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102화 (102/156)

# 102

Chapter 40 - 한국시리즈 (3)

강정하와 2번째 대결이지만 앞서 상대했던 다른 타자들에게 던진 공을 감안하면 2번째 대결 이상으로 유성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건 몰라도 실력만큼은 그 메이저에서도 수준급이었으니깐.'

올해부터 앞으로의 2년까지 3년간이 그의 정점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메이저리그로 가기 전에 이정도 수준의 상대를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올해 외국인 쿼터가 증가하며 유성이 알던것과 다른 선수들이 들어오기도 한것처럼 변동이 생기기도 했으나 지난 시즌은 물론 시즌을 치루면서도 계속 성장해왔던 유성에게는 모자란 상대들이었다.

투수의 중요성은 어느팀이나 다르지 않으니 그에 걸 맞는 수준급 투수들이 새롭게 들어왔지만 반대로 다수의 신입 외국인 타자들은 위태롭다고 이야기 될 정도의 성적을 기록하였다.

"다음 시즌에 KBO 팀들이 타자쪽 문의를 많이 하겠군."

"투수 이야기도 어느정도 있겠지만... 역시 핵심은 그쪽이겠지."

160km에 달하는 유성의 공을 보면 볼수록 막막한 기분을 느낀 강정하는 빠른 공격을 선택했다.

어차피 볼카운트가 몰리면 수 많은 변화구들 중 하나가 날아올테니 그나마 예측이 쉬운 포심을 노리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생각이 그대로 될만큼 야구라는 종목은 쉬운 종목이 아니었다.

그것도 유성이라는 상대 앞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딱!

[파울!]

그래도 이번 시즌 KBO 최고의 타자답게 그 공을 건드려냈다.

이러니 유성이라고 해도 방심 할 수가 없다.

물론 방심을 안 하는 것이지 넘어서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이 승부를 보면서 스카우터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이미 준비가 끝났군."

"그러게 말이야. 만약 바로 MLB로 직행했으면 이번 시즌 확장 로스터에 바로 합류했을 정도야."

"그렇게 따지면 1년 반 정도인가?"

"뭐, 결국 본인이 한국 잔류를 선택했고 그래서 이런 성적을 내고 있으니깐... 게다가 2년차를 넘기고는 정작 3년차에 징크스 맞이하는 선수가 없던건 아니니깐 정밀 검증 한다고 생각하고 지켜봐야지."

"그게 맞군."

결국 강정하와의 2번째 타석마저 막아낸 유성은 그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국 시리즈 1차전을 7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하였다.

이후 불펜이 1점을 내주었으나 주환이 세이브를 기록하며 스코어 3대1로 한국 시리즈 1차전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둔 MC 다이노스였다.

"1차전에 완벽하게 히어로즈 타선을 잠재웠는데 어떠신가요?"

"초반에 방심했다가 실점 위기에 몰렸기에 완벽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이번 한국시리즈에 타자로도 출전한다고 들었는데 언제 출전하시나요?"

"시즌처럼 일단 2차전에는 쉴 예정입니다."

이미 기선 제압의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그러니 2차전에는 유성을 빼고 승리를 가져올줄 알아야한다.

"알겠지?"

"연승으로 이어가라는 이야기잖아? 해보지."

2차전은 이미 이야기된대로 유성이 없는 엔트리였다.

그래도 다이노스는 2선발인 첼리를 내세우며 투수전으로 끌고 갈 생각을 하였다.

아무래도 타선이 1차전에 3점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기에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루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온전하게 가동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생각보다 팽팽하네..."

"그러게.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도 안 이상할 정도지."

예상치 못한점은 히어로즈가 선발로 내세운 투수가 생각 이상의 호투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5회가 끝난 시점에서 스코어는 2대2 동점으로 홈런 1방으로도 균형이 깨지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딱 1방이면 되는데 생각처럼 쉽게 안 되는군."

