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쪽같은 소환수들-96화 (95/230)

96화. 민아

민준의 여동생 민아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민아는 대학을 서울로 가고 싶었지만, 성적이 안 되어 결국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선택했다.

입학 초기에는 집을 떠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자취하는 친구들의 피폐해져 가는 삶을 보니 집에서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부모님도 그렇게 꽉 막힌 분은 아니셔서 크게 간섭하지는 않으셨다.

민아는 수업을 기다리며 강의실에 앉아있었다.

“민아야? 수업 끝나고 뭐해? 오늘 동아리 모임 있는 거 알지?”

“어, 그래. 가야지.”

민아의 단짝 가영이는 민아와 함께 경제 동아리에 가입했다.

나중에 취업하는데, 경제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었다.

가영이는 민아의 옆에 놓인 가방이 새롭게 바뀐 것을 눈치챘다.

은은하게 기품있는 모습이 딱 봐도 보통 물건이 아닌 듯했다.

“근데 민아야, 너 이 가방 뭐야? 또 바뀌었어?”

“어, 얼마 전에 오빠가 또 주더라고.”

“와, 대박. 넌 전생에 나라를 구했니? 어떻게 가방 사주는 친오빠가 있을 수 있지?”

“아니, 사주는 게 아니라 오빠가 하는 일이 가죽이랑, 인챈트 해주는 공방과 관련이 있어서 가방이 많대. 그리고 이거 B급이야. 자세히 보면 안쪽에 기스가 나 있거든. 처음에는 A급을 주더니, 요즘에는 이렇게 애매한 것 위주로 주더라.”

“와, 그래도 그게 어디야. 부럽다.”

그렇게 가방을 들여다보고 있던 가영이는 주변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근데 여기 강의실 좀 따뜻해진 것 같지 않니? 조금 전까지는 추웠던 것 같은데 강의한다고 히터를 틀었나?”

“아, 이거 가방에 온도 조절이 걸려 있어서 그래. 내가 좀 추워서 켰거든.”

“온도 조절 마법?”

“응.”

“그럼 이거 메고 있으면 춥지도 덥지도 않아?”

눈이 동그래진 가영이를 향해 민아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와, 근데 이거 잃어버릴까 봐 불안하지 않아?”

“괜찮아. 위치추적도 되고 쇼크 마법도 원격으로 쓸 수 있어.”

“아! 훔쳐 가면 손모가지 지지직?”

“후후, 그래.”

민아는 그렇게 수다를 떨고 강의를 들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강의를 들으려고 하는데, 오래전 중학교 때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중학교 때는 매우 친해서 서로 집에도 들락거리는 사이였지만, 고등학교 때는 거의 연락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이었다.

[민아야, 나 중학교 때 친했던 지유, 기억나?]

[그럼, 지유야 반가워! 어떻게 지내? ^^]

[어, 나 재수해. ㅋㅋㅋㅋ]

[아… 그렇구나. 힘내, 홧팅!!!]

[근데 민아야. 이거 너희 오빠야? ―링크―]

민아는 지유가 보낸 링크를 클릭해보았다.

[헌터일보]

―천마 길드, 샤론 길드와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신문 기사의 제목 아래에는 오빠가 어떤 남자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하고 있었다.

왼쪽에 있는 남자는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었다.

기사를 조금 읽어 보니 왼쪽부터 천마 길드의 길드장, 샤론 길드의 길드장이라고 했다.

오른쪽이 샤론 길드의 길드장이라면 오빠가 샤론 길드의 길드장이라는 뜻이었다.

민아는 순간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잘 안 되었다.

오빠가 헌터긴 했다.

집에 와서 힐도 써주고 이쁜 언니도 소환해서 보여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가방 공장에 다니는 듯 살짝 기스가 나긴 했지만, 인챈트 된 명품 가방을 보내주곤 했다.

엄마는 오빠가 힐을 쓸 줄 아니까 병원 일을 하기를 바라셨지만, 기스 난 명품 가방도 오빠가 안전하게 지내는 증거라고 생각하시는지 만족해하셨다.

그런데 길드장이며, 천마 길드와 지분 교환이라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민아는 경제 동아리 회원답게 지분 교환이 어떤 의미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기업에게 지분은 피처럼 귀한 것이었다.

