분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7대0의 스코어로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박유성 선수가 엄청난 기록에 도전하고 있으니깐요.]
경기 종료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3개.
그리고 그 3개의 카운트만 잡아낸다면 유성은 국가대항전에서 다시 없을 대기록을 작성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후..."
팡!
[이 시점에서 162km가 나옵니다! 대단합니다. 박유성 선수]
[혹시 모를 연장을 위해 아껴두고 있던 힘을 이제는 아낄 필요가 없어졌으니 마구 쏟아부어버려도 됩니다.]
[네, 화려한 마지막을 위해 이젠 전력으로 가면 됩니다.]
팡!
"스트라이크!"
"큭..."
따라 갈 수가 없었다.
사실 7,8회에 유성의 구속이 줄어들었기에 유성의 힘이 슬슬 빠지고 있다고 생각한 일본 타자들이 앞선 이닝과 달리 150 중반의 공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9회에 다시 나타난 160대의 공에 바로 반응하지를 못했다.
딱!
"파울!"
그래도 오늘 경기내내 봐왔던 공인만큼 어떻게든 건드릴 수는 있었다.
그 다음 공인 스플리터에 맥 없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3개의 아웃카운트 중 하나를 헌납해야했지만 말이었다.
"이제 2개."
거기까지 궁지에 몰리자 일본 대표팀은 가장 컨택이 뛰어난 대타를 꺼내들었으나 어떻게든 맞추기라도 할려는 타격은 유성에게 손 쉬운 사냥감이 될 뿐이었다.
초구부터 163km나 되는 광속구를 보여주며 1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유성은 2,3구에서 연달아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을 꺼내들며 순식간에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내며 남은 아웃카운트를 1개로 줄여버렸다.
다시 한번 대타를 기용했지만 일본 대표팀은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였다.
승패는 오재운의 그랜드 슬럼을 맞자마자 포기했지만 대기록만큼은 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이닝을 임했으나 이마저도 유성이라는 거대한 산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팡!
"스트라이크!"
정확하게 다시 한번 160km의 포심이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천천히 타자를 몰고 가기 시작했고, 2구째 슬라이더는 볼이 되는 공이었으나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진 타자가 맥 없이 배트를 내밀며 2스트라이크가 되었다.
"후..."
이제 마지막 하나면 끝나는 상황에서 유성은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어차피 타자는 도망갈 곳도 없는 상황에 몰려있었으니 유성은 천천히 손을 들며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마지막이니 마지막에 걸맞게 전신의 모든 힘을 쏟아부은 마지막 공이 순식간에 포수 미트에 꽂혔다.
"스트라이크! 게임 셋!"
[가만히 지켜보며 삼구삼진! 경기 종료! 2015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퍼펙트 게임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2015 프리미어12의 우승팀은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일본에게 다시 회복하기 힘든 치명타를 먹이며 그렇게 프리미어12가 마무리 되었다.
***
[2013, 2014, 2015 3년 연속 MVP, 투수 4관왕 그리고 3년 연속 골든 글러브 투수 부분 수상으로 박유성 선수는 모든 요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정확히는 3년 연속 MVP를 수상한 순간부터 그러했지만요.]
프리미어12가 마무리되고 유성은 바로 포스팅 신청을 하였다.
사실 유성이 만으로 21세에 불과한 어린 나이의 구분상 유망주 나이의 선수였기에 여러 규정에 걸릴 수도 있었으나 법적으로 허용하는 선에서 돌파구를 찾아내며 별 다른 제약 없이 포스팅 시장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전에 KBO와 MLB 간에 몇차례 교섭이 되었기에 유성의 포스팅 비용은 3천만불로 제한이 걸리게 되었다.
이것만 해도 KBO 역대 최고 금액인것은 물론 바로 작년에 포스팅 시장에 나왔던 NPB의 다나카보다 1.5배 높은 금액이었기에 다이노스는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협의를 한 덕분에 3천만불의 포스팅비를 지불하고 협상에 나선 메이저리그 팀들이 23개나 될 정도로 스몰 마켓을 제외하고는 참가할 수 있는 구단이 모두 참가 하였다.
[공식적으로 박유성 선수의 에이전트가 5년 이상의 기간과 연 3천만불의 금액을 최소로 잡고 있다고 하더군요.]
[5년 계약만 해도 1억 5천만불이나 되는 엄청난 금액이네요.]
[박유성 선수가 그동안 받은 연봉을 정리해드리자면 첫 시즌엔 최저연봉을 받았지만 다음 시즌에 바로 2억 4천만원을 받았습니다.]
[첫해부터 MVP를 수상하면서 받은 역대 최대 인상률과 인생액이었죠.]
이미 입단할때부터 역대 최대 금액을 받았던 선수가 연봉에서도 기록을 작성했던 것이었다.
그러고도 모자라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2년 연속 MVP 등의 보상으로 단번에 5억으로 연봉이 뛰어오르며 다이노스에서 손 꼽히는 고액 연봉자가 된 유성이었으나 지금 거론되면 1억불이 넘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3천만불이면 300억이거든요.]
[류연진 선수가 넘어갔을때 6년 3,600만불이었는데 박유성 선수는 시작부터 엄청나네요.]
[그래도 박유성 선수서 납득이 가는게 다시는 못 볼거라 생각했던 0점대 방어율에 300K 같은 기록들을 생각하면 한번 질러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하는 기준점이 너무나 높았기에 포스팅에 참여했던 23개 구단 중 15개 구단이 순식간에 이탈하며 8개 구단만이 남게 되었다.
이번 포스팅을 위해 다이노스와 유성의 에이전트인 시영은 소위 말하는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현황을 꾸준히 알렸다.
