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55화 (55/156)

# 55

Chapter 20 - Next Stage (2)

MC 다이노스에서 20인 외 지명을 마무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KBO 현역 최고의 좌완 투수로 꼽히던 류연진이 무려 2573만 7737달러 33센트라는 금액의 포스팅 이적료가 나온 것이었다.

"허... 2500만?"

"엄청나군요."

"이 말은 박유성이 제대로 성장한다면..."

"그에 맞먹는... 아니 그 이상의 금액이 될 가능성도 있겠군요."

워낙 놀라운 소식이었기에 야구팬들의 시선은 다시 유성에게 향했다.

만약 유성이 류연진처럼 뛰어난 성적을 거둔다면 류연진 이상의 금액이 가능할지 모른다고 생각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진짜 3년만에 우승해버리면 어쩌죠?"

"골치 아픈 이야기지만... 그때가서 생각하지."

"네."

***

마무리캠프가 종료되고 유성은 다시 미래고로 돌아왔다.

"스프링캠프는 1월 중순부터니깐 2달 가까운 시간 동안은 여기서 훈련 해야겠네."

"그러게. 거기다가... 작년에 선배들보니깐 장난 아니었지?"

"그럴 수 밖에 없기는 했지. 지금 시기에는 공식 훈련이 금지 되어있으니깐."

KBO에서는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공식적으로 이 시기를 휴식기로 설정해두었다.

마무리캠프가 종료된 시기가 11월 말이니 시기 상으로도 MC 다이노스는 최대한 훈련을 진행한 것이었다.

"니들은 마무리 캠프에서 공 던졌냐?"

"아니, 철저하게 몸만 만들었어. 공은 스프링캠프때나 던지라더라."

"과연... 우리도 그랬거든."

미래고 선수들 입장에서는 서로 마지막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서로 다른 팀에서 뛰게 되니 이런 시간을 가지기도 힘들어질 예정이었다.

"졸업식...은 못 하겠네."

"졸업식이 2월이니깐 유성이처럼 스프링캠프 갈만한 애들은 다 무리지."

"뭔가 아쉽네. 그대로 고등학교의 끝인 졸업식인데..."

각자 야구를 시작한 시기는 달랐다.

하지만 조금씩 실력을 쌓아가며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서 만났다.

"그러고보니... 작년에도 야구부 차원에서 졸업식 하지 않았냐?"

"그렇지. 아마 우리한테 말은 안 해서 그렇지 몰래 준비 하고 있을껄?"

"이야... 조금 실망할뻔 했는데 갑자기 기대 되네."

"야야, 작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기대 안 하는게 좋아."

"그런가?"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선수들은 꽤나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휴식, 식사, 수면 정도로 나누어지는 반복 패턴이었기에 일부 선수들은 지겨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진행하였기에 그러한 정도는 약했다.

"아... 놀고 싶다."

"배부른 소리 하지말고 다시 뛰어. 신인이면 열심히 뛰어야지."

"아니, 그래도 그렇지. 훈련 스케줄이 몇달 전보다 더 빡신데?"

"이제 프로니깐 그에 맞게 난이도를 올린거지. 어차피 그 전의 훈련은 다 적응했잖아?"

"그렇...지."

"그러니 다시 뛰어."

이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다.

앞서 프로에 진출한 선배들에 의해서 그 효과는 충분히 검증 되었다.

거기다가 유성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기에 선수들도 이런저런 이야기는 해도 훈련은 충실하게 받고 있었다.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던 코치들도 그런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후배들도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덩달아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애들이 마지막까지 팀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군요."

"미래고의 이름이 걸려있으니깐 말이지. 앞선 선배들이 한것처럼 녀석들도 하나의 기준을 만들꺼야. 그리고..."

"유성이가 더 큰 변화를 만들겠죠."

"그래."

물론 그들은 아직 유성이 투타겸업을 결정 했다는 것을 모른다.

언론에도 발표되지 않은 사항이었고, 다이노스도 내년 1군 진입을 위해 준비 할 것이 많았기에 이 부분을 거론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공을 못 던지니 타격이라도 해야지."

딱!

"그거 좋은 생각이네."

"미리 공 깔아두자."

"그래."

피칭머신이 폼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 다른 선수들도 간혹 타격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유성은 오랫만에 세연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랫만이네?"

"그러게."

여전히 미묘한 분위기였다.

슬쩍 고개를 돌린 유성은 몰래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을 발견했으나 별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할때가 되었다는 것을 유성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따로 이야기 할정도로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우린 아직 젊어. 그래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응..."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계속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유성이 회귀 전에도 끝내 결혼을 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세연을 만나지 못했던 점도 있지만 수 많은 여자들을 만나보면서 여러 실망을 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너도 이제 대학으로 가야하고, 나도 프로로써 활동할테니깐."

"그렇지. 만날 시간도 얼마 없겠지."

서로 진작에 연인이 되었다면 모를까 3년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진전되지 못한 사이를 생각하면 이제는 어렵다고 생각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기..."

"응?"

"조금만 기다려줄래?"

이때 거절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망설임이 들었다.

누군가는 답답하다고 그냥 거부하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지만 3년의 시간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다.

유성은 눈을 감고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선수들은 여러가지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드디어 무엇인가가 진전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분명히 된다."

"내가 이런 말은 안 하지만 저 둘 정도의 커플이면 분명 대단할꺼야."

