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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 - 2번째 올스타 (1)
라이온즈전 위닝 이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팀으로 보았을때 무려 15연승이라는 엄청난 연승을 기록하기도 하였고,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연승으로 이어갔다.
이러한 바탕에는 안정적인 5선발의 선발진과 지난 시즌보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향상된 불펜과 타선의 조화가 완벽하게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유성도 마찬가지로 등판할때마다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비록 이닝 관리 때문에 로테이션을 2번이나 걸러야했지만 13번의 등판을 하면서 10승 1패 93이닝 방어율 1.35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각종 기록에서 리그 1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거론은 잘 안되지만 타자로써도 작년보다 홈런은 줄었지만 타율과 타점이 늘어나며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더욱 무서운 해결사가 된 유성이었다.
이렇게 완벽한 조화를 이룬 다이노스의 전반기 성적은 무려 78경기 52승 1무 25패로 승률만 봐도 0.675에 달하는 엄청난 성적이었다.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이야기하자면 이번 시즌의 다이노스는 정말로 무섭네요.]
[그렇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이미 거대한 잠재력을 보여준 다이노스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거든요.]
지난 시즌 다이노스는 후반기에 조금씩 순위가 내려가면서 결국 5할을 조금 넘긴 승률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해왔기에 이번 시즌에는 7할에 가까운 승률로 압도적인 1위를 지켜내고 있었다.
[후반기에는 아시안 게임으로 인한 휴식기도 있기 때문에 아마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죠.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시점에 주어지게 될 2주가 넘는 휴식기는 그 전에 순위를 결정하게 만드는 무언의 압박감을 주거든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반대로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쉬지 못할테니 그렇게 될 확률이 높죠.]
그 부분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아시안 게임 엔트리가 곧 발표될 예정이었다.
이전보다 늦은 발표였으나 그만큼 더 신중한 선발을 할 수 있었기에 별 다른 논란은 없었다.
[현재 나오는 이야기로는 미필 선수의 비중이 생각보다 더 클것이라고 하더군요. 거기다가 내년부터 1군에 합류할 TK 위즈를 감안한 아마추어 선발도 있을것이라고 하고요.]
[그렇군요.]
"예상보다 더 많을려나..."
과거에도 미필 대표팀이라고 불렸던 대표팀이다.
아슬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기에 MLB를 노리는 유성 입장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중요했다.
"대표팀 선발팀이랑 이야기를 했는데 베테랑 몇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필일 가능성이 높다는구나."
"그렇군요."
"우리쪽은 힘 좀 써서 4명 받아왔다."
"4명이나요?"
이 부분에서 벌써부터 24명 중 13명이 미필이던 전생의 대표팀과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그땐 1팀에 아무리 많아도 미필이 2명이었는데 이번 대표팀은 다이노스가 아무리 1위를 달리고 있다지만 4명이나 선발될 예정이었다.
"너랑 재후랑 범성이랑 주환이까지 4명 생각 중이다."
"투수만 3명이네요."
"그렇지."
괜히 4명을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
하나 같이 그 자격이 충분한 선수들이었다.
리그 최고의 선수인 유성은 말할것도 없고, 다른 팀에서도 3선발 정도를 바로 담당 할 수 있는 재후나 이번 시즌 제대로 각성하며 프렌차이즈 스타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는 범성 그리고 지난 시즌보다 더 철벽에 가깝게 변하며 전반기에만 20개에 달하는 세이브를 얻어낸 주환까지 안 뽑히는게 이상한 선수들이었다.
"올스타전 끝날쯤이면 발표 한다더구나."
"각 구단들이 꽤나 안달이 났던 모양이네요?"
"그렇지. 각팀의 중요 선수들을 2년간 쓸 수 있느냐 못 쓰느냐가 걸렸으니깐."
거기까지 상황을 파악한 유성은 이제 올스타전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올해도 최다 투표 1위를 달성하였기에 일부러 전반기 마지막 등판 일정을 조절하면서 이날의 경기를 준비했다.
[2014시즌 올스타 투표 1위! MC 다이노스의 박유성 선수입니다!]
그 말과 함께 엄청난 환호가 쏟아져나왔다.
