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여행의 주제
민준의 가족들이 도착한 곳은 영주관 앞마당이었다.
앞쪽에 민준이 화면으로 보여주었던 블록처럼 생긴 건물이 있었고, 그 앞마당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소환이라는 방법으로 낯선 세상으로 이동한 것이 처음인 가족들은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내 해외여행에 가서 공항 게이트 문을 열고 낯선 세상을 처음 보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꼈다.
미묘하게 다른 공기의 냄새, 처음 보는 모양의 풀과 나무, 낯선 바위의 모양. 그리고 하늘색, 은색, 붉은색 등 형형색색의 머리카락 색을 보이는 낯선 인종의 사람들.
그 낯선 모습들이 이곳이 새로운 장소임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설지는 않았다.
하늘색 머리카락의 익숙한 얼굴도 보였다.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익숙한 얼굴의 샤샤가 인사를 하자 언어가 통한다는 생각에 안정감이 들었다.
또한, 샤샤의 환영 인사 다음으로 눈에 띈 것은 커다란 현수막이었다.
[(경) 영주님 가족분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축)]
천으로 만든 가로로 긴 현수막을 영지민 두 명이 붙들고 있었다.
민아가 현수막을 가리켰다.
“엄마, 저거 한글로 쓰여 있네.”
“어머, 그러게.”
커다랗고 팔랑거리는 현수막으로 환영을 해준다는 점도 놀라웠지만, 현수막이 한글로 적혀 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샤샤가 설명해주었다.
“이곳 샤론 영지에서는 한글 교육을 하고 있어요. 영주님이 쓰시는 글자가 한글이기 때문에 저희도 한글을 배우고 있어요. 저도 잘하는 건 아닌데, 저희 영지에 한글 선생님이 계셔서 꾸준히 배우고 있답니다.”
이곳은 말뿐만 아니라 글도 통할 수 있는 세상이었다.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다가와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건네며 말했다.
“혼접서예.”
“뭐?”
아이가 다시 말했다.
“혼접서예.”
목걸이를 받던 민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아! 혼저옵서예!”
“혼접서예!”
“크크크, 알았어. 고마워.”
은발, 은색 눈동자에 단정한 옷차림의 여성이 다가오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도 민준 님의 소환수인 카타리나 디아론이라고 합니다. 카나라고 불러주세요.”
“어? 나 이 언니 알아요. 언니도 저 구해줄 때 있었죠? 언니도 소환수였구나.”
“그래요. 그때는 소환수들이 모두 함께 출동했었죠.”
샤샤가 한쪽 머리를 옆으로 넘긴 똘똘해 보이는 남성을 데려오며 말했다.
“이분은 랭귀지니어스라고 우리 영지의 한글 선생님이에요.”
“안녕하십니까? 랭 선생이라고 불러주세요.”
“네, 반가워요. 랭 선생님.”
“기본적으로 소환수인 저와 카타리나, 그리고 랭선생과 의사소통하시면 됩니다. 소환수는 기본적으로 민준 님의 언어를 익히게 되고, 한글 선생님이신 랭 선생님은 이미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세요. 다른 분들은 한글을 배우고 있긴 하지만, 잘하지는 못하세요. 그래도 한창 배우고 있는 아이들은 간단한 단어들은 알아들을 거예요.”
“네, 고마워요.”
“그럼 짐부터 푸시죠? 숙소는 이곳 영주관 2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이 영주관으로 들어가자 영주관 1층은 마치 호텔 로비 같았다.
1층에는 은은한 꽃향기가 퍼져 있었다.
테이블과 곳곳에 커다랗고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되어 화사한 느낌을 받았다.
샤샤를 따라가니 2층에 방이 여러 개 있었다.
현대식 건물답게 방 안에 침대와 욕실이 딸려 있었다.
이리저리 건물을 둘러보던 민아가 물었다.
“샤샤 언니, 이 건물도 민준 오빠 건물이에요?”
“그럼요, 당연히 민준 님 것이죠.”
“와, 엄마. 오빠 완전 건물주였네. 이런 건물을 다 가지고 있었어.”
