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81화 (81/156)

# 81

Chapter 32 - 시즌이 끝난 뒤 (2)

추웠던 겨울이 끝나갈 무렵 한 운동장에서는 빠른 속도로 공이 날아가고 있었다.

팡!

"어우... 장난 아니네."

"겨울 사이에 뭘 하고 온거야?"

"나도 몰라. 그래도... 올해도 기대할만 하겠어."

그들이 주목하고 있는것은 바로 유성이었다.

지난 겨울 휴식기를 거쳐 스프링 캠프에 돌입한 유성은 벌써부터 작년보다 한층 더 실력이 늘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단순히 유성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작년 프로 첫 시즌을 보낸 선수들 모두 조금씩 발전하며 다이노스의 전력은 전체적으로 조금씩 더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으악!"

"뭐야?"

"그냥 질러봤어."

"아니 놀랬잖아 임마!"

게다가 KBO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용병 확대였는데 기존 2명만 쓸 수 있던 용병 슬롯이 3자리로 늘어나게 된 것이었다.

다만 3명 모두 출전 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3명이 모두 같은 포지션인것도 안되기 때문에 2명의 투수에 1명의 타자로 각팀들은 용병 구성을 마무리했다.

물론 신생팀 혜택을 받고 있는 다이노스는 4명의 외국인 선수 중 3명을 투수로 쓸 수 있었기에 좀 더 뛰어난 전력을 구축 할 수 있었다.

'우리 팀 외인들은 따지자면 작년보다 더 강해졌다.'

첼리와 에릭은 재계약에 성공하였고, 3번째 투수로 웨버가 새롭게 합류하였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는 회귀 전에 KBO에서 신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에릭 테인즈였다.

'우리 팀은 역사의 변동이 없다.'

신기하다면 신기하다고 할 수 있는게 이미 13시즌에 큰 변동이 생겼다.

여기에 유성이 작년에 거둔 성적을 생각하면 뭔가 선수단 구성에 변화가 생길법도 했는데 다이노스는 큰 변화 없이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다시 시작해볼까?"

"네."

물론 다른 팀들은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기존에 유성이 몰랐던 선수들이 꽤나 영입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이름값을 보면 왜 그런 선수가 여기에 오느냐라는 말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었다.

'테인즈도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몇몇 팀은 외인을 전부 교체하기도 했는데 그 중에는 테인즈처럼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급 선수들이 여러명 포함 되어있었다.

이정도 수준이 되니 그런 선수들이 왜 오는거냐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각팀이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도 짐작되었다.

"40인 로스터급이라..."

'아직 연봉 제한이 풀리지 않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썼을텐데...'

현재 KBO의 외국인 연봉은 30만불의 상한이 존재했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그 이상의 금액을 암묵적으로 주고 받은 관행이 있었기에 유성은 KBO 구단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사용했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어느팀이 제일 골치 아플까?"

"간단하게 보면 작년 포스트시즌 팀은 다 어렵다고 봐야죠."

"오... 그 아래는 신경 쓸꺼 없다?"

"아니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좀 더 위로 올라가는 것을 노리고 있기에 상대 팀에 따라서 집중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유성도 그런 점을 감안해서 각팀마다 맞춤형 전략을 준비해둘 정도였다.

'그럴려고 새 구종을 또 만들어야했지만...'

물론 무작정 추가하지는 않았다.

기존 구종들을 좀 더 보완하고, 급하게 익혔던 투심의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단지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돌아서 구종을 1개 더 추가하게 되었다.

"테스트는?"

"받아보셨잖아요?"

"하긴... 바로 실전에 써도 되기는 하더라."

유성의 구종 습득능력은 볼때마다 감탄이 나왔기에 김태곤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순조롭게 진행된 스프링 캠프로 다이노스 선수들은 시즌 준비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곧 바로 시범 경기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아시안 게임이 있기 때문에 일정에 꽤 많은 변동이 있는걸 알고 있을꺼다."

리그 진행 중에 휴식기를 가지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는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뤄야하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그 점을 감안한 김강문 감독이 몇몇 주력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체력 훈련을 시켰기에 문제 없었다.

