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64화 (64/156)

# 64

Chapter 25 - 혼돈의 4월 (1)

[헛스윙 삼진! 경기 종료! 9번째 심장이 이제 막 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아쉬운 경기들이 조금씩 있었는데 그런 위기들을 극복하고 4경기만에 1군 첫승을 달성하는 MC 다이노스입니다.]

기다렸다는듯 온라인에 기사들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는 유성이 존재했다.

[박유성, 데뷔전 역대 최다 탈삼진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다.]

투타겸업을 선언한 박유성은 오늘 경기에서 투수로 첫 등판을 치루었다.

그리고 8이닝 무실점 15K라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동시에 데뷔전 최다 탈삼진이라는 기록을 달성하였다.

또한 이날 경기 마지막에 던진 공이 정확히 160km를 기록하며 KBO에서 토종 선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되었다.

- 마지막 공은 다시 봐도 지렸다.

- 계속 힘 빼고 던지더니 마지막에 전력으로 던지는거 보고 반했다.

- 진짜 여러가지로 팬서비스 쩔음.

여담으로 유성을 이어서 등판했던 주환도 1이닝 무실점 2K를 기록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였다.

140km를 겨우 넘는 구속이었지만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 덕분에 유성의 강속구에 적응했던 타자들을 완벽하게 휩쓸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김강문 감독님, 오늘 박유성 선수의 활약을 예상 하셨나요?"

"음... 어느정도는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까지 잘할줄은 몰랐네요."

"그렇군요."

다이노스의 역사적인 첫승이었기에 선수 인터뷰는 물론 감독 인터뷰도 준비가 되어 있었고, 제법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유성의 차례가 왔다.

"네. 그러면 오늘의 수훈선수인 박유성 선수를 만나보도록 하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MC 다이노스의 박유성이라고 합니다."

"오늘 창단 첫 승과 함께 정말 놀라운 기록들을 만들어내셨는데 느낌이 어떠신가요?"

"의도한건 아닌데 데뷔전에만 작성할 수 있는 기록을 작성해서 좋네요. 그래도 팀의 첫승을 제가 이끌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소문으로 무성하던 160km의 공을 던지셨는데 미리 준비 하신건가요?"

"네. 초반부터 힘을 아끼면서 또 투구수 관리를 하면서 그 공을 던지기 위한 힘을 비축해 두었습니다. 덕분에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이외에 여러 이야기가 있었으나 유성은 가볍게 이야기를 해준 이후 인터뷰를 끝냈다.

다른 선수들은 기뻐할지 몰라도 유성에게는 이것이 하나의 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첫승을 거둔 이후 다음 날에는 운 좋게도 비가 오며 선수들은 첫승의 기쁨을 조금 더 즐기며 다음 경기를 준비 할 수 있었다.

***

"안 풀리네."

"그러게."

첫 승 이후 라이온즈전 1경기와 그 이후에 만난 트윈스와의 2경기까지 3경기를 내주며 3연패와 함께 이번 시리즈에서도 루징을 확정한 MC 다이노스는 한숨을 쉬고 있었다.

우천으로 기존에 등판하기로 했던 이재후의 등판이 밀리고, 아담, 첼리, 에릭이 연달아 나섰으나 그 3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했기 때문이었다.

타자로 나선 유성도 충분히 제 역할을 했으나 여전히 조금씩 모자란 부분이 있었기에 매 경기마다 접전 끝에 패배를 하고 말았다.

"원래 트윈스전 마지막 경기는 유성이가 등판 해야하지만 재후 로테이션 때문에 유성이가 와이번스와의 1차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런가..."

현 시점에서 7경기를 치루며 단 1승만 거둔 다이노스였기에 가장 확실한 카드인 유성을 빠르게 꺼내고 싶었지만 타자로 3경기를 나선 상태였기에 고민 끝에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아직 시즌은 초반에 불과했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예상 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팡!

[헛스윙 삼진!]

[경기 종료! MC 다이노스가 3연패를 끊고 시즌 2번째 승리를 거둡니다!]

