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08화 (108/156)

# 108

Chapter 41 - 3번째 시즌 (4)

승부조작에서 한발 벗어나게 된 다이노스는 다시 순항을 이어갔다.

어느새인가 전반기 종료까지 얼마 안 남은 시점이었기에 선수들은 페이스를 더 끌어 올렸다.

그 결과 다이노스는 82경기 60승 2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전반기에만 60승 도달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냈다.

[전반기에만 60승. 144경기 체제로 늘어나면서 어느정도 예견되었던 것이지만 생각 이상으로 빠르네요.]

[그래도 100승은 쉬운 이야기가 아니죠. 이렇게 되면 다이노스는 후반기에 62경기를 치루는데 여기서 40승을 거두어야합니다.]

[거의 2/3 정도를 이겨야하는군요.]

[그렇죠. 체력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다이노스도 계속 이런 성적을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이렇게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팀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다이노스는 그런 팀들보다도 더 압도적이었기에 전반기가 마무리 되자마자 여러 방송에서 다이노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다이노스가 워낙 압도적이라 위즈에 대해서도 기대를 조금 했는데 말이죠.]

[어느정도 기대감은 있었지만 예상대로라고 해야할까요. 아슬아슬하게 최하위를 못 빠져 나오고 있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건 아무래도 박유성 선수의 존재 유무겠죠?]

[그렇죠. 투수로써 탈KBO급이라 평가 받는데 가끔 나오는 타격에서도 KBO 최상급 실력을 보여주고 있으니깐요.]

[덕분에 이번 올스타전도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박유성 선수입니다.]

"이번에는 홈런 레이스 어쩔꺼냐?"

"이번에는 좀 특별한걸 준비 중이라서 말이죠."

"특별한거?"

"나중에 아시겠지만 그런게 있어요."

팬투표 투수 부분 1위는 물론 전체 1위까지 차지했기에 당연하게도 올스타전 선발로 나서게 된 유성은 등판을 위해 준비를 이어갔다.

[그러고보면 박유성 선수가 매 올스타전마다 최고 구속을 갱신했는데요. 올해는 어떨까요?]

[165km라는 최고 구속을 생각하면 이제는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박유성 선수라서 또 기대감이 드는건 부정 할 수가 없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워낙 보여준게 많은 선수니깐요.]

"올해는 좀 힘 빼고 던질꺼라 기대 안 하는게 좋을텐데..."

"그럼 지난 2년간 적당히 보여줬어야지."

"어쩌다보니 그렇게 됬네요."

어찌 되었든 유성의 이야기를 들은 선수들은 그에 맞게 준비를 마무리하였고, 올스타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팡!

"힘 빼고 던진다면서..."

"힘 뺀다고 던진다고 했지만 160을 안 던진다고는 안 했는데 말이죠."

"...말을 말아야겠네."

"그래도 올해 이후로는 더 이상 안 볼 가능성이 높으니깐."

"그러면 내년부턴 다이노스 상대로 엄청 안 깨져도 되겠네."

딱히 가릴 이야기도 아니었기에 유성은 이번 시즌에 조건이 충족되면 해외로 나가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표현해왔다.

덕분에 다른 팀 선수들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올스타전을 즐겼고, 다이노스 선수들은 유성이 없는 다이노스를 생각하며 긴장감을 다시 한번 유지했다.

"그나저나 결국 못했네."

"그래도 165를 찍기는 했는데..."

본인도 이번만큼은 어려울 것이라 했을 정도로 165km의 경지는 높았다.

그래도 많은 관중들은 환호를 해주었고, 그렇게 1회가 마무리 되었다.

"102.5마일이라... 일단 올해는 똑같군. 그나저나 저녀석에게 얼마나 배팅 해야하지?"

"몰라. 일단 포스팅 빼도 1억 5천만으론 모자란건 알겠어."

설마하는 심정으로 보고 있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도 유성이 구속 갱신에 실패하자 안도 하였다.

안 그래도 유성의 가치가 오른 상황이었기에 이 이상의 요소는 그들로써도 고개를 저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예상 되었기 때문이었다.

KBO 3번째 시즌을 맞이한 유성은 신 구종 추가는 없었지만 기존 구종의 완성도를 높이고 제구, 스테미너 향상을 통해 더욱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그 덕분에 스카우터들은 KBO 리그의 수준으론 더 이상의 평가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으로 최근에 와서는 유성 외의 선수들을 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딱!

