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화. 깨어보니
아함.
졸린 눈을 부비며 잠에서 깨어났다.
더듬더듬.
침대 머리맡에 무음 처리해 두었던 스마트폰을 열어보았다.
04:20
새벽이었다.
아직 밖은 깜깜했다.
야심 차게 지은 내 집인데 이 집에서 푹 자본 적도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조금 더 자려고 누웠는데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어제 저녁에 일찍 누웠다고 이렇게 새벽에 잠이 깨버렸다.
그래도 새벽에 이렇게 잠이 깨면 장점이 있었다.
침대에 누운 상태로 굴렀다.
좌로 데굴.
폭신한 베개와 촉감을 느껴보았다.
우로 뒹굴.
아직 침대에 더 누워있을 시간이 더 남았음을 즐겼다.
사람이 이렇게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는 시간도 있어야지 매일 전투만 할 순 없었다.
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잠이 꿀맛 같았다.
이렇게 뒹굴거리는 시간도 너무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뒹굴거리다가 스마트폰을 보았다.
할 일이 없을 때는 스마트폰이다.
부재중 통화도 많았고 메시지는 999+ 이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TV 화면에 얼굴이 나오니 별 곳에서 다 연락이 왔다.
‘어?’
그냥 검색 사이트를 켰는데 검색어 1위가 나였다.
뭐지?
뉴스 제목들이 이상했다.
[대통령 훈장 거부한 채, 삼 일간 칩거 중인 샤론 길드장.]
뭐?
누가 뭘 거부해?
기사를 클릭해보았다.
[동해안 던전 브레이크를 해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샤론 길드의 김민준 길드장이 삼 일째 칩거 중이다.
헌터 협회의 지휘부에서는 김 길드장이 동해안에 힐을 넣어준 헌터의 수가 만 명은 넘는다고 했고, 소환해서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헌터의 수도 5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서귀포 길드의 어느 헌터는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제가 몬스터와 싸우던 중 바다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서 이제는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 용병이 되겠냐는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생명의 은인이신 김민준 길드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에 각 시민 단체에서는 김 길드장을 국가 의인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며, 정부에서는 대통령 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김 길드장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자택에서 칩거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김 길드장의 자택 주변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있지만, 김 길드장은 취재진에게 대응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나는 슬쩍 창가로 다가가 보았다.
왠지 창문을 활짝 열었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았다.
살그머니 창밖의 상황을 엿보았다.
제길.
뭔가 환한 조명 아래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기사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기사를 더 읽어 보았다.
[천마 길드의 차지율 길드장에 의하면 던전 보스의 S급 마정석은 던전 자체의 핵이기도 했다.
그리고 던전에 들어간 결사대는 이 던전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다고 판단했고, 던전의 소멸을 위해 마정석을 부수기로 결정했다.
부서진 S급 마정석은 결사대가 돌아올 때 가지고 왔는데, 헌터 협회에서는 이 마정석을 참가한 결사대에게 대부분의 지분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천마 차 길드장과 오성의 노승민 헌터는 샤론의 길드장이 S급 마정석을 동해안 재건에 기부하기로 했다며, 자신들도 샤론 길드장의 뜻을 따라서 S급 마정석 지분을 동해안 재건에 기부한다고 했다.]
뭐?
내가?
뭘 기부해?
쓰으으으읍.
후우우우우.
심호흡을 했다.
물론 나는 S급 마정석이 있다.
리치의 마정석도 그렇고 옥토푸스의 마정석도 S급이었다.
그래도 아까운 건 아까운 것이다.
나는 당연히 S급 마정석 조각을 나에게 주지 않을 줄 알았다.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S급 몬스터를 처치했지만, S급 마정석은 구경도 못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나는 S급 마정석은 생각도 못 했고 국민들이 모아준 저급 마정석 무더기를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고 애썼을 뿐이었다.
기사를 읽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기자들이 물어봤을 텐데 표정 관리가 안 되었을 것 같았다.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더 검색해보았다.
여동생인 민아를 인터뷰한 영상도 있었다.