그래서 지분 교환을 한다는 건 피를 나눈 혈맹이 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간단히 생각하면 사진상에 보이는 천마 길드의 길드장과 오빠가 피를 나눈 사이가 된다는 뜻이었다.

기사 밑에는 댓글도 있었다.

└ 샤론은 어디임? 웬 듣보잡이랑 천마가 지분을 교환해?

└ 아니, 지분 교환은 100번 양보해서 좋아. 그런데 1:1 비율은 뭐임? 샤론 신데렐라 된 거임?

└ 그거 천마 길드의 지분이 아니라 차지율 개인 지분이라던데, 길드 차원의 교환이었으면 지분 교환 성공 못 했을 듯. 차지율이 뭐에 씌워서 저지른 것 같은데?

└ 차지율이 현혹이나 세뇌에 걸린 건가?

└ S급 차지율이 걸렸으면, 이미 우리도 다 걸렸을 것임. 그리고 걸렸다면 이런 댓글도 안 달았을 것임. 따라서 현혹이나 세뇌는 없었다는 게 결론임.

└ 그럼 천마 길드 지배구조도 바뀔 수도 있음?

└ 5% 교환인데 차지율이 원래 30%쯤 들고 있었다고 하니, 그 정도는 아니고. 뭐 차지율은 지분 0이라고 해도 S급이 흔한 것도 아닌데, 길드장은 계속할 듯.

민아는 전화기를 들었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 * *

천마 길드의 훈련장.

나는 며칠 전부터 천마 길드와 합동으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천마 차지율은 나를 천마 길드로 초대했고, 나는 육체 계열 헌터의 성장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라는 천마 길드의 훈련이 궁금해 기꺼이 초대에 응했다.

하지만 지나친 호기심은 때론 험한 일을 겪게 하는 법이었다.

“헉. 헉. 헉.”

헌터가 되고 나서 이렇게 힘들어 본 적은 없었다.

차지율은 근육 빵빵한 트레이너에게 나를 맡긴 후,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강 트레이너라는 분은 사냥을 통한 경험치와 별도로, 오직 훈련만으로 스텟을 일주일 안에 3 올려준다고 했다.

스텟은 사냥을 통한 레벨업 또는 내가 먹었던 마나초나 마나목의 열매처럼 특별한 영약이 아니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정말로 스텟이 상승했다.

스텟이 상승하는 걸 확인하니 훈련을 안 할 수도 없었다.

지난 일주일간 주로 했던 훈련은 주로 회피였다.

내가 소환술사 겸 힐러이기 때문에 위기의 순간에 피할 수 있는 한 수를 익히자는 게 목표인 프로그램이었다.

솔직히 나는 회피라면 냅다 도망치는 것으로만 알았다.

소환수의 회피는 내가 소환해버리면 끝이고.

하지만 예를 들어 오른쪽에서 몽둥이가 날아올 때, 내 몸의 어느 근육을 움직여야 하는지, 어느 근육을 발달시켜야 하는지, 마나를 어느 경로로 얼마만큼 써야 하는지, 힐로 회복 가능한 범위 내의 상처만 입으면서 달아나는 법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 주었다.

탱커나 딜러들이 어떻게 전투를 벌이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잠시 꿀맛 같은 휴식 시간.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훈련으로 퍼져있는 나에게 전화가 왔다.

힐끔 보니 동생이었다.

이렇게 안 받으면 알아서 끌 법도 한데 오랫동안 전화가 울렸다.

힘겨운 몸을 이끌고 전화를 받았다.

―오빠!

“어.”

―오빠가 샤론 길드장이야?

“어.”

―천마 길드와 지분 교환했고?

“어”

―헐, 그런 건 미리 말을 했어야지! 신문을 통해 알게 하면 어떻게 해!

힘들어 죽겠는데 얘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아, 몰라. 나 지금 훈련하느라 겁나 힘들거든? 끊어.”

―빼액!

어쭈!

“빼에액? 앞으로 가방 없…….”

―오라버니, 왜 그러사옵니까? 소녀, 이만 물러납니다.

띠릭.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졌다.

민아의 전화가 어이가 없었지만, 내 신상에 관한 것을 가족들이 신문 기사로 접하면 섭섭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그래, 아들.

“제가 길드를 하나 만들었는데 천마 길드와 함께하기로 했어요.”