[원래 박유성 선수가 나와야했지만 등판일 조정으로 먼저 나온 이재후 선수가 6이닝 무실점이라는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고, 불펜이나 타선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의 승리로 8경기 2승 6패의 성적을 거둔 MC 다이노스는 점차 최악의 스타트를 하고 있는 이글스와 간격을 넓히기 시작했다.

[원래 첫승이 제일 어렵다고 하는데 그 첫승을 진작에 했으니깐요. MC 다이노스는 금방 하위권팀과 경쟁할 수준이 될겁니다.]

[더욱 좋은 이야기는 본래 5선발로 생각했던 이재후 선수가 시즌 첫 등판에서 좋은 피칭을 펼쳤다는 점이죠.]

[네, 기존 외인 3선발이 굳건한 가운데 박유성 선수에 이어 이재후 선수도 좋은 피칭을 보이며 선발진만큼은 완성된 것이나 다름 없는 MC 다이노스입니다.]

[마침 내일 박유성 선수가 등판을 합니다.]

트윈스 원정 이후 바로 홈으로 돌아온 다이노스는 KS 와이번스 3연전을 치루게 되었다.

그리고 첫 경기 선발로 나서는 것은 바로 유성이었다.

"최고 160km. 이런저런 말로 많았지만 녀석이 확실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160km를 계속 던질 수는 없는듯 하고 157 이상의 공도 딱 3번만 던졌어."

"150km 안밖의 구속에... 평균으로 치자면 151km 정도 되겠지."

아무리 KBO의 수준이 낮다고 해도 150대의 공은 분명히 공략이 가능한 공이었다.

그렇기에 와이번스도 유성을 대비해 강속구 대응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구상하였다.

"귀신 같군."

"변화구 비중을 저렇게 갑자기 올리는게 말이 되나?"

"되니깐 저녀석이 저러고 있는거고, 또 우리가 0점으로 막히고 있는거겠지."

오늘 유성은 앞선 경기와 달리 맞춰 잡는 쪽에 초점을 잡아두었고, 와이번스 타자들은 확 줄어든 패스트볼 비중으로 인해 출루조차 힘들어하고 있었다.

- 강속구 노리고 왔더니 변화구만 던지네.

- 구종 많으면 이렇게 써먹는구나...

비율로 따지자면 60%가 넘던 포심이 오늘 경기에서는 30%를 겨우 넘기는 수준까지 줄어들었기에 와이번스 타자들의 머리는 복잡했다.

심지어 오늘 유성이 같은 구종을 3번이나 던지는 과감한 피칭을 펼치기도 했기에 와이번스 타자들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유성이 오늘은 7이닝만 던지고 물러났다는 사실이었다.

기다렸다는듯 등판한 더블 스토퍼 중 하나인 주환의 피칭으로 추격마저 하지못한 와이번스는 3대0 영봉패를 거두며 MC 다이노스에게 시즌 3번째 승리이자 첫 2연승을 헌납하였다.

이후 2경기에선 아담과 첼리가 나서기로 했으나 아담의 로테이션을 약간 조정하고 이태영, 첼리 순으로 나서게 되었다.

"시즌 초반부터 6선발을 가동하시는건가요?"

"약간 조정할게 있다더군."

사실 그에 대한 사정은 유성이 잘 알고 있었다.

유성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몇가지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뭐? 견제?"

"손해볼건 없잖아?"

"...그러지."

팡!

"잠깐만 그 폼은 조금 곤란해."

"뭐?"

"미국에선 상관 없겠지만 KBO에선 보크에 걸릴 수도 있어."

다른 둘은 몰라도 아담은 주시를 할 필요가 있는 선수였다.

과거에도 SNS를 통해 논란이 일어난적이 있던 선수였고, 유성도 당시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담이 반발을 할 것을 걱정한 유성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아담은 유성의 이야기를 듣고 등판일을 조정하였다.

"그래도 그렇지. 뜬금 없이 견제폼 수정이라..."

그래도 전화위복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는 일들이 있었는데 우선 대체 선발로 나선 이태영이 6이닝 무실점이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냈고, MC 다이노스는 첫 3연승과 위닝 시리즈에 도달하였다.

"오늘 이기면 4연승이자 첫 스윕이다. 모두 긴장 풀지말고 어제처럼만 해라."

"네."