[오빠인 샤론 길드장이 수천억 원대 마정석 지분을 동해안 재건에 기부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수천억 원이요?]
부들부들.
민아의 광대뼈 부근의 근육이 바르르 떨렸다.
[와, 우리 오빠가요? 수천억 원 대의 기부를… 정말인가요? 평소에 저한테는 찢어진 가방을 주곤 했거든요.]
민아의 말을 딴 기사도 딸려 나왔다.
[찢어진 가방을 꿰매 쓰던 샤론 길드장, 동해안 재건에 수천억 기부.]
하아…
이미 뒤집긴 그른 것 같았다.
검색을 하다 보니 조금만 기자의 기사도 있었다.
나름 함께 던전을 들어간 전우라서 그런지 자연스레 클릭하게 되었다.
[생존의 시대, 그가 있어 살만하다.
팩트만 전달하겠습니다.
S급 던전 브레이크 소식을 전해 듣고 기자로서 즉시 헬리콥터를 타고 왔을 때, 그는 이미 동해안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그는 500명 이상의 중증 상처를 입은 헌터를 소환해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에게 힐을 받거나 보호막을 받은 헌터는 만 명 이상입니다.
그는 F급 운전수 헌터와 D급 기자인 저에게 단 한 번도 화를 내거나 무시하는 말투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늘 친절하던 그가 딱 한 번 소리친 적이 있었습니다.
죽어가는 헌터들을 살리기 위해 어서 마정석을 구해오라고 외칠 때뿐이었습니다.
그는 S급 마정석 지분 수천억 원을 동해안 재건에 기부한 채, 취재진들의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몬스터가 날뛰는 생존의 시대,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가 있어서 아직 살만한 것 같습니다.
김민준 헌터님,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KMS 뉴스 조금만이었습니다.]
어쩐지 잠이 꿀맛 같았다.
수천억짜리 비싼 잠이었다.
* * *
집 밖을 나오자 사람들이 환호했다.
이거 카퍼레이드라도 해야 할 지경이었다.
일단 움직이려면 인터뷰에 굶주린 기자들을 돌려보내기 위해서라도 먹이를 줘야 할 것 같았다.
“나왔다!”
“찍어!”
우르르 기자들이 몰려왔다.
“김민준 길드장님, S급 보스를 레이드하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수천억 원대 기부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으십니까?”
“7서클 마법을 사용한 마법사도 샤론 길드 소속인가요?”
“마나 고갈에도 힐을 쓰셨다는데 사실입니까?”
“여러 마법 화살이 나가는 무기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기자들을 둘러보고 대답을 해주었다.
“우선 S급 던전 브레이크를 레이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파파파팍!
플래시가 터지고 기자들이 신나게 타이핑을 했다.
모르긴 몰라도 [기뻐하는 김민준 길드장] 정도의 기사가 올라가고 있을 것 같았다.
“헌터 협회장님, 천마 차지율, 오성 노승민, 중국의 염화 헌터, 동해안에 모인 수많은 헌터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국민들의 힘으로 동해안 재난을 막아내었습니다.”
타타타탁.
내 말 한마디가 기사가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기부는 저 말고도 천마, 오성도 함께 한 것입니다. 제가 힘들 때 국민들께서 마정석을 모아주셨는데, 그렇게 얻어낸 S급 마정석 조각을 제가 가질 수야 없는 것이죠.”
기자들이 흐뭇한 표정으로 타이핑을 쳤다.
인터뷰를 마치고 차지율, 노승민 헌터에게 전화를 하고, 협회장에게도 전화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
정부에서도 연락이 와서 대통령 훈장도 받기로 했다.
이미 기부하기로 되어버린 건 어쩔 수 없어도 받을 수 있는 건 받았다.
친구 우철이가 보낸 문자를 보니 나와 소환수들을 흉내 내는 동영상들이 있었다.
그런 영상들을 보니 내가 뜨긴 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 옆에는 어느덧 새로운 창고가 완성되어 있었다.
크고 거대했다.
