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영지민
털털털털털.
아담한 크기의 소형 포크레인.
흔히 보는 거대한 포크레인이 아닌, 사람 키 높이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포크레인이었다.
원래는 지붕이 있었는데 이쪽 세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지붕도 분리한 포크레인이었다.
그 아담한 포크레인 위에 앉은 장 반장은 능숙하게 포크레인을 조종하며 흙을 파고 있었다.
하지만 그 포크레인은 몸무게가 100kg은 되어 보이는 장 반장에게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
“거 중장비 큰 것은 못 들여온답니까?”
질문을 받은 이는 왕 반장.
왕 반장은 노란색 다리가 세 개 달린 측량기에 한쪽 눈을 가져다 대며 이리저리 측량하고 종이에 기록하고 있었다.
왕 반장이 측량기에서 눈을 떼고 장 반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쪽 세계로 들여오는 장비에는 크기 제한이 있다잖아. 불만 품지 말고 열심히 파. 발주처가 헌터야. 알지?”
장 반장은 발주처라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발주처, 즉 돈 주는 이가 왕이다.
하긴 돈만 제대로 준다면야 숟가락으로 파라고 하면 어떻고 귀후비개로 파라고 하면 또 어떤가?
“근데 이거 뭘 만드는 거요?”
“어, 함정.”
“함정이요?”
장 반장은 별 희한한 걸 다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작업자가 뭘 만드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작업 능률이 오르는 법이다.
왕 반장은 장 반장에게 설명했다.
“저기 산 있지?”
장 반장이 포크레인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바라보았다.
강원도 설악산이나 제주도 한라산 정도는 귀여워 보이게 만들 거대한 산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거 산 한번 기가 막히네요.”
“저기에 몬스터들이 많나 봐.”
“히이익, 정말이요?”
“그래, 그런데 지금은 안 내려오고 가끔 많이 내려올 때가 있나 봐.”
왕 반장이 손짓을 했다.
“자, 저쪽을 봐. 저쪽에서부터 이렇게 능선을 따라 산길이 이어지잖아. 산 위에서 이쪽으로 내려온다고 가정할 때 몰이사냥을 할 수 있게끔 지형을 만드는 거야.”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자연스레 입구로 들어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몬스터들이 오갈 데 없이 쌓이게 되는 호리병 모양의 구조.
“공 반장은 뭐 한데요?”
이곳 세계로 넘어온 건설 기사는 세 명, 왕 반장과 장 반장 그리고 공 반장이었다.
“어, 공 반장은 집 지어.”
“혼자요?”
“기술자는 공 반장 혼자고, 잡부는 꽤 많아.”
“잡부가 많다고요?”
많으면 이쪽도 좀 주지.
“한 오십 명 되는데 내일부터는 이쪽으로도 잡부가 붙을 거야. 내일부터는 이쪽 함정 만드는 작업은 장 반장이 잡부들 이끌고 작업을 해야 해.”
그렇게 작업을 하는데, 저 멀리서 젊은 청년 한 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왕 반장이 말했다.
“장 반장.”
“예.”
“밥 먹고 하자.”
샤샤는 음식을 잘했다.
민준을 만나기 전에는 아빠가 며칠씩 산에 가시기 때문에 가사를 주로 담당하고 있었고, 민준이 장기가 뭐냐고 물을 때 요리라고 말할 정도였다.
지금도 샤샤는 요리하고 있었다.
지름이 1m는 될 법한 커다란 솥에 기다란 막대로 수프를 젓고 있었다.
커다란 솥에 안에는 손질된 닭, 감자, 양파, 당근을 아낌없이 넣고 마늘, 버터, 소금, 후추 등으로 간을 맞추었다.
오늘의 메인 요리인 닭감자 수프.
샤샤가 작게 한 숟가락을 떠서 맛을 보았다.
호르륵!
“음, 소금을 더 넣어야겠다.”
샤샤는 소금을 한 움큼 집은 후, 팔을 굽혔다.
손목을 틀어 바깥을 향하게 하고 손가락을 비벼 소금을 바깥쪽 손목과 팔꿈치 사이에 떨어지게 했다.
팔에 부딪힌 소금은 넓게 퍼지며 솥 안으로 들어갔다.
옆에서 보조하던 인부가 그 모습을 보며 팔 모양을 따라 했다.
눈이 마주친 샤샤가 씩 웃어주었다.
“저어기~ 다른 세상에서는 다들 이렇게 하더라고요.”
샤샤가 다시 한번 간을 보았다.
“음, 좋아.”
샤샤는 식사 준비를 하는 인부들을 지휘했다.
식판 하나에 샘플로 식사를 담아 보았다.