"오... 넘어갔네?"

"이 페이스면 30-30 클럽은 확정이겠군."

"이쪽도 꽤나 눈에 띄는군."

대표적으로 다이노스의 테인즈가 스카우터들의 또 다른 관심사였다.

그런 와중에 이번 올스타전에 많이 화자될만한 장면이 있었는데 등판을 마친 유성이 2회부턴 외야수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었다.

[자, 지금 박유성 선수가 외야로 나가고 있네요.]

[이러면 지명 타자가... 사라지나요?]

[네, 그렇죠. 이렇게 되면 투수가 타석에 들어가게 됩니다. 올스타전이라 교체는 문제 없기는 합니다만...]

[이러면 지명 타자로 나섰던 이호중 선수는 1타석만에 경기를 마무리하는군요.]

이미 이번 시즌에 40경기 가까이를 외야수로 출전했던 유성이기에 그렇게 희귀한 장면은 아니었으나 올스타전에서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최초였기에 이마저도 팬들은 환호했다.

"아메리칸 리그로 가면 타격까지 소화 할 수 있어서 엄청나겠는데?"

"지난 시즌에 비해 비율면으로 타자 출전이 줄어서 어디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외야수로 출전한 유성은 생각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홈런까지 하나를 때려내며 팀의 리드까지 가져왔다.

그렇게 순식간에 진행된 올스타전의 8회가 마무리 되고 마지막 수비가 남은 상황에서 해설진은 눈에 띄는 장면을 포착했다.

[불펜에 아무도 없네요.]

[그러고보니 이번 올스타전에 참가한 모든 투수들이 등판을 했네요.]

[2이닝을 던진 투수가 없기는 했는데 어떻게 하려는걸까요?]

[그건... 아... 지금 그라운드에 딱 1명 투수가 더 남아있습니다.]

[1명이... 그렇네요.]

새로운 투수가 올라오는 대신 김강문 감독과 포수가 마운드에 있었고, 벤치에선 아직 출전을 못했던 마지막 외야수가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에 좌익수로 나섰다가 중견수로 이동한 유성이 천천히 마운드로 향하고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 박유성 선수가 1회 등판 이후 9회에 다시 등판을 합니다!]

[이건 생각도 못했네요. 박유성 선수가 워낙 타격이나 수비도 뛰어나다보니 이렇게 활용하는건 예상 밖이었네요.]

[그러게요.]

"이거 되는거에요?"

"음... 교체 규정상 문제 없어."

"허..."

9회에 뜬금 없이 유성을 상대하게 되자 상대 선수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이런 시점에서 160km를 던지는 마무리 투수의 등장은 그 누구에게나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런 방식은 아마 야구에서도 자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하지만 유성이 1회에 나름 힘 조절을 했던 덕분에 큰 문제는 없었고, 결국 상대팀 선수들에겐 불안감이 현실이 되며 유성은 세 타자 모두 삼구 삼진을 잡아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공은 다시 한번 유성이 마운드에 오르며 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그 숫자를 달성한 공이었다.

[166km! 다시 한번 역사를 쓰는 박유성입니다!]

[KBO 최고 구속을 새롭게 작성합니다!]

"맙소사..."

"저런 식의 등판은 들어본적도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최고 구속을 갱신하다니..."

"말 그대로 규격 외로군."

경기가 종료되기도 했지만 일부 스카우터들은 더 볼게 없다는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까지의 평가만 해도 유성은 무조건 영입해야하는 절대 에이스였으니 말이었다.

[1회 등판 이후 외야수 출전 그리고 9회 등판... 이런 장면은 처음 보는데 사전에 이야기 된건가요?]

"사실... 네.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감독님하고 이야기가 되어있었습니다. 이닝 지나면서 다른 선수들도 알았던거 같지만요."

[시즌 중에는 이런 방식이 어렵겠죠?]

"아무래도 시즌 중에는 어려울겁니다. 일단 오늘 마운드에 2번 오른거 자체가 올스타전이라서 가능했던 방식이니깐요."

애초에 평소에 7,8이닝씩 가볍게 소화하는 투수가 무리하게 그런 식으로 나설 이유가 없었다.