겉으로 보면 창고가 아니라 거대한 공장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안에서 축구를 해도 남을 정도였다.
일단 사무실로 들어갔다.
“어? 사장님, 나오셨어요?”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가 사장님과 일한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부러워합니다.”
동해안 브레이크를 클리어하고 기부도 했다는 말에 직원들의 사기도 올라간 듯했다.
그런데 거대한 창고에 달랑 직원이 둘뿐이니 이것도 썰렁해 보였다.
“직원을 더 뽑아야겠네요.”
두 직원이 미소를 지었다.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올려 주세요.”
“알겠습니다. 샤론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면 아주 줄을 설 겁니다.”
나는 창고를 둘러보았다.
어느새 정리까지 싹 되어 있었다.
위이이잉.
내가 창고를 걷자 한상일이 뭔가를 타고 내 옆으로 다가왔다.
“이게 뭔가요?”
“요즘은 대형 창고 필수품이랍니다.”
지게차였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던 지게차와 조금 생김새가 달랐다.
“이게 로봇 지게차라서 스스로 원하는 위치에 짐을 넣고 뺄 수 있습니다. 높이도 15m까지 가능합니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천장을 보니 여러 개의 운반 장치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한상일과 함께 창고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창고가 워낙 커서 그런지 아직은 텅 비어 보였다.
한상일이 태블릿을 쿡쿡 터치하며 화면을 보여주었다.
창고의 재고상황이 한눈에 보였다.
창고는 물류를 중심으로 다루는 공간, 샤론 길드원들이 모이고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샤론 화면을 보며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내 공간과 제리의 공간 사이에는 따로 창고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귀중품 보관소였다.
나는 귀중품 보관소를 열어보았다.
“와!”
마정석이 차곡차곡 담긴 상자가 수북했다.
마정석을 하나 집어 들었다.
마정석이 줄에 매달려 있었다.
마정석 목걸이였다.
슬쩍 보니 누군가의 이니셜과 하트 모양이 적혀 있었다.
연인이나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마정석 목걸이가 이번 동해안 던전 브레이크 사태로 인해 기부되었고 그게 이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번 마나각성제를 생산하면서 다수의 마정석을 소비했다.
리치의 마정석, 옥토푸스의 마정석처럼 아껴둔 것 이외에는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지난번보다 훨씬 많은 양이 쌓여 있으니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마정석은 등급별로 구분되어 있었고, 한쪽에는 고가의 마정석과 아이템이 준비되어 있었다.
귀중품 보관소의 옆은 제리의 공간이었다.
여러 개의 캣타워와 숨숨집이 마련되어 있었다.
크고, 깔끔하고, 아늑한 새집 같은 느낌이었다.
빼꼼.
“왔냥?”
“어?”
이미 제리가 캣타워에 편안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뭐야, 여기 있었어?”
“그럼 어디 있냥? 이제부터 여기가 내 집이당.”
창고를 지키는 A급 소환수가 여기 있었다.
보안 문제는 완벽할 것 같았다.
“새집은 마음에 들어?”
“뭐, 이 정도면 괜찮당.”
“자, 그럼 나도 샤론을 한 바퀴 둘러볼까?”
나의 전용 공간에 앉았다.
그 전의 소파가 아니라 새것으로 구매했는지 소파가 더욱 푹신했다.
“알파야, 샤론을 비춰줘.”
―네, 알겠습니다.
화아악.
소파 맞은편 벽면이 화면을 비추는 위치라는 것을 알파도 아는지 벽면에 커다란 화면이 생겼다.
“알파야, 일단 영주관으로 가보자.”
슈우욱.
영주관이 나왔다.
지금 누가 있나 싶어서 들어가 보니 샤샤가 근무하고 있었다.
샤샤에게 쪽지를 보냈다.
[샤샤, 열심히 일하네.]
방긋 고개를 들어 웃는 샤샤였다.
[오셨어요? 그럼 일해야죠. 붉은 달이 사라질 생각을 안 하는데 일을 안 할 수가 없죠.]