겨우 며칠만에 경쟁 구단이 8개로 줄었다는 점은 아직 남은 구단들에게 나쁘지 않은 소식이었다.
어차피 남은 구단들은 애초에 2억불 이상을 부르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5년 1억 5천만 이상 줄 준비가 된 구단이 8개인데... 더 원하는거 있어?"
"뭐... 그정도만 되어도 충분해서 더 바라는건 없기는 해요."
"그래? 그럼 나머진 내 역할이겠군."
무려 8개 구단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종의 갑의 위치에 해당할 수 있기에 시영은 먼저 6년 2억불로 조건을 상향 시켰다.
"시작이군."
LA 다저스
"바로 6년 2억불을 부르다니..."
보스턴 레드삭스
"OK. 몇이나 떨어질려나?"
시카고 컵스
그 외에도 5개 팀들에게도 이 내용이 전달 되었고, 3개 팀이 이보다 큰 금액을 지출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발을 빼버렸다.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네, 이건 우리가 우위에 있기에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협상 방법이죠."
"생각보다 잘하시는데 누구한테 배웠나봐요?"
"우연히 보라스의 방식을 배웠을 뿐이에요."
"아하..."
"걱정마요. 그 양반처럼 끝까지 밀고 갈 생각은 없으니깐요."
그렇게 남은 5개 팀.
이제 옵션이나 선수 편의에 대해 이야기 할 차례였다.
그러는 사이에 유성은 계약만 순조롭게 되면 내년부터 MLB에서 시즌을 치루게 되는만큼 조금씩 대비를 시작한 상태였다.
이러한 모습마저 사전에 이야기가 되었기에 시영은 협상 중인 구단들에게 유성이 벌써 가벼운 훈련을 시작한 모습을 보여주며 흔히 말하는 워크에씩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며 몸값을 좀 더 올렸다.
물론 무작정 올릴 수는 없었기에 계약 기간이 7년으로 늘어나며 금액도 1천만불이 더 붙으며 2억 1천만불의 금액에 도달한 상태였다.
"솔직히 터무니 없다고 생각 안 하나? 7년 2억 1천만불이라니... 커쇼와 동급이잖아?"
"단순하게 보면 대충 AA급이라 평가 받는 리그에서 뛰던 선수에게 이 정도 금액을 주기에는 부담스럽겠죠."
하지만 작년에 다나카가 양키스와 계약했을때의 금액이 7년 1억 5500만불이나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못 할것도 없었다.
"3년간 KBO에서 뛰면서 통산 0점대 후반의 방어율을 기록했습니다. 아무리 AA급으로 평가 받는 리그라고 해도 타고투저의 리그에서 이런 성적을 기록했다는건... 알지 않습니까? 될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
"음..."
7년 2억 1천만불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커쇼를 보유하고 있던 다저스도 이탈하게 되었고, 그외의 구단들도 결국 협상에서 철수하였다.
그렇게 남게 된 구단들은 바로 시카고 컵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바로 작년에 양키스가 다나카를 영입한 것으로 인해 최대의 라이벌인 레드삭스가 다나카보다 젊으면서도 유망한 유성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염소의 저주를 깨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필요했던 컵스도 진지하게 이 협상에 임하고 있었다.
덕분에 왠만한 옵션들도 대거 포함되면서 이제는 유성의 선택만이 남게 된 상황이었다.
"아메리칸 리그의 레드삭스인가 내셔널 리그의 컵스인가..."
"타자 계속 할꺼야?"
"타자는 솔직히 옵션으로 생각하던거라 해도 좋고 안 해도 상관 없어서 말이죠. 둘 다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인가..."
레드삭스는 당장 2년 전인 2013년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었고, 다음 시즌인 16시즌에도 지구 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언제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유성은 또 다른 팀의 이름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바로 결정 안해도 되는거죠?"
"그래. 아직 며칠 시간이 더 있기는 한데... 많이는 못 기다려줘."
"괜찮아요.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거니깐요."
"그래. 그럼... 시간도 꽤나 됬으니 내일 보자."
"네."
바로 최근 몇년만 이야기해본다면 2011년까지 바닥 중에서도 진짜 바닥에 위치하는 팀이었다.
그러다가 밤비노의 저주를 깬걸로 유명한 테오 앱스타인이 2012년에 사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막장 그 자체였던 팀이라 몇년 정도는 개편이 필요했지."
실제로 12,13시즌을 통해 여러 선수를 보내고 유망주를 데려오며 리빌딩을 진행하였다.
그렇게 데려온 유망주들이 마이너리그를 거쳐서 14시즌부터 MLB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이번 시즌인 2015시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나가는 대망의 2016시즌에 컵스는 유성을 데려오는 것으로 팀을 완성 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사이영상을 수상한 제이크 아리에타가 건재하고,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에 FA로 데려왔던 존 레스터도 2선발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마이너에서 올라온 카일 헨드릭스와 유성보다 앞서서 영입한 베테랑 존 래키까지 이미 4선발이 완성된 컵스였기에 유성이 온다면 완벽한 5선발이 구축 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난 미래를 알고 있지."
유성은 2016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누가 되는지 그리고 그 팀이 얼마나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하는지 알고 있다.
물론 자신으로 인해 다이노스가 2연속 우승을 거두거나 승부조작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 되는등 미래가 바뀌기도 했으나 이번만큼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 확신 할 수 있었다.
자신이라는 선수가 얼마나 뛰어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니 말이었다.
그래도 레드삭스도 언제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컨텐더팀이었기에 어느쪽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잠든 유성은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
다음날 시영이 찾아와서 깨울때서야 일어난 유성은 그의 물음에 자신의 결정을 말하였다.
"시카고 컵스로 가죠."
그렇게 유성의 새로운 팀이 결정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