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쪽같은 소환수들-188화 (187/230)

188화. 신성력

샤샤가 선물함을 열어보니 눈에 띄는 화살 한 대가 들어 있었다.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이건 성물?”

샤샤도 신성 교국을 가서 성물을 얻어오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물건이 성물인지 아닌지 느낄 수 있었다.

선물함 속의 화살은 신성력이 뿜어 나왔다.

눈을 들어 마족을 바라보았다.

“캬아아!”

마족은 거칠게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줄기줄기 흘러나오는 어둠의 마나와 발부터 서리를 녹이는 모습을 보면 곧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단 한 대의 화살이었다.

실수할 수 없었다.

활에 화살을 걸고 시위를 당겼다.

“조준점.”

언제부터인가 화살을 쏘는 것이 완전히 몸에 익어서 과녁을 맞추지 않고 쏘곤 했다.

그래도 대부분의 화살은 원하는 대로 정확히 들어갔다.

하지만 이 화살은 완벽의 완벽을 기울여 쏘아야 했다.

조준점이 정확히 마족 머리를 가리켰다.

툭.

시위를 놓았다.

쇄애애애액!

푸우욱!

마족의 이마에 샤샤가 날린 화살이 박혔다.

쩌저저저적!

원래는 검었던, 지금은 얼어붙어 흰색이 된 마족의 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하지만 마족은 하나 남은 팔로 화살대 중간을 잡은 후 거침없이 뽑아 버렸다.

파앗!

마족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마족의 피는 검은 색이었다.

저것이 피인지 아니면 어둠의 마나 자체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한쪽 팔이 없고 머리에서 검은 무언가가 흘러나왔지만, 마족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전의를 불태우는 듯했다.

지지지직!

화살을 잡고 있는 마족의 손에 지속적으로 스파크가 튀었다.

화살에 담긴 신성력과 반발하는 것 같았다.

콰직!

마족이 화살을 반으로 꺾어 버렸다.

“으윽!”

샤샤는 그 모습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어떻게 받은 화살인데 이런 결과가 나오다니 안타까웠다.

마족은 어둠의 마나를 더욱 일으켰다.

마나를 머리 위쪽으로 올려보냈다.

“데빌 썬더 스트라이크!”

마족의 머리 양쪽에는 마치 황소의 뿔이나 초승달처럼 굽은 두 개의 뿔이 있었다.

두 개의 뿔에서 전격이 생성되었다.

지지지직.

뿔에서 사방으로 전격을 뿌려대었다.

마치 스피오크의 썬더 스톰과 같았다.

마족은 뿔에서 전기를 뿜어대면서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팬니르에게 정신 공격을 하더니 지속적으로 공격대를 현혹했다.

“그놈이 가진 것이 못마땅하구나. 탐내고 있어. 그렇지 않아? 그놈이 잘되는 것이 싫잖아. 그게 네 마음이야. 진짜 너의 마음을 들어 봐.”

“너의 이익을 침해당했잖아. 그놈이 네 것을 가져갔어. 왜 빼앗겨 놓고 가만히 있는 것이지? 찾아가. 해쳐. 너에게도 힘이 있잖아.”

“너는 숨어버리고 싶구나. 이제 다 그만하고 싶은 마음 다 알아. 그래, 그만둬. 다 그만두라고.”

공격대는 순간적으로 마족의 세 치 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홀리 크라이!”

[디바인 홀리 큐어! 디바인 프로텍션!]

하지만 그때마다 동료의 정신을 깨워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길어지는 전투에 공격대도 호흡이 가빠졌다.

“헉헉.”

파앗!

그런데 언제 사라졌었는지 기예라가 다시 나타났다.

기예라의 품에는 아까 마족의 한쪽 팔을 얼려버린 단검이 들려 있었다.

“너 같은 마족을 처단하기 위해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어.”

기예라는 단검을 역수로 쥐었다.

“아까는 팔 하나로 끝났지만, 지금은 신성력을 담아왔어. 아마 조금 전보다 더 아플 거야.”

단검에서 내뿜는 기운이 범상치 않았다.

마족은 기예라의 단검에 함부로 반응하지 못했다.

잠시 동안의 대치가 이루어졌다.

샤샤는 그런 대치를 보았지만, 신성력이 담긴 화살의 실패 후 어떤 공격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샤샤가 보기에 지금 마족에게 일반적인 마나가 담긴 화살은 큰 데미지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샤샤는 마족의 신경을 분산시키는 견제라도 잘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샤샤의 귓가에 쪽지 소리가 들렸다.

[샤샤야, 선물함!]

“아! 민준 님!”

샤샤가 선물함을 열어보자 이번에는 커다란 무기가 들어 있었다.

“다연발 발리스타!”

[기예라의 단검에 신성력을 담았어. 이번에 꽂히면 움직이지 못할 거야. 그때 다연발 발리스타를 쏘는 작전을 펼치자. 대형 화살 하나하나가 신성력이 담겨 있어.]

