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58화 (58/156)

# 58

Chapter 22 - 겸업 (1)

대한민국 대표팀과의 연습경기는 MC 다이노스의 3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종료 되었다.

이것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몰락을 예고하는 것이었고, 반대로 MC 다이노스라는 잠룡이 KBO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연습경기라고 너무 두들겼나?"

"아니, 저렇게 당해봐야 개선이 되는거지."

"그런가..."

전날 겨우 3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기에 유성은 강제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어제 주환도 마운드에 오르며 1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았기에 가벼운 훈련만 받고 있었다.

"철민이가 제일 힘들겠네."

"1루랑 지명타자쪽에 자리가 없으니깐."

"이미 1군 경험이 많은 선배들이나 작년에 2군에서 성과를 보인 선배도 있으니..."

어느팀에서나 투수가 모자랐기에 수준급 실력을 갖춘 두 사람은 진작에 1군급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하지만 철민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듯 했기에 철민에게 왠지 모를 안쓰러움을 느낀 두 사람이었다.

"그나저나 투타겸업 결국 하는거냐?"

"해야지. 그럴려고 안정적인 KBO에 남았으니까."

이미 타격 연습이나 외야수 수비도 어느정도 진행이 된 상태였다.

몇몇 선수들은 유성의 투타겸업에 의문을 품었으나 우선 투수로썬 유성이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문제 없었으나 타격에는 의문이 있었다.

"대만팀이 만족스러운 상대는 아니지만... 테스트로는 나쁘지 않아."

***

[15억 팔의 박유성, 타자로 출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괴력을 과시했던 박유성이 대만 국가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타자로 출전했다는 소식이다.

투수로 등판한 이후 하루 쉬고 타자로 나선 박유성은 놀랍게도 3타수 3안타 2타점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타자로써도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생략)

- 타자요?

- 심지어 3안타?

- 이게 극한의 재능충이냐.

당연히 MC 다이노스를 예의주시하던 언론들은 유성의 타격을 확인하자마자 기사를 보냈고, 야구팬들은 여러가지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 고등학생때도 3년간 통산 4할 찍은 괴물이었음. 솔직히 타자 포텐이 아까웠는데 연습경기라지만 장난 아니네.

- 그러면 투타겸업을 할려는건가?

- 솔직히 무리 같은데...

- 마지막 투타겸업이 87년인가 그쯤인데 그게 될려나?

투타겸업 소식이 나온 이후 야구팬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전개했고, 실제로 부정적인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그러한 의견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에 들려면 NPB의 소식 때문이었는데 오타니도 NPB 잔류를 하면서 투타겸업을 조건으로 넣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순식간에 한일 양국의 대결로 바뀌게 되었다.

- 일본에도 투타겸업이?

- 이러면 박유성 밀어줘야한다.

- 일본이 하는데 우리가 못하겠냐!

시기 적절하게 나온 NPB 소식으로 여론의 방향이 전환 되었고, 이러한 흐름을 확인한 유성은 시영이 손을 썼다는 것을 확인했다.

차후 MLB 진출을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던 그는 유성과 함께 유성이 주목하라고 했던 오타니도 같이 관찰을 하고 있었다.

"한일 양국의 감정을 이용하는건 뻔하면서도 확실한 효과를 가져오지."

현재 그는 한국을 넘어 일본의 유망주와도 일부 접촉을 하고 있었다.

과거 유성이 일본의 봄 고시엔에 참가하여 우승을 거둔 것은 일종의 전설로 여겨지고 있었다.

당시 한국 협회나 일본 협회의 모습도 그렇고 1학년만 참가 했던 부분은 지금도 거론될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지만 한일 야구 교류 목적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기에 양국의 협회는 지금도 그 문제를 쉬쉬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국제 유망주 룰이 문제인데..."

2012 CBA에서 노사가 협약한 계약에 따르면 만 23세 미만의 해외 유망주는 계약금에 제한이 걸리게 된다.

유성이 3년만에 MLB로 향한다면 만 21세에 불과하기에 위 규정에 걸리게 된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KBO 경력 7년을 채워야 포스팅이 가능한 것은 저 규정을 피할 수 있는 구실이 된다.

류연진도 7년이라는 시간 덕분에 저 연령 제한에 걸리지 않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6년 3600만불이라는 상상 이상의 기간과 금액을 보장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편법이 없는건 아니지만..."

지금 적용 되고 있는 규정이 2012 CBA 규정이기에 가능한 편법이었는데 벌써부터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었기에 규정이 바뀌는 2017 CBA 전에 MLB 진출을 성공 시켜야했다.

물론 3년 안에 우승을 하지 못하면 그대로 7년의 기간을 채워야하기에 이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어진다.

"그나저나 곧 시범경기가 시작하겠군."

딱!

연습경기 일정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성은 놀랍게도 타자로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있었고, 2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멀티 히트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장타력이 없는건 아닌데... 홈런이 안 나오는군요."

"당연히 홈런이 안 나오지. 저녀석 일부러 힘을 빼고 있으니깐."

"네?"

"오늘이 마지막 경기던가?"

"아, 네."

"유성이한테 등판 가능한지 물어보고 가능하면 라인업 좀 바꿔서 마지막 이닝 맡기도록 하지."

"네."

이왕 하기로 했고, 투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김강문 감독은 작은 가능성을 보았고, 또 다른 시도를 해보았다.

"등판요? 시범경기 전에는 없는거 아니었나요?"

"원래는 그렇지. 그런대 감독님이 한번 물어보라더구나."

"음..."

