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82화 (82/156)

# 82

Chapter 33 - 2014 개막전 (1)

2014시즌 다이노스의 개막전 상대는 KAI 타이거즈였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다이노스의 개막전이 오늘 시작됩니다.]

[마침 오늘 선발 매치가 또 주목을 받게 되는 매치인데요.]

[네, 타이거즈는 양현정 선수를 다이노스는 박유성 선수를 내보냈습니다.]

타선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지 김강문 감독은 마지막까지 라인업을 고민하고 고민하였다.

"누굴 넣어야할까?"

"일단은 유성이가 투수로 들어가니..."

1번은 박민오가 차지하였는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의 활약을 지켜보았기에 손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2번은 김종하로 지난 시즌 50도루로 도루왕에 등극한 선수였으나 동시에 한계가 존재했기에 배치를 조정했다.

3번은 FA로 영입한 이종우로 원래 3번은 나범성의 자리였으나 FA로 영입할때 트리플 테이블 세터라는 조합을 생각했던 김강문 감독이기에 이런 배치가 나오게 되었다.

"저거 될까?"

"모르지."

경험이 적지만 가능성은 큰 팀의 기대주, 작년이 첫 풀시즌이었기에 2년차 징크스가 우려되는 도루왕 그리고 FA로 데려온 베테랑 테이블 세터.

"선발 공략은?"

"글쎄... 솔직히 공을 봐야 알겠는데."

그 말대로 다이노스의 선공으로 시작되는 경기였기에 타이거즈의 선발인 양현정이 어떤 공을 던지느냐가 관건이었다.

"플레이볼!"

팡!

[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초구 149km에 완벽하게 제구가 되는 공이네요.]

[시범경기때도 느꼈지만 페이스가 좋더라고요.]

[이제 윤석인 선수도 없으니깐 양현정 선수가 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하니깐요.]

작년까지 타이거즈에 있던 에이스 윤석인은 이전 시즌보다 부진한 성적에도 미국 진출을 시도하였고, 진출 자체는 적절한 금액을 받으며 성공하였다.

물론 그곳에서 살아남을지 말지는 그에게 달렸지만 아직은 KBO에 묶여있어야하는 유성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어차피 금방 돌아오는 선수니깐.'

반면 양현정의 피칭은 놀라웠다.

겨우 첫 이닝이었지만 오늘 경기가 힘들것이라는게 바로 느껴질 정도의 피칭이었으니 직접 상대한 타자들도 고개를 저으며 벤치로 돌아왔다.

"꽤나 힘들겠는데..."

"첫 타석은 탐색전으로 생각해야겠죠."

"투구수도 늘리고 말이지?"

"그렇죠."

"넌 어떻게 할려고?"

"개막전이니깐... 가볍게 완봉 도전이나 해볼까요?"

1회 초가 마무리되고 유성은 바로 마운드로 향했다.

양현정의 피칭을 보았으니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1회에는 페이스를 올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양현정 선수가 1회에 2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는데요. 작년 투수 4관왕의 박유성 선수가 이제 1회 말 마운드로 향하고 있습니다.]

[시범경기에서는 벌써부터 160km를 던지면서 최고의 컨디션이라는 것을 보여줬죠?]

[네, 시범경기에서 또 제일 삼진을 많이 잡은 선수였죠. 듣기로는 무리하게 잡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던데 워낙 공이 빠르다보니 삼진 잡기가 쉽다고 하더군요.]

- 개막전때 얼마나 던질까?

- 작년에 딱 1번 빼고 다 85구였으니 올해는 90이나 95구?

- 그러고보면 작년에 85구 제한인데도 7이닝 소화해서 놀랐지.

- 올해는 작정하고 분석한 팀들이 많아서 그렇게까지는 안될꺼 같지만...

실제로 시즌 시작전의 미디어 데이에서도 다이노스와 유성은 가장 위협적인 상대로 지목 되고 있었다.

"다이노스가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모르겠지만 포스트시즌에 온다면... 어쩌면 다이노스 때문에 떨어질지도 모르겠네요. 박유성이라는 괴물이 있으니깐요."

베어스부터가 그러했고, 트윈스, 자이언츠 등은 물론 라이온즈까지 유성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은 어쩌면 예언이었을지도 모르는 말이었다.

"만약... 저희가 우승을 실패한다면 다이노스 특히 박유성 선수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가요?"