애초에 시간을 벌기 위해 내세운 선발이었기에 히어로즈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차전에 벤네켄이 가까스로 6이닝을 채웠고, 2차전 이후 하루 휴식이 있기에 히어로즈는 과감하게 불펜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일단 우리도 불펜 준비 시키게."

"네."

첼리의 지금 페이스라면 7이닝까지 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였기에 한 타이밍 빠르게 교체하는 방법도 생각을 해야한다.

지금처럼 동점으로 균형이 맞추어졌을때는 더욱 여러 방안을 준비하며 대비를 해야했다.

히어로즈의 2번째 투수가 6회를 막아내고, 첼리도 6회를 막아내며 점차 양팀은 한방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한국 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이 우승을 거둘 확률은 60%인가 그정도로 알고 있는데 만약 다이노스가 2차전에도 승리를 거둔다면 우승 확률은 70%를 넘어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히어로즈 입장에선 2차전을 어떻게 잡아야 균형이 맞겠군요.]

[그렇죠. 하지만 다이노스도 슬슬 불펜을 가동하려고 하는데요. 냉정하게 봤을때 불펜의 물량과 퀄리티가 다이노스가 더 좋습니다.]

[아무래도 히어로즈 불펜은... 합쳐서 조한손이라고 하던가요? 3명의 핵심 불펜이 있지만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소모가 제법 된 상태니깐요.]

반면 다이노스는 1차전에 내세웠던 원종헌과 주환만 사용한 상태였다.

그러고도 손민하를 비롯한 여러 필승조들이 남아있었다.

"승부가 길어지면 필승조를 제외한 불펜이 빈약한 히어로즈가 불리하다는거지..."

"그러고보면 다이노스는 생각 이상으로 팀을 빠르게 완성 시켰군."

"KBO에서 손 꼽히는 수준급 감독에 뛰어난 프런트와 확실한 지원까지... 우승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가능한 일이지."

그러나 야구는 항상 예상 외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스포츠였고, 7회부터 다이노스가 불펜을 가동하자마자 히어로즈의 타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딱!

[쳤습니다! 2루수 정면! 잡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공을 잃어버렸어요!]

[급하게 잡지만 이미 주자는 세이프!]

설상가상으로 2루수 박민오가 실책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이닝을 끝낼뻔한 상황이 역전 허용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다.

"이 상황은 어렵군."

"그렇네요."

결국 7회에 나온 이 실책이 빌미가 되어 다이노스는 순식간에 2점을 내주며 스코어 4대2로 끌려가기 시작했고, 8회까지 필승조를 투입하던 김강문 감독은 9회에 패전조를 내보내며 다음을 기약하였다.

다이노스 타선이 7회부터 9회까지 단 1점도 만회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MC 다이노스가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차전에 역전패를 당하게 되면서 1승 1패로 한국시리즈가 동률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2차전 승리를 거두었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운용이 가능했을텐데 아쉽게 되었네요.]

1승 1패의 상황에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목동구장으로 향한 다이노스와 히어로즈의 3차전은 타자로 출전한 유성의 대폭발 덕분에 초반부터 승기를 가져오며 7대3의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것으로 2승 1패로 다시 다이노스가 리드를 가져가기 시작했고, 이 흐름은 4차전에서도 이어졌다.

딱!

[박유성 선수의 타격을 볼때마다 느끼는건데요. 정말 쉽게 치는거 같지 않나요?]

[네, 제가 봐도 저렇게까지 잘 치는 선수는 처음 봐요.]

한국시리즈 4차전은 3차전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자들이 제대로 출루를 못해서 다득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스코어 2대1로 다이노스가 5회까지 리드를 잡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유성이 때려낸 타구가 솔로 홈런이 되면서 스코어는 3대1로 바뀌게 되었다.

"2차전에 졌을때 긴장 엄청 했는데 유성이가 들어오니깐 타선이 딱 터지네."

"벌써부터 유성이가 빠진 뒤가 걱정되네요."

