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50화 (50/156)

# 50

Chapter 18 - 괴물 vs 괴물 (1)

유성의 승기를 가져오는 솔로 홈런 덕분에 리드를 잡은 대한민국 대표팀.

그리고 지훈은 그 흐름을 이어서 끝내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완성시켰다.

덕분에 1라운드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조 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5차전을 치뤄야하지만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 되고 말았고, 마지막 상대인 네덜란드가 최하위였기에 짧은 논의 끝에 이 경기 없이 1라운드를 마무리 하기로 했다.

"선발로 나설 기회였는데..."

"중요한건 내일부터 이어질 2라운드야."

총 12개 국가가 A, B조로 나누어져서 치뤄진 1라운드.

2라운드로 진출 하는 것은 각조 1,2,3위에 해당하는 국가들이었다.

대한민국이 속한 A조에선 한국, 미국, 콜롬비아가 2라운드로 올라왔다.

"2라운드에선 B조에서 올라온 팀들과 맞붙는다."

"규정이 조금 복잡한데... 2라운드에 진출한 미국, 콜롬비아전의 성적과 2라운드에서의 성적을 합해서 순위 결정전으로 넘어가게 된다."

"음... 그러니깐 5경기 성적을 보고 순위를 정하는거죠?"

"그렇지. 쉽게 정리하자면 일단 우린 2승을 먼저 가지고 시작하게 되는거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 한국 대표팀이 상대할 국가는 대만, 일본, 캐나다였다.

"가장 주의할건 대만과 일본인데..."

"선발이 어떻게 될려나..."

"유성이는 일본전 때문에 무리고..."

"그런데 우리 아직 안 쓴 카드가 있잖아?"

이번 대표팀에 2학년은 단 3명 뿐이었고, 그 3명 모두 투수였다.

아직까지 등판을 하지 못한 대표팀의 마지막 카드는 바로 2학년 이건우였다.

"대만전에 건우가 최대한 길게 잡아줘야겠군."

지훈은 사실상 없는 카드로 봐야했다.

순위 결정전에 맞춰서 준비를 한다고 해도 휴식일이 3일 밖에 없기 때문이었는데 차라리 우승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무리하게 등판 시킬 생각이 없었기에 지훈의 이번 대회 등판은 사실상 끝이난 상황이었다.

'유성이를 일본전에 준비 시키기에는 4일 밖에 못 쉬어서 어렵다.'

결국 다른 투수들이 좀 더 힘을 써야한다는 이야기였다.

2라운드 1차전인 대만전에 등판한 이건우의 역할은 그런 것이었다.

"마음대로 던져봐라. 그렇다고 볼질하지는 말고, 여차하면 불펜 바로 준비 할테니깐."

"네."

긴장될 수 밖에 없는 경기였으나 대놓고 긴장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 말로 인해 더 부담을 받는 선수들이 많았으니 말이었다.

어찌되었든 불안한 모습이 조금 있었지만 이건우는 기대를 제대로 충족 시키는 피칭을 선보였다.

7이닝 3실점.

흔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라고 부르는 성적이었다.

타선도 필요한 부분에서 점수를 뽑아냈고, 마무리로 형솔과 주환의 합작이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지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2라운드 1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이쯤되면 슬슬 결승전이냐 3,4위 결정전이냐를 이야기할 타이밍인데요.]

[이번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두느냐 마느냐에 따라 달라질듯 합니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한번 한일전이 이루어지게 되었군요.]

"누굴 보내야하나..."

"유성이는요?"

"순위 결정전으로 미룰 생각입니다."

"음..."

아직 회복이 덜 되어서 등판이 불가능한 투수가 2명에 유성도 빠지면서 사용 가능한 투수는 5명만 남았다.

그마저도 형솔과 주환은 등판하면 연투가 되기에 선택을 잘 해야했다.

"형식이는 3차전때 던진게 다 회복된게 아닐테니 불펜으로 돌리고..."

"결국 재인이랑 수인이가 남는데..."

"둘 다 1차전 이후 등판이 없군."

"그러게요. 투수들을 아낀게 이렇게 돌아왔군요."

둘 중 누굴 선발로 쓰느냐로 이야기가 있었으나 결정은 금방 내려졌다.