[그래? 근데 붉은 달이 원래 이렇게 오래 떠 있어?]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벌써 내려갔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이건 오래 떠 있네요.]
큰 웨이브는 없었어도 붉은 달은 이 세계의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벙커 공사는 어느 정도 됐어?]
[아, 묻는 건 다 묻었고요, 이제 윗부분을 정리하는 작업만 남아 있었어요.]
[그랬구나.]
벙커도 설치가 돼서 혹시나 위기의 상황이 터지면 주민들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알았어. 그럼 한 바퀴 둘러볼게.]
[네~]
“알파야, 행정관 다니엘에게 가줘.”
―네.
슈우욱.
화면이 이동했다.
다니엘은 텃밭을 가꾸고 있었다.
[다니엘.]
[아! 충성! 영주님 오셨습니까?]
다니엘이 얼른 인사를 했다.
[네, 뭐 하세요?]
[아! 영주님, 기뻐하십시오!]
[왜요?]
[마나초가 살았습니다.]
[그래요?]
신기했다.
트란산맥의 마정지에서 자라던 마나초는 뿌리째 뽑혀서 나에게 바쳐졌다.
그런 마나초를 심었는데 다시 뿌리를 내리고 살다니 신기했다.
다니엘의 반응을 보면 이렇게 쉽게 되살아나는 식물이 아닌 것 같았다.
뿌리째 뽑혀서 지구의 냉장고까지 들어갔었던 식물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꿍이는요?]
[저는 못 보았습니다.]
[알파야, 꿍이 좀 불러볼까?]
―네, 연결되었습니다.
내가 꿍이를 불러 보았다.
[꿍이야.]
잠시 후 텃밭 한구석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흔들.
땅이 흔들리더니 쏙하고 꿍이의 머리가 솟아 나왔다.
풍요와 대지의 신이 총애하는 동물.
마나가 풍부한 곳에서만 자라는 마나초를 냉장고에 넣어 한참 보관하다가 일반 텃밭에 심어도 다시 뿌리를 내리게 하는 동물.
이 정도면 그냥 동물이 아니라, 말 그대로 풍요와 대지의 신수였다.
[꿍이 덕분에 마나초가 자라는 거지? 고맙네.]
[꾸웅!]
마나초를 키워주었으니 꿍이가 좋아하는 것을 좀 줘야겠다.
[지구로 넘어올래?]
[꾸웅!]
“알파야, 꿍이 소환.”
화아악.
꿍이가 사무실에 소환되었다.
어?
“너, 좀 컸다?”
꿍이가 크고 길어졌다.
이제는 얼핏 봐도 내 키의 두 배가 넘어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 아기라고 하더니, 정말 쑥쑥 자라는 것 같았다.
나는 마정석 보관소에서 하급 마정석을 몇 개 꺼내 꿍이를 먹였다.
얘가 마정석을 주면 환장하고 먹었다.
“디바인 홀리 큐어.”
큐어가 필요해 보이진 않지만, 신성력을 주면 또 좋아라 하기 때문에 큐어를 넣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에게 가까이 붙어 내 다리에 얼굴을 비볐다.
그렇게 꿍이를 귀여워해 주며 샤론을 다시 둘러봤다.
마을 중앙에서는 알타르가 한창 수업 중이었다.
[알타르 님.]
[아, 스승님.]
[교육은 잘 되어 가세요?]
[네, 스승님에게 배운 대로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역시 스승님의 교육 방법은 혁신이십니다. 주민들이 잘 따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특별히 가르친 게 없는데 무슨 교육 방법이라는지 궁금했다.
[어떤 교육 방법을 쓰는데요?]
[네, 주입식입니다.]
아하, 그걸 말하는 거였다.
알타르의 수업을 잠시 지켜보며 고민을 했다.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 여동생 민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
[어, 왜?]
[민아야, 너 방학 언제야?]
[다음 주.]
[그때 뭐해?]
[뭐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지.]
[너 방학 때 단기 유학 좀 받아라.]
[유학?]
[그래.]
[어디로?]
나는 화면에서 알타르가 수업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응, 샤론.]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