넓은 1층 홀을 구경하고 넉넉한 크기의 게스트룸에 짐을 풀자, 엄마 아빠와 민아는 민준이 생각보다 가진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샤샤는 눈앞의 건물이 다가 아니라는 듯 추가 설명을 했다.
“민준 님께서는 이곳 샤론 영지의 영주세요. 눈에 보이는 샤론 영지의 모든 것의 주인이시죠.”
민아는 오빠가 영주라는 게 뭔가 이상한데, 막상 당당하게 자신들은 오빠의 소속이라는 이들을 보니 오빠가 영주라는 걸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일단 짐을 푸셨으면 간단히 식사하시고 관광을 하실까요?”
가족들은 연회장으로 안내되었다.
연회장은 1층 로비 바로 옆에 있었다.
“어머나, 예뻐라!”
민아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화사하게 차려진 음식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샤샤와 카나는 함께 식사하며 샤론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음식은 샤론식과 한식, 두 종류를 준비했어요. 샤론식은 처음 먹어보는 재미가 있으실 것 같고, 입에 안 맞으시면 한식을 드시면 돼요.”
“어머나, 세심한 배려 고마워요.”
“식사하시면서 잠시 샤론 영지를 소개해 드릴까요?”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샤론 영지는 프란시아 왕국에 소속되어 있어요. 이곳에서 동남쪽으로 일주일쯤 가면 수도가 있어요. 이곳 샤론 영지는 트란 산맥과 바로 붙어 있어서 경치가 아주 아름답답니다. 예전 샤론 마을일 때는 산에서 동물이나 몬스터를 사냥하고 채집, 밭농사를 등으로 생활을 했어요. 하지만 민준 님이 영주님이 되시고 나서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죠.”
아들이 한 일이라서 그런지 민준의 부모님이 흥미를 보였다.
“민준이 어떤 것들을 했나요?”
“네, 민준 님께서는 우선 영지의 방벽부터 고치셨어요. 그전에는 방벽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게 나무로 된 목책이 전부였지요. 이따가 보시겠지만, 지금은 단단한 돌로 된 높은 방벽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곳곳에 세워진 경비탑과 함정을 설치하여 몬스터들이 내려와도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영지민들의 안전을 생각하시는 민준 님의 자애로움이시죠. 또한, 민준 님께서는 영지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고자 공장을 세우셨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아들 자랑을 듣는다?
그것보다 더 듣기 좋은 소리가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민준의 부모님에게는 제대로 먹힌 멘트였다.
부모님은 함박웃음을 지었고, 샤샤는 좋은 청취자를 만난 듯 죽이 맞아서 자랑해댔다.
하지만 과도한 오빠 칭찬은 동생이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샤샤의 김민준 샤론 건국 연대기가 길어지자 민아가 말을 돌렸다.
“카나는 언제 오빠의 소환수가 됐어요?”
“제가 소환수가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지구 시간으로 두 달 정도 되었어요.”
“어떻게 소환수가 되었어요?”
“저는 기사학도였습니다. 두 달 전, 민준 님께서 소환수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셨어요. 그 소식을 듣고 저는 그 시험을 보았죠.”
카나가 잠시 한 호흡 멈춘 후, 말을 이었다.
“그런데 간악한 흑마법사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공격을 받고 기절을 했죠. 그리고 그 흑마법사는 저의 오른팔을 잘랐습니다.”
“어떡해.”
카나는 씨익 웃으며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민준 님께서 이렇게 멋진 손을 달아주셨으니까요. 민준 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외팔이 기사가 되었겠죠. 또한, 민준 님께서는…….”
샤샤의 김민준 건국기가 질려서 말을 돌렸는데, 카나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민아는 오빠의 소환수들이 오빠 자랑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음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식이야 늘 먹던 것이었다.
하지만 샤론식이라는 음식들은 하나하나가 새로웠다.
맛과 향이 독특해서 자신의 입에 맞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눈이 확 커질 만큼 맛있는 음식도 있었다.
그리고 식탁에는 마치 주인공이라는 듯 핫바들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었다.
