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파괴자-46화 (46/156)

# 46

Chapter 16 - 신인 드래프트 (1)

MC 다이노스 스카우트팀은 먼저 사장에게 찾아갔다.

"그 박유성이라는 선수가 어느정도길래 배단장을 뛰어 넘고, 저에게 이렇게 직접 찾아올 정도입니까?"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이 125만불을 제의할 정도로 뛰어난 유망주인건 아실겁니다."

"그렇지. 메이저리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특급 유망주지. 하지만 유망주는 어디까지나 유망주요."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박유성을 놓치면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이 대화가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느낀 다이노스의 이태위 사장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얼마를 부르자는겁니까?"

"단위를 바꿔야할지도 모른다는겁니다."

"...지금 그 말은 10억을?"

2006년 한기성 이후 나온적이 없었던 KBO 역사상 최대의 금액.

2011년 유청식이 7억을 받았으나 그도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기에 5억 이상의 금액을 쓰는 것도 사실 부담이 있었다.

"박유성에게 얼마를 책정했는지 아시오?"

"...얼마입니까?"

"8억이나 됩니다. 그것도 구단주님 체결을 받아서 말이죠. 심지어 윤형솔까지 지명할 경우를 대비해서 그 친구에게도 5억이나 배정해놨어요."

그 말을 듣고 스카우트팀에선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단 2명에게 투입될 예정인 금액만으로도 이미 작년 신인들에게 사용한 금액에 근접했다.

'작년에 드래프트에서 쓴게 18억 정도였던가...'

단순히 2명에게 올인 할 수도 없었다.

10라운드까지 10명에 2라운드 이후에 뽑을 수 있는 3명까지 13명의 선수에게 사용할 금액도 감안해야했다.

"그래도 구단주님께 한번만 의중을 확인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음... 일단 확인은 해주겠네만..."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요청하는데 마냥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MC 다이노스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도 구단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었다.

"역시 150만불은 어렵나?"

"여러가지로 스쿼드를 고칠게 많다보니 새 사장님이 그 부분은 관심을 안 쓰고 있어."

"어떻게든 의견을 전달해줘."

"미안, 내년까지는 내부팜에 더 집중할 계획인지라 국제 드래프트는 그 이후에나 가능할꺼야."

결국 125만불이 그들의 한계였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을 찾아온 박유성의 에이전트라는 남자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에휴..."

"한국 구단이 기대 이하의 금액을 쓰길 빌어야겠구만."

그런 스카우터들의 한숨을 뒤로하고 에이전트인 박시영은 유성에게 보고를 했다.

현재 유성은 메이저보단 KBO 잔류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회귀 전에도 KBO 포스팅을 통해서 넘어갔기에 이 방식이 좀 더 나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선수랑 만나다니 나도 참 운이 좋단말이야.'

유성에게 메이저리그와의 협상을 보고한 그는 그렇게 다음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자신과 유성이 만나게 되었던때를 떠올리면서 말이었다.

***

"뭐야 이거?"

'미래고 2학년 박유성'

"미래고 2학년 박유성? 어디보자... 야구 선수네?"

이제 막 에이전트 일을 시작한 그에게 날아온 메일은 많은 의문이 들게 하였다.

바이러스 같은게 아닌가 싶었으나 고민 끝에 메일의 내용을 확인한 그는 곧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대어가 직접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유성을 만나게 된 시영은 첫 고객이나 다름 없는 유성을 보며 긴장했다.

잠시 할말을 떠올리던 그는 이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 저에게 영상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교 무대에서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당신 같은 선수가 저 같은 무명 에이전트에게 먼저 접촉할줄은 몰랐거든요."

"저도 사실 보라스 같은 에이전트도 생각했는데 절 좀 더 집중적으로 케어해줄 사람을 찾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여기서 유성이 거론한 보라스를 모르는 에이전트는 딱히 없었다.

그렇기에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을뻔한 그였으나 대신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 내가 불리한 입장이다.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봐야해.'