[환호 소리가 엄청나네요.]
[그러게요.]
엄청난 소리의 환호와 함께 그라운드에 들어온 유성이 다른 선수들과 함께 도열하였고, 그것으로 올스타 호명이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올스타전 시작 전 하나의 행사가 진행 되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한 야구 선수의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됩니다.]
선구자라고 불리던 박찬오의 은퇴식이 이번 올스타전에 치루어지게 되었다.
유성도 현 KBO 최고의 선수였기에 기념 촬영에 합류하게 되었다.
[KBO 올스타전 역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전에서 은퇴를 치루게 된 선수가 되었네요.]
[이글스에서 1년 뛰기는 했지만 박찬오 선수의 업적을 생각하면 이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유성아. 너... 3년 연속 노리고 있지?"
"...네."
"나중에 밥이나 한번 먹자."
"그럴게요."
이제 올스타전이 시작되어야하기에 짧은 이야기만을 나눈 두 사람은 그대로 스쳐지나갔고, 잠시 후 2014 올스타전이 시작되었다.
[올해 박유성 선수는 홈런 레이스나 다른 행사에 전혀 참가를 안 했네요.]
[물어보니깐 올해는 쉬면서 하고 싶다더군요.]
[하하. 그렇군요.]
대신 마운드에선 최고의 공을 던진다.
올해도 2이닝을 배정 받은 유성은 미리 상대팀에게 양해를 구했다.
반대편 선발로 예정된 김강현과 사전에 이야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야 큰 문제 없는데 넌 괜찮겠냐?"
"뭐... 강속구로 찍어 누르면 되니깐 큰 문제는 없어요."
"...대단하네."
순수한 감탄이었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강현은 유성과의 이야기를 떠올리고는 간만에 신나게 던져보기로 했다.
[초구. 151km! 김강현 선수 시작부터 구속이 높네요.]
[아무래도 올스타전이니깐 페이스를 그만큼 올린게 아닌가 싶네요.]
'유성이도 참 겁이 없다고 해야하나...'
1번 타자로 나선 이종우는 사전에 이야기를 들었기에 타이밍을 맞추기만 할뿐 적극적인 타격을 하지 않았다.
[일단 침착하게 공을 지켜보고 있는 이종우 선수인데요.]
[2구째도 들어오는 공이네요. 2스트라이크로 몰리게 되었는데요.]
이미 이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있었기에 이종우는 김강현과 잠시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3구째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삼구삼진으로 물러났다.
[선두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처리한 김강현 선수입니다.]
[연속해서 빠른 공에 이어서 슬라이더로 마무리. 단순한 패턴이지만 오늘 김강현 선수처럼 구속이 나온다면 매우 위협적인 패턴이죠.]
이러한 흐름은 2,3번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노리기라도 한듯 김강현은 공격적으로 피칭을 이어갔고, 타자들도 적극적인 스윙을 하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놀랍군요. 세 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김강현 선수입니다.]
[마치 박유성 선수의 피칭을 보는거 같았네요.]
[그렇죠? 이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은 박유성 선수 정도만 보여주었죠.]
마침 유성이 1회 말을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보자 해설진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김강현이 저런 피칭을 한 이상 유성도 빠른 공 중심의 피칭을 할게 유력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박유성 선수는 평소에도 그렇게 던지니깐 익숙한데요.]
[그렇죠. 주목할 점은 어느정도의 구속이 나오느냐가 될듯 합니다.]
전반기 중에 유성이 던진 160km 이상의 공은 1경기에 많아봐야 5개 정도에 불과했다.
그 중에는 최고 구속인 163km에 도달한 공도 약간 있었기에 오늘 그런 공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 기대대로 유성은 초구부터 제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팡!
[160km! 시작부터 전력으로 가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오늘 김강현 선수도 그렇고, 파이어볼러 대전으로 방향을 잡은거 같네요.]
2구째는 약간 떨어진 158km의 구속이었으나 연달아 들어온 3구째의 구속은 더 큰 환호를 불러왔다.
[가만히 지켜보면서 삼진! 그리고 이 공의 구속은 162km!]