“이건 뭐죠? 많이 보던 거긴 한데 혹시 핫바인가요?”
샤샤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샤론 영지의 특산품입니다. 일명 샤론 핫바라고.”
“샤론 핫바요?”
“네, 오직 샤론에서만 생산되는 제품입니다. 저희 영지에는 트란 산맥과 붙어 있어서 늘 몬스터와 가까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몬스터의 고기는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됩니다. 저희는 늘 고민했죠. 몬스터 고기의 독성을 어떻게 하면 뺄 수 있을까? 영지민들은 독성이 적은 부분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준 님께서 영지민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몬스터 고기를 체계화하셨습니다. 또한 민준 님께서는 홀리 큐어, 포이즌 큐어 등의 큐어 마법을 접목하셨습니다. 그리고 민준 님께서는…….”
민아는 무슨 말만 하면 민준 님 거리는 게 당황스러웠지만, 엄마와 아빠는 입을 헤벌쭉 벌리며 좋아하고 계셨다.
국뽕보다 아들뽕이라던가?
밥을 먹고 나서는 샤론 영지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샤론 영지의 방벽이라는 곳이었다.
민아 키의 두 배도 더 넘어 보이는 벽이 마치 성곽처럼 죽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 중의 한쪽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곳이 있었다.
가족들은 그림 쪽으로 이동했다.
그림은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족들은 천천히 그림을 보며 이동했다.
그림의 시작은 산속에서 멧돼지를 피해 달아나던 소녀로부터 시작했다.
소녀는 멧돼지를 피하다가 산속을 굴러 다리를 다쳤다.
그다음 장면은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모습이었다.
그다음에는 마을에 괴물들이 몰려왔다.
그 소녀는 하늘에서 활을 받았고 괴물들을 물리쳤다.
민아는 그림 속 소녀의 머리카락이 하늘색이길래 샤샤를 보며 물었다.
“이 그림 속 여자는 언니예요?”
“네, 저랍니다.”
“그럼 이렇게 빛이 내려온 건 우리 오빠?”
“당연하죠. 저는 아직도 민준 님께서 저를 구해주신 일이 어제 일 같답니다.”
“그렇구나. 그림도 참 잘 그렸네요.”
민아는 벽화를 손끝으로 살짝 만져보았다.
그런데 손끝에 물감이 묻어났다.
“어? 죄송해요. 그냥 살짝 만져본 건데…….”
“아니요. 괜찮습니다. 물기가 있어서 그랬나 보네요. 호호.”
조금 이상했지만,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저 멀리 뭔가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었다.
천천히 걸어 가보니 민준의 동상이 있었다.
민준의 동상은 높이가 3m 정도 되어 보이는 웅장한 모습이었다.
민준이 완드를 휘두르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구현되어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신이 나서 동상을 구경했다.
민아는 어떤 분이 동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 끌 등의 장비가 보이는 것이 목수 일을 하시는 것 같았다.
눈이 충혈되고 왠지 피곤해 보이셨다.
아들뽕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식사 후, 연극 관람이었다.
연극은 한글 지문을 랭 선생님이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연극의 주제는 오전에 보았던 김민준 샤론 건국기였다.
민아는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그러려니 했었다.
하지만 연극의 마지막에는 이것이 하이라이트라는 듯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퍼퍼벙!
멋진 불꽃놀이를 기대하던 그때 하늘에서 불꽃을 이용해 민준의 얼굴을 그렸다.
“어머나, 저거 민준이 아니니?”
“그러게, 민준이 맞네.”
하늘에 수 놓은 민준의 얼굴에 부모님은 환하게 웃으셨다.
* * *
3일 전.
영지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샤샤, 카나는 물론 알타르, 르녹, 꾸얀과 영지의 촌장이었던 길버트도 참석했다.
영지에서는 작업을 할 때 조를 이루어 일을 하던 경우가 많았는데 조장급 이상은 모두 모여 서른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샤샤가 모두에게 말했다.
“여러분, 이렇게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오시라고 한 건, 3일 후에 민준 님의 부모님과 여동생께서 영지 시찰을 오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번 시찰은 평범한 시찰이 아니에요.”
