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61화 (61/156)

# 61

Chapter 23 - 시즌 개막 (2)

시범경기가 끝난 이후 며칠의 시간이 흐른 가운데 MC 다이노스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준비로 분주했다.

"선발 로테이션은 이전에 이야기한대로."

"타순은 큰 틀은 맞추었지만 나머진 당일 컨디션도 봐야합니다."

"아담은?"

"준비 끝났습니다."

"그래? 그러고보니 미디어데이가 있던가?"

"네, 누굴 데려가실껀가요?"

"호중이랑... 유성이로 하지."

"네."

당연하다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FA로 영입하며 팀의 주장을 맡겼던 이호중과 올해 최고의 유망주인 박유성이라면 안정감과 화재성 모두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13 프로야구 미디어데이는 예상 이상의 화제를 몰아왔다.

"박유성 선수 15억이라는 역대 최대 금액을 받게 되셨는데 어떠신가요?"

"네... 개인적으로는 저는 이 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자신감이었다.

유성의 답변에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있었으나 일부 기자들은 유성의 말에서 유성의 자신감을 파악했기에 곧 바로 다음 질문이 들어갔다.

"그렇다면 올해 어느정도의 성적을 생각하고 있나요?"

"음..."

시작부터 유성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일부 기자들은 시선을 집중하였다.

그리고 유성의 발언은 감탄이 나오는 그런 것이었다.

"신인왕은 물론 MVP도 노려보겠습니다."

- 저게 15억의 패기냐?

- 류연진이 06년에 했으니 7년 지나기는 했는데...

"투수는 물론 타자 부분에서도 타이틀을 1개 이상 가져올 생각입니다."

"투타겸업으로 인해 타이틀 획득이 쉽지는 않을텐데요?"

"그정도도 못하면 돈값 못하는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은 일부 고액 연봉자들 공격하는 것이었다.

"아직 어린 선수에게 프로의 무서움을 가르쳐주어야겠네요."

"시범경기땐 봐줬던겁니다."

"그렇다고 하는데... 박유성 선수?"

"시범경기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도 살살 했습니다."

"..."

'어쩔려고?'

'적당히 할게요.'

분위기가 묘해지자 이호중이 슬쩍 유성에게 말을 걸었으나 유성도 더 이상 끌고 갈 생각은 없었기에 적당히 마무리 했다.

- 건방지다고 해야하나 자신감이 넘친다고 해야하나

- 후자로 하자.

- 수준 떨어진다던 양반한테 한방 먹여줘야지.

마침 절묘하게도 MC 다이노스의 첫 상대가 가장 극렬한 반대를 했던 부산 자이언츠였기에 신생팀에 호의적이던 사람들은 조금씩 유성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 그러다가 못하면 어쩔려고 저러는건지...

- 아직 어린 선수니깐 뭐...

"많은 우려가 있는것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경기에서 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9개 구단 체제였기에 1개의 팀이 돌아가면서 쉬게 된 이번 시즌.

그리고 MC 다이노스가 가장 먼저 쉬는 팀이 되었기에 다른 8개 구단이 개막전을 펼치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다.

"개막전에 상대할 자이언츠에 집중해라."

"네."

올해 개막전 시리즈는 2연전으로 구성 되었으며 시즌 중반까진 3연전으로 치루어지겠지만 시즌 후반에는 다시 2연전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우린 쭉 쉬니깐 3연전 하다가 후반기에 2연전으로 들어갈꺼야."

"개막전 타순은... 대강 정리가 끝났다."

이전에 이야기 되었던대로 유성은 5번 타자이자 우익수로 뛸 예정이었다.

로테이션 조정 중에 유성을 3선발로 쓰자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4선발로 확정되었기 때문에 문제 없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러 MC 다이노스의 1군 개막 첫 경기가 펼쳐지게 되었고, 홈 구장인 마산구장은 만원 관중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였다.

"후..."