“이렇게 밥, 닭감자 수프, 프리아 나물, 삶은 달걀이 1인분입니다.”
식판에 담긴 음식은 푸짐했다.
샤샤 옆에 있던 다섯 명의 음식 담당 인부들이 배식 준비를 했다.
샤샤의 눈에 몇몇 인부들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어머, 저와 함께 디아론성에서 함께 전투를 벌이던 분이 계신가 봐요.”
인부들는 샤샤가 자신을 알아봐 주자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네, 발키리 님. 저도 함께 전투를 벌였습니다.”
“넵, 저는 발키리 님이 쏘신 화살을 주워 가보로 삼고 있습니다.”
“저도 발키리 님 팬입니다.”
샤샤가 그들을 돌아보며 왼손은 국자를 든 채 허리춤에 붙이고 오른손 검지손가락 하나를 피며 단호하게 말했다.
“작전 실패는 용서해도, 배식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 아시죠?”
“넵!”
배식 보조 인원들은 주걱과 국자를 이용해 경례하는 시늉을 했다.
어쩐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었다.
저벅저벅.
웅성웅성.
고된 노동을 하고 온 인원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샤샤가 소리높여 외쳤다.
“어서들 오세요. 맛있는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나는 화면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았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목에는 함정을 설치하고 어설픈 목책은 콘크리트 벽으로 바꿀 셈이었다.
그리고 영주관 겸 사무실 겸 용병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지어야겠다.
내가 샤론 영지에 직접 가지는 않아도 영지의 대표적인 장소 하나쯤은 필요할 것 같았다.
샤론 마을에서는 나름대로 대규모의 토목공사가 시행되는 셈이었다.
일단 이 정도 공사를 진행하고는 있긴 한데 공사를 더 벌릴까 말까 고민 중이었다.
샤론 마을에는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약 400명의 주민이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 소수의 몬스터가 나타나면 알아서 버티거나 사냥을 하며 지내고, 몬스터 웨이브 시기가 되면 마을을 비우고 디아론성으로 피난을 갔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이 이제 내 영지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내가 영주가 되었는데도 디아론성으로 피난을 가야 하나?
자, 내가 신임 영주야.
그런데 몬스터가 밀려오네.
피난 가세요.
옆 동네 영주님, 피난 왔어요.
음… 이건 좀 그렇지 않나?
좀 없어 보였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다른 방법이 없다면야 할 수 없지만, 방법이 있으니까 고민이 된다.
예전에 샤론 마을이 디아론 성으로 피난 간 것이야 원래 자기 영주한테 가는 것이지만, 이제 영주가 바뀌었으니 시스템이 달라져야 할 것 같았다.
트란 산맥 바로 입구라는 점이 헌터들을 데려가서 몬스터 헌팅을 하기는 딱 좋은 위치인데, 막상 지켜야 할 인구가 있으니 그런 면에서는 좋은 위치가 아니었다.
피난을 안 가면 트란 산맥 바로 아래에 있는 마을에서 몬스터들과 싸울 수 있을까?
몬스터 웨이브는 오랜 시간동안 진행되지는 않고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멎는다고 했다.
열흘, 열흘을 버티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부서지지 않을 돔을 쌓아?
진격하는 거인도 막을 성을 쌓아?
강력한 무기를 갖춘 탑을 세워 몬스터와 싸워?
그런 고민을 하며 건축업자와 이야기하던 중 업자가 재미난 이야기를 했다.
“벙커도 팝니다.”
벙커를 팔아?
알아보니 지하 벙커를 건설해준다는 얘기였다.
가정용 벙커로 싼 것은 몇천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400명쯤 들어가는 벙커를 이야기했더니 500명쯤 들어가는 벙커 견적을 내왔다.
6억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콘크리트 방벽 정도로 몬스터를 막다가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면 지하 벙커에 숨어서 열흘을 보내?
가격도 생각보다 싼데? 질러?
내친김에 전문적인 벙커 업자와도 상담을 받아 보았다.
“핵전쟁, 세균, 쓰나미, 지진에서도 안전한 벙커입니다. 외부 충격 보호는 물론이요, 공기정화 시스템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사장님. 대부분의 인원은 숨어 있고, 일부 헌터들은 외부로 들락거리면서 몬스터와 싸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몇 군데 함정도 만들고 있긴 한데, 그런 곳에 쌓인 몬스터들은 싹 털고 다시 안전지대로 숨고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몬스터 웨이브 때 힘없는 이들은 숨어야겠지만 샤샤나 제리, 용병들까지 계속 숨어 있으면 좀 아깝다.
몬스터들이 다 경험친데.