"우리쪽에서 보낸다고 하면 유성이, 재후, 주환이, 범성이 정도겠지."

"4명 중 누가 떨어질까요?"

"내가 어찌 알겠나. 3명까지라도 가면 좋을텐데 말이야."

"3명이라면 충분할겁니다. 단지 4명 모두 가는게 어려워 보여서 아쉽지만요."

병역 혜택이 필요한 선수들을 감안 할것이기에 다이노스 선수들이 성적만 제대로 낸다면 충분히 아시안게임에 선발 될 수 있었다.

다만 3명의 투수들과 달리 범성쪽은 힘들 수도 있었다.

다이노스는 겨울에 FA 시장에서 각각 4년 40억과 4년 30억의 금액에 두 베테랑 선수를 영입하였다.

베어스에서 뛰던 외야수 이종우와 내야수 손시한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것은 경험이 부족한 다이노스에게 경험을 채워줄 카드로 선정되었기에 나온 영입이었다.

당연히 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작년 다이노스는 4명의 외야수가 주로 기용 되었다.

나범성, 김종하, 권희돈 그리고 박유성.

내야에 리더가 필요했기에 순조로웠던 손시한과 달리 4명이나 되는 선수가 있는 외야는 지금 시점에서도 포화나 다름 없는 상태였다.

그래도 여러 측면에서 필요한 영입이었기에 별 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민오도 좋은데?"

"그러게. 작년에는 좀 별로였는데 그동안 엄청 갈고 나왔네."

MC 다이노스의 첫 드래프트에서 1라운더로 지명된 박민오.

그의 성장이 두드러짐에 따라 김강문 감독도 이번 시즌에 좀 더 확실한 엔트리를 짤 수 있게 되었다.

"언론에 재미 있는 이야기가 있네."

"뭔데요?"

"나범성, 테인즈, 박유성, 이호중까지 3번부터 6번에 배치에서 나테박이 클린업 쿼터라고 부르고 있어."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인데...'

분명 라이온즈의 박선민이 영입된 이후에 붙은 별명이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우연히 맞아 떨어진 이름이었기에 유성은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훈련에 집중했다.

팡!

"나이스!"

***

[어느덧 2014 시즌의 시작이 다가왔네요.]

[네, 정말 많은 분들이 이 시간을 기다리셨을겁니다.]

[그 전에 지난 시즌에 비해 바뀐 점이 많은데요. 가장 주목할건 바로 용병 제도의 변화죠?]

[네, 외국인 선수가 1명 더 늘어나게 되었죠?]

[그렇습니다.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있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다만 3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3명 모두 같은 포지션이 될 수 없습니다. 덕분에 외국인 타자가 부활하게 되었죠.]

오늘 치루는 경기는 시범경기였지만 정규 시즌의 연장선이나 다름 없기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고, 그 사이에 유성은 준비를 마무리했다.

"유성이 니가 작년에 85구 제한이 걸려있었지?"

"네."

"일단... 투구수 제한은 90구로 늘리기로 했다. 이닝은 작년 이닝을 생각해서 175이닝으로 제한이 되겠지만."

"그렇군요."

유성을 입단 시킬때 약속했던 철저한 관리는 그 당시에 이야기 되었던 버두치 리스트와 같은 자료에 맞게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시범경기 첫 등판은 너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지?"

"네."

관리를 위해 중간에 2군에 1번씩 다녀왔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제한 투구수와 이닝도 늘어났다.

그래서 팀에서는 과감하게 유성을 1선발로 배치하였다.

1년 정도 이르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작년 유성의 성적을 생각하면 성적이 떨어져도 유성이 적격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올해는 2군에 내려가는 일이 없을꺼야. 게다가 타자 출전 문제도 있으니 휴식을 취하는 경기도 줄어들겠지."

"네, 안 그래도 그 부분을 생각하고 체력 훈련에 집중했어요."

사실 이건 당연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20경기 19선발 1불펜으로 등판했던 유성은 19번의 경기에서 평균 7이닝이 넘어가는 이닝을 소화했다.

그런 투수에게 제한 투구수가 겨우 5개에 불과하지만 늘어난다는 것 자체가 작년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 말이었다.