1라운드 1차전에 불펜으로 등판한 이후 등판이 없었던 이수인이 선발로 결정 되었고, 반대로 1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심재인은 불펜 대기를 하게 되었다.

"가능하면 저 둘이서 끝내고 안되면 형솔이가 마무리 하는걸로 하죠."

"한일전인데 그게 될까요?"

"그래서 걱정이죠."

여차하면 주환과 형식까지 5명의 투수를 모두 투입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다.

딱!

"이럴줄 알았어."

이수인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7회째에 무너지고 말았고, 급하게 심재인이 올라와서 겨우겨우 불을 껐으나 4대1로 완벽하게 리드를 내준 상황이었다.

"6.1이닝 4실점이라..."

"막판에 무너진게 아쉽구만."

그래도 이수인이 예상보다는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에 심재인이 나머지 이닝을 혼자 소화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사이에 터져야했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경기 내내 리드를 내주다가 결국 5대2으로 패배를 거두고 말았다.

[아쉽네요.]

[박유성 선수의 2타점을 제외하면 아무도 타점을 못 올렸거든요.]

[반면에... 일본의 후지나미 신타로 선수는 9이닝 2실점 완투승을 거두었습니다.]

[아쉽네요.]

이수인 뒤에 올라왔던 심재인은 분투했다.

2.1이닝 1실점 무자책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 막판에 터진 실책으로 인해 추가점을 내주었고, 그로인해 대표팀의 분위기가 가라 앉으며 패배를 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캐나다만 잡으면 결승에 갈 수 있을듯 합니다."

현재 결승 티켓을 노리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이었다.

이렇게 되자 대표팀은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재인이가 2.1이닝을 던지기는 했는데... 3차전에 1이닝 정도는 될겁니다."

"형솔이가 3이닝쯤 책임 지고 주환이도 2이닝쯤 잡는다고 가정한다면?"

"그럼 장형식이가 3이닝을 막아줘야죠."

이렇게 되면 마지막 경기에서 유성을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있는 투수가 없어진다는 문제가 있지만 6일을 쉬고 등판 하는 것이기에 앞선 경기에서 90구도 안 던졌던 유성이라면 충분히 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3차전인 캐나다전에 올인을 시도했고, 성공적으로 캐나다 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2라운드 성적은 4승 1패.

"확정 났군요."

"설마 했다만 일본이라..."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과 일본이 맞붙는 스테이지는 결승전.

다시 말해서 1,2위를 가르는 정면 승부였다.

"이날을 위해서 아꼈지. 준비는 됬지?"

"네. 그동안 타격만 한다고 심심했는데 딱 좋은 매치네요."

게다가 오늘 일본이 내세운 투수는 오타니 쇼헤이.

160km를 자랑하는 현 일본 최고 유망주였다.

"160km라..."

"힘든 경기가 되겠네."

"그렇지. 그래도 우리도 최강의 카드를 꺼내들었으니깐."

경기 전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을때 미래고 감독님이 찾아왔다.

이번 대표팀의 투수 코치 역할을 하고 있는 그였기에 현재 불펜 상황에 대해 유성과 강혁에게 전해 주었다.

"무리라고 생각되면 이야기 해라. 지훈이가 어떻게 2,3이닝은 던질테니깐."

"아니요. 지훈이는 아직 3일 밖에 안 쉬었잖아요? 결승전인건 알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만약이라는게 있는데..."

"오늘만큼은 만약이라는것이 없습니다. 제가 오늘 경기를 그대로 끝내버릴테니깐요."

"...알겠다."

그를 보내고 그라운드로 향하기 시작한 유성과 강혁.

강혁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유성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꺼야?"

"보여줘야지. 내 진정한 가치를."

***

[1,2라운드에서 치룬 7경기에서 6승 1패. 2라운드로 한정할 경우 4승 1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결승전에 도달한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의 상대는 유일한 1패를 안겨준 일본 대표팀입니다.]

- 오늘은 이기자.

- 한번은 넘어가도 두번은 안된다!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시나요?]

[양쪽 모두 최고의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 됩니다. 일본은 후지나미 신타로를 2라운드에 이미 사용했기에 오늘 경기는 무리입니다. 그래서 160km를 던진 것으로 유명한 오타니 쇼헤이 선수를 등판 시켰는데요. 반대로 우린 일본전 패배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수 소모를 줄였고, 캐나다전에서도 나머지 투수들을 총 동원했으나 단 1명의 선수만큼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박유성 선수죠.]