“그러면 소규모 벙커를 몇 개 짓고 토끼굴처럼 입구를 만들면 어떨까요? 게릴라전을 벌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일단 급한 건 아니니까 벙커는 보류해두었다.
띠링!
[민준 님.]
샤샤였다.
[어, 왜?]
[마법사 알타르 님이 오셨어요.]
알타르가 샤론 영지에 왔다고?
[왜?]
[그게… 스승님, 그러니까 민준 님이 영주가 되셨다니 자기가 도와야 한다면서 당분간 여기서 쭉 지내신다는데요?]
[샤론 영지에서 쭉?]
[네, 당분간은 지내신다고 하세요.]
마법사 알타르.
5서클이면 나름 고서클이고, 성에서 오랫동안 지냈으니 영지를 어떻게 굴려야 할지 감각이 있을 듯했다.
이제 용병 스킬을 이용하면 지구인도 글리제로 갈 수 있고, 글리제인도 지구로 올 수 있다.
[그럼 이따가 저녁에 시간 되시냐고 물어봐.]
[시간은 많으시대요.]
알타르도 나한테 진심인 것 같았다.
그날 저녁 일과가 끝났다.
공사 일의 인부로 차출되었던 샤론 영지의 주민들은 일과를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한 손으로는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삽을 어깨에 메고, 다른 손으로는 생닭 13호가 들어있는 비닐봉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8,900원에 파는 막삽을 써본 주민들은 그 가벼움, 편리함, 견고함에 홀딱 반해버린 것 같았다.
그래, 그 마음 알 것 같았다.
잘 갖추어진 캠핑장이 아니라, 그냥 막 야산에서 캠핑한다면 삽은 필수품이다.
우리나라 군인 대부분은 실제로 총을 쏜 횟수보다 삽질한 횟수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만큼 산에서의 삽은 소중한 물건이다.
그런데 이런 산속 주민들이 막삽을 처음 영접한 느낌은 신문물 그 자체이리라.
닭을 향한 눈빛보다 막삽을 향한 눈빛이 더 강렬한 것 같아서 나는 30일간 빠지지 않고 작업에 나와준다면 막삽을 준다고 했다.
건축 기사들도 지구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내가 샤샤에게 쪽지를 보냈다.
[샤샤야?]
[네.]
[알타르 님 좀 불러봐.]
[네.]
잠시 후.
[네, 알타르 님과 함께 있어요.]
[그럼 내가 용병 계약 보낼 테니까 수락하라고 해봐.]
[네.]
알타르의 귓가에 소리가 들렸다.
띠링!
[소환술사와의 용병 계약에 응하시겠습니까? 계약에 응하시면 지구에 소환될 수 있습니다. 용병 계약에 응하시려면 ‘나 알타르는 소환술사와의 용병 계약에 응한다’라고 하시면 됩니다.]
알타르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해가며 말했다.
“나 알타르는 소환술사님과의 용병 계약에 응한다.”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
화아악!
사무실에 알타르가 소환되었다.
알타르는 샤샤, 제리 다음으로 지구를 방문한 글리제인이 되었다.
알타르는 잠시 꿀렁거리는 느낌을 받은 후, 달라진 환경을 보았다.
낯선 공간 낯선 환경.
시각보다 먼저 반응한 것은 피부로 느껴지는 줄어든 마나.
아! 이곳은 마나가 부족하구나.
5서클 마법사답게 마나부터 느꼈다.
살짝 고개를 돌리니 누군가 앉아 있었다.
짧은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오똑한 코와 노란 분홍색 피부.
그분이셨다.
알타르는 그분의 모습을 뇌리에 새기고자 찬찬히 바라보았다.
짙고 검은 눈썹, 자세히 보니 검다기보다는 흑갈색을 띠는 눈동자.
그 눈동자는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입술.
그리고 마치, 오늘 수염을 깎은 것처럼 푸르스름한 빛깔이 살짝 도는 턱선.
상의는 어떤 글자가 새겨진 회색 옷을 입으셨고, 베이지색 천으로 된 바지를 입으셨다.
신발은 앞이 뚫려있어서 흰색 양말을 볼 수 있었으며 신발의 발등 부분에 흰색 세 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는 자신을 보며 미소를 띠고 있었다.
울컥!
이 나이를 먹고도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보며 울컥한 감정이 솟았다.
“소환술사님이신가요?”
“네, 제가 소환술사입니다.”
알타르는 넙죽 엎드려 절을 하려 했다.
“워워, 이러지 마세요.”
“아닙니다. 제자의 도리를 다해야지요.”
옥신각신하다가 서로 마주 절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알타르 님, 이곳은 지구라는 행성입니다. 글리제와 아예 다른 세상이지요. 느낌이 어떠세요?”