“네!”

샤샤는 진형에서 살짝 떨어져서 다연발 발리스타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카나와 제리도 함께 달려와 발리스타를 함께 설치했다.

[모두에게 전합니다. 작전을 설명할게요. 팬니르 님이 다연발 발리스타에 익숙하시니까 발사를 맡으세요. 팬니르 님은 용병 해제하고 나머지 인원은 모두 용병 계약합니다. 그리고 계약된 용병 및 소환수들은 모두 마족에게 달라붙으세요.]

[모두 달라붙으라고?]

[네, 그 틈을 타서 기예라 님이 단검으로 찌르세요. 단검으로 찌르면 모두 소환하겠습니다.]

작전을 들은 공격대 모두 서로서로 눈빛을 마주쳤다.

팬니르가 발리스타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저는 용병이 취소되었습니다. 발리스타를 담당하겠습니다.”

나머지 아홉 명이 마족을 향했다.

“자, 들었지? 다 함께 달라붙는다!”

“아홉 명 모두 육탄으로 마족을 붙든다 이거지?”

“이번 작전 완전 마음에 드네. 딱 내 스타일인 작전이네요.”

“나는 왼팔을 붙들게요.”

“나는 오른팔.”

“오른팔 없는데?”

“그럼 오른발.”

“자, 달라붙어!”

“냥!”

“타앗!”

마족을 향해 소환수 셋, 용병 여섯 합이 아홉 명의 인원이 한꺼번에 달라붙었다.

마족이 어둠의 마나를 줄줄 흘리며 공격대를 떨어뜨리려 했지만, 이쪽의 쪽수가 많아 달라붙을 수 있었다.

퍽!

맨 처음 달려가던 카나가 마족에게 걷어차였다.

지직!

샤샤가 전기에 지져졌다.

그렇게 마족에게 걷어차이고 마족의 뿔에서 나온 전기에 당했지만, 공격대는 굴하지 않고 마족에게 달라붙었다.

마족의 몸에 아홉 명의 인원이 달라붙었다.

푹!

기예라가 외쳤다.

[찔렀어!]

“팬니르!”

마족과 아홉 명이 한 덩어리가 된 상태에서 팬니르가 다연발 발리스타를 조준했다.

그 모습을 화면으로 집중해서 지켜보던 내가 외쳤다.

“소환수, 용병 모두 소환!”

화아악!

내 옆으로 소환수 셋, 용병 여섯이 소환되었다.

용병 상태가 아닌 팬니르를 제외하고 마족의 몸에 달라붙어 있던 모두가 소환되었다.

홀로 남은 팬니르가 발리스타를 발사했다.

슈슈슈슈슉!

다연발 발리스타가 발사되었다.

“크으으윽!”

마족은 대형 화살이 날아오는 모습을 보았지만, 기예라의 단검에 찔려서 순간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펑!

마족의 몸에 대형 화살이 부딪쳐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쿨럭!

마족의 몸으로 이 정도 폭발은 충분히 버틸 수 있었지만, 문제는 신성력이었다.

폭발과 함께 신성력이 마족의 몸에 침투했다.

펑!

사아아아악!

마족의 몸이 더욱 꽁꽁 얼었다.

이번 대형 화살은 얼음 계열이었다.

안 그래도 단검에 몸이 얼었는데 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펑!

신성력이 더욱 침투했다.

펑!

펑!

다연발 발리스타에서 나오는 대형 화살은 한두 발이 아니었다.

대형 화살이 모두 소진되었다.

“하아…….”

마족의 입에서 차가운 숨이 나왔다.

숨이 나왔다는 것은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뜻이었다.

끈질겼다.

그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보던 내가 샤샤, 제리, 카나에게 말했다.

“샤샤야, 화살 좀.”

“네, 여기요.”

나는 두 손으로 샤샤에게 받은 화살을 감싸며 외쳤다.

“신성력 부여!”

화살에 은은한 신성력이 담겼다.

“어머, 민준 님. 이건 뭔가요?”

“신성력을 부여하는 스킬이야.”

1. “와, 새로 얻으셨나 봐요. 정말 잘 되었어요. 딱 필요한 스킬이에요.”

“그래, 이거 얻으려고 카드를 다섯 장을 썼어.”

“와, 아까 저를 주신 화살도 이렇게 한 것이었군요.”

“그렇지, 카나야 방패 좀.”

“여기.”

“신성력 부여!”

카나의 방패에도 신성력이 담겼다.

“제리야, 손.”

제리가 몽실한 손을 내밀었다.

“발톱 꺼내야지.”

주욱.

발톱이 늘어났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스킬을 썼다.

“후읍, 씨이이인성력 부여!”

제리의 발톱을 붙들고 있던 나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아… 정말 마지막 한 방울의 신성력까지 짜냈어.”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 부탁해.”

소환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파야, 소환수, 용병 모두 다시 보내드려.”

화아악!