"네, 히어로즈나 베어스, 트윈스도 위협적인 팀이지만 솔직히 다이노스에게는 뭔가 공포감도 느껴집니다."

이렇게 되니 유성에게 그만큼 마이크가 자주 넘어오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유성은 최대한 무난하게 넘어가려고 했다.

한 기자의 작은 도발만 아니었다면 말이었다.

"그러면 박유성 선수는 자신 없으신가요?"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던 유성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면 잠시 겸손은 내려둘까요? 네... 많은 분들이 저를 경계하시는데... 감사히 그 견제를 받아들이고 왕조를 뛰어넘어 보겠습니다."

"그 말씀은..."

"네. 시즌이 길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지만... 제일 높은 곳을 노려보겠습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타이거즈 선수들도 꽤나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든 말든 유성은 타이거즈의 새 구장을 먼저 둘러봤다.

"챔피언스 필드라..."

이번 시즌 새롭게 완공된 타이거즈의 새로운 구장이었다.

그러고보면 다이노스가 몇년 뒤에 새 구장을 사용할 예정이었는데 어차피 그 전에 떠날게 유력한 유성이었기에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에게 집중하였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재미 있는 엔트리네."

작년까지 트윈스에서 뛰던 이대영이 FA 시장에 나온것도 놀라운데 타이거즈는 그에게 4년 24억이라는 금액을 제시하며 영입을 하였다.

물론 유성도 알고 있었다.

그의 부활이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었다.

하지만 초구를 보자마자 타자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초구부터 157km까지 올라가는 박유성!]

[컨디션이 좋나본데요?]

[그러게요. 시작부터 이정도라면... 오늘 기대할만하겠습니다.]

"장난 아니네..."

"그러게요."

"태곤아, 좀 살살 하면 안되냐?"

"왠만하면 저도 그러고 싶은데... 저녀석이 저질러 놓은게 있어서 말이죠."

"에휴..."

그래도 김태곤이 사인을 보냈는지 2구째는 152km로 느려진 포심이 날아왔고, 그 공을 보며 타이밍을 잡던 이대영은 3구째에 곧 바로 들어온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첫 타자부터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역시 150이 넘는 공을 치는게 쉽지는 않죠.]

[특히 시즌 초반에는 컨디션이 100%가 아닌 선수들이 더 많은데요. 박유성 선수는 순조롭게 거의 다 끌어 올린듯 합니다.]

[네, 바로 2번 타자 김주천이 타석에 들어섭니다.]

'유리몸끼가 있지만...'

어떻게 보면 현 타이거즈에서 가장 위험한 타자였다.

그래도 긴장되는 것은 없었다.

팡!

'구속은 153km... 그런데 작년보다 더 묵직해진거 같아.'

앞의 선수의 타석을 지켜본것도 있지만 실제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알 수 있었다.

지금 마운드에 있는 유성은 작년과는 다른 투수라는 것을 말이었다.

"어쩔 수 없네."

작년의 유성은 시즌 중에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렇기에 작년 이상의 수준으로 가정하고 유성을 상대할 준비를 해왔던 김주천도 첫 타석에는 맥 없이 4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4구... 나쁘지는 않은데..."

문제는 유성은 작년부터 계속 저런 페이스로 모든 타자들을 상대하고 해왔기 때문에 아무리 짧아도 7이닝을 소화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거기다가 투구수 제한이 늘어났다는건 시범경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어때?"

"어렵겠어. 오늘 투수전이야."

"그래? 쩝... 올해도 어렵겠네."

아쉬운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에 신생팀보다 아래에 위치하다못해 8위에 자리할 정도로 팀 성적이 부진했기에 선수들은 이번 시즌에 어떻게든 반등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만난 상대가 너무나 안 좋았다.

"현정이가 잘 해주길 빌어야지."

"그래."

그 사이에 3번 타자까지 삼구삼진으로 처리한 유성은 그렇게 10개의 공으로 1회를 마무리했다.

덕아웃에 돌아와서 자리에 앉은 유성은 곧 바로 양현정의 피칭을 분석했다.

2회 초 공격을 나서는 다이노스 타자들은 팀의 4번 타자이자 주장인 이호중과 새로운 외국인 타자인 테인즈 그리고 작년에 큰 가능성을 보여준 다이노스의 프렌차이즈 스타 나범성이었다.

"타순이 돌아가는걸 생각하면... 7회쯤이 승부처일려나."

