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
Chapter 26 - 질주를 시작하다 (2)
[대단하네요.]
[그러게요.]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다이노스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특히나 이 선수에게 주목을 하셔야하는데요.]
딱!
[말씀 드리는 순간 다시 날아가는 타구! 넘어갔습니다!]
[첫 경기는 적응의 시간이었고, 두번째 경기에서 바로 멀티 홈런을 때려내는 나범성입니다!]
[보면 볼수록 대단하네요. 그동안 이호중, 박유성에게 집중된 공격력이 나범성 선수와 모창인 선수의 복귀로 단숨에 강력해졌으니깐요.]
강력한 선발과 점차 안정되어가는 불펜과 수비와 달리 타선은 여전히 약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두명의 선수가 복귀하는 것으로 공격력까지 상승한 다이노스는 휴식기 이후 첫 상대인 이글스에게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거두었다.
"답이 없네. 답이 없어."
"휴식기 거치니깐 어떻게 전력이 더 강해지냐."
경기를 지켜보던 스카우터들은 계속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다이노스의 전력은 안정화되었다.
그런 흐름에 정점을 찍듯 유성이 4월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다이노스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아직 안 붙어본 팀이 어디더라?"
"전부 다 붙어봤지. 그나마 기대할만한 팀은 라이온즈랑 베어스 정도겠고 말이지."
"마침 이글스 다음이 베어스로군."
좋은 분위기의 정점을 찍은 다이노스를 막아낼 수 있는 팀은 현 시점에서 라이온즈와 베어스 정도 밖에 없다.
그렇기에 마침 절묘한 타이밍에 만난 베이스와의 경기는 중요했고, 김강문 감독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1차전 선발로 유성을 내보냈다.
"안 되더라도 어떻게든 투구수를 늘려. 애송이한테 리그 폭격을 허가하는건 1달이면 충분하다."
"네."
거기다가 전임 감독인 김강문 감독에게 갚아줄 것이 있기에 베어스 선수들은 이곳 잠실에 유성을 무너트릴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를 갈고 나왔구만."
"오늘 컨디션은 어때?"
"어제 내내 쉬었으니깐 문제 없어요."
"그래. 오늘도 어떻게 될꺼 같아?"
"좀 힘들게 해주면 좋겠어요."
그 말에 김태곤은 순간 멈칫했고, 고개를 젓다가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보통이라면 자만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녀석은 지금 자신감으로 가득해.'
"플레이볼!"
베어스의 선발로 나선 투수는 베어스의 에이스인 리퍼트였다.
150km가 넘는 포심을 가지고 있는 그였기에 오늘 경기에서도 타자들은 조금씩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리퍼트도 진짜 대단하단 말이지."
"거대한 키, 빠른 구속 같은 부분을 생각하면 좀 더 오래 볼 수 있는 유형이기는 하지."
"그래도 다이노스가 아예 공략을 못하는건 아닌거 같네."
딱!
"아웃!"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타이밍은 어느정도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그 점을 주목한 스카우터들은 오늘 유성의 피칭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 예측하였다.
"1회에 얼마 나왔지?"
"최고 153km."
"휘유~ 박유성도 장난 아니겠는데?"
리퍼트의 피칭을 본 스카우터들은 오늘 경기가 재미 있게 돌아갈 것이라 예상하였고, 실제로 유성의 초구는 그런 리퍼트에게 말하는듯한 공이었다.
팡!
[초구부터 157km! 시작부터 전력으로 가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이종우 선수 초구를 보자마자 억울하다는 표정인데요.]
[도발은 리퍼트가 했는데 왜 자신한테 저런게 날아오나 그런 이야기겠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팡!
[2구째도 157km가 나오며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가 만들어졌습니다.]
[시작부터 이러는거 보니 오늘 경기에서는 초반에 볼지도 모르겠군요.]
[그러게요. 이 페이스라면... 말씀드리는 순간 3구째.]
팡!
[헛스윙 삼진! 그리고 160km!]
[작정하고 던지고 있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 오늘 파이어데이냐.
- 150 이상을 던지는 자만 공을 던질 수 있다.
2번 타자도 강속구를 앞세우며 삼진으로 처리한 유성은 3번 타자인 김현성을 만나게 되었다.
저번 등판때는 무리할 필요가 없었기에 적당히 던지며 안타를 하나 허용하기도 했으나 오늘 경기에서는 리퍼트라는 상대가 있기에 적당히 던질 이유가 없었다.
그 결과가 유성의 압도적인 포심의 연속이었고, 결국 베어스도 1회에 삼자범퇴로 물러나게 되었다.
[시작부터 양팀 선발의 투수전이 치열한데요.]
[관건은 이런 페이스를 얼마나 유지 할 수 있느냐가 되겠군요.]
[그렇죠. 박유성 선수가 160km를 던질 수 있지만 이렇게 155가 넘는 공을 경기 내내 던져본적은 없거든요.]
[초반에는 문제 없지만 경기 중후반에 변동이 생길 수 밖에 없을겁니다.]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쳐서 투구수 소모를 줄인다. 85구의 제한에도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성적을 낸것도 그 덕분이지."
"마냥 그러는 것도 아니고 볼배합을 가져가는걸 보면 영리해."
팡!
[헛스윙 삼진! 리퍼트 선수도 2회를 가볍게 틀어막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박유성 선수의 차례가 돌아옵니다.]
4번부터 시작하는 클린업.
하지만 155km가 넘는 공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 유성을 공략할 수는 없었다.
유성이 포심 위주의 피칭을 펼치면서도 4개의 변화구를 절묘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2회도 순식간에 마무리 되었고, 이러한 흐름은 3회에도 이어졌다.
[오늘 경기가 정말 빠르게 진행 되고 있네요.]