[엄청나네요.]
캐스터가 바쁘게 떠들고 있었기에 해설은 추임세를 붙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작년에도 이런 모습을 보았고, 이번 시즌에도 경기 중에 유성이 빠른 공으로만 찍어 누르는 모습을 간간히 보았지만 매번 볼때마다 새로움을 느꼈다.
"와... 점마 아예 치기도 어려운걸 던지네."
"어울려준다고는 했지만 저런걸 던지면 애초에 칠 수가 없잖아..."
"...강현이 신경 쓴게 아닐까."
"응? 어... 왠지 납득이 되는 이야기네."
사전 조율이 없어도 이렇게 타자를 처리할 수 있는 유성과 달리 김강현은 조금은 힘들 수도 있었다.
만약 그 점을 생각한 것이라면 그동안 선수들이 생각했던 유성의 이미지가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었다.
"그냥 괴물이 아니라 몇수 앞을 볼줄 아는... 지배자였나."
이번 올스타 한정으로 같은 팀인 선수들마저 은연 중에 공포감을 느꼈다.
순식간에 2,3번 타자를 김강현처럼 삼진으로 쓸어버린 유성은 그대로 1회 말을 마무리했다.
[이닝 종료. 일단 경기 초반은 투수전으로 흘러가는군요.]
[박유성 선수가 너무 무섭게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어요. 이거 보세요. 보고 있는 저도 순간 땀을 흘렸어요.]
[그러네요? 제가 볼땐 감탄이 나왔는데 선수들에게는 아니었나 보네요.]
"이거 이제 다이노스의 시대가 왔다고 해야하나?"
"응?"
"저런 괴물 같은 녀석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에 있어. 만약 저녀석이 그 조항을 노린다면 올해와 내년은..."
"완전히 초토화 되겠군. 저녀석을 상대하는게 단 3년만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뭐..."
이미 선수들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 생긴 제도의 처음이자 마지막 수혜자가 바로 유성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2년차 징크스 같은 것이라도 보여줬으면 모를까 지난 시즌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들로써도 고개를 저을만한 일이었다.
"그나저나 2회가 중요하겠군."
"유성이는 자기가 이 일을 시작했으니 별 다른 문제는 없을텐데 강현이는 문제 없을려나?"
"캐치볼 수준으로 던지는건데 문제 될게 있겠어?"
[자... 이건...]
[고의사구네요.]
[그렇죠. 고의사구네요.]
갑작스러운 고의사구였기에 해설진은 의문에 빠졌다.
그리고 2번째 타자에게도 고의사구가 이어지자 무엇인가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박유성 선수에게 보내는 일종의 도발 메세지인가요?]
[둘 다 세 타자 연속 삼구삼진을 잡았으니깐요. 어쩌면 이번에는 무사 만루의 상황을 만들고 전개할 생각인걸지도 모르겠네요.]
3번째 타자에게는 손이 미끄러지면서 데드볼로 출루 시키기는 했지만 어찌되었든 그들의 예상대로 무사 만루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쯤되니깐 상황이 보이네요.]
[어떤 상황인가요?]
[간단합니다. 두 투수의 자존심 대결 같은거죠.]
전 KBO 최고와 현 KBO 최고라는 이름의 대결.
좀 더 자세한 사정을 눈치 챈 상태였지만 일부러 자존심 대결로 방향을 붙여서 팬들의 의심을 사지 않게 만들었다.
그리고 김강현의 피칭을 지켜본 유성은 덕아웃에 있는 선수들에게 추가 사항을 붙였다.
"...팬서비스로 시작한건데 자존심 싸움이 되버렸네."
"유성이가 저렇게 보여도 아직 어린 선수니깐 혈기 왕성하다고 해야하나?"
"하긴... 뭐 어쩌겠어. 서비스할꺼면 끝까지 해야겠지."
앞선 이닝과 달리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덤벼들었기에 김강현은 삼진은 잡아냈으나 삼구삼진은 잡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무사 만루를 막아냈다는 점과 2이닝 6K라는 성적은 그대로 김강현의 올스타전 성적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유성이 2회 말 수비를 위해 마운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