“일단, 마나가 적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알타르는 사무실 안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가구라던지 문, 의자, 하나하나가 품격이 있군요. 이 공간 자체가 수도에 가서도 보기 힘든 세련된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나는 알타르에게 사무실 소파에 앉으라 한 후, 차 한잔을 타서 내주었다.
“한잔 마시세요.”
“감사합니다.”
호르륵.
“입맛에 맞으세요?”
“네, 향긋하군요.”
“실은 알타르 님을 부른 건 상의드릴 게 있어서예요.”
알타르는 눈빛을 초롱초롱 빛냈다.
“저에게 상의요?”
“네.”
“제가 이번에 영지를 맡으면서 영지민들도 맡게 되었잖아요. 400명의 영지민.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듣고 싶어요.”
알타르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떻게 하다니요?”
“영지민을 400명을 받았어요. 그런데 영지민들은 사냥하고, 농사짓고 그렇게 살고 있었어요. 계속 그렇게 내버려 둬도 되나 싶어서요.”
“내버려 두지 않으면 무엇을 원하십니까?”
“음, 상업을 발전시키거나 재능이 있는 이들은 기사나 마법사로 키워도 되겠죠. 그런데 상업은 지리적으로 외져 있어서 조금 어려울 것 같고, 기사나 마법사로 키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죠. 산에서 가까우니까 산과 관련된 개발을 하는 것도 좋은데 몬스터라는 변수가 있어서 그것도 고민이고요.”
알타르도 함께 고민했다.
“그렇군요. 상업도 어렵고, 광산이 갑자기 개발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광산 같은 경우는 디아론 백작가에서 여러 번 탐사했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기사가 아니라 기사를 키우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알타르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하지만?”
“저에게 5년만 시간을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2서클 10명은 키워놓도록 하겠습니다.”
5년 동안 2서클 열 명?
기대보다는 적은 수치였다.
그래도 저렇게 말해주는 성의가 어딘가
“주민이 400명밖에 안 되는데도 2서클이 10명은 나올 수 있나 봐요?”
“사실 마법이란 것이 누구나 몇 년 배우면 1서클까지는 할 수 있지만, 2서클만 해도 정식으로 마탑에 입문해야 합니다. 재능이 있어야 3서클이 되며 재능의 한계를 4서클이라고 합니다. 저도 재능의 한계에 막혀서 4서클에 머물러 있는 것을 스승님 덕분에 5서클에 이르게 되었지요.”
잠깐만!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누구나 몇 년 배우면 1서클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요?”
“물론이죠. 1서클 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재능의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주민 400명이 다 1서클이 될 수 있다고요?”
“어린이들은 좀 그렇고 청소년 이상은 몇 년 배우면 다 됩니다.”
“왜요?”
내 질문을 받은 알타르가 뭐라 설명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는 듯했다.
“그냥 다 되니까요?”
아! 맞다.
샤샤도, 샤샤도 마나가 많았다.
처음 만났을 때, 샤샤도 처음부터 마나가 30이었다.
헌터로 각성한 내가 마나가 10이었는데 샤샤는 30.
문득 인터넷에서 보았던 재벌가 자녀의 마법사 만들기라는 글이 떠올랐다.
일단 마나를 올리는 영약을 돈으로 산다.
예를 들면 당장 내 사무실에만 해도 마나를 올려주는 영약이 두 가지가 있다.
마나초, 마나목의 열매.
그런 영약으로 마나가 20 정도의 수치가 될 때까지 올린다.
그 다음 마나각성제를 먹고, 1서클 마법서 아이템을 익히고, 고서클 마법사의 인도하에 1서클 마법을 활용한다.
그렇게 마법을 쓰다 보면 각성제 효과가 사라져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1서클 마법사가 된다.
이것이 재벌가 자녀의 마법사 만들기.
물론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나는 각성해서 마나가 10이었는데 일반인의 마나를 20까지 올리려면 돈이 얼마가 들까?
마나초와 마나목의 열매를 내가 먹지 않고 판다면 얼마에 팔릴까?
그리고 마나각성제, 마법서, 고서클 인건비.
재벌집도 아닌 조금 잘사는 집에서 자녀 마법사 만들기가 유행인 때가 있었다.
이를 가리켜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불렀다.
샤론 영지의 사람들의 마나 수치가 얼마일까?
샤샤처럼 30은 될까?
그 뜻은 마나가 많은데 배움이 없어서 1서클 마법사가 되지 못하는 인원이 몇백 명이라는 것이겠지?
그들이 다 내 영지민이란 것이겠지?
금쪽같은 소환수들
— 거네 —