그 말과 동시에 카메라는 유성을 비추고 있었고, 동시에 오타니를 비추고 있었다.

[네. 1라운드 2차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었던 선수입니다. 그로부터 6일을 쉬고 오늘 경기에서 등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노림수네요. 박유성 선수는 불펜으로 등판하지 않고 딱 2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붙게 되었으니깐요.]

[이제 남은건 박유성 선수가 기대만큼 해주느냐인데요.]

유성이 마지막 준비를 끝내는 사이 양국의 감독들은 2라운드 성적, 상대전적 등을 따지며 선공과 후공을 따졌다.

그리고 한국은 아쉽게 후공이 아닌 선공을 얻어내며 공격을 먼저 하게 되었다.

팡!

"스트라이크!"

[엄청나네요.]

[아직 말로만 듣던 160km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150km가 넘는 공이 가볍게 들어오는듯 합니다.]

[덕분에 타자들은 모두 헛스윙으로 물러나고 있네요.]

압도적이라는 말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러든말든 유성은 '으어어어' 거리며 늘어진 상태로 있었다.

"...준비 안 하냐?"

"늘어진거 같지만 이거 자체가 준비 운동이야."

"아닌거 같은데?"

"맞아."

"아닌..."

"맞다고."

"알았으니깐 나가."

지훈에게 결국 한소리 들은 유성은 글러브를 챙겨들고 그라운드로 향하기 시작했다.

곧 바로 뒤에 따라 붙은 강혁은 오늘 플랜에 대해 물어보았고, 유성은 간단하게 말했다.

"오늘 테마는 쇼케이스."

***

[이제 경기는 1회 말로 넘어왔습니다. 마운드 위의 투수는 박유성 선수로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MC 다이노스에게 우선 지명을 받으며 전체 1번에 등극하였고,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2차전의 미국전에서 완봉승을 거두기도 한 선수입니다.]

- 얘는 얼마나 잘 던짐?

- 시작부터 150 넘는거 던짐.

- 오... 쩐다

'쇼케이스라...'

포수 자리에 앉은 강혁은 유성의 말을 생각하다가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스카우터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유성의 사인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오늘 경기 끝나면 난리 나겠군.'

일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강혁은 곧 바로 코스를 지정해주었다.

1회에 사인은 필요 없다.

팡!

[초구 스트라이크... 그런데 136km가 나왔는데요?]

[그렇네요. 뭔가 노림수가 있지 않나 싶은데요.]

- 저번주에 150 막 던지던 애 어디감?

- 뜬금없이 나온 130대에 뿜었다.

2구째는 파울이 되었다.

하지만 구속은 144km로 올라왔다.

[천천히 구속을 올릴려는 의도 같은데요. 초구가 터무니 없이 느리기는 했지만요.]

[오히려 너무 느려서 이 공에 파울이 나온거 같기도 합니다.]

그러든말든 유성은 3구째를 꺼내들었고, 다시 한번 빨라진 공은 152km의 구속과 함께 일본의 1번 타자에게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그러고보니 저 1번 타자 어디서 상대 해봤던거 같은데...'

2년 전 유성은 일본의 고교 선수들을 상대해보았다.

잠시 생각을 하는 사이에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기에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유성은 2번 타자에게도 초구 140km의 비교적 느린 볼을 던졌다.

'뭐지?'

구속이 계속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공의 구속은 148km가 기록 되었다.

"이건..."

"특별히 준비해온 패턴인걸까요?"

"글쎄요."

일본은 물론 한국 벤치에서도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변하고 있는 구속으로 인해 일본 타자들이 맥 없이 당하고 있지만 무슨 의도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알아차리는게 느린거 같은데...'

그렇다면 흐름을 바꾼다.

그런 생각으로 던진 3구째는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해내며 삼진을 잡아냈고, 동시에 전광판에는 156km라는 구속이 기록 되었다.

[156km! 박유성 선수의 최고 구속이 얼마였죠?]

[네. 기존에 154km가 최고 구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기록이 바뀌었군요.]

전광판의 구속을 슬쩍 확인한 유성은 놀라움을 표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이걸로 놀라면 안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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