"떨리냐?"

"1호 기록 세울 생각에 기쁜데요?"

"그래?"

1회 초 수비는 아무 문제 없이 마무리 되었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아담이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곧 바로 이어진 1회 말 공격에서 모창인이 창단 1호 안타를 만들어냈다.

딱!

[쳤습니다! 역시 어느정도 예상했던 선수가 안타를 쳤네요.]

[바로 이호중, 박유성 선수로 이어지는 찬스인데요.]

그러나 부산 자이언츠도 오늘 경기를 위해서 에이스인 유먼을 특별히 준비 시켰고, 2사 이후 안타가 터지며 만들어졌던 찬스는 그대로 이호중의 아웃과 함께 끝나고 말았다.

"쩝..."

"미안, 괜히 선두 타자로 만들었네."

"아니요. 초반이니깐 차근차근 하면 되요."

그런 유성을 보며 이호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지켜봐왔던 유성의 마인드는 생각 이상으로 훌륭했다.

그것은 팬서비스는 물론 그라운드에서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점이었다.

'좀 직설적인 부분은 고쳐야겠지만.'

그렇게 양팀 모두 1회에 득점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2회로 이어진 경기에서 유성은 생각 이상으로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보여주었다.

[대단하네요. 어려울 것이라고 봤는데 담장 앞까지 빠르게 따라와서 잡아냈어요.]

[투타겸업에 의문이 들었는데 박유성 선수는 실력으로 당당하게 의문을 하나씩 지워가고 있네요.]

[그렇죠. 이런 수비라면 타석도 기대할만 하겠어요.]

실제로 2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유성은 1회의 피칭을 복기하며 초구를 기다렸다.

팡!

[초구 지켜보는 가운데 스트라이크.]

[143km의 구속인데요. 개막 첫 등판이다보니 아직 100%가 아니네요.]

[네, 시범경기가 있었지만 선수에 따라서 조금 느리게 폼이 올라올 수도 있으니깐요.]

'이정도 공이라면...'

유먼은 유성처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주 던지는 투수였다.

하지만 유성과 달리 포심의 비중이 큰 선수였기에 나름 공략 포인트를 잡기 쉬운 선수였다.

2구째인 체인지업을 걸러내며 볼카운트는 1S-1B이 만들어졌고, 유성은 3구째를 곧 바로 휘둘렀다.

딱!

[쳤습니다! 배트 던지고! 이 타구는 큽니다!]

외야수들이 열심히 따라갔지만 이내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들 앞에 존재하는 벽 때문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가며 유성은 MC 다이노스의 또 다른 기록을 가져가게 되었다.

[MC 다이노스의 창단 1호 홈런, 타점, 득점을 모두 가져가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정말 역사에 남을 한 장면이네요.]

유성의 솔로 홈런을 통해 1대0의 리드를 잡은 다이노스는 이후 6회까지 1대0의 스코어를 팽팽하게 유지 시켰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성은 볼넷 이후 도루까지 기록하며 창단 1호 도루 기록까지 가져가게 되었다.

안타와 볼넷은 모창인이 가져갔기에 유성 입장에서는 약간 아쉬운 감이 들었으나 유성은 4가지 기록을 획득 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여담으로 2루 도루에 성공했던 이닝은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추가 득점에 실패하였기에 스코어는 6회가 끝난 시점에서도 1대0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제 불펜이 올라올듯 한데 걱정 되네요.]

[네, 확실히 선발이야 외국인 선발이니 괜찮은데 불펜은 전부 신인이니깐요.]

이에 대한 불안감은 거짓말처럼 현실이 되었다.

아담이 내려간 7회 귀신같이 MC 다이노스는 역전 투런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 홈런을 기점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다이노스는 결국 4대1의 스코어로 개막전에서 패배를 거두고 말았다.