"뭐... 벌써부터 한국이라는 무대가 작다고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녀석이니깐."

유성의 홈런을 통해 리드를 늘린 다이노스는 이후 불펜을 가동 시키기 시작했다.

3차전의 에릭이 7이닝이나 소화해주면서 불펜 소모가 적었던 상태였기에 4차전 선발인 이재후가 위태롭게 5이닝을 채우자 과감하게 교체를 진행한 것이었다.

"다이노스가 작정했나보군."

"여기서 승리를 거두면 5차전에 바로 끝을 낼 수 있으니깐."

"그러고보니 일정이 딱 맞아떨어지는군."

스카우터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다이노스가 올린 2번째 투수는 기존 5선발이던 웨버였다.

이 모습을 보며 스카우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2차전에도 1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

"지금이라면 2이닝 정도를 담당하겠군."

그 말대로 다이노스는 웨버에게 2이닝을 맡기며 6,7회를 안정적으로 막아내는 동시에 좀 더 리드를 벌려내며 스코어를 5대1로 바꾸어냈다.

그 시점에서 경기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 없었고, 히어로즈 타자들이 마지막에 분전을 해보았으나 2점을 만회하는 것에 그치며 최종 스코어 5대3으로 한국 시리즈 4차전까지 다이노스에게 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렇게 다이노스는 3승 1패를 달성하였고, 히어로즈는 1승 3패를 달성하며 앞으로 단 1경기면 승자가 결정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5차전부턴 잠실에서 경기를 치루겠군요."

"그러니 바로 끝내죠. 마침 유성이도 마지막 등판 이후 5일이 지났고, 타자로 나선 점을 감안해도 하루 휴식을 취했으니 체력적으로도 문제 없을겁니다."

"음..."

첼리, 에릭, 이재후로 이어지는 2~4선발은 각각 2,3,4차전에 사용하였다.

비상용으로 놔두었던 5선발인 웨버도 아껴두다가 4차전에 승기를 가져오기 위해 투입하였기에 5차전에 긴 이닝을 소화 시킬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선발진의 상황을 정리한 김강문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좋네. 길게 끌고 갈 필요도 없으니 5차전에 유성이를 보내지."

안 그래도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포스트 시즌 일정이 늦어졌다.

그렇기에 빠른 한국 시리즈 종료를 위해 김강문 감독은 여유를 주지 않고 총력전을 선언하며 5차전에서 시리즈를 바로 마무리 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히어로즈도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단 1경기만 져도 준우승이기에 우승을 거두고 싶은 그들 입장에서는 유성이 나올게 분명한 5차전을 어떻게든 잡아내야만 했다.

[한국 시리즈도 어느덧 단 1경기면 새로운 역사가 작성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이노스는 이미 오전 중에 5차전 선발이 박유성이라고 공언을 한 상태죠?]

[네, 그렇습니다. 이미 1차전에 7이닝 무실점이라는 완벽투를 펼친 다이노스의 에이스죠. 3,4차전에는 타자로 나서서 무려 4개의 홈런을 포함해 9개나 되는 타점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덕분에 2차전 패배로 안 좋은 흐름으로 갈뻔했던 다이노스는 3,4차전 연승으로 이제 우승까지 마지막 한발만을 남겨두게 되었죠.]

"길었다."

"우리 입장에선 2년이니 안 길지만 선배들님 입장에선 엄청 오래 걸렸네."

베어스에서 이적해온 이종우, 손시한이 대표적이었다.

10년이 넘는 프로 생활에도 불구하고 우승 경험이 없었던 그들이기에 오늘 경기에서 다른 선수들 이상으로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부담 주기는 싫지만... 유성아 믿는다."

"나중에 밥이나 사주세요."

"그래. 질릴때까지 사주마."

주먹을 들어 서로의 주먹을 맞대는것으로 거래를 마친 그들은 이내 그라운드로 향했다.

기나긴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2014 한국시리즈 5차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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