[그렇죠. 두 투수 모두 작정하고 던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투구수의 차이가 나고 있지만요.]
유성은 3이닝 동안 34구로 극한의 절약을 과시하였지만 리퍼트는 42구로 유성보다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유성이 투구수 제한으로 인해 완봉이 어려운 상황이라는게 베어스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
"어때?"
한번의 타순이 돌았기에 방법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성은 그런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솔직히 답이 없어요. 150 초반까진 할만한데 150 중후반을 계속 던지고 있으니..."
"아오... 저녀석은 왜 오늘 저러는거야."
2번째 타석에 들어섰던 이종우도 고개를 저으며 물러나며 오늘의 유성은 사실상 공략 불가에 가깝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렇게 되면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았고, 베어스도 오늘 총력전을 각오했다.
그렇게 양팀 투수들의 압도적인 피칭은 6회를 지나 7회에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7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유성과 달리 리퍼트는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스코어 2대0 상황에서 경기는 8회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러면 다이노스도 어떻게든 2점을 지키려고 할텐데요.]
[9회의 박주환 선수에게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겠네요.]
현재까지 나선 모든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9경기에서 1승 6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단 1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방어율 0의 마무리인 주환이 버티고 있었기에 다이노스는 8회만 넘기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필 클린업인데다가 전부 우타자야."
"유성이를 더 끌고 가기에는 80구를 넘겨서 무리였으니깐요."
"그렇지."
두 선발이 내려간 이후 진행된 8회는 그만큼 치열했다.
먼저 다이노스가 2점을 추가하며 4대0까지 스코어를 벌렸으나 베어스도 순식간에 3점을 따라 붙으며 다이노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막판에 베어스 타선이 터지며 역전의 가능성을 잡아냈으나 주환의 공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헛스윙 삼진!]
[시즌이 진행되면서 박주환 선수의 최고 구속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네요.]
[네, 언더핸드가 140 초반의 공을 던지면 상상 이상의 효과가 나오거든요? 특히 마무리 투수처럼 1이닝만 던지는 위치라면 더욱 뛰어나죠.]
게다가 보통의 언더핸드는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주환은 다양한 구종을 가지고 있기에 좌타자라고 해도 쉽게 공략할 수 없었다.
"안타는 간간히 맞는데 그걸 또 순식간에 병살 유도해서 처리하고 있으니..."
"다이노스는 박유성이 등판할때 사이의 이닝을 막아줄 셋업맨만 구하면 깔끔하겠는데?"
"그러게. 애초에 8회에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기만 했어도 박주환이 나올 필요가 없었을텐데..."
공격력이 보강되자 다시 부각되는 다이노스의 아쉬운 점이 바로 불펜이었다.
완벽에 가까운 클로저인 주환이 버티는 9회는 문제 없지만 그 앞에서 연결을 해줄 불펜이 미완성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MC 다이노스가 3연전의 첫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가게 되었고, 다이노스의 승률은 6할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런 다이노스를 막기 위해 베어스는 2차전에 화끈한 역전승으로 다이노스의 기세를 한번 꺾었으나 이어진 3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폭격을 받고 말았다.
딱!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시즌 7호 홈런!]
[완벽한 타이밍에 정확한 임팩트였네요.]
딱!
[쳤습니다! 나범성의 적시타! 스코어 10대0!]
[겨우 4회인데 벌써 이렇게 차이가 나네요.]
화끈하다못해 전부 다 박살낼 기세의 타격전이었다.
베어스 선발로 나선 투수는 3이닝도 못 채우고 내려갔고, 2번째로 올라온 투수는 계속 얻어 맞고 있음에도 교체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다이노스의 공격은 6회에 잠시 멈추었는데 그 전에 이미 스코어는 16대0까지 벌어진 상태였다.
유성은 겸사겸사 8호 홈런을 때려낸 상태였으며 다른 선수들도 스텟을 엄청나게 쌓아둔 상태였다.
"그렇게 두들겼는데 이제 6회라고?"
"뭐... 이런 날도 있어야지. 그래도 터무니 없기는 하지만."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다이노스는 7회부터 다시 점수를 뽑아내기 시작하였고, 베어스도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으나 승패를 바꿀 수는 없었다.
결국 최종 스코어 21대4라는 스코어로 다이노스는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야... 3홈런 대단하네."
"그래서 형은 혼자 5안타에 5타점이나 뽑아냈잖아?"
"에이, 타점 이야기하면 넌 6타점 뽑았잖아."
범성이 돌아온 이후 다이노스의 클린업은 한층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범성은 뒤에 이호중과 유성이라는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기에 안정적으로 타격을 할 수 있었고, 유성은 앞에 범성과 이호중이 왠만한 찬스를 다 해결해주었기에 자신이 무조건 해내야한다는 부담이 줄어든 상태였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혼자서 할 수 있는건 한계가 있으니...'
지금은 타선의 페이스도 좋고 유성도 체력이 충분하기에 문제가 없으나 여름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의 여름은 미래에도 유명했다.
오죽하면 경기수를 단축하고 여름 휴식기를 따로 만들 정도였으니 얼마나 더운지 짐작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시기라면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겠지만 최근 수년간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 것을 느낀 유성이기에 체력 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했다.
"일단 다음 상대는 자이언츠인가..."
그 다음 상대는 라이온즈.
다이노스와의 대결에서 상대 전적의 우위를 기록하고 있거나 동률을 기록 중인 팀들이었다.
"30경기 17승 13패라... 좋은 성적이지만 더 위를 노릴 수 있을꺼 같은데..."
"너무 무리하지는 말지?"
"나도 알아. 그래도 아직 여유 있을때 최대한 달리는게 좋으니깐."
조금만 더 승을 쌓는다면 1위도 노릴 수 있기에 유성은 질주를 멈출 생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