"그나저나 우린 언제 여친 생기냐..."

"프로에서 잘하면 어떻게든 생기겠지."

다른 선수들이나 세연이 모르는 점이 있다면 유성은 3년 안에 우승을 거두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생각이었기에 세연에게 많은 시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어찌되었든 두 사람의 사이는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었다.

겨우 하나의 일이 정리된 가운데 유성은 마지막 훈련의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유성의 모습을 보며 선수들도 다시 미래고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진행하였고,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지막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추억을 정리하고 있었다.

"..."

"..."

결국 12월까지만 해도 좋은 분위기로 팀을 이끌던 선수들은 이제 학교를 떠날 시기가 다가오자 점차 말이 줄어들고 있었다.

"점점 분위기가 다운 되고 있네요."

"3년간 있었던 곳이니 여러 느낌이 들겠지. 매년 봐왔던 장면이고 말이지."

"어쩌다보니 작년보다 더 크게 준비 했는데 저런 분위기 보면 다행이라는 느낌도 드네요."

"왜?"

"저녀석들은 항상 기대 이상의 것을 주면 그 이상을 보여주었으니깐요. 제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저녀석들 모두 내년에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줄겁니다."

"...그러면 다행이겠지만."

사실 유성도 그렇지만 다른 선수들도 많은 걱정이 있었다.

프로 첫 시즌의 성적에 따라 빠르게 자리를 잡느냐 마느냐가 정해지는게 프로였다.

물론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는 조기에 입대를 시켜서 경험을 쌓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미래고 선수들이 직접 다음 시즌에 가능성을 보여줘야했다.

그러나 과정은 분명히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코치들도 선수들에게 여러 노하우를 전수 해준 상태였다.

"이제 저녀석들을 가르치는 것도 마지막이겠군요."

"뭐, 가르친거라고 해봐야 대부분 기본이지만요."

"그 기본이 중요해. 그 기본을 통해서 녀석들은 프로로 거듭날테니깐."

선수들의 마지막 훈련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선수들은 화려한 기교는 없었으나 안정적이고 정확하였으며 누구보다 빨랐다.

그 모습을 보고 유성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였다.

'수비만 보고 바로 1군에 올라오는 애들도 있겠네.'

자신도 투타겸업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남은 것은 스프링캠프에서 해결할 문제였다.

***

MC 다이노스는 신생팀이었기에 다른 팀보다 조금 빠른 소집이 내려진 상태였다.

그렇기에 미래고 야구부는 예정보다 조금 빠르게 야구부만의 졸업식을 준비했다.

"너희는 이제 사회라는 정글로 나서게 될것이다."

프로로 향하는 선수도 있고, 대학으로 진학하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부턴 너희가 미래고의 얼굴이다."

많은 말은 필요 없었다.

선수들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책임감이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제 학교에서 훈련은 못하겠지?"

"팀에서 가지고 있는 구장이 있으니깐.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 아니면 어렵겠지."

미래고의 시설이 뛰어나기는 했지만 그것은 엄연히 미래고 선수들을 위한 것이었다.

졸업을 한 그들이 사용하기에는 마땅하지 않았고, 앞서간 선배들도 다시 훈련하러 오지는 않았다.

'사명감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사실 미래고 출신들은 뭔가 고지식한 면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 코치들에게 자율 훈련 방법을 배웠기에 무리하게 올 필요는 없었지만 미래고 시설을 이용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미래고가 더 대단한걸지도 몰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KBO에서 미래고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늘어났으니 말이었다.

"나도 필요 없기는 하지만."

"응?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언제 이렇게 준비하셨지?"

"그러게."

작년보다 그리고 과거보다 규모가 커졌다.

이제는 현역에서 은퇴한 OB 일부가 찾아오기도 할 정도로 참석한 사람들 면면도 뛰어났다.

"너때문이네."

"나?"

"15억짜리 얼굴 볼려고 몰려온게 분명해."

"아... 하긴."

KBO 역사를 시작부터 새로 쓰고 있는 신인이 미래고에서 나왔으니 OB가 찾아올법도 했다.

물론 OB들도 이후 일정을 알고 있었기에 유성을 귀찮게 하지는 않았다.

"끝인가."

"끝이지."

"이런 말을 들었는데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알고 있네?"

"뭐, 들은게 많아서 말이지."

"...다음은 프로다."

"그래, 프로에서 만나야지."

"만나면 좀 봐줘라."

"가능하면 그럴게. 그럴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만..."

"그러면... 나 먼저 간다."

지훈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선수들은 떠나갔다.

유성은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다.

부모님은 며칠 전에 집에서 머물다가 왔기에 문제 없다.

그렇게 모두가 떠났다.

"그러면... 나도 가볼까."

유성을 마지막으로 모두가 떠났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 펼쳐질 예정이었다.

M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 마산구장.

그곳에서 유성은 가벼운 신체 테스트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유성은 가볍게 그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철민과 주환도 겨울동안 해온 훈련 덕분에 문제 없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확정하였고,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게 된 선수들은 공항에 집결하였다.

"모두 준비 끝났지?"

준비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확인했지만 김강문 감독은 확인하는 차원에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유성은 조용히 생각하고 조용히 말했다.

'Are You Ready?'

"I'm Ready."

괴물이 드디어 프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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