그런 점을 알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주제는 넘어가게 되었고, 올스타전에 다시 한번 갱신한 최고 구속이나 후반기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한 뒤에서야 유성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수고했다. 이제 후반기까지 좀 쉬어야겠어요."

"그래, 쉬어야 다시 힘을 쓰지."

***

휴식기 이후 시작된 후반기.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 새로운 국가대표팀이 준비되고 있었다.

"프리미어 12라..."

"메이저리그 진출 전의 마지막 경기가 될게 유력하겠네."

"그럼 쇼케이스 정도로 보면 되겠네요."

"그렇지."

후반기는 빠르게 진행 되었다.

후반기의 시작인 7월 말에 치룬 10경기에서 5승 5패로 살짝 아쉬운 후반기 시작을 하였지만 8월로 넘어가자마자 다이노스는 다시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순식간에 승리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승리. 연승. 승리. 연승."

"8월에 한정해서 거의 8할의 승률이야. 덕분에 그런 기사 밖에 안 나오지."

"박유성 20승 달성. 테인즈 30-30 클럽 달성."

"어느 팀에나 팀을 이끄는 핵심들이 존재하지. 둘 다 역대급 기록에 도전 중이니깐."

"그래서 얼마나 생각 중인데요?"

"포스팅에 3천만불만 사용해도 되니 이쪽에선 6년 이상의 계약 기간에 2억불 정도는 되어야한다고 보고 있어."

"2억이나요?"

"왜? 부담되냐?"

"아니요. 이 정도면 뭐... 충분하죠."

8월이 마무리 된 시점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이노스의 우승으로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고 보고 있었다.

8월이 끝난 시점에서 다이노스의 잔여 경기는 28경기였는데 144경기 체제로 인해 막판에 페이스가 떨어질 것을 감안해도 지금의 수준은 사실상 우승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남은 관심사는 다이노스가 시즌 초반부터 노려왔던 전대미문의 고지에 도달 할 수 있느냐 마느냐에 더 집중 되었다.

[8월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다이노스는 84승을 거두었습니다. 남은 28경기에서 16번만 이기면 도달 할 수 있는 고지로 5할에서 2승을 더 거두면 가능한 수치입니다.]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혹시나 하고 했던 이야기였는데 다이노스가 그 혹시나를 현실로 만들고 있군요.]

[네, 사실 과거 유니콘스의 91승을 먼저 넘어야겠지만... 못할꺼 같지가 않아서 저도 100승은 기정 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는데?"

"솔직히 남은 경기수 생각하면 하던대로만 해도 가능하니깐요."

"하... 내년에 너 없어지면 우린 어쩌냐."

"글쎄요..."

WAR이라 불리는 세이버 메트릭스 지표에 따르면 유성의 WAR는 벌써 10을 초과한 상태였다.

WAR 1이 의미하는 것은 대체 선수 대비 1승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그 어떤 대체 선수를 데려와도 유성이 있을때보다 WAR가 낮아지는건 확정적인 상황이었다.

"유성이 공백을 제대로 매꾸지 못하면 이번 시즌에 100승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다음 시즌에 85~90승 정도를 거둔다는 계산이 나와. WAR로만 따지면 말이지."

"다른 요소까지 생각하면 그보다는 잘 나오겠죠."

"아무래도 그렇겠지. 다이노스가 다음 시즌에 FA 영입이라도 할려나?"

"우승을 계속 이어가겠다면 한명쯤 생각해야겠고 아니면 슬슬 리빌딩 준비를 해도 되겠죠."

"리빌딩을?"

"5년 연속 우승하면 그만큼 투입되는게 많아서 이후로 꽤나 장기간 우승을 못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연속 우승을 노리기보단 우승 뒤에 한 시즌 리빌딩하고 다시 우승 도전해서 거두는게 장기적으로 좋다고 봐요."

KBO 리그의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방식이 바로 그게 아닌가라는게 유성의 생각이었다.

물론 구단 운영에 딱히 관여할 생각이 없던 유성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 경우는 없었다.

"아무튼 이제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죠."

"그래. 다치지만 마라."

"...그거 플래그인거 알아요?"

"응?"

"아니에요."

그렇게 유성은 잔여 시즌을 치루기 위해 떠났고 1달 가량의 시간이 흘러 3번째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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