첫 타석은 어차피 유성도 양현정도 힘이 남아돌기에 타자들이 출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경험을 한 두번째 타석부터 변화가 생길 것이고, 적응을 한 세번째 타석이 된다면 허점을 찔러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때까지 공략 포인트를 찾아야겠지만...'

팡!

"스트라이크!"

그래도 확실히 양현정의 컨디션은 최고수준이었다.

150km를 간간히 넘어가는 공을 던지며 타자들을 그야말로 압도하고 있었고, 이호중과 테인즈가 약간은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2아웃. 이제 6번 나범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양현정 선수의 공이 좋은데 공략이 될까요?]

[글쎄요... 일단 경기 초반이라 체력이 남아돌거든요? 차라리 투구수를 늘린다던가 그런 방법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공략은 어렵지만 못 칠정도는 아니다.'

유성을 통해서 150km 정도의 강속구는 충분히 쳐낼 수 있게 단련 되었다.

무조건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공을 건드릴 수 있는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파울!]

[펜스에 직격하는 파울 타구였습니다.]

[정말 깜짝 놀라게 하는 타구를 때려낸 나범성 선수인데요.]

[스프링캠프때부터 느끼기는 했지만 확실히 작년보다 많이 발전하기는 했어요. 그래도 초구부터 저런 타구를 때려낼 정도라면 올해 기대해도 될듯 합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양현정은 파울이 된 것을 보고 범성에 대한 경계도를 올렸다.

다이노스에서 가장 위험한 타자를 이호중과 테인즈 그리고 유성으로 잡아놨는데 그 목록에 범성도 추가가 된 것이었다.

팡!

[151km!]

[위험한 타구가 나오니 바로 페이스를 올리네요.]

[네, 이제 나범성 선수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인데요.]

이어진 3구째를 참아낸 범성은 4구째를 다시 파울로 만들어냈으나 5구째 슬라이더로 범성에게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하였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포심은 잘 따라간 범성이지만 변화구까지는 완벽하게 따라가지 못했다.

"뭐, 범성이도 아직 젊으니깐 꾸준히 고치면 돼."

"그렇죠."

물론 유성이 알고 있는 범성은 이후에도 선구안을 확실하게 개선 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유성이 알고 있던 방법의 일부를 적용해보았는데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듯 했다.

어찌되었든 이닝이 마무리 되었기에 유성은 다시 그라운드로 나섰고, 경기는 2회 말로 이어졌다.

[네,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타이거즈의 홈 개막전이자 다이노스의 개막전입니다.]

[경기가 2회 말로 접어들었는데 오늘 두 투수의 컨디션이 매우 좋은듯 합니다.]

[그렇죠. 박유성 선수는 원래부터 강속구로 유명했고, 양현정 선수도 오늘 컨디션이 좋은지 150km 이상의 공이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구속 대결로 가면 당연히 내 승리지만..."

이제 시즌 첫 경기였다.

컨디션 자체는 거의 다 올라왔지만 몸상태까지 최고조로 올라가는 여름이 되기 전까지는 무리하지 않는게 좋았다.

팡!

그래도 155km 정도의 공을 던지는 것은 쉬웠다.

그정도의 공만 던져도 타이거즈 타자들은 마치 선풍기를 돌리듯 헛스윙을 했고,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도 이런 모습에 감탄을 표할 수 밖에 없었다.

"저녀석 진짜 장난 아니네..."

"오늘 점수 낼 수는 있나?"

"차라리 0대0으로 끝내는게 현실적일꺼 같은데..."

작년에도 1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가 시즌 첫 등판인 오늘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기에 타이거즈팬들은 반쯤은 기대를 내려둔 상태였다.

경기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었다.

[확실히 절대 에이스의 존재는 큰 차이를 만드는군요. 현장에 있는 저희가 바로 느낄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 앉아있습니다.]

[네, 작년 박유성 선수의 성적을 보면 아시겠지만 마치 선동연 감독이 현역일때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성적이었거든요.]

[150이닝도 안되는 짧은 이닝에 200개가 넘는 삼진. 그러고도 모자라서 1점대 방어율까지...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리그가 많이 달라지기는 했습니다만 확실히 박유성 선수의 모습은 선동연 감독의 현역 시절과 비교할만합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헛스윙 삼진! 벌써 5개째 삼진을 잡아내며 2회 말을 마무리 하는 박유성입니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던 유성은 양현정을 슬쩍 보고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시작이니깐... 한번 끝까지 가보죠."

그 말처럼 경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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