선발 등판 이후 휴식을 취하고 다시 타선에 합류한 유성이 있기에 다이노스 선수들은 좀 더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세던이라..."

[두 투수 모두 페이스가 좋네요.]

[그렇죠. 박유성 선수도 첫 타석은 아쉽게 물러났죠.]

첫 3이닝은 0대0의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 타순을 돌았기에 4회에는 조금 다른 전개가 나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시작은 유성이었다.

[4회 말 공격에서 1아웃 상황에 박유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투수로 나선 2경기에서 1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타자로도 6경기에서 홈런 2개와 함께 5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죠.]

유성이 타석에 들어서자 앞선 타석의 상황을 떠올린 세던은 심호흡을 하며 사인을 교환했다.

아직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간 타구를 중견수가 가까스로 잡아내는 장면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팡!

[초구 거의 가운데로 오는 공을 지켜보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앞타석에서 맞기는 제대로 맞았으니깐요. 아마 이번에는 넘길려고 할껍니다.]

2구째는 살짝 빠지면서 볼이 되었고, 3구째도 마찬가지였다.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음에도 유리한 볼카운트가 만들어졌고, 유성은 이제 칠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그렇게 이어진 4구째가 날아오자 망설임 없이 스윙을 하였다.

딱!

[4구째 쳤습니다! 쭉쭉 뻗어나가는 타구! 이 타구는! 담장을 넘어갑니다!]

[벼락같은 박유성의 시즌 3호 홈런! MC 다이노스가 스코어 1대0으로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 드디어 쳤다.

- 홈런 페이스 무섭네. 2경기 1개씩 치네.

- 놀랍게도 타자로 나선 날에는 아직 이긴적이 없다.

- 오늘이 타자로 6경기째던가?

- 그렇지. 오늘은 분위기가 괜찮은거 같다만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유성의 기록에 이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MC 다이노스 팬들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그런 상황에서 6회에 첼리가 동점을 허용하자 탄식이 나왔고, 불펜이 준비를 시작한 것을 보고 점차 분위기가 묘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물론 걱정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7회 말 선두 타자인 권희돈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주장인 이호중이 거대한 한방을 때려냈기 때문이었다.

[넘어갑니다! 다시 리드를 가져오는 이호중의 투런 홈런! 이걸로 스코어는 3대1! MC 다이노스가 창단 첫 4연승에 점차 다가가고 있습니다!]

[곧 바로 박유성 선수 타석으로 이어지는데요.]

딱!

[초구 바로 쳤습니다! 이 타구도 다시 넘어갑니다!]

[MC 다이노스의 시즌 2호 백투백 홈런이군요.]

[그렇네요. 이제 스코어는 4대1까지 벌어집니다.]

첼리는 결과적으로 7이닝 2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그 뒤는 불펜의 역할이었다.

주환이 마무리를 위해 준비를 했으나 막판에 2점을 더 추가하며 스코어는 6대2까지 벌어지며 주환의 등판 기회는 사라졌다.

그래도 다른 투수들이 잘 막아내며 MC 다이노스는 시즌 첫 4연승과 함께 시즌 5승째를 달성하게 되었다.

[오늘 승리로 11경기 5승 6패인데요. 1승만 더 거두면 5할에 도달하게 되는 MC 다이노스입니다.]

[초반 순위도 괜찮네요.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최하위로 예상 되었는데도 생각 이상으로 준비가 잘 되었어요.]

[그렇죠. 그 중심에는 다들 아시듯 박유성 선수가 있는데요. 타자로 나선 경기 중에선 오늘 경기가 첫 승이라고 하더군요.]

[아, 그러면 5승 중 3승을 본인이 관여한게 되겠군요.]

[네, 그렇게 되죠.]

- 신생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력이 좋은데?

- 이거 첫해부터 포시 찍는거 아닌가 몰라.

- 그건 아직 설레발이지.

이러한 MC 다이노스의 활약 덕분에 현재 순위표는 혼돈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나마 디펜딩 챔프인 라이온즈나 다이노스에게 스윕을 거둔 자이언츠 정도만 상위권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 상태였다.

"다음 상대는 누구지?"

"이글스요."

그 말을 들은 김강문 감독은 생각했다.

꽤나 힘든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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