―천마 길드?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네 잘나가는 길드인데, 저와 함께하기로 했어요. 신문에 떴던데 제 일을 신문 기사로 접하시면 섭섭하실까 봐 전화 드려요.”

―아이고, 우리 아들 자상하기도 해라.

그렇게 부모님께도 연락을 드린 후 쉬고 있는데, 강 트레이너가 한 손에 뭐가 주렁주렁 달린 벨트를 들고 다가왔다.

“푹 쉬셨죠? 이번에는 긴급출동 훈련입니다.”

트레이너는 허리에 벨트 형식으로 차는 비상 출동 장비 세트라면서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이건 위치 표시 장치이고요, 이건 무전기, 이건 내비게이션이고 기본 포션도 넣어 두었어요. 본인 무기는 따로 챙기셔야 해요.”

그렇게 비상 출동 장비 세트의 사용법을 익혔다.

“다음은 출동 연습입니다.”

강 트레이너는 천장에 매달린 채찍을 마구 휘두르며 말했다.

“잡고 매달리세요.”

“네? 채찍을요? 출동 연습이라면서요?”

그렇게 다시 몇 시간의 훈련을 했다.

에구에구 삭신이 쑤신다.

훈련이 끝났으니 나는 내 몸에 힐을 쓰려고 마나를 모았다.

그런데 모니터를 보며 뭔가를 종이에 적고 있던 트레이너가 나를 보지도 않으면서 말했다.

“힐 쓰시면 오늘 훈련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아…….”

“집에 가셔서 힐 쓰셔도 안 됩니다. 내일 보면 다 압니다.”

그렇게 훈련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사장 없으면 적당히들 하지, 직원들이 열심이었다.

사무실로 가서 인사를 하고 일단 소파에 누웠다.

집보다 더 편안함을 느끼다니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소파가 내 몸에 착 감겼다.

그런데 몸이 힘드니 의문이 생겼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훈련하는 걸까?

나는 힐을 쓴다.

그러면 다른 헌터들이 나를 보호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힐러도 위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글리제만 쳐다보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거긴 진짜 하나도 위험하지 않다.

글리제에서는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해도, 전쟁이 일어나도 나는 안전하다.

또한, 이렇게 힘들게 훈련하지 않는다고 경험치를 못 먹는 것도 아니다.

소환수들이, 용병들이 알아서 경험치를 헌납한다.

돈? 이미 사냥조가 사냥한 몬스터가 가죽이 되고 식량이 되어 유통 판매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

발전 가능성? 샤론 영지의 영지민들은 무럭무럭 마법 실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동네 꼬마 길리언은 유치원생 정도인데, 벌써 마법을 쓴다.

나는 그런 영재들 과자나 사주면서 띵가띵가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게 되어 있는데 굳이 빡세게 훈련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띠링!

[긴급] B급 던전 브레이크 발생!]

브레이크가 터지다니, 협회에서는 도대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걸까?

B급이면 제법 큰 건이었다.

피해가 많을 것 같았다.

한동안 TV에 나오겠네.

그래도 길드장이라고 제법 자세히 안내해준다.

나는 소파에 엎드린 채 문자를 자세히 읽어 보았다.

지하 8층에서 게이트가 열려서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고?

참 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 잠깐. 대운 대학교?

여긴 민아네 대학교인데?

조금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민아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뚜루루루, 띠릭.

전화가 끊어졌다.

이건 전화가 안 간 게 아니라 민아가 일부러 끊은 거였다.

바쁜가?

띠링!

문자가 왔다.

[오빠, 밖에 몬스터가 있어. 나 우리 학교 학생회관에 숨어있어. 도와줘!]

“민아야!”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떡하지?

“알파! 알파야, 동생을 용병 계약해줘.”

―불가능합니다. 대상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지구인이라면 직접 가셔서 계약해야 합니다.

이런 제길!

“제리, 소환!”

화아악!

제리가 나타났다.

“제리야. 몬스터 웨이브가 터졌는데, 내 동생이 대운 대학교 학생회관에 숨어있대. 빨리 가줘야 할 것 같아.”

“그게 어디냥?”

뭐? 어디냐고?

그거야 화면으로… 이런, 지구에서는 화면이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빨리 찾아가지?

아! 내비게이션!