모두 마족의 몸에 달라붙어 있다가 소환된 후 다시 역소환 되어서 마족 바로 옆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얼어붙은 마족은 마치 동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마족이 아직 살아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샤샤가 활에 화살을 걸었다.

“자, 마지막이에요.”

주우욱, 마족의 코앞에서 화살을 잡아당겼다.

“잘가요.”

샤샤가 시위를 놓았다.

푸우우욱!

쩌저저적!

화살이 마족의 머리에 박히며 온몸에 거미줄같이 나 있던 금을 더욱 크게 벌렸다.

푸우우욱!

샤샤 다음으로 제리의 발톱이 마족의 등을 뚫어 배로 나왔다.

“타앗!”

카나가 한껏 뛰어오른 다음 떨어지면서 방패를 휘둘렀다.

퍼어어억!

쩌저저저저적!

와장창!

쨍그랑, 팅, 팅.

마족이 유리처럼 부서져 흩어졌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이내 곧 기쁨의 함성이 흘렀다.

“와아아아아!”

나는 그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예에에에에!”

나도 모르게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마치 월드컵 경기의 결승전에서 역전골을 이뤄낸 축구선수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오른 것은 기본이었다.

급격한 변화와 성장은 전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하던가?

나의 레벨 역시 전쟁을 통해 기대 이상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화면 속의 소환수들, 용병들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민준 님, 감사해요.]

[아니야, 너희들이 잘한 거지. 믿고 있었어.]

[신성력이 담긴 무기였잖아요. 새로운 스킬이에요?]

[이번 전쟁을 통해서 레벨업을 꽤 많이 했거든 그래서 스킬 카드가 여러 장 생겼어. 그런데 스킬 카드 다섯 장을 합치면 원하는 카드를 고를 수 있다고 하더라. 마족에게 대항하기 위한 스킬을 찾아보았지. 그래서 찾은 스킬이 신성력 부여 스킬이야.]

[그랬군요.]

[암튼 얘들아, 잘했어. 최고야.]

[히히!]

[냥!]

마족이 죽자 제국군들의 정신이 돌아왔다.

제국군은 마족에 의해 정상적인 판단력이 흐려지고 고통도 모른 채 오직 살육만을 탐했다.

그런데 이제 눈도 돌아오고 수인화도 풀려버린 제국군이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여긴?”

자신이 왜 성벽 위에 올라와 있는 줄도 몰랐다.

반대로 마족에게 당해 멍하니 앉아있던 프란시아의 병사들도 제정신을 차렸다.

“어라?”

“뭐야! 제국군들이 성 위에까지 올라왔잖아!”

서로 당황했지만, 성벽 위에서는 프란시아 병사들의 수가 많았다.

이제 반격의 시간이었다.

“달아나!”

징. 징. 징.

후퇴를 알리는 징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국군은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제국군에게는 사령관도, 부대장도, 심지어 마족도 없었다.

제대로 된 지휘관이 없으니 부대를 이끌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전력도 열세였다.

프란시아와 한국의 S급들이 공세를 펼쳤다.

“소드마스터야!”

“7서클 마법이다!”

“도대체 마스터가 몇 명이야! 달아나!”

그래, 그들에게는 재앙일 거라는 걸 잘 알았다.

우르르르.

제국군이 얼른 달아났다.

나는 헬른 성에서 벗어나는 적들을 계속 지켜보았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적들은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10만 정도는 되어 보였다.

나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나의 참모들과 함께 적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용병 수 제한 때문에 참모들이 화면을 보지 못했지만 내가 그림을 그려 설명해 주었다.

“제국군들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네요.”

“베이론 방향으로 물러나는 걸까요?”

“물러나다가 다시 우회해서 공격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현재 적에게는 대장급 인물이 없고, 적들은 우리 쪽에 마스터급이 여럿 있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적들이 다시 돌아와 공격할 가능성은 적어요.”

“그럼 어디로 가는 걸까요?”

“두 가지겠죠. 베이론으로 돌아가서 정비하며 본국의 지시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제국으로 돌아가야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제국군이 제법 빠르지만, 소수라면 우리가 더 빠르겠죠?”

* * *

두두두두.

제국군들은 열심히 뛰었다.

헬른으로 올 때는 늑대나 샤벨 타이거 등 탈 것이 많았지만, 다시 베이론으로 향할 때는 대부분 자기 몸밖에 없었다.

수많은 늑대와 샤벨 타이거 등은 헬른성에서의 전투에서 죽고 말았다.

“조금만 힘내! 베이론 성에 거의 다 왔어.”

“알겠어.”

저 멀리 베이론성이 보였다.

프란시아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당했어도 10만은 남아 있었다.

베이론성은 이미 제국에 충성하기로 한 상태였기 때문에 베이론에 머물며 재정비를 할 수 있을 터였다.

“다 왔다!”

제국군이 베이론성에 도착했다.

“어?”

“뭐지?”

그런데 베이론 성이 뭔가 이상했다.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