그렇게 생각한 그는 자세를 바꾸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어전트를 불렀다는건 아무튼 자신과 계약을 할 생각이 있다는 소리였으니 말이었다.

"어디까지 가능하시죠?"

"네? 정확히 뭘 원하시는거죠?"

"지금 절 지켜보는 구단은 KBO는 물론 일부 NPB 구단에 MLB 구단도 있습니다."

실제로 NPB 구단 중 일부에서 유성이 일본에서 활약할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체크하러 온적이 있었는데 유성은 그것을 세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

"3개국에서 최소 6개팀의 팀이 저를 지켜보고 있는거죠."

"그렇군요."

"제가 원하는건 뻔한 이야기겠죠. 제 몸값을 최대한 끌어 올려주세요."

"그 부분은 당연하죠. 이렇게 경쟁 상대가 많다면 경험이 부족한 저라도 충분히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KBO에서는 에이전트를 인정하지 않기에 KBO 팀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움직여야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고, 그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며 유성의 몸값을 올려두었다.

"그나저나 특이하다고 해야하나..."

물론 제법 자주 본 그였기에 하는 말이었다.

새롭게 유성이 요청한 이야기는 앞으로 그의 몸이 더 피곤해질 것이 분명한 요구였기 때문이었다.

"너 이번에 얼마나 받을려고?"

"MLB에서 125만불 제시하던데 KBO도 10억은 넘어야지."

"10억이면 KBO에선 최고 금액 아니냐?"

"그래."

"그게 될려나?"

"안될건 또 뭐가 있겠어?"

유성과 이야기를 하면 자주 이런 식으로 흘러갔다.

문제는 유성이 말한것 대부분이 맞아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럼 난 어느정도 될꺼 같냐?"

"빠르면 3라운드? 5라운드 안에는 될꺼니깐 걱정마라."

"역시 투수가 금값이구만."

지난 3년간 절실하게 느꼈다.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포수를 한건 아니지만 현실이 되어가자 미묘한 느낌이든 강혁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FA까지 잘 해봐라."

"엉?"

FA까지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유성의 말을 들은 강혁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물론 이것은 미래를 아는 유성이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대충 2019년쯤에 기간이 1년씩 줄었지?'

유성도 당시 규정 변경의 혜택을 본 선수였다.

입단했던 13시즌에는 2군에서 단련을 해야했지만 이후 6번의 시즌을 치룬 이후 규정 변경을 통해 1년 빠르게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때까지 기다릴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이제 에이전트인 박시영이 그 부분을 해결해줘야했다.

실제로 유성이 드래프트와 청대를 준비하고 있을때 시영은 유성의 대리인 자격으로 움직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박유성 선수의 대리인인 박시영입니다."

"박유성 선수의 대리인... MLB쪽로 치면 에이전트겠군요."

"네. 그래서 일부러 비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대 진짜 맞습니까? 사칭이라던가..."

"아, 그런 말씀이 나오실까봐. 박유성 선수의 부모님께 동의서까지 받아놨습니다. 변호사를 불러서 확인하셔도 좋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제시했던 서류는 자세하게 볼 필요가 없었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부하 직원이 처리를 하기 때문이었다.

"좋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이태위 사장이 구단주에게 서류를 올리러 갔기에 그를 상대하고 있는 것은 배석호 단장이었다.

이미 스카우터팀에게 사정을 들었기에 그는 시영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일단 MLB 구단에게 실제로 125만불의 제의를 받은 상태입니다. 뭐, 그쪽에서도 그 이상은 어렵다고 해서 협상이 중단 되었지만요."

"음..."

이렇게까지 확인 사살을 당했으니 유성을 잡을려면 그에 맞먹는 금액을 꺼내들어야한다.

그러다가 그는 시영의 의중을 확인하기 위해 작은 떡밥을 던졌다.

"125만불이라... 그정도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유망주 중에선 거의 5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군요."