가볍게 어깨를 돌려본 유성은 1주일 가까이 쉬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1이닝 정도라면 점검 차원에서 던져보는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좌익수에 써야하나 우익수에 써야하나..."

"송구 능력을 생각하면 우익수가 좀 더 좋겠죠."

김강문 감독과 코치들이 시즌 중 유성의 포지션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사전에 준비는 커녕 예고도 없었던 등판을 하게된 유성은 불펜 피칭을 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던졌다.

팡!

"힘 빼고 던지는데 140이 넘네."

"저게 강속구 투수의 파워라는거지?"

"시즌 들어가면 얼마나 빨라질지 기대 되네."

"저번주에 154까지 올라왔으니깐 시즌 들어가면 바로 160km 나오겠지?"

"벌써 그렇게 페이스가 올라왔으니 충분히 가능해."

오늘 유성의 구속은 140 초반대에 불과했으나 변화구의 비중을 급격하게 끌어 올리면서 구속이 낮아도 문제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강속구에 가려져서 그렇지 유성의 변화구들은 하나하나가 수준급으로 평가 받는 구종들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더블A 아래로 취급하는 대만 선수들이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라는 이야기였고, 유성은 시범경기 전 마지막 연습 경기에서 깔끔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어때?"

"아직 첫 시즌도 안 치뤘어. 심지어 시범경기도 안 되었고 말이야."

"그래도 투타겸업을 하는 선수에게 이정도 샘플이면 최소한의 견적은 나오잖아?"

"하이 싱글A 정도 밖에 안되는 리그로는 딱히 평가 할게 없는데... 박유성이라는 유망주는 당장 메이저리그에 올라와도 문제 없다고 보고 있어. 단지 긴 시즌을 치룰 체력이 되느냐가 문제지."

"투타겸업까지 하니깐 말이야."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도 유성의 능력에 대해서는 이제 의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160km의 공을 제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성은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길 자격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대표팀과 붙었던건 1경기짜리에 3이닝짜리 표본이라 그냥 버리는게 나을듯 하고."

"아깝구만. 그러면 지켜본 의미가 없지 않나?"

"아니지, 시즌을 치루기 위해 얼마나 준비를 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워크에식 같은 부분에서 감점이라도 먹으면 골치 아프니깐."

"꼼꼼하구만."

"내가 본 박유성이라면 절대 7년씩이나 KBO에서 썩을리가 없어. 분명 무엇인가 조치를 해두었겠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던 그도 확신의 단계에 접어든 동료의 모습에 무엇인가 반박을 하려고 했으나 확신에 가득찬 표정을 하고 있는 동료를 말릴 수는 없었다.

'그러고보니 저녀석이 이렇게 오랫동안 매달리는 선수는 처음이지...'

그도 고민하다가 유성의 데이터를 다시 한번 체크하였고, 이제 장소를 이동할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때가 되었다.

"허..."

"와..."

"내가 뭘 본거지."

"이거 실화냐?"

MC 다이노스가 한국에 돌아온 가운데 WBC가 시작되었고, 선수들은 할말을 잃고 말았다.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서부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에 불안감을 느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네덜란드가 강한거냐 우리가 못하는거냐?"

"둘 다... 같은데?"

5대0

과거 축구 대표팀에서나 들을만한 이야기를 그들이 당했다.

오대빵이라고 불리는 그 별명이 붙은 이 경기는 한국 야구의 오만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답답한데 훈련이나 하자."

"지금?"

"답답해서 내가 국대 뛰는게 나을꺼 같다. 그러니 지금 더 노력해야지."

"하긴..."

다른 선수들도 답답함을 느꼈다.

오늘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그만큼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고, 그것은 아직 어린 선수들이 국대라는 드높은 고지를 목표로 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유성이가 이번에도 좋은 축이 되주고 있습니다. 국대 애들한테는 미안하지만 국대가 저런 모습이라면 자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붙었거든요."

"널널할 것이라 생각했던 선발 로테이션이 유성이 때문에 4선발까지 순식간에 채워졌으니 그럴만도 해."

"그나저나 슬슬 2군에 내려갈 애들을 골라야할텐데요."

"어차피 우리도 부상 선수가 좀 있으니 그녀석들이 돌아오기 전까진 테스트한다는 느낌으로 봐야겠지."

"알겠습니다."

시범경기 시작까지 1주일 남은 시점에서 선수들은 훈련 페이스를 좀 더 끌어 올렸다.

FA나 20인외 지명으로 온 선수들은 투자한 금액부터가 달랐기에 1군에 남는 것이 거의 확정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여전히 많았기에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했다.

"이 녀석은 2군에서 좀 더 준비 시키고..."

"이 친구는 어떻게 할까요?"

"흠... 남은 자리가... 안되겠군. 2군."

"불펜은 대충 이정도면 될듯 합니다."

"그렇군."

선수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김강문 감독과 코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1군에 잔류 시킬 그리고 시범경기에 기용할 선수들을 고민했다.

하지만 끝까지 마땅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둘 중 누가 더 1군에 통할 것 같은가를 먼저 확인하게. 지금 우리는 1군에 걸맞는 전력이 필요하기에 잠재력보단 실력을 우선시 해야하니깐."

"이 친구로 하죠."

"저도 찬성합니다."

여러 의견이 마지막 순간까지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끝내 시범경기 엔트리가 완성 되었다.

"드디어 시작하는군."

"시범경기부터 무리하면 안 될텐데 말이죠."

"자네가 관리를 잘 해줘야할꺼야."

"네, 당분간 힘들겠군요."

그렇게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완성된 엔트리로 시범경기를 치루기 시작한 MC 다이노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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