'게다가 유성이의 구종을 생각하면...'

어쩌면 이닝 제한을 지키기 위해서 조기에 시즌을 마무리 시켜야할지도 몰랐다.

아직 시즌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포스트 시즌을 위해서라도 이닝 관리는 철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문제는..."

"다른 팀들이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도 보통이 아니라는거지."

"투타 모두 큰 골치꺼리가 될만한 선수들이 있으니..."

물론 이미 KBO 무대에 적응한 두 선수가 있기에 다이노스는 한결 편한 입장이었다.

"유성이 니가 볼때는 어때?"

"작년보단 순위가 오를꺼에요."

"오... 자신감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 해온 노력이잖아요?"

"그래, 그랬지."

그것으로 충분했다.

몸도 마음도 준비가 끝난 선수들이 시범 경기를 치루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시범경기부터 160km까지 구속이 올라온 박유성!]

[올해도 이 선수를 막을 선수는 없는건가요!]

딱!

[투수만 잘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네, 100경기도 안 뛰고 30홈런을 때려내는건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것이니깐요.]

유성은 작년보다 한층 더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주었다.

유성과 함께 5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할 첼리, 에릭, 이재후, 웨버도 그러했고, 선발진이 가져온 승을 지켜낼 불펜도 주환을 중심으로 여러 선수들이 뭉쳤다.

[투수진은 작년에도 최고의 4선발 덕분에 리그 최고의 선발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불펜까지 보강되면서 작년의 약점을 거의 다 매꾼 느낌입니다.]

[물론 시즌이 시작되면 다른 점이 생길 수도 있지만... 타선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죠?]

[네, 가장 먼저 주목할건 역시 다이노스의 첫 외국인 타자인 에릭 테인즈입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유성이 테인즈와 가벼운 대결을 펼친적 있는데 승부 자체는 유성의 완승이었으나 유성이 높은 평가를 내렸기에 구단 내부에서도 조심스럽게 대성공을 점치고 있었다.

[여기에 외야에 이종우를 내야에 손시한을 영입하며 경험과 좀 더 안정적인 타선을 구축하게 되었죠.]

[네, 워낙 절묘한 영입이었다보니 저희가 예상 라인업을 생각할때도 수 많은 엔트리가 나와서 예측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박유성 선수가 투타겸업 문제로 외야수에서 40경기 정도 결장을 할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로테이션을 돌리면 될겁니다.

[반면 내야는 조금 이야기가 쉽죠?]

[그렇습니다. 손시한 선수가 유격수로써 내야의 중심을 잡아주고, 3루의 모창인, 1루의 테인즈까지 있으니 2루만 채우면 되는데 시범경기는 보면 박민오 선수가 유력해보이죠?]

[잠재력은 원래부터 충분했던 선수니깐요.]

핵심만 다루었음에도 다이노스의 전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선두는 당연히 유성이었다.

이러한 전력을 갖춘 다이노스는 시범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패배를 거두었고, 가끔은 대패를 한뒤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조급해 하지 않았다.

이 시범경기는 긴 시즌을 치루기 위한 준비였기에 선수들은 승패보다는 차근차근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것에 집중을 하였다.

덕분에 시범경기가 끝나갈쯤에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점에 올랐다.

"이제 시즌 시작인가?"

"으... 우린 올해도 휴식으로 시작하네."

"어쩔 수 없지. 개막 일정은 2년 전 성적으로 정하니깐. 그래도 내년부턴 10개 구단 체제로 돌아갈테니 우리도 내년부턴 개막전부터 경기를 할 수 있어."

"중요한건 올해 어떤 성적을 내는가겠지."

보통 일정은 1위,9위와 2위,8위 같은 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배치했을때 남게 되는 5위 구단은 다음 시즌에 신생팀과 개막전을 치루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다들 모여봐."

"네."

"다들 그동안 잘 준비해왔어. 이제 남은건 이번 시즌에 우리가 준비해온 것과 우리가 얼마나 발전했느냐를 보여주는 것 뿐이야."

긴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선수들에게는 포스트시즌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2014 시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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