유성이 막판에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으나 점수로 연결되지 못했기에 그것은 의미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첫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셨는데 어떠신가요?"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강문 감독님이 직접 이번 3연전에는 등판을 안 한다고 하셨는데요."

"네. 사전에 이야기된 부분입니다. 투타겸업을 위해서 가능하면 부담을 줄여주실려고 했다더군요."

- 그래도 타자 중에서 모창인이랑 같이 유일하게 잘했잖아.

- 그 둘만 쳐서 문제지...

그리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MC 다이노스는 극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선발인 첼리가 7이닝 1실점을 기록하였고, 1대2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호중 앞에 동점 기회가 찾아왔다.

딱!

[쳤습니다! 안타! 주자는 그대로 홈으로!]

[동점을 만들어내는 MC 다이노스! 그리고 끝내기 찬스를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모래 등판을 위해 유성은 한발 빠르게 교체가 된 상태였다.

"경기 더럽게 안 풀리네."

교체 전까지 3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던 유성이기에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타선의 부진으로 타점이나 득점은 없었지만 유일하게 공격을 이끌고 있던게 유성이었기 때문이었다.

"잘 치기를 빌어야지."

"그런데 넌 언제 등판하냐?"

"글쎄... 1군에 있다는건 쓸 생각은 있다는거니깐 내일일려나?"

딱!

"쳤다."

"좀 짧은데..."

그 말대로 외야수가 전진하면서 타구를 잡아냈고, 동시에 3루 주자가 스타트를 끊었다.

뒤 이어 외야수가 홈으로 송구를 하였고, 접전이 될듯하였던 승부는 아쉽게도 아웃으로 마무리 되었다.

"첫 연장전이네."

"그러고보니 우리 고등학생땐 연장전 가본적이 없네."

"생각해보면 그렇지."

하지만 연장 10회 초에 곧 바로 홈런을 허용한 다이노스 불펜은 10회 말 공격에서 만회하지 못하며 이날 경기에서도 패배하고 말았다.

[2경기 뿐이지만 MC 다이노스는 분명 프로팀과 경기를 치룰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죠.]

[하지만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는 수준은 아직인듯 합니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MC 다이노스 불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확실한 카드가 없어서 그런듯 합니다.]

"불펜은 그럭저럭 되어가고 있는데 수비가 문제로군."

"2경기 모두 실책이 나왔으니깐요."

점차 1군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당장 문제를 지적하지는 않겠지만 나중에도 이런 문제가 지속된다면 우려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유성이 선발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빠진 부산 자이언츠와의 3차전에서 에릭이 7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긴 이닝을 버텼으나 타선이 1점에 막히며 다시 한번 패배를 거두었고, 동시에 창단 첫 스윕 패를 당한 MC 다이노스였다.

"다음은 칠성 라이온즈인가?"

"하필이면 라이온즈군요."

2년 연속 우승을 거둔 현존 최강의 팀.

전력 유출이 약간 있지만 라이온즈 같은 팀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이노스 입장에서는 라이온즈에게 호구가 잡히지 않을 것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유성이가 잘 해주기를 빌어야겠죠."

"음... 상대 선발이 누구였지?"

"장원수라고 하더군요."

작년 다승왕이자 논란이 많기는 했지만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지난 시즌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다.

투수로써의 첫 경기부터 제법 골치 아픈 상대를 만나게 된 유성이었으나 유성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나 오늘 잘 던진거 맞지?"

"그래. 잘 던졌다."

드디어 첫 등판을 한 주환이 유성에게 계속 말을 거는 것도 있었지만 투수로 나서는 유성이 신경 써야하는 대상이 투수가 아닌 타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팀 때문에 가려져있지만 라이온즈는 본래 막강한 타선을 자랑하는 팀.'

최영우, 박선민, 채대인 같은 선수들은 물론 KBO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인 이승연까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타선이었다.

"WBC는 몸 풀기에 불과했으니깐."

그렇게 유성의 시즌 첫 등판인 칠성 라이온즈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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