나는 비상 출동 장비 세트에 들어 있는 내비게이션을 켰다.

“잘 봐, 이게 네 위치고, 여기에 내 동생이 있어!”

내비게이션에서는 파란 점과 붉은 점이 빛나고 있었다.

제리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맡겨줘랑!”

위이이잉!

드론 제리가 하늘을 날았다.

나는 차를 이용해 가려다가 문득 천마 길드가 떠올랐다.

천마와 나는 혈맹이라고 했다.

차지율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민준 헌터님.

“대운 대학교 근처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터졌는데, 제 동생이 학생회관에 숨어 있대요. 제가 서울인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

―제가 지금 외국입니다. 전화 끊고 잠시 기다리세요.

지이이이잉.

잠시 후, 전화가 왔다.

“네!”

―강 트레이너입니다. 어디 계시죠?

나는 주소를 불러주었다.

―5분 안에 갑니다. 통신기 착용하시고 이어폰 착용하신 후, 지붕 위에서 위치 표시기 작동시키고 계세요.

일단 통신기를 착용했다.

그리고 사무실 구석에 굴러다니던 몽둥이형 완드를 챙겼다.

그리고 5분 동안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소환?

아니다. 소환은 가서 해야 했다.

나는 우선 샤샤와 카나에게도 쪽지를 보냈다.

[얘들아, 지구에서 몬스터 브레이크가 터졌는데 내 동생이 거기 휘말린 것 같아. 조금 후에 소환해서 몬스터와 싸우게 될 수도 있어. 준비 좀 해줘.]

[네, 알겠어요.]

[맡겨줘!]

[그리고 기사급 인원들에게도 용병으로 소환할 수도 있으니 준비해 달라고 전해줘.]

[넵.]

사무실 구석의 마나목이 눈에 보였다.

마나목에 달린 열매가 다섯 개가 남아있었는데 다 따서 입에 욱여넣었다.

우걱우걱.

띠링!

띠링!

띠링!

“알파야, 미분배 스텟 얼마나 있지?”

―20 있습니다.

“민첩에 10, 힘과 체력을 5씩 올려줘.”

―네, 올렸습니다.

몸의 세포가 하나하나 깨어나는 감각이 느껴졌다.

“힐.”

“홀리 큐어.”

트레이너가 내 몸에 힐을 쓰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는 지붕에 올라가야 했다.

지붕에 올라가 긴급출동 세트에 있는 위치 표시기를 꺼냈다.

주먹만 한 크기로 피라미드처럼 생겼는데, 바닥이 찰흙처럼 물렁거렸다.

지붕 위에 꾸욱 눌러서 붙이고 버튼을 누르자 하늘을 향해 불꽃, 연기와 레이저를 피워댔다.

낮이고 밤이고 무조건 발견할 수 있을 듯했다.

통신기를 통해 강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의 다 왔습니다. 위치 표시기 확인했습니다.

타다다다다다다다!

멀리 헬리콥터가 다가오고 있었다.

크고 묵직해 보이는 것이 전투 헬기처럼 보였다.

―줄 내립니다. 잡아타기 힘드시면 멈추겠습니다.

“멈추지 마세요!”

외줄 하나를 내린 헬리콥터가 다가왔다.

저 줄을 잡아야 했다.

높은 곳에서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채찍에 매달리는 훈련, 그런 훈련을 왜 해야 하냐고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1초가 아쉬운 입장이 되어보니 제발 멈추지 말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다가오는 줄.

그래, 방향이 딱 좋았다.

이대로 서서 줄을 잡기만 하면 되었다.

팅.

줄이 지붕 끝에 부딪혀 요동을 쳤다.

가만히 서 있으면 줄을 잡을 수 없었다.

왼쪽이다!

“이익!”

타앗!

줄을 향해 점프를 뛰었다.

허공에서 서서히 가까워지는 줄.

눈앞에 줄이 있었다.

좋아, 이제 이대로 잡기만 하면 되었다.

쉐에에에에엑!

하지만 헬리콥터의 강력한 하강풍이 내 몸을 강제로 아래로 밀어냈다.

“윽! 안 돼!”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본능처럼 손을 휘저었다.

덥석!

간신히 줄 끝을 잡아내었다!

“잡았습니다!”

타다다다다다다!

헬리콥터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하늘을 날았다.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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