"정확히 따지자면 4위죠."

김선후의 130만불, 추신소의 137만불, 김병훈의 225만불.

그 아래가 바로 유성의 125만불이었다.

"혹시 구단을 알 수 있겠습니까?"

"아, 그건 비밀입니다. 그쪽 구단이 아니라 박유성 선수가 가려달라고 했거든요."

"선수가?"

점점 의구심이 강해졌지만 더 이상은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는 작은 카드를 하나 꺼내들었다.

"솔직히 우리가 뛰어난 유망주를 원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박유성 선수에 대해선 7억을 측정했습니다."

"7억이요?"

"바로 2년 전의 유청식이 아직도 1군에서 마땅한 활약을 못하는걸 생각하면 저희도 감수한겁니다. 안 그래도 윤형솔에게 5억조차 주기 힘들게 생겼으니깐요."

일단 금액의 차이를 보여주며 유성이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영도 그 금액을 듣고 잠시 고민을 했다.

'7억이라...'

"구단주께서 야구에 관심이 많으시다던데..."

"그렇죠. 덕분에 저희 같은 사람에게도 기회가 왔죠."

"금액을 더 쓰실 생각은 없으신가 보군요."

"글쎄요... 작년에도 적은 금액을 쓴건 아니고 올해는 20인외 특별 지명에 FA 영입도 해야하다보니 저희도 고민이 많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신인과 팀이 없는 준프로 선수들을 영입하는데만 집중했으나 올해는 20인외 특별 지명과 FA 영입이라는 더 큰 자금이 들어가는 일정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20인외 특별 지명은 1명당 10억씩 들어가는데...'

20인외 특별 지명은 보호 선수 20명을 제외하고 각 구단에서 1명씩 지명하는 대가로 10억을 지불하는 신생팀 전력 보강 제도였다.

그렇기에 MC 다이노스는 올해 FA로 선수를 2명 정도만 더 영입해도 100억 이상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었다.

"...응? 잠깐만요. 이 기사는 뭐죠?"

"네?"

갑자기 시영이 보여준 스마트폰 화면을 본 그는 뜬금 없는 이야기에 놀랐다.

[MC 다이노스, 박유성에게 공개적인 구애.]

MC 다이노스의 이태위 사장이 직접 단상에 나와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애를 받고 있는 박유성(미래고 3학년)을 잡겠다고 나섰다.

현재 박유성 측에서는 메이저리그 구단에게 125만불의 금액을 제의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생략)

- 125만불을 잡겠다고?

- 우선 지명으로 잡겠다는건가?

ㄴ 그렇겠지.

- 게임 회사가 돈 벌면 얼마나 번다고?

ㄴ 야 우리 구단주님이 개인 재산으로 100년씩 운영 할 수 있다고 하셨다.

- 아니 그런대 125만불을 잡을려면 최소 10억은 써야할텐데?

"...잠시 전화 좀 받고 오겠습니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시영도 시간을 확인하고 유성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네. 무슨 일이세요?"

"다이노스쪽에서 본격적으로 나서는듯 합니다."

"그래요?"

시영은 유성에게 짧고 간단하게 상황을 이야기 해주었고, 유성은 상황이 재미 있게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거 생각 이상의 성과가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유성도 어느정도 선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지금의 분위기는 그 이상도 노려볼만 했다.

그렇기에 시영에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계약 조건 일부를 이야기 해주었다.

"네. 네. 네?"

자리를 지키고 있던 MC측 관계자들은 그런 시영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성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게 뻔했기에 그들이라도 뭔가 떡밥이 될만한 것을 찾아놔야했기 때문이었다.

"포스팅... 알겠습니다."

'포스팅?'

'잘못 들은거 아니지?'

'포스팅 맞아.'

이내 MC의 사장이 돌아왔고, 그는 우선 지명 전에 다시 만나자고 하면서 자리를 떠나갔다.

그리고 홀로 남은 시영은 웃으며 말했다.

"계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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