“평범하지 않다고요?”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다.
“네, 이번 시찰은 저희 영지의 운명이 달린 시찰입니다.”
샤샤가 운명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자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했지만, 샤샤 다음으로 영지에 입김이 센 소환수 카나도 인상을 팍 쓰며 팔짱을 끼고 있자 사람들은 조용히 샤샤의 말을 기다렸다.
“먼저, 제가 민준 님의 세상에 관해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TV라는 것을 통해서 민준 님 세상의 다양한 가정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모가 자식에 대해 꽤 큰 영향력을 발휘하곤 하였습니다. 민준 님 세상의 아들들은 보통 신분을 감춘 채 부모의 회사에 취업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분에 맞지 않는 여성과 좋아하는 사이가 되는 경우가 흔했죠. 그럴 때는 아들의 부모가 찾아가서 돈을 주며 헤어지라고 합니다.”
카나가 말을 보탰다.
“샤샤의 말이 맞아요. 저도 보았는데 그래도 헤어지지 않으면 김치라는 음식으로 때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프란시아 왕국 역시 부모가 사냥꾼이면 자식도 사냥꾼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폭력에도 익숙해 샤샤와 카나의 설명을 쉽게 이해했다.
샤샤가 설명을 계속했다.
“아무튼 민준 님의 세상에서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그런데 민준 님의 부모님께서는 민준 님이 헌터, 그러니까 저희 소환수를 소환하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일 자체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민준 님의 부모님께서는 민준 님이 치료소에서 치료만 하시길 원하십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마을 촌장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영주님께서 치료소에만 계신다면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샤샤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말을 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누군가 외쳤다.
“어떻게 하면 영주님 부모님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샤샤가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저희는 그래서 모인 겁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
어떻게 하면 영주님 부모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영주님이 이곳 샤론 영지를 돌보는 것을 허락하시게 할 수 있을까?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 늙은 할머니가 말했다.
“부모의 기분을 좋게 하려면 자식 칭찬보다 좋은 것이 또 있겠습니까? 영주님을 칭송하면 영주님의 부모님도 기분이 좋을 겁니다. 또한 자식이 인정받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부모가 어찌 그 공간을 버리라고 하겠습니까?”
민준에 대한 칭찬이 여행의 주제가 되도록 하자며 사람들의 의견이 모였다.
“동상을 세우면 어떨까요?”
“연대기를 지어 벽화를 만들까요?”
“영주님의 얼굴을 그려 집마다 붙여둡시다.”
“여행이라고 하셨잖아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영주님을 주제로 공연을 보여드리는 건 어떨까요?”
샤샤가 의견을 모았다.
“기간은 단 3일! 영지의 미래가 달린 일입니다. 모두 힘내주세요!”
하루, 이틀 영지민들의 노력이 쌓였다.
벽화를 그리던 제임스에게 동료가 말했다.
“제임스 자면 안 돼! 다시 사냥꾼이나 할 셈이야!”
“이틀 밤을 세웠어. 이젠 더 못 그리겠어.”
“제임스! 이거 마셔. 샤샤 님께서 포션을 내리셨어.”
꿀꺽!
“오오, 조금 살 것 같아.”
“그래, 제임스 힘내. 네가 그림은 제일 잘 그리잖아.”
“그래, 그분들은 언제 오신다고?”
“이제 두 시간 정도 남았대.”
“알았어. 가능할 것 같아.”
* * *
화아악!
샤론 영지에 갔던 가족들이 돌아왔다.
얼굴 표정들을 보니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엄마, 어땠어요?”
“응, 아주 대접을 제대로 받고 왔구나. 우리 아들이 그곳 영주라는 게 실감이 나던데?”
“그래요?”
부모님은 몹시 흡족해하셨지만, 민아는 나를 묘하게 바라보았다.
“오빠?”
“어.”
“내가 오빠 별명 하나 지어줄게.”
“별명?”
“어, 별명.”
나는 조금 감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한번 물어보았다.
“뭔데?”